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나무와 매, 상속자들, 그리고 전민희 작가. 국내 장르 문학 팬이라면 익숙할 만한 이름'들'이다. 특히 2011년쯤 한창 대작 게임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더욱 익숙할 테다. 무궁무진한 자유도를 앞세웠던 아키에이지가 무려 대중 앞에 선보이기도 전 그 세계관을 소개하듯 엮어낸 책이 바로 전나무와 매였으니까.

사실 한국에서 게임이 출시되기도 전 그 세계관을 담은 책이 발간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아니, 한창 흥한 뒤에도 그런 경우는 잘 없다. 여튼 그런 면에서 아키에이지의 경우 정말 특이 케이스였다. 심지어 그 책의 작가가 그 '전민희'였으니 더더욱. 그렇게 2000년대 후반 처음 개발 소식을 알렸던 아키에이지는 한국 장르 문학의 스타 작가 전민희와 손잡고 세계관을 구축해나갔다.

그리고 이러한 아키에이지의 세계관은 '아키에이지 연대기'로 명명되어 전나무와 매, 상속자들 상편과 하편까지 총 3편의 소설책으로 발간됐다. 그뿐이랴,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루키우스의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비하인드 이야기를 읽어볼 수도 있다.

물론, 그래 봤자 설정인데 뭐가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빛과 장미의 시대'를 다룬 아키에이지 연대기 속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그로부터 2천 년 후인 게임 속에서 끊임없이 떠오른다. 그 흔적들은 NPC로, 퀘스트로, 아이템으로, 몬스터로, 서버명으로, 심지어 이벤트 명에서도 발견된다. 즉 멈춰있는 하나의 글이나 단순한 설정이 아닌, 실제 게임에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키에이지 연대기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아키에이지를 플레이하다보면 인게임 설명만으로는 알아차리기 힘든 스토리 흐름이라든지, 배경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일부 유저들은 그 부분을 그냥 넘겨버리거나, 아키위키를 검색해 조각조각 정보를 수집하거나, 어디서부터 얼마나 확인해야 할 지 몰라 포기하곤 한다. 또한 많이 알려진 소설 전나무와 매, 상속자들의 내용은 게임의 메인 이야기와 이어질 정도로 내용이 전개되지 않았다. 때문에 소설만으로 실제 게임 스토리와 세계관을 연계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아키에이지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 그리고 소설만 접해 본 스토리 매니아들이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 그리고 향후 벌어질 일들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발간된 소설 3종과 루키우스의 기록, 그리고 게임 내 아이템인 나나의 일기를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정보들을 키워드 형식으로 정리했다.



태초에 어머니가 만물을 만든 후, 그들 열두 명은 태어난 자리로 돌아온 최초의 귀환자들이었다. 그들이 걸었던 길은 오랫동안 잊혔으나 그들이 세상으로 돌아와 한 일은 영원히 잊힐 수 없었다.

바위에 새겨진 이름들은 이후 수천 년이 흐르도록 지워지지 않았다. 언젠가 다시 찾아오는 자들은 가장 먼저 이 이름들을 보게 될 것이다.

키프로사 데이어, 오키드나, 타양 칼지트, 진 에버나이트, 멜리사라 리볼라,
루키우스 퀸토, 에안나 니무쉬 아란제브, 아란제비아, 올로, 이녹, 나이마




최초의 원정대는 아키에이지 세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12명의 영웅을 가리키는 말이다. 원정대원들은 태초에 어머니 신 시올이 만물을 창조한 이후 처음으로 그 자리에 돌아온 자들로, 정원이라고 일컬어지는 세계의 태를 찾아낸 뒤 그곳에서 일부가 권능의 의자를 발견해 신과 동화된다. 그들이 살았던, 그리고 활동했던 시대는 현재 게임에서 2천 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키에이지 오픈 트레일러 영상이 바로 이 '최초의 원정대'의 이야기인데, 영상에서는 초반부 정원을 찾아냈을 때, 그리고 그들이 몇백 년 후 정원에서 나온 뒤의 시점을 다루고 있다. 현재까지 출간된 소설에서 어떻게 12인의 영웅이 모두 모이게 된 것인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정원'을 찾아낸 것인지, 신의 힘을 얻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쉽게도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게임 내 아이템인 '나나의 일기'를 통해 단편적으로나마 전체적인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다.

