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2017 HCT 월드챔피언십이 지난 1월 대만의 'tom60229' 선수의 우승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최고의 선수들이 대결을 펼친 만큼 명경기와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 찬 대회였습니다. 한국의 '서렌더' 김정수 선수는 4강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 하스스톤 팬들에게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죠.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 2017 HCT 월드챔피언십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를 꼽자면 미국의 '프로즌' 프랭크 장 선수를 꼽고 싶습니다. '프로즌' 선수는 16강 승자전에서 '서렌더' 선수와 역대급 명경기를 펼치며 한국 하스스톤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최후의 결승전에서도 'tom60229' 선수를 2:0으로 몰아붙이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가 했지만, '축포 각성'에 힘입은 'tom60229' 선수에게 아쉽게 역스윕 패배를 당했죠. '프로즌' 선수는 눈앞에서 막대한 상금과 우승의 영광을 놓쳤지만, 전혀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밝게 웃으며 'tom60229' 선수의 우승을 축하했습니다.

바로 이 '프로즌' 프랭크 장 선수가 HCT 서울 투어 스탑 출전을 위해서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프로즌' 선수와 인터뷰 자리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소 촉박한 일정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프로즌' 선수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팀 리퀴드 소속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프로즌'입니다.


Q. '프로즌' 선수는 2017 HCT 월드챔피언십 준우승으로 한국 하스스톤 팬들에게 잘 알려졌습니다. 특히, 16강 승자조에서 '서렌더' 선수와 펼쳤던 경기는 아직도 명경기로 회자될 정도입니다. 당시를 회상해 볼까요?

2017 HCT 월드챔피언십 모든 경기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16강에서 '서렌더' 선수의 어그로 덱을 대비해서 덱을 준비했는데, '서렌더' 선수의 준비가 좋았어요. HCT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들이었는데, '서렌더' 선수는 세계 탑3 수준으로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경기에서 졌을 때, 크게 낙담하지 않았어요. 재밌는 경기였습니다.


Q. HCT 투어 스탑 서울 출전을 위해 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하셨는데,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떠신가요?

하스스톤 경기 참여를 위해 여러 나라를 방문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처음 한국에 도착해서 거리 걸었을 때, 미래 도시에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중교통도 굉장히 훌륭하고, 사람들의 패션 스타일도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Q. 시차 적응은 힘들지 않았나요? 컨디션 관리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중국 상하이에서 이벤트가 있어서 2주 동안 중국에 머물렀어요. 시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Q. 치열한 예선을 뚫고 32강에 진출했지만, 16강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습니다.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이번 토너먼트 참가자 모두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었어요. 32강에 머무르긴 했지만, 전체적인 부분에서 보면 아쉬운 결과는 아니었어요. 큰 대회의 경험을 많이 쌓으면 나중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Q. 이번 대회에서 홀수 성기사, 미라클 도적, 두억시니 주술사, 도발 드루이드를 가져왔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정 덱을 상대로 어떤 덱을 가져오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메타에서 가장 강력한 4개의 덱을 준비했어요.


Q. 밸런스 패치 이후로 다양한 덱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메타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나요?

대회 메타를 봤을 때, 특정한 덱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덱이 없어요. 매치업이 시작됐을 때 상대 직업과 덱만 보고 승패가 확정되는 매치도 거의 없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티어를 정한다면 도발 드루이드가 가장 높은 티어라고 생각해요. 도발 드루이드를 완벽하게 카운터칠 만한 덱이 많지 않아요. 도발 드루이드를 제외하면 경기에서 플레이로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지금 메타는 굉장히 좋습니다.


Q. 도발 드루이드가 OP라고 말씀하셨는데, '변이'류 카드에 취약하지 않나요?

도발 드루이드보다 낮은 티어 직업으로는 변이 카드를 사용해서 막아도 전반적인 덱 파워가 도발 드루이드가 더 강해요. 그리고 최근에는 오크하트, 용 소환사, 잠꾸러기 용을 넣은 무거운 도발 하수인 덱도 나오고 있어서 뒷심이 굉장히 강해요.


