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원 게임'

중국에서 제작한 서브컬쳐풍 게임을 일컫는 말로, 작년 이맘때부터 국내 유저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한 말입니다. 사실 중국에서 제작된 2차원 게임들이 국내에 알려지거나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전의 일이었습니다. 일례로 붕괴학원2가 '카와이헌터'라는 이름으로 2014년에 국내에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2016년 종료한 일도 있었으며, 전차 모에화 게임인 '강철의 왈츠'가 2015년부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죠.

그렇지만 작년에 출시된 소녀전선과 붕괴3rd, 그리고 올해 3월에 출시된 벽람항로 등 2차원 게임이 국내에서 호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점차 서브컬쳐 유저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들에게도 중국의 2차원 게임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녀전선과 붕괴3rd, 벽람항로 등 미소녀를 앞세운 게임이 널리 알려진 탓에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2차원 게임=미소녀 게임'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2차원 게임은 단순히 미소녀 게임을 넘어서, 서브컬쳐 스타일 전반이나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들을 통틀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음양사'나 '영원한 7일의 도시' 같은 게임도 2차원 게임에 속합니다.

▲ '음양사' 같은 유형의 게임도 2차원 게임에 속합니다

처음에 중국발 2차원 게임에 대해서 국내 유저들의 인식은 크게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이전부터 갖고 있던 중국산에 대한 편견에,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제작된 게임에 비해서 일러스트나 게임 퀄리티가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해마다 중국발 2차원 게임은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왔고, 일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중국에서는 다양한 2차원 게임들이 제작되고 있으며, 일부는 출시를 앞두고 CBT를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이미 출시된 게임들 중에서 일부는 올해에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죠. 인벤에서는 그 중 몇 가지 게임을 선정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 명일방주

▲ 명일방주 PV 영상 (출처: Sharkwave)

'명일방주(明日方舟)'는 중국의 개발사 하이퍼그리프에서 제작하고 있는 디펜스 게임입니다. '소녀전선'에 등장하는 UMP40의 일러스트를 그린 Renatus.z와 ST AR-15를 제외한 AR소대의 일러스트를 그린 海猫络合物가 아트 디렉터로 참여했으며, 이들의 그림체가 확연히 드러나는 PV 영상으로 국내 서브컬쳐 유저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PV 영상이 공개된 초기에는 소녀전선 개발사에서 제작한 신작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죠.

가상의 근미래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근원의 돌'이라는 광물로 인해 감염된 사람들과 정부, 그리고 다양한 조직 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근미래에 발견된 이 광물은 발전의 원동력이 됐지만, 장기간 노출될 시에 신체에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정부에서는 감염자들을 격리시키게 되고, 감염자들 중 일부는 '통합운동조직'이라는 단체를 설립, 정부에 대항하게 되죠. 그들이 체르노보그라는 도시를 점령하기에 이르자 정부에서는 온건파 감염자들의 중립 단체인 '로도스 아일랜드' 등 다양한 조직들과 연계를 하게 됩니다. 유저는 체르노보그에 진입하는 요원들과 함께 이 일련의 사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게임 속에서 유저는 다양한 조직에 속해있는 여러 요원들을 길목에 배치하면서 감염자들과 반란군 등을 저지하게 됩니다. 타워 디펜스 게임과 유사하지만 타워가 일반적인 포탑이나 터렛, 감시탑 등이 아닌 요원들이라는 것이 다른 셈이죠. 작년 12월에 극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CBT 영상을 통해서 진로 밖에서 적을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유닛 외에도 적의 진로를 막고 근접공격을 하는 유닛, 아군을 치료하는 유닛 등 다양한 유닛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명일방주(영어명: Arknights) 1차 CBT (출처: Steparu.com)

'명일방주'는 1차 CBT 이후에 중국 최대 코믹스 애니 관련 축제인 상하이 코믹업21에 참가, 현장에서 시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로 캐릭터 설정집과 일러스트, 개선 중인 SD 캐릭터의 모습이나 제작 중인 굿즈 등을 간간히 공개하다가 지난 9일 2차 CBT 일정을 웨이보를 통해 공지했습니다. 명일방주의 2차 CBT는 7월 20일부터 8월 9일까지 진행되며, 7월 18일 추첨을 통해 100명 가량의 유저를 선별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죠. 2차 CBT 대상 기종은 iOS와 안드로이드 둘다 포함됩니다.