'델피나드의 찬란한 빛에 이끌려' 만나게 된 12명은 루키우스 퀸토가 이녹과 함께 써내려간 '만신전'을 부정하는 극 '배덕자의 신'으로 인해 델피나드를 떠나게 된다. 이후 그들은 세계의 배꼽을 발견하고, 지하 깊은 곳에서 굳게 닫힌 정원의 문에 맞닥뜨린다. 이때 나차쉬의 힘을 가진 오키드나가 정원의 문을 열면서 그 대가로 문지기의 자리에 앉게 되는데, 키프로사는 오키드나를 해방시켜줄 방법을 찾아오겠다 약속하고 다른 영웅들과 함께 정원으로 들어간다.

이후 그들이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일부만 권능의 의자에 앉아 신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몇백 년이 지난 뒤 파괴신 키리오스와 동화한 진 에버나이트를 필두로 신의 권능을 가진 이들이 먼저 정원을 빠져나오고, 그들의 힘과 권능으로 한동안 세계는 발전한다. 하지만 그 이후 진은 모종의 이유로 최후의 전쟁을 일으켜 최초의 원정대 대부분과 맞서게 된다. 이때 타양 칼지트와 아란제브가 진에게 살해당하며 원대륙은 멸망, 누이 여신과 동화한 에안나 니무쉬의 힘으로 모든 종족들은 신대륙인 누이아 대륙으로 이동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신이 되었던 진, 에안나, 아란제비아, 이녹은 모두 봉인 혹은 소멸한 상태로 보이며, 샤타곤과 동화한 올로의 행방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없다. 누이 여신과 동화했던 에안나는 원대륙의 종족들을 신대륙으로 이동시킨 후 모든 힘을 다해 소멸되었으며, 다후타 여신과 동화했던 아란제비아는 바닷속에 봉인되어 있다. 하제 신과 동화된 이녹은 진을 막아서기 위해 자신 역시 함께 봉인되어 저승의 문이 열리지 못하게 막고 있다.

그 외 영웅 중 2천년이 지난 현재, 게임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루키우스 퀸토 한 명이다. 멜리사라, 타양, 아란제브는 최후의 전쟁 중, 나이마는 정원 내부에서 사망했다. 그리고 그들이 정원에 들어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 문을 열었던 오키드나는 몇백 년 간 정원의 문지기가 되어 갇혀있었으나 유일하게 믿고 있던 키프로사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분노하여 정원에서 탈출, 워본의 여왕이 된다. 마지막 영웅인 키프로사는 신의 힘을 가지지 못한 이들과 함께 정원에서 나왔으나 오키드나가 탈출한 뒤 스스로 정원으로 다시 들어가 문지기가 되었다.


우리는 그 시절을 빛과 장미의 시대라고 불렀다.
4백년이 흐르고서야 그 이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지만.

그 시절 세계의 수도는 밝게 빛나고 있었고
위대한 도서관에서는 수만 송이의 장미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우리는 종족의 차이를 잊고 서로를 사랑했고 서로를 구하고자 했다.

세계가 태어난 자리에 도달했던 날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문이 열렸고, 우리는 정원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우리는 갈라졌다.

이제는 잊힌 신들이여, 영웅들이여.
그대들은 모두 나의 친구였다.

최후의 전쟁이 모든 아름다움을 쓸어버렸을 때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했다.
서로를 사랑해서라도, 서로에게 칼을 겨누어서라도.
그것이 우리가 숨을 쉬는 방식이었다.
이제 그대들은 내 곁에 없지만
나는 우리가 태어났던 세계를 수만 번 되풀이해 적고자 한다.




원대륙은 아키에이지 게임 내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중심이 되는 '곳'으로, 각 종족이 돌아가고자 하는 최종 목적지이자 2천 년 전 모든 일이 시작된 장소다. 또한 세계관을 다룬 소설 전나무와 매, 상속자들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최초의 원정대가 모두 모인 장소이자 과거 세계의 수도라 불렸던 도서관의 도시 델피나드, 진 에버나이트의 고향이자 그가 키리오스와 동화된 후 델피나드에 이어 가장 먼저 찾아간 남부의 에페리움, 키프로사 데이어와 오키드나의 고향인 전나무의 성이 있는 북부의 데이어 고원, 그리고 모든 일의 시작지점, 세계의 태인 '정원' 역시 원대륙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다.

