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꾀한다는 건 좀처럼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소한 변화 하나가 그릇된 결과를 초래할 것 같은 두려움도 있고, 시도 자체에 대한 막막함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역사가 오래된 것이라면 그 변화는 더욱 힘들게 느껴지죠. 그 모습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웹젠의 MMORPG 'R2'는 올해로 12살을 맞이했습니다.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장수게임이죠. 그런데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하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클래스 리뉴얼, 강화 시스템 개선 등 익숙함 대신 새로움을 선택하며 'R2'가 가진 욕심을 한껏 보여줬습니다.

20년, 그리고 더 나아가 30년까지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겠다는 'R2', 그 속에는 어떤 포부가 담겨져 있었을까요?





▲ 웹젠 허정휘 사업PM

Q. 어느덧 아포칼립스 파트5 업데이트입니다. 이번 업데이트의 중점을 먼저 간략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포칼립스 파트5는 올해 상반기 첫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입니다. 엘프 캐릭터 리뉴얼과 데모자르섬 신규영지인 ‘모토나’의 추가가 주요 사항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엘프 캐릭터 리뉴얼 같은 부분은 유저분들이 지금까지 꾸준히 개선 요청을 해오신 부분입니다. 단순히 수치만 조정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 전체를 새롭게 디자인한 수준이에요.

우선 기존 흑백마법으로 구성되어있던 스킬트리를 ‘마검사’와 마법사’로 나누어 개편했습니다. 또한 기존 마법서 역시 효율을 보다 증대시켰고, 지팡이와 스태프의 공격 방식 역시 원거리로 변경하여 사냥의 재미를 높였습니다. 이 외에도 40레벨 이상 엘프 전용 변신이 추가되는 등 기존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엘프가 타 클래스에 비해 사냥에 어려움을 겪고는 했는데, 이번 리뉴얼을 통해 많은 유저가 새롭게 태어난 엘프를 체험하고 만족감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말씀하셨듯이 스킬 트리가 완전히 달라졌는데, 이런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존 스킬트리는 아주 전형적인 마법사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흑마법, 보조적이고 신성한 느낌의 백마법으로 나누어져 있었죠. 하지만 이러한 스킬트리 엘프라는 종족 본연의 장점을 살리지 못할뿐더러 캐릭터의 성능 역시 부족한 모습을 보여 ‘마검사’와 ‘마법사’라는 두 가지 계열로 나누어 구성해봤습니다.

▲ 사뭇 다른 성격의 '마검사'와 '마법사'


Q. 사실 엘프는 ‘웹’을 이용한 사냥으로 먹고사는 직업이었는데, 이젠 그 애증의 ‘웹’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흑마법 위주의 스킬트리를 찍으신 분들이 그런 플레이 패턴을 많이 애용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편 후에는 기존보다 성장 구간에 훨씬 도움이 될만한 스킬들이 추가될 예정이기에 ‘웹’에 의존하던 스타일은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리부트 서버에서 엘프에 대한 반응은 어떤 편인가요?

리부트 서버에 리뉴얼된 엘프 캐릭터를 선보인 지 얼마 안 된 터라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공성전에서 엘프 캐릭터가 종종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아 유저분들께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시는 거 같습니다. 운영팀과 사업팀 쪽에서 관련 지표를 보다 자세하게 분석해볼 예정입니다.


Q. 확실히 엘프의 성능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졌다는 평가가 대세인 거 같습니다. 특히 최근 마검사 트리에 추가된 ‘배리어’가 기나긴 무적시간으로 인해 전장에서 너무 강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죠.

배리어는 분명 강력한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스킬 트리 후반부에 위치한 만큼 쉽게 얻기 힘든 스킬입니다. 어느 정도 타당한 성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수렴해서 세밀하게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Q. 반면, 마법사 트리의 경우 광역 공격 마법 활용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존 엘프 유저분들이 검을 들고 근접 위주로 플레이를 해오셨다 보니 그런 느낌을 받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스킬트리를 효율적으로 구성한다면, 확실한 성능을 체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울러 즉시 시전, 타게팅 등 여러 부분에서 개선이 이루어졌기에 차츰 호평으로 바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이번에 신규영지 모토나가 추가됐는데, 기존 데모자르 영지와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데모자르 섬은 과거로의 회귀라는 컨셉을 갖고 있습니다. 모토나 역시 블랙랜드의 지형들이 약간 변화된 모습으로 등장할 예정이에요. 사냥 난이도는 약간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그만큼 획득 가능한 아이템들이 한층 좋아졌죠. 그리고 플레이 동선 역시 개선했으며, 네임드 몬스터의 사냥 효율 역시 높아졌습니다.