▲ 명일방주 공식 웨이보 공지



■ 테이스티 사가

▲ 테이스티 사가 글로벌 버전 트레일러

X.D 글로벌에서 국내 퍼블리싱을 맡은 '테이스티 사가(중국명: 食之契约)'는 중국의 펀토이 게임즈에서 개발한 요리 모에화 SRPG입니다. 중국에서는 작년에 출시됐으며, 국내에서는 6월 29일부터 사전예약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테이스티 사가는 요리 모에화라는 점에서 국내에 출시된 '요리차원'과 유사하지만, 기존의 모에화 SRPG 요소에 SLG를 접목했습니다. 단순히 전투를 반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투를 통해서 얻은 식재료로 요리를 제작하고 판매해서 레스토랑의 인기를 높여야 하죠. 일반적으로 모에화하면 미소녀로 표현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테이스티 사가에는 여성 유저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남성 식신들도 존재합니다. 아울러 펀토이 게임즈의 전작 '로맨틱 다이어리'의 노하우를 살려 무겁지 않은 로맨스 판타지 스타일로 이야기를 진행해 여성 유저들에게 어필하고자 하고 있죠.

전투 방식은 기존의 수집형 SRPG처럼 각각 특수한 능력과 스킬을 가진 식신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상황에 맞게 스킬을 연계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X.D 글로벌은 사전예약 공지에 앞서 한국형 식신인 '떡볶이'를 공개했으며, 이후 한국 서비스와 함께 다양한 한국형 식신을 점차 추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글로벌 런칭은 엘렉스에서 퍼블리싱을 맡았으며, '푸드 판타지(Food Fantasy)'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 V.game(가제)

▲ V.game 테스트 플레이 영상(출처: Gaming Mobile)

Vane Interactive라는 개발사에서 개발하고 현재 테스트를 진행 중인 V.game(가제)은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 RPG입니다. 붕괴3rd와 유사하게 카툰렌더링 그래픽에 미들앵글에 가까운 카메라뷰를 채택했습니다. 유저는 남자 검사와 여자 격투가 캐릭터 중 하나를 고른 뒤 도시 속에 숨어있는 몬스터들을 처치하고, NPC들의 의뢰를 받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죠.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다른 캐릭터들이 동료로 영입되면서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늘어나게 됩니다.

단순히 스테이지를 클릭해서 입장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을 완료하고 도시의 어느 지점을 방문하면 스테이지가 열리는 등 일부 오픈월드 방식을 취했습니다. 전투의 경우 각 캐릭터가 공통으로 일반 공격과 SP 차지 스킬, 회피기를 갖고 있으며, SP를 소모해서 각자의 고유 스킬과 방어 기술,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V.game은 지난 6월 28일부터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mi계정과 qq계정을 필요로 하며, 두 계정 모두 중국 내 핸드폰 번호 인증을 받아야만 접속이 가능합니다. 정식 출시일은 아직 미정입니다.

▲ 테스트 버전에 접속하려면 중국 내 핸드폰 번호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 방주지령

▲ 방주지령 PV 영상 (출처: YUJIE ZOU)

모에화 액션 게임을 언급할 때 2D 액션 게임도 빠질 수 없습니다. 밍차오 인터렉티브에서 개발 중인 '방주지령'은 SD화한 캐릭터들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움직임과 애니메이션풍 컷씬을 조합해서 특유의 액션성을 구현한 2D 모에화 액션 RPG입니다. 프로모션 영상과 사이트 캐릭터 소개를 통해 이자나미, 여와, 포세이돈 등 세계 각지의 신화 속 신과 여신의 이름들을 확인할 수 있죠.

신과 여신을 모에화했지만 게임 자체는 신화나 판타지의 느낌이 아닌, SF적인 요소가 담겨있습니다. 캐릭터들이 애초에 진짜 신과 여신이 아니라 2353년에 비약적인 인공지능 및 기술 발달로 제작된 인형 소녀들에게 신의 이름을 붙인 것이라는 설정이기 때문이죠. 유저는 이 다양한 인형 소녀들을 수집하고, 조합해서 지금은 쇠락해버린 인류의 도시 곳곳에 숨어있는 위험 요소들을 제거하고, 문명을 재건해 나가는 책임을 맡게 됩니다.

현재 비리비리와 탭탭, 공식 사이트를 통해서 사전예약 중이며, CBT 일정 및 출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 10 Project(중국명: 一零计划)


또다른 중국발 미소녀 디펜스 게임인 '10 Project'은 중국의 Gugu studio에서 제작했으며, 현재 비리비리와 탭탭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여신을 만나 알 수 없는 세계로 가게 되고, 일어나보니 마물과 맞서 싸우는 소녀 전사들을 이끄는 단장이 되어있다는 이세계물의 클리셰를 담아냈습니다.

