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일,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2018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글로벌 챔피언쉽(이하 HGC) 페이즈2 이스턴 클래시(이하 이스턴 클래시)가 개최된다. 대만 팀이 출전했던 페이즈1 이스턴 클래시와 달리 이번엔 한국과 중국의 상위 4개 팀이 출전한다.

지난 페이즈1 이스턴 클래시에선 발리스틱스가 KSV 블랙(현 젠지)과의 풀세트 접전 끝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가운데, 이번 페이즈2 이스턴 클래시는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까.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HGC 이스턴 클래시이기에 한국 팀들의 각오가 남다르겠지만, 중국 팀들의 저력도 무시할 순 없다. 이에 이스턴 클래시 출전팀들의 전력을 분석하며 경기를 예측해보자.


젠지
불의의 패배로 더욱 단단해진 슈퍼팀


수많은 우승 타이틀을 보유한 젠지지만, 이스턴 클래시 우승만큼은 꽤 먼 얘기가 됐다. 2017 HGC 페이즈1 이스턴 클래시에서 우승을 거뒀던 젠지는 이후 개최된 두 번의 이스턴 클래시에서 연달아 준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과연, 이번만큼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성공적인 포지션 변경을 통해 2018 HGC 페이즈1 하반기부터 미드 시즌 난투, 페이즈2 3주 차까지 무패행진을 이어가던 젠지는 약 4개월 만에 공식 경기 패배를 맛봤다. 그리고, 그 상대는 발리스틱스도 템페스트도 아닌 미라클이었다. 그 누구도 쉽게 예상치 못한 결과였고, 불의의 패배는 줄곧 선두를 달리던 젠지를 2위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젠지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패배를 통해 더욱 성장했다. 미라클전 이후 이스턴 클래시 전까지 남은 경기는 템페스트와 발리스틱스와의 연전이었다. 템페스트를 먼저 만난 젠지는 평소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단단한 운영을 선보였고, 결국 3:1 승리를 거두며 1위를 탈환했다. 이어진 발리스틱스전에서는 선취점을 내줬으나 남은 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또다시 3:1로 승리했다.

그 어느 팀도 완전체가 된 젠지를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젠지는 키플레이어 '리치' 이재원을 포함해 모든 선수가 내로라하는 피지컬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밴픽을 선보이는 '노블레스' 채도준 코치까지 보유한 젠지는 최근 적용된 3밴 시스템에도 충분히 적응한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이번 이스턴 클래시에서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템페스트
의미 있는 포지션 변경, 만년 3위 탈출 가능할까


템페스트는 확실한 강팀임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HGC KR 페이즈 1 상반기에서는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지만 페이즈1 이스턴 클래시와 미드 시즌 난투 모두 3위에 그쳤다. 이번 이스턴 클래시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템페스트는 확실히 마음을 다잡고 우승을 겨냥해야 한다.

최근 템페스트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단연 포지션 변경이다. 원거리 딜러와 서브 탱커 포지션을 맞바꾼 '다미' 박주닮과 '굿' 문성현의 활약은 템페스트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특히 서브 탱커로 돌아온 '다미'는 이렐을 필두로 블레이즈, 소냐 등의 챔피언을 기용해 본연의 공격적인 성향을 유감없이 발휘, 적진을 휘저으며 다수의 승리를 이끌었다.

다음으로 '사인' 윤지훈의 밴픽이 있다. 지난 미드 시즌 난투부터 시작된 '사인'의 밴픽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예리해지고 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펼치는 노련한 밴픽은 템페스트에게 큰 유리함을 안겨준다. 3밴 시스템으로 인해 한층 치열해진 밴픽 구도 속에서, '사인'의 템페스트와 '노블레스'가 지휘하는 젠지의 수 싸움에 많은 관심이 모인다.


발리스틱스
3연패를 노리는 클래시의 강자


평소에도 강하지만, 이스턴 클래시에선 더욱 강하다. 발리스틱스는 지난 두 번의 이스턴 클래시 결승전에서 MVP-KSV 블랙(현 젠지)을 꺾으며 우승을 차지, 두 개의 트로피를 보유하고 있다. 과연 이번 이스턴 클래시에서도 우승을 거두고 또 하나의 트로피를 추가할 수 있을까.

발리스틱스는 최근 더없이 씁쓸한 패배를 맛봤다. 미드 시즌 난투에서 템포 스톰에게 내리 3연패를 당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승부였던 패자조 2라운드 경기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무너졌는데, 27분간의 사투가 이어졌던 5세트가 끝난 후 '훌리건' 박종훈이 흘린 통한의 눈물은 발리스틱스의 수많은 팬을 울렸다.

그런 발리스틱스에게 이번 이스턴 클래시는 지난 패배의 설움을 씻어내고 다시금 분위기를 끌어올릴 기회다. 본인들 고유의 실수 없는 운영을 확고히 유지하며 상대를 압박한다면 상위권 순위까지는 무난하게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우승을 위해 한국 팀들을 반드시 꺾어야 하는 만큼 최근 젠지와 템페스트에게 당한 두 번의 패배를 되돌아보며 전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한편 발리스틱스는 팀원 모두가 키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데, 최근 'sCsC' 김승철과 'SDE' 김현태의 폼에 물이 올랐다. 이에 두 딜러 선수가 펼칠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발리스틱스 경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블라썸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 반전 만들 수 있을까


블라썸은 한국 팀 중에서 최근 가장 많은 변화를 맞이한 팀이다. 지난 5월 '뚜뚜' 고두현과 '나상' 나상민이 팀을 나가며 '홍코노' 이대형과 '메리데이' 이태준이 빈자리를 채웠다. 여기에 더해 '홍코노'가 메인 탱커 포지션을 맡으며 '곤다르' 유형식이 메인 딜러를 플레이하게 됐다.

