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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7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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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층 더 성장한 정노철 감독, 중국이 강해진 이유를 말하다

손창식, 유희은 기자 (esports@inven.co.kr)

배움에는 끝이 없고, 한 분야의 전문가들인 프로들 역시 끊임없이 발전을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 마음 때문에 중국 LPL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몇 년 동안 적수가 없었던 한국 LCK의 턱 밑까지 쫓아온 데 그치지 않고, 넘어섰다는 팬들의 평가도 종종 보입니다.

그중 에드워드 게이밍(이하 EDG)은 한국의 시스템을 일찍부터 받아들인 팀입니다. 과거 EDG를 지휘하던 아론 감독이 강현종 감독에게 부탁해 단칸방에서 생활하던 MiG 숙소를 찾아 직접 배운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후에도 한국인 코칭스태프를 적극적으로 채용해 중국 특유의 전투 스타일과 한국의 단단한 운영을 입히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중국의 문화, 팀의 색깔과 맞지 않는 이유로 몇몇 한국 코칭스태프가 EDG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2017년에 적임자를 찾았습니다. 바로 타이거즈를 이끌었던 정노철 감독입니다. 타이거즈를 국내 최고 팀 중 하나로 성장시킨 정노철 감독은 여전한 명품 밴픽과 자신만의 지도 철학으로 팀의 신임과 중국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18 리프트 라이벌즈 현장에서 짧게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2017 리프트 라이벌즈 때는 준결승전까지 전패였는데, 올해는 2승이라 좋네요"

정노철 감독은 처참했던 2017 리프트 라이벌즈를 떠올리며, 올해 성과에 만족하는 듯했습니다. 본인은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당시 팀 관계자는 정노철 감독이 정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알려줬습니다. 그만큼 EDG는 중국 내에서 가장 큰 사랑과 기대를 받는 팀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떠난 지 1년 하고도 약 6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LCK도 메타의 흐름에 맞춰 변화가 생겼고, 정노철 감독이 올해 처음 마주한 한국 팀은 아프리카 프릭스였습니다. 익숙한 팀이었다면 차라리 편했겠지만, 첫 상대인 아프리카 프릭스는 국제 대회 경험이 전무한 팀이라 생소한 상대였습니다.

"아프리카 프릭스가 굉장히 짜임새 있고, 단단한 다이아몬드 같은 팀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노철 감독은 '쿠로' 이서행과의 만남을 제외하면 아프리카 프릭스와 큰 접점이 없지만, 내심 기대되는 대결이기도 했습니다. 밴픽으로 유명한 팀과 감독의 만남, 평소 꼼꼼하기로 유명한 정노철 감독의 '밴픽론'을 듣고 싶었습니다.

"3밴(총 6밴)에서 5밴으로 늘면서 밴픽이 어려워졌어요. 그만큼 코칭스태프의 노력도 많이 필요해졌고, 결과에 따라 역량 차이를 논하는 경우도 생겼고요. 그런데 밴픽이라는 건 정말 큰 실수를 한 게 아니라면 대체로 결과론이에요. 챔피언 조합마다 '강한 시점'과 '운영 방식'이 다른데, 게임 내에서 우리가 강한 시점과 방식을 잘 살리고, 상대의 플레이에 휘말리지 않는 게 중요하거든요.

하나의 예를 들면 초반 라인전이 약한 조합은 대체로 중후반 한타에 강해요. 반면, 초반 라인전이 강한 조합은 중후반 한타에 약한 경우가 있어요. 그러나 결과에 따라 전자가 '한타 조합 구성을 잘했다' 혹은 '라인전 성립이 안 되는 밴픽으로 게임이 터졌다'는 등의 평가를 받아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상한 밴픽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준비성과 이해도에요. 이 부분은 저도 여전히 어렵고, 가장 노력하는 부분이에요"