아직 공개된 지역이 많지 않으며, 특히 많은 유저들이 궁금해하는 델피나드와 데이어 고원 등 세계관과 연관된 주요 지역들은 대부분 미공개 상태다. 공개된 지역 중 과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은 '누이마리'와 '이슬 평원', '빛나는 해안' 정도가 있다.

이 중 누이마리는 최후의 전쟁 마지막, 누이 여신인 에안나가 모든 힘을 다해 종족들을 누이아 대륙으로 이동시킨 곳이다. 이슬 평원에서는 붉은 이슬 전투를 통해 최후의 전쟁에서 진행된 타양과 안탈론의 전투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으며, 빛나는 해안에서는 에아나드 도서관 입장이 가능하다.

▲ 에안나가 누이 여신의 권능을 사용해 모든 종족을 원대륙에서 이주시킨다

▲ 이후 키리오스의 힘으로 파괴되는 원대륙



현재 게임의 배경이 되는 누이아 대륙과 하리하라 대륙의 경우 최후의 전쟁 이후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다. 원대륙이 파괴되자 누이 여신은 저승을 통해 신대륙으로 이동하는 문을 열었고, 이때 이주한 신대륙이 바로 누이아 대륙이다. 누이 여신의 힘으로 살아남은 자들은 대륙의 이름을 누이 여신을 기리는 '누이아'로 명명하고, 자신들을 '누이안'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신대륙에는 수많은 정령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고 자신들의 영토를 침범한 누이안을 반기지 않았다. 위대한 마법사 솔즈리언이 미궁의 시험을 통과하고 나서야 정령들은 물러갔다고 한다. 솔즈리언은 미궁 위에 초승달 왕좌를 세웠으며, 미궁이 있던 반도는 솔즈리드 반도라고 불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솔즈리언은 초승달 왕좌의 왕이 되려면 미궁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고 천명한다.

이후 원대륙 남부 에페아 반도 출신들이 이탈하여 살리움 왕국을 건국했으나, 미궁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던 초승달 왕좌의 일리온이 왕이 되기 위해 그들의 왕국을 멸망시키고 두 왕관 지역에 이즈나 왕가를 세우게 된다. 이때 패배한 살리움의 후예들은 아예 대륙을 넘어가 하리하란이 되었고, 대 제국 하리하랄라야를 세워 황금기를 누리게 된다. 그들이 넘어간 대륙이 바로 동대륙, '하리하라' 대륙이다.

사설을 붙이자면, 누이안은 키프로사 데이어와 오키드나로 대표되는 북 메어 인들의 후손으로, 하리하란은 진 에버나이트와 멜리사라 리볼라로 대표되는 에페리움 인들의 후손으로 추측된다. 북 메어와 에페리움은 각각 파괴 전 원대륙의 북부 지역과 남부 지역에 위치했던 왕국으로, 드워프의 왕국인 페란과 함께 3대 왕국으로 불렸다.

▲ 누이 여신의 힘으로 모든 종족이 누이아 대륙으로 이동한다

▲ 일리온이 살리움 왕국을 멸망시키고 두 왕관 지역에 이즈나 왕가를 세운다

▲ 살리움인들은 대륙을 넘어가 하리하랄라야 제국과 함께 번영했다



마침내 도착한 델피나드의 위용은 과연 엄청났다. 이미 명성을 들어 온 도서관을 비롯한 고층 건물과 신기한 시설, 전 대륙에서 모여든 특산물, 최신 기술 따위도 시선을 빼앗았지만 무엇보다도 다양한 문화가 혼합된 풍경과 별가지 종족들이 북적거리며 거래하는 모습만큼 놀라운 것은 없었다.

또한 델피나드는 온갖 조합과 단체들이 세력을 경합하는 곳이기도 했다. 왕과 여왕, 총독으로 이뤄진 델피나드의 지배자들은 최소한의 법만 정해 놓은 채 이러한 단체들의 자치권들을 상당부분 인정해 주었다. 그 결과 각 권역의 이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합종연횡과 암살, 배신, 거래, 비밀스러운 전쟁들이 끝없이 일어났다.