그렇게 맞이한 HGC KR 페이즈2에서 블라썸은 부족함 없는 기량을 뽐내며 변화의 성공을 알렸다. 탱커로 경기를 지배했던 '곤다르'의 영향력은 딜러를 잡아도 마찬가지였고, 새로 합류한 두 선수도 기존 팀원들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 시즌 중간 젠지를 잡아낸 미라클의 저력에 이스턴 클래시 진출 여부가 불투명해지기도 했지만, 블라썸은 본인들의 페이즈2 상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미라클을 '패승승승'으로 잡아내며 한국 4시드로 이스턴 클래시 진출을 확정지었다.

빠르게 안정적인 체제를 갖춘 블라썸이지만, 아직 HGC KR의 3강 팀들을 꺾기는 어려워 보인다. HGC KR 페이즈2 상반기에서 3강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건 발리스틱스전 3세트 단 한 경기뿐이다. 줄곧 '한국 팀 하나라도 잡기'라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는 블라썸에게 필요한 것은 이스턴 클래시만을 위한 변칙적인 전술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은 밴픽과 운영으로는 승리 시나리오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블라썸은 중국 1시드 팀 Super Perfect Team(이하 SPT)와 이스턴 클래시 개막전 경기를 치른다. 목표인 한국 팀과 만나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이며, 그와 동시에 현장을 찾아올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과연 블라썸은 한국이 중국보다 한 수 위임을 증명하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을까. SPT를 상대로 선보일 블라썸의 경기력을 기대해 보자.


SPT
꾸준한 중국 최강팀! 대륙의 기상을 보여줄 때


이스턴 클래시 개근을 이어가는 중인 SPT는 중국의 가장 저력 있는 팀으로 꼽힌다. 가장 최근 치러진 2018 골드 시리즈 히어로즈 리그(이하 GSHL) 시즌3에서는 정규 시즌 2위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더원을 3:2로 잡으며 중국 1시드로 이스턴 클래시에 진출했다.

SPT의 키플레이어는 단연 'Misaka'다. 2016년 6월부터 현재까지 오랜 기간 SPT의 탱커 자리를 지키고 있는 'Misaka'는 노련한 플레이로 SPT의 전투를 조율한다. 특히 중국의 대세 영웅인 디아블로의 숙련도가 상당히 높은데, 이는 한국 팀들에게도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SPT의 또 다른 강점은 중국의 화끈함과 꼼꼼한 운영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소규모 교전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데, 거기서 얻은 작은 이득을 큰 이득으로 곧잘 전환한다. 이번 이스턴 클래시에서도 이러한 팀 색깔을 확실히 선보인다면 국내외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더원
아쉬웠던 마무리, 이스턴 클래시에서는 과연?


더원은 창단된 지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금세 GSHL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며 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끝을 모르고 발전하는 더원의 경기력은 2018 GSHL 시즌3 그룹 스테이지에서 10승 4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만들었지만,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SPT에게 쓰러지며 첫 우승을 아쉽게 놓쳤다.

더원의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Meng'으로, 다양한 암살자 영웅들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리치'나 '곤다르'와 같이 팀의 하이퍼 캐리 역할을 수행하는 'Meng'은 한국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피지컬과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

'Meng'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 역시 경력에 비해 훌륭한 피지컬을 뽐낸다. 이에 GSHL에서는 적을 힘으로 찍어누르는 화려한 경기를 자주 연출하는데, 운영에선 상대적으로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모든 한국 팀이 빡빡한 운영을 기본 소양으로 지닌 가운데, 과연 더원은 이를 뚫어내고 GSHL에서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까.


CE
중국 스타일에 한국 색을 입히다


중국 강호 중 하나인 Chall Enge(이하 CE)는 지난 페이즈1 이스턴 클래시에서 발리스틱스와 SPT를 만나 단 한 세트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다르다. 한층 올라온 팀워크와 '티세론' 서혁진 영입이 CE의 저력에 날개를 달아줬기 때문이다.

CE는 지난 7월 글럭의 '티세론'을 코치로 영입하며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CE는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중국 스타일에서 벗어나 한국 색깔이 섞인 다양한 밴픽과 운영을 선보였다. 두 국가 메타의 장점만을 활용하고 있는 CE의 경기력은 이번 이스턴 클래시를 통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CE의 메인 탱커 'Wind'는 아시아 서버 영웅 리그 플레이로 국내 팬들에게도 다소 익숙한 선수다. 많은 한국 선수가 인정한 세계 수준의 탱커 유저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웬만한 선수보다 노련한 플레이를 자랑한다. 약간의 기복이 있는 게 흠이지만, 포텐셜만큼은 확실하기에 CE를 상대하는 팀들은 'Wind'에게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BTG
첫 경기부터 난관... 배움의 기회로 바꿔야


Beyond The Game(이하 BTG)는 올해 초 대규모 리빌딩을 진행했는데, 상위 3개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력이 부족한 편이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잦으며 확실한 플레이메이킹을 좀처럼 연출하지 못한다.

중국 4시드인 BTG에게 있