Q. 데모자르 섬은 분명 매력적인 콘텐츠지만, 신규 유저가 접근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사항은 있을까요?

데모자르 섬은 전체 서버에서 접속하는 곳이라 특정 길드의 일방적인 통제는 힘듭니다. 하지만, 몬스터 군락 중 유리한 곳이 몇 군데 있다 보니 그런 곳에서 일반적인 유저들의 플레이가 힘든 건 사실이죠. 데모자르 섬 자체가 그런 경쟁을 컨셉으로 잡은 곳인 만큼, 유저분들께서 하나의 재미이자 패턴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데모자르 섬의 편의성과 관련해서 확실히 개선된 부분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데모자르 섬 입장 후 강제로 접속 종료를 하게 되면 '데모자르의 저주'라는 디버프를 1시간 동안 부여받게 되어 플레이에 제약이 생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시스템이 유저들의 접근성을 해치는 거 같아 데모자르 섬 필드에서 저주 해제 아이템이 드랍될 예정입니다. 해당 아이템을 특정 NPC에게 가져가면 저주를 풀 수 있죠.

▲ 새로 추가될 '모토나' 영지는 어떤 느낌일까?


Q. 특성 강화 추가 및 강화 시스템 개선 패치가 이번 업데이트에 포함되었습니다. 유저들의 전체적인 스펙업을 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번에 특성 강화는 클래스별로 1종씩 추가됐습니다. 공격적인 성향의 특성이 하나 늘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강화 시스템 개선은 유저들이 보유한 장비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R2가 12년이란 긴 시간 동안 서비스 되다 보니 많은 장비가 강화 없이 정체된 모습을 보였어요. 강화 확률을 높여버리면 기존 유저들이 상실감을 느낄 수 있기에 최대한 충격을 줄이고자 강화주문서의 효율을 개선하고 정체 구간의 강화 단계를 확장했습니다.


Q. 암흑사제 사원에 추가된 신규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암흑사제 사원은 고난이도 사냥터 중 하나입니다. 초창기에는 유저들에게 호응을 얻은 사냥터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장되어 가는 게 보였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드랍 아이템 목록에 신규 아이템을 추가했습니다. 이번에 암흑사제 사원에 추가될 아이템은 '방패'와 '팔찌'입니다. 특정 캐릭터들은 파밍을 위해 충분히 갈만한 사냥터가 됐죠.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방어구 4종이 추가됐습니다. 그중 2종은 앞서 언급한 암흑사제 사원에서 획득이 가능하고, 나머지 2종은 특정 몬스터 군락에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나머지 2종은 '장갑'입니다.

이번에 추가되는 방어구는 기존 것들과는 달리 공격적인 옵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효율이 좋은 방어구인 만큼, 유저분들에게 색다르게 와닿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Q.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업데이트 기념 이벤트 항목이 있던데, 대략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이번 업데이트에 추가되는 콘텐츠를 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난 5월에 신규 및 복귀 유저 대상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기에 이번에는 콘텐츠 관련 이벤트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Q. 이 외 다른 추가사항이 있을까요?

지난 업데이트에서 추가됐던 퍼즐 수집 요소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간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또한, 시간상자에 신규 아이템이 추가됐고, PC방 전용 변신도 2종 추가됐습니다.

이 외에도 그래픽 옵션을 클라이언트 종료 없이 인게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고, 미니맵과 퀘스트 UI의 직관성 역시 개선되는 등 몇몇 편의성 향상 패치가 이루어졌습니다.

▲ 이제 무의미한 접속 종료를 안해도 된다


Q. 지난 3월말에 추가한 오리지널 리부트 서버의 반응은 어땠나요?

R2의 스피드 서버는 다른 서버에 비해 빠르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초기화된다는 제약사항이 있었죠. 이런 시스템이 몇 년간 유지되다 보니 콘텐츠를 굳이 빠르게 즐길 이유가 퇴색되버렸습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자 생긴 것이 리부트 서버고, 올해 3월에 '오리지널 리부트 서버', 그리고 6월에 '오픈 리부트 서버'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장비 지원은 지양하고 리부트 서버만의 특색을 살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최대한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서버로 만들고 싶었죠. 유저분들도 좋게 봐주셨는지 다양한 피드백이 저희한테 전달됐고, 다음 리부트 서버를 진행할 때 해당 피드백들을 적극 반영하여 더욱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계획입니다.


Q. R2가 어느덧 곧 12주년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을만한 장수 온라인 게임이 됐는데도 아직도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이렇게 활발한 업데이트를 이어간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앞으로 R2가 유저분들께 어떤 게임으로 와닿길 바라시나요?

오늘날 정말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R2를 사랑해주시는 유저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게임이 오래되다 보니 익숙함이 어느덧 지루함이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지루함을 타파할 수 있도록 신규 지역 추가, 캐릭터 밸런싱 등 다양한 업데이트로 찾아뵐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2, 30년간 계속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해나가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설령 게임에 단 한 분이 남더라도, 최대한 즐겁게 플레이하실 수 있도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