전쟁 지휘관이었고 유능한 전사이자 여행자로서 경험이 풍부한 타양도, 문무 겸비한 엘리트 교육을 받았으며 왕자로서 화려한 것이라면 볼만큼 봐왔다고 생각한 진도, 델피나드를 살펴보며 상당히 놀랐다. 둘 모두 여기서 적응하여 살아가는 일이 만만하지는 않겠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델피나드는 2천 년 전 원대륙에 존재했던 도시로, 빛과 장미의 시대, 찬란한 세기에 대륙의 수도로 불렸던 곳이다. 최초의 원정대원 중에는 누이 여신과 동화한 에안나 니무쉬가 델피나드 출신으로, 그녀는 델피나드 총독의 고명딸이었다. 또한 델피나드는 원정대원 12명을 모이게 한 시작의 도시로, 소설 상속자들에서는 에안나를 제외한 11명이 '이 도시의 찬란한 빛에 이끌렸다'고 표현했다.

대륙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델피나드의 중심에는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정식 명칭은 윈 크시엘라 테르 팔라딤 레미디엘 아엔 베오라 에세니오노르. '위대한 시대들의 유산을 수호하는 도서관'이라는 뜻이다. 대륙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도서관은 지상 9층, 지하 3층의 규모였으며, 지하에 한 층이 더 있다는 소문은 있었으나 들어가 본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또한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학문을 다뤘는데, 이들 중 도서관의 허가를 받은 사람은 스승이 되어 학파를 생성, 학예생들을 가르칠 수 있었다. 최초의 원정대 중 키프로사 데이어, 아란제브가 위대한 마법사 알렉산데르의 학파였으나, 후에 오키드나가 가진 나차쉬의 힘 때문에 키프로사는 파문당한다.

도서관의 내부에 대해서는 소설 상속자들에서 아주 세세히 묘사하고 있는데, 매우 화려하면서도 웅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살타미 홀이라고 불리는 실내 광장의 벽에는 세로로 쌓아올린 채색 창 수백 개, 바닥에는 도서관의 세 주인 여왕과 학자와 책을 섬긴다는 의미의 세 개의 원이 그려져 있었다. 세 개의 원이 그려진 곳은 알현실이라고 불렸으며 이 자리에 서면 어마어마한 도서관의 위용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항상 현실적이고 무뚝뚝하던 키프로사마저 이 자리에서 감격에 차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고개를 숙였다'는 묘사가 있다.

그외에도 델피나드 도서관에는 크게 존경받는 인물인 사서들이 존재했다. 어마어마한 기억력을 가졌던 사서들은 여왕이 임명했고, 급료는 총독이 주었으며, 상벌과 진급은 학예 사서장이 결정하는 등 오로지 책을 위해 있는 사람들이었다. 추가로 이러한 사서들 중 '세틸라'라는 인물로 인해 최초의 원정대 중 진 에버나이트와 루키우스 퀸토가 만나게 된다. 에안나 니무쉬 역시 세틸라가 진에게 했던 의뢰 과정에서 처음 등장한다.

