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의 메타가 심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화제의 8.11패치 이후 상상도 못했던 '괴랄한' 픽들이 랭크 게임을 점령한 가운데, 많은 LCK 팬들에겐 '과연 프로들은 어떤 챔피언을 고를 것인가'가 화제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LCK 개막 첫 날부터 기대했던(?) 챔피언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더라도, 프로들의 손에서 직접 그 챔피언들이 선택받는 모습을 보며 전 세계의 관객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똑같이 예상 가능한 픽들에 염증을 느끼던 사람들은, 포지션마저 뒤섞인 이와 같은 변화를 굉장히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로 오랫동안 롤을 상징해 온, 일명 'EU 메타' 포지션 구조마저 뒤섞여 버렸다는 것이 이번 메타가 그간의 변화보다도 더욱 '대격변'이라 불리는 이유일 것입니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모습이었습니다. 원딜 유저가 모데카이저와 블라디미르, 이렐리아를 다루고, 타릭이 미드 라인에 서는 모습을... 그리고 그것이 프로 씬에서 다 이루어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러한 메타의 변화는 호전적인 경기와 굉장한 한타 장면을 만들어내며, 늘상 팀원에게 보호를 받고 멀리서 딜을 하던 원딜 챔피언들을 '쪼잔한' 캐릭터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리하여 경기에서 원딜 챔피언이 픽창에 모습을 드러내면, '뭔가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결과에 상관 없이 ‘롤알못’, ‘구시대 메타’, ‘노잼’ 이라 조롱을 듣곤 했습니다.

단순히 재미를 떠나, 지금의 메타가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는 아마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유지되어 온 메타에 적응한 원딜러의 입장이나, 기존의 포지션 구성대로 따라 온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들의 밸런스 조정 및 개발, 그리고 사업적인 면을 고려하던 입장에선 다소 정상적이지 않은 현상일 수 있습니다. 비록 과거에 라이엇에서 어느 정도 원거리 딜러의 영향력 조절을 의도하고 있다고 했었지만, 그렇다 해도 그 여파가 꽤나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순수하게 재미로만 보면, 큰 변화를 잘못된 것이라 볼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변화는 언제나 유저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실제로도 경기를 보는 맛이 이렇게나 좋아졌는데, 기존과 너무 달라졌다 해서 비정상이라 볼 순 없다는 것이죠. 오히려 라이엇이 너무 잦은 패치를 통해 지나칠 정도로 메타의 흐름을 유저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유도해 버린다는 지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 가장 불쌍한 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된 다수의 원딜 챔피언들입니다. 반가운 챔피언들을 봐서 좋긴 하지만 또 그 만큼 많은 챔피언들이 나오기 힘들어졌기에, 전반적인 게임의 밸런스로는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덧 챔피언의 수는 140개를 돌파했고, 여전히 완벽한 밸런스는 불가능한 미션처럼 느껴집니다. 과격한 패치와 끊이지 않는 밸런스 논란 속에서, 라이엇은 차차 어떤 해결책을 세우게 될까요? 온전한 밸런스를 가진 채 수많은 챔피언들이 모두 등장할 수 있는, 유토피아 협곡을 위한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