유저는 스테이지에 공격, 방어, 보조를 담당하는 미소녀들을 곳곳에 배치해 마물을 막아내야 합니다. 타워를 자신이 원하는 라인에 설치할 수 있는 기존의 타워 디펜스 게임과 달리, '10 Project'는 각 스테이지마다 지정 위치에만 소녀들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캐릭터의 효율적인 배치가 더욱 요구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스테이지가 진행되면서 자연 회복되는 코스트를 활용해 소녀들을 배치하게 되는데, 데미지가 강하거나 성급이 높은 소녀일수록 코스트가 높은 편입니다. 캐릭터마다 고유 스킬이 존재하지만, 스킬 쿨은 대체로 1분 정도로 긴 편입니다. 또한 스킬은 배치하자마자 바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몬스터의 웨이브 타이밍을 파악하고 미리 소녀들을 배치해서 스킬을 준비해두는 전략성도 요구합니다. 에피소드 중간중간에 스토리라인이 존재하며, 선택지가 주어지지만 스크립트 정도의 변화만 있을 뿐 스토리에 큰 변화는 주지 않고 있죠.



■ 어비스 호라이즌


모에화된 함선 소녀들을 3D로 표현하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한 분이 있을 겁니다. 중국의 모닝텍에서 6월 28일 출시한 '어비스 호라이즌'은 3D로 모에화된 함선을 구현해낸 모바일 RPG입니다.

'어비스 호라이즌'의 배경은 대체 에너지 연구 실험 중 이계와의 접선으로 인해 지상의 90%가 물에 잠기게 되고, 이계의 에너지 '보이드'로 인해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생물체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가상의 근미래입니다. 그러는 와중에 인류는 인간과 닮은 형태의 개체인 '오니히메'로부터 얻은 무기와 장비를 토대로 '희함장갑'이라는 무기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유저는 이 장비들을 장착한 소녀(후나히메)들을 이끌고 전장에 나가 어비솔들과 오니히메들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죠.

여타 함선 모에화 게임처럼 후나히메들의 이름은 프린스 오브 웨일스, 인디애나폴리스, 아카기, 타이콘데로가 등 유명한 함선들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전투 방식은 기본적으로 턴제 방식을 채택했으며, 스테이지에서 적을 마주치기 전까지는 자유 이동이 가능합니다. 전투는 서로 공격과 방어를 번갈아가면서 진행하게 되며, 이동 자체는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스킬 사용은 제한됩니다. 공격 간에는 에너지를 사용해서 함재기 출격 및 주포 등 공격 스킬을, 방어 간에는 급선회 및 브레이크 등 방어 스킬만 사용 가능합니다. 적과의 거리에 따라서 사용이 불가능한 스킬이 있으며, 일부 스테이지는 길이 막혀있기도 하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어비스 호라이즌은 현재 중국과 일본에서 서비스 중에 있으며,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입니다.



■ 비인학원

▲ 비인학원 PV 영상 (출처: 스튜디오 뿌리)

앞서 말한 것처럼 2차원 게임은 단순히 미소녀 게임을 지칭하는 것만이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풍 캐릭터를 내세운 게임 전반을 일컫는 말입니다. '음양사', '요지경', '영원한 7일의 도시' 등으로 2차원 게임에 대해서 다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는 넷이즈는 지난 6월 28일 또 다른 2차원 게임 '비인학원'을 출시했죠.

'비인학원'은 제목 그대로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모인 학원을 무대로 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각종 설화나 민담 속의 요괴들과 선인 등이 한 학교에 모이고, 그곳에서 강자를 가리기 위한 싸움을 하게 되죠. 이 과정을 '비인학원'은 모바일 5:5 AOS 형태로 풀어냈으며, 우마왕이나 홍해아, 사오정 등 우리에게 친숙한 요괴들이 일본 소년만화풍으로, 혹은 미소녀 등으로 묘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맵의 구조 자체는 여타 AOS들과 유사하게 탑, 미드, 봇의 3라인과 정글의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캐릭터의 역할군도 그에 맞춰서 브루저, 탱커, 마법 딜러, 원거리 딜러, 서포터 등으로 분류가 되어있죠. 여기에 카툰렌더링 그래픽에 만화처럼 과장된 연출을 더했으며, 필드를 학교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도구들로 꾸며놓으면서 다른 AOS 게임과 차별화를 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