▲ 최초의 원정대 12명이 만난 도시, 시작의 도시가 바로 델피나드다



아키에이지에 등장하는 에아나드는 2천 년 전 델피나드와 겹쳐져서 존재했던 이공간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닌 마법으로 만들어낸 곳이다. 수백 년, 수천 년 전부터 델피나드에 머물렀던 마법사들이 차츰차츰 만들어 넓혔고, 이후에도 마력을 지닌 마법사들만이 머물거나 드나들 수 있었다. 마법사가 아닌 자에게는 그 입구조차 찾을 수 없게 되어 있는 곳이 바로 에아나드였다. 또한 마력이 응축된 공간인 만큼 내부에서 마법을 사용할 시 그 위력이 몇 배로 증폭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상속자들에 묘사된 바에 의하면 에아나드의 풍경은 델피나드와 얼핏 비슷했지만 모든 건물이 마법으로 세워졌고, 그 때문에 일반적 건축 기술로는 만들 수 없는 불안정해 보이는 구조물들이 덧붙여져 있는 등 자연 법칙을 거스르는 장치들이 곳곳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또한 마법의 힘으로 거리의 골목들, 풍경, 구조물이 쉽사리 바뀌었기 때문에 그곳을 거니는 사람들도 걷다 보면 어느새 사라지거나 허공에서 걸어 내려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풍경이 비슷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에아나드 안에도 델피나드와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모습의 도서관이 있었다. 하지만 이 도서관은 델피나드 도서관과 다르게 마법에 관한 학문만을 추구했고, 훨씬 비밀스럽고 위험한 고위 마법들을 다루었다. 그곳에는 마법사들이 불러낸 이계의 생물들이 어슬렁거렸고, 마법으로 만든 하인들이 허드렛일을 담당했으며, 온갖 자연 법칙에 어긋난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렇게 융성하던 에아나드는 최후의 전쟁 시절, 마법사 알렉산데르가 획책했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완전히 파괴되었다. 알렉산데르를 비롯한 에아나드의 마법사들은 진이 파괴신 키리오스와 동화되자, 그가 전 세계를 파멸에 이르게 할 것을 염려해 키프로사를 사칭한 편지를 써 진을 에아나드 도서관으로 불러낸다. 그들은 에아나드에서는 마력이 증폭되기 때문에 진을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그들이 스스로 파문한 키프로사를 사칭한 것에 분노한 진에게 모두 살해당하게 된다.

그 결과 진은 파괴신의 힘을 완전히 자각하고, 키리오스와 완벽하게 일체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 내 에아나드 도서관과 관련된 컷신에 등장하는 알렉산데르는 "만약 우리가 실패한다면, 그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겠지."라고 독백하는데, 이미 그는 자신들이 실패할 시 진이 어떻게 될지 미래를 예측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에아나드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내에 에아나드 도서관이 등장했다. 스토리 상 2천 년 전 파괴되었던 에아나드지만 근래에 발현된 에아나드 도서관 내부의 마법으로 인해 복원되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알렉산데르 역시 복원 마법의 영향으로 키리오스에게 사망하기 전 모습으로 부활했다. 하지만 이들은 도서관이 침입하는 모든 자들을 파괴신 키리오스로 여겨 공격하게 된다.



"에아나드의 풍경은 언뜻 보기에는 델피나드와 똑같아. 그곳에도 도서관이 있고 대극장이 있고 총독부나 왕궁이나 성벽도 있어. 내부는 터무니없이 다르지만. 시가지의 집들까지 똑같지는 않은데 똑같이 만드느느 것을 일종의 취미 생활로 여기는 마법사들이 있어서 완전히 같은 거리도 있다지. 근데 문제는 그런 풍경이 아니라 그 모두가 마법으로 만들어졌다는 데 있어. 다시 말해 아주 위험천만한 거지."


"에아나드의 모든 풍경과 물건은 겉보기와 같은 존재가 아니야. 이를테면 집이 갑자기 입을 벌려서 지나가는 사람을 삼켜버릴 수도 있다는 거야. 아니면 거리가 제멋대로 움직여서 길 모양이 계속 바뀔 수도 있어. 그럼 걷던 사람은 길을 잃어서 영영 나오지 못하지. 길에 놓인 돌멩이 하나도, 얌전히 꽂힌 책 한 권도 방심할 수 없어. 마주치는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상대가 사람인지 아닌지도 사실 모르는 거고."




에페리움의 기적, 그림자 매의 오른쪽 검, 현세의 왕.


각각 진 에버나이트가 에페리움의 왕자이던 시절, 델피나드의 순찰대장 그림자 매였던 시절, 그리고 파괴신 키리오스가 된 이후에 대한 명칭이다. 한때는 사랑받는 왕자였고, 두려움과 존경을 한 몸에 받던 뒷골목의 제왕이었으나 결국은 파괴신과 동화한 남자. 최후의 전쟁으로 원대륙을 파괴해 모든 종족이 현재 게임의 배경이 되는 신대륙으로 이주하게 만든 장본인이지만, 아직 그 이유에 대해 어떠한 의문도 풀리지 않은 아키에이지 연대기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진 에버나이트는 에페리움의 로안드로스 왕과 무희 출신인 에렉티나 사이에서 태어난 서자로, 하제 신의 신탁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갓난아이일 시절 왕비 사비나의 모략으로 어머니인 에렉티나와 함께 죽을 뻔했는데, 이때 그들을 도와준 인물이 사비나 왕비의 동생인 라반이다. 그들은 이후 3년간 가족으로 지내지만, 결국 왕비에게 들켜 라반이 사망하고 그들은 다시 정처 없이 도망치게된다. 이때 라반이 지어준 이름이 바로 '진', 그의 본명은 '폴리티모스'다.