확고한 밴픽 철학은 여전했습니다. 그래서 날카로운 비판도 듣고 싶었습니다. 이번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LCK의 밴픽을 두고 팬들의 비판이 거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말 갭이 좁혀졌으며, 무엇이 원인인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LCK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다른 해외 리그들의 수준이 계속해서 말도 안 되게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해요. 예전에는 LCK만의 노력과 시스템들이 존재했다면, 이제는 많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그만큼 노력하고 있거든요. LCK보다 더 많이 연습한다고 확신하기 어렵지만, 그에 못지않은 건 분명해요"

정노철 감독은 LCK의 부족함보다 LPL의 노력을 언급했습니다. 종종 LPL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들었지만, 실제로 어느 단계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노철 감독에게 LPL의 현주소를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LPL이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첫 번째로 한국인 코칭스태프를 영입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게임 스타일을 익혔어요. 그리고 자체적으로 아마추어 선수들을 육성하면서 더이상 한국이 아닌 중국 선수들만으로도 2부 리그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신예들이 대거 등장하는 중이에요. 단순 실력만 놓고 보면 이제는 한국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강해졌어요. 많은 팬의 진심 어린 관심과 열정 역시 폭발적인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고요"

실제로 LPL 팀들은 지역 연고제를 시행하면서도 자체 아카데미 시스템으로 신예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망주들을 위한 3부 리그 개념의 대회도 존재합니다. 단계별로 신예들이 성장할 인프라가 구축돼 그 많던 하부리그 한국인 용병들도 많이 줄어든 분위기입니다.

"지난해였을까요. 중국 매체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LPL과 LCK의 갭이 좁혀져 언제쯤 역전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3~5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런데 최근 LPL의 성장세를 보면 조만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성장세에서 정노철 감독도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많은 부분을 배웠다고 합니다. 이미 '명장'으로 대우받는 정노철 감독이지만,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금도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 때문입니다.



"처음 중국에 왔을 때, 게임 외적으로 제가 적응하는 게 최우선이었어요. 선수단과의 교류를 중요시했고, 게임 내적으로는 중국팀의 공격적인 색깔에 한국의 안정적인 운영을 덮어씌우려 노력했어요. 두 가지의 스타일을 지키는 게 굉장히 어렵고,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EDG는 한국팀들만큼이나 굉장히 빡빡한 연습 스케줄과 강도가 큰 특징이에요. 사실 제가 추구했던 팀 운영 방식과 많이 달라 초반에는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이제는 적응했고, 이런 부분에서 EDG라는 팀이 e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걸 느껴요"


원래 정노철 감독이 이끌던 타이거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팀원들 간의 유대감을 강조하던 팀입니다. 그 과정에서 정 감독은 선수들의 자율 연습을 중요시 여겼고, 덕분에 밴픽 역시 선수들의 의견과 연습 결과를 토대로 매끄럽게 진행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2018 리프트 라이벌즈에는 정노철 감독이 지도하던 제자 다섯 명이 참가했습니다. 적으로 만나는 입장이라 자주 볼 수 없었지만,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고생하는 모든 이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도 함께 전했습니다.

"다들 바쁘다 보니 지나가면서 가볍게 인사 정도는 했어요. '프레이' (김)종인이만 아직 못 만났네요. 반갑고, 고맙더라고요. 다들 이렇게 잘해서 이 자리에 왔을 거고, 제 첫 제자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하면서도 보람차요.

그리고 꼭 전하고 싶은 말들이 있어요. 겉으로만 보면 감독과 선수들만 고생하는 것 같잖아요. 실은 정말 많은 사람이 팀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고생해요. 당장 저희 팀만 해도 촬영팀과 운영팀들도 있고, 저와 같이 열심히 노력하는 '헤르메스' 김강환 코치,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는 매니저들, 본인 아픈 것도 모르고 저를 위해 헌신하는 아내에게도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저는 결과에 따라 같이 울고, 웃는 e스포츠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제가 언급한 관계자분들이나 언급하지 못한 관계자분들 그리고 팬들과 선수들까지 오랫동안 e스포츠를 함께 키워나가면서 행복하게 즐겼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이렇게 오랜만에 한국 매체와 인터뷰를 하게 돼 반가워요. 이제는 잊혀진 저를 기억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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