Q. 두억시니 주술사 덱도 화제인데, 그 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두억시니 주술사 덱은 카운터 플레이가 많아서 그다지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콤보 연계도 느린 편이고, 플레이에 기복이 있어서 더 단단한 콤보가 나오지 않는 한 카운터가 확실히 존재하는 덱이라고 생각해요.



Q. '프로즌' 선수가 만든 소집 전사 덱이 랭크에서 강세를 보이기도 했는데, 이번 대회에 소집 전사를 가져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집 전사 덱을 가져오지 않아서 후회가 남아요. 래더에서 소집 전사 덱을 많이 연습하지 않아서 아직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것도 있었어요. 그리고 소집 전사 덱이 지금 메타에서 두 개의 매치업에서 많이 불리해요. 다른 덱을 상대로는 좋고요. 소집 전사 덱은 미국에서 전사 플레이로 유명한 '피보나치' 선수와 함께 만들었는데, 다음 토너먼트에서 자주 쓸 생각입니다.


Q. 이번 서울 투어 스탑에서 경기 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해외 선수들에게 '슈퍼 계정'이 주어지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고 들었는데, 어땠나요?

저는 아시아에서 래더를 하기 때문에 모든 카드가 있어서 불편이 없었지만, 다른 해외 선수들은 아시아 서버의 카드 팩을 구매하고 콜렉션을 만들어야 해서 효율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해외 선수이 비용을 들여서 대회 참가하는 데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 것 같아요.


Q. 대회 일정 종료 이후 정해둔 일정이 있나요?

떠나기 전에 한국 선수들과 놀 예정이에요. '서렌더' 선수와 놀기로 했어요.



Q. 앞으로도 한국에서 펼쳐지는 대회에 참가할 의향이 있나요?

한국에서 또 큰 대회가 열린다면 언제든지 참가할 생각이에요.


Q. '프로즌' 선수는 북미 서버는 물론 아시아 서버에서도 등급전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여러 서버에서 등급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등급전 마감 시간이 북미 서버가 가장 늦고 아시아 서버가 가장 빨라요. 그래서 아시아 서버에서도 등급전을 해서 포인트를 얻는 것이 유리해요. 그리고 북미나 유럽 서버에 비해서 아시아 서버가 좀 더 캐쥬얼한 느낌이 있어요. 프로 선수보단 일반인 플레이어가 많아서 더 즐기면서 하는 분위기에요. 과거에는 아시아 서버가 메타를 따라가는 속도가 느렸는데, 최근에는 메타를 따라가는 속도가 빨라요. 메타 파악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다양한 테크 카드를 알 수 있어서 하고 있습니다.



Q. '프로즌' 선수는 등급전 강자로 유명한데, 한국 하스스톤 유저들에게 등급전 점수를 잘 올릴 수 있는 팁을 준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 하스스톤은 컨트롤 메타에요. 강하고 무거운 하수인을 최대한 빠르게 꺼낼 수 있는 전략을 짜서 상대를 위협하면 효과적일 거예요. 저는 도발 드루이드 덱을 강력하게 추천해요. 욕심쟁이 요마도 한 장 정도 넣으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


Q. '프로즌' 선수가 하스스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게임 내적으로는 달인 오크하트 카드가 너무 강해서 너프가 필요할 것 같아요. 카드 한 장으로 최대 40/40 스탯의 효율을 발휘할 정도로 강해요. 게임 외적으로는 선수들에게 등급전 점수에 대한 혜택을 많이 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등급전에서 단판제가 아닌 다전제 토너먼트 형식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한판으로 승패가 결정되면 OP 덱으로만 모든 게임이 진행되거든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생겼으면 해요.


Q. 마지막으로 한국 하스스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또 한국에 방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