모자의 도망자 생활은 왕비가 팔라소스 왕자를 낳은 뒤, 왕의 조언자 안탈론의 인도로 왕성에 돌아가면서 끝난다. 그 뒤 에렉티나는 진을 태자로 만들기 위해, 그리고 왕비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계획적으로 살아가게 되지만 정작 진은 그런 어머니에게 신물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때 밤마다 몰래 왕성을 빠져나간 진은 암살자 베카를 스승으로 두고 검술을 전수받는데, 그가 바로 원조 그림자 매인 카론 벤디케이트다. 하지만 진이 18살이 되던 해 그는 비겁한 술수로 인해 사망하고 만다.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진에 대한 소개 글이 바로 이 부분의 이야기다.

이후 성년이 된 진은 야만족 잔다나와의 전투를 치르러 나가고, 이곳에서 그들의 제사 술을 마시고 처음으로 '정원'에 대한 꿈을 꾼다. 이때 본 정원의 이미지는 그를 사로잡았고, 진이 에페리움을 떠나 도서관이 있는 델피나드로 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결국 진과 11명의 친구들이 뭉친 최초의 원정대는 델피나드에서 떠난 뒤 세계의 태, 정원을 찾아간다. 그들의 운명이 정원으로 인해 파괴되고 비극으로 끝난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진과 최초의 원정대는 정원에서 권능의 의자를 발견하고, 그 의자에 앉은 진, 에안나, 아란제비아, 이녹, 올로는 신과 동화되어 신의 힘을 얻는다. 그리고 진은 2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뒤 그들 중 가장 먼저 정원에서 나와 권능을 발휘하지만, 자신에게 소중했던 이들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향인 에페리움으로 향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때 만난 이가 타락할 대로 타락한 안탈론이다.

200년 전, 진이 에페리움을 떠난 뒤 권력을 차지한 사비나 왕비는 진의 어머니인 에렉티나를 찢어죽였고, 에렉티나의 정부였던 안탈론에게는 육체는 사라져도 정신은 그대로 남아있는 지독한 주술을 걸어버린다. 이에 안탈론은 기나긴 시간 동안 고통받으며 복수심에 불탄 결과 비틀린 인격을 가지게 된다. 그런 안탈론이 진의 조언자가 되는 것까지가 현재 알려진 내용이며, 그 이후 어째서 진이 봉인 당했다가 부활했는지, 그리고 부활한 뒤 최후의 전쟁을 벌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선 공개된 바가 없다.

게임 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에아나드와 델피나드를 파괴한 진이 키리오스와 일체화되어 전쟁을 일으키고, 과거의 동료였던 타양과 아란제브를 살해하지만 이녹의 희생으로 저승에 봉인되었다는 정도다. 이때 사망한 아란제브는 엘프 종족의 마지막 왕으로, 그가 죽고 엘프들은 분노에 가득 차 오로지 키리오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2천 년을 살아가게 된다. 현재 이녹의 봉인이 점차 약해지는 것인지 그 틈을 비집고 파괴 신의 능력이 새어나오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게임 내 등장하는 '징조의 틈'이다.

▲ 진은 파괴신 키리오스와 완전히 일체화되어 최후의 전쟁을 일으킨다

▲ 그런 진을 막기위해 타양과 아란제브가 사망한다




겨울 전나무의 딸, 어머니에게 가장 가까이 간 자, 정원의 문지기.


