이번 만평은 전 세계의 수많은 원딜들이 엄지를 치켜 세우는 '유지아이(이하 우지)'의 존재감에 대한 내용입니다.

비시즌 기간에는 수많은 해외 선수들이 연습을 하기 위해 조용히 한국을 방문하곤 합니다. 팀 단위로 오는 경우도 있고, 혹은 개인적 수양을 위해 홀로 오기도 하죠. 기자들과 해외 선수들 사이에서도 국제적 인터뷰와 홍보를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맞게 되면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흥미로운 인터뷰를 시도하곤 합니다.

최근에는 프나틱의 '레클레스', 미스핏츠의 '한스 사마' 등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두 원거리 딜러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공통으로 나눈 대화가 있습니다. 바로 최고의 원거리 딜러가 누구일지에 대한 내용이었죠. 자신감으로 무장하는 것이 미덕인 프로 세계에서 자기 자신을 최고라 칭할 법도 하지만, 이들의 대답은 아주 확고했습니다. 바로 RNG의 '우지'가 압도적으로 최고라는 것이었습니다. 원거리 딜러는 아니지만 수많은 선수를 봐 온 G2이스포츠의 미드 라이너 '퍽즈' 역시도 'Insane' 이라는 표현을 쓰며 우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우지에 대한 더 많은 찬양의 뉘앙스는 인터뷰에 다 싣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수많은 원거리 딜러들이 우지를 진심으로 최고로 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유저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기자들을 포함한 많은 유저들이 의문을 나타냈죠. "왜 압도적으로 우지인가?"

사실 우지는 화려한 실력에 비해서는 커리어가 대단한 선수가 아닙니다. 올해 스프링 스플릿에서 드디어 우승컵을 거머쥐기까지, 올스타나 MVP 수상 외에 활동 기간에 비해 별다른 굵직한 트로피를 갖지 못했던 선수입니다. 심지어는 롤드컵 2연속 준우승이라는 커리어 덕에 중국의 '콩라인'으로 불리기도 했죠. 이토록 기량에 비해 애매한 전적 덕에 과연 '세체원'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선수인지, edg 시절의 '데프트' 등 다른 선수들과의 끊임없는 비교 검증을 당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개인 기량은 인정하더라도, 팀 게임과 어울리지 않았던 성급한 멘탈 역시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곤 했죠.

우지에 대한 평가가 갈리던 와중에, 프로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준 우지에 대한 찬양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커리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넘어, 적어도 '직접 상대해 본 프로 선수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가, 그것도 '꽤나 대단한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기도 했죠. 사실 2017년과 2018년을 지나며, 우지에 대한 평가도 많이 변했습니다. 변함없이 뛰어난 기량은 물론, 거칠었던 멘탈에서 승부욕만 남긴 듯 비교적 성숙해진 모습이 가장 눈에 띕니다. 최고의 실력에 침착해진 멘탈, 그리고 아직 한참 어린 나이는 그에게 있어 차세대 '세체원'의 잠재력으로 평가받고 있고, 어쩌면 프로들은 당장의 실력과 더불어 이와 같은 가능성을 읽은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됩니다.

점점 강해지고 있는 우지와의 승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라인이 최강'이라고 평가받는 킹존 드래곤 X와의 승부도 곧 펼쳐집니다. 과연 우지가 자신에게 엄지를 세워 준 수많은 프로들의 안목에 실력으로 화답할 것인지 모두가 지켜볼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