실편백나무의 이름을 가진 키프로사 데이어를 일컫는 세 가지 명칭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전나무의 성에서 태어나 그 겨울을 버텨낸 소녀, 그리고 정원의 문지기 자리를 비우고 떠난 동생 오키드나 대신 지금까지 정원을 지키는 문지기가 된 여자. 하지만 아직 '어머니에게 가장 가까이 간 자'는 어떠한 내용을 의미하는지 공개된 바가 없다. 키프로사 역시 진과 함께 아키에이지 연대기의 진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원대륙 북쪽 데이어 고원에 있는 전나무의 성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였던 레이븐 데이어가 마법을 배우겠다며 성을 뛰쳐나간 뒤 성주인 로지아의 손녀임에도 부엌데기처럼 큰다. 사촌 오빠였던 제임을 제외하면 아무도 그녀를 성주의 손녀로 취급하지 않았고, 이런 성장 과정은 그녀의 무뚝뚝하고 냉철한 성격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녀가 어린 시절을 보낸 전나무의 성에는 커다란 눈의 새가 갇혀 있었는데, 키프로사에게는 그 새와 미친 마법사 데니만이 친구였고 의지할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마녀로 보이는 여자가 동생 오키드나를 성 입구에 버리고, 성주 로지아의 명령에 따라 오키드나는 늑대 밥이 될 처지에 놓인다. 이때 키프로사는 직접 밖으로 나가 마법으로 오키드나를 구해오는데, 이때부터 키프로사는 오키드나에게 '유일'한 존재가 된다. 심연의 힘을 가진 오키드나는 어려서부터 무서운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키프로사는 점점 강해지는 오키드나의 힘을 막기 위해 함께 델피나드로 떠난다.

이후 키프로사는 델피나드에서 꿈에 그리던 마법 학파에 들어가 마법을 배우지만, 동생의 힘이 나차쉬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 들통나 알렉산데르에게 파문당한다. 이 사건은 후에 키리오스와 동화한 진이 에아나드를 파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그는 키프로사를 일방적으로 파문한 알렉산데르가 그녀를 사칭해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를 없애려 했다는 사실에 분노해 파괴신의 힘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

파문당한 키프로사는 아란제브를 통해 마법을 계속 배우고, 이후 세계의 태를 찾아낸 최초의 원정대에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오키드나는 정원의 문을 열었다는 이유로 문지기가 되어 갇히고, 키프로사는 동생을 그 자리에서 해방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정원으로 들어간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전혀 공개된 바가 없어 키프로사가 어떻게 어머니 신에게 가장 가까이 간 것인지, 그리고 그녀가 정원에서 나온 뒤 다시 들어가 문지기가 될 때까지 무슨 일을 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키프로사는 아키에이지 연대기 내에서, 그리고 아키에이지 세계관 내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초로 정원에서 빠져나온 진이 진리를 찾으라는 용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다시 정원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키프로사를 만나기 위해서였으며, 진이 에아나드 도서관으로 가게 된 계기 역시 알렉산데르가 키프로사를 사칭해서 쓴 편지 때문이었다. 또한 키프로사는 오키드나가 분노에 가득 찬 상태로 심연의 힘을 받아들이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도 했다. 즉, 그녀는 자신을 사랑했던 이들인 진과 오키드나의 변화에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것.




포식자의 딸, 아주 오래 기다린 소녀, 세 핏줄의 여왕


가려진 시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증오의 종족 나차쉬와 인간의 딸, 정원의 문을 가장 먼저 연 대가로 몇백 년 동안 정원의 문지기로 갇혀 언니 키프로사를 기다렸던 소녀, 그리고 자신이 버려졌다는 배신감에 분노해 심연의 힘을 받아들인 워본의 여왕. 게임 내에서 오키드나가 키프로사의 아버지인 레이븐 데이어와 고대 종족 나차쉬의 딸이라는 내용을 찾을 수 있는데, 이에 따르면 그녀는 인간, 나차쉬, 그리고 워본까지 세 핏줄의 여왕이 맞다.

오키드나의 행적은 정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키프로사와 거의 일치한다. 그녀는 갓난아기였을 때 전나무의 성으로 보내지지만, 마법을 배우겠다고 떠난 아들을 용서할 수 없었던 로지아로 인해 늑대 밥으로 버려진다. 그런 오키드나를 구해낸 것이 바로 키프로사. 이후 키프로사는 전나무의 성에서는 완벽하게 동생의 힘을 숨길 수 없음을 깨닫고 대륙의 수도인 델피나드로 가게 된다.

소설 전나무와 매, 상속자들에서 오키드나는 요정과도 같은 미모에 나이보다 훨씬 성숙해 보이는 모습이라고 묘사되는데, 실제로 아키에이지 스토리 1차와 2차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매력적이면서도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준다. 1차 트레일러는 오키드나가 정원에 갇힌 채로 누군가와 끊임없이 속삭이며 분노하는 모습을, 2차 트레일러는 그녀가 정원에서 나와 워본을 이끌고 전쟁을 시작하는 모습을 담고있다.



오키드나가 워본의 여왕이 되기까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키프로사가 그녀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에 대한 부분은 게임 내 '나나의 일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나의 일기에 따르면 그녀는 지속적으로 자신을 '여왕'이라고 지칭하는 심연의 부름을 들었다. 오키드나만이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었던 심연 속에는 뱀과 같은 자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는데, 고대 종족이었던 나차쉬의 생김이 뱀과 같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오키드나가 나차쉬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게임 내에서 만나는 루키우스의 이야기를 진행하면 오키드나가 나차쉬와 레이븐 사이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항상 심연에 이끌렸던 오키드나가 현실에 버티고 있었던 이유는 오로지 자신의 언니 키프로사 때문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그녀가 악마와 손을 잡고 워본의 여왕이 되어 라그나로크를 일으키게 된 계기 역시 언니 키프로사였다.

12명의 원정대가 정원을 발견한 뒤 그 문을 최초로 열었던 오키드나는 정원의 문지기가 되어 의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때 키프로사는 오키드나에게 그녀를 벗어나게 해 줄 방법을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하지만 몇백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못한다. 그 긴 시간동안 홀로 정원을 지키던 오키드나는 결국 키프로사가 자신을 버렸으며 배신했다는 생각에 분노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완전히 심연의 힘을 받아들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게 타락한 오키드나는 정원에서 탈출, 워본이라는 새로운 종족을 탄생시켜 라그나로크를 일으키는데, 그녀가 참전했던 이 전쟁이 유저들 사이에선 이즈나 대학살을 일으킨 악마 전쟁으로 추측되고 있다.

추가로 페어리 여왕에 이어 정원의 문지기였던 오키드나가 탈출해버리면서, 그녀의 언니인 키프로사가 정원으로 돌아가 문지기가 되었다. 오키드나가 탈출한 시기는 최후의 전쟁에서 타양과 아란제브, 진의 싸움이 일어난 때로 알려져 있다.


홀은 성으로 들어가기 전에 나타나는 현관처럼 생겼다. 문지기 홀이라고 부르면 되리라. 정면에는 문이, 그리고 맞은편에도 문이 있었다. 두 문은 마주본 채 열려 있었다. 그러나 문 너머의 풍경은 전혀 달랐다.

한쪽 문 밖에는 황야가 보였다. 먼지구름이 일어나 지평선 너머가 흐렸지만 홀 안까지는 들어오지 못했다.

다른 문 밖은 놀랄 만큼 푸르렀다. 잘 자란 나무와 야생화, 싱싱한 잎이 우거졌다. 그러나 제멋대로 자라 미로가 되어버린 숲은 아니었다. 어떤 것도 지나치지 않고, 도저히 저절로 그럴 수 없을 정도로 조화로웠다. 그러니 정원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아마도.

홀 중앙에는 돌로 만든 의자가 놓여 있었다. 그 위에 소녀가 앉아 있었다.
무릎까지 오는 하얀 원피스를 입었고, 발은 맨발이었다. 어깨에는 금빛 머리가 굽이쳤다.
앳되고 싱그럽지만 어딘가 모르게 관능적인 매력마저 느껴졌다.

소녀는 멍한 표정이었다. 기운이 없어 보이는 것은 물론 눈동자에도 초점이 없었다.



귓가에 메아리치는 소리가 말하는 여왕은 누구일까?
아무래도 그들이 말하는 여왕은 바로 나인 것 같다.
나는 느낀다.
로사 언니가 잡아주고 있는 따스한 손을 놓으면 내 앞에 여왕의 길이 펼쳐지게 될 것을.
나는 알 수 있다.
로사 언니는 내가 여왕이 되지 않길 바란다는 것을.
나는 모른다. 내가 여왕이 되면 어떻게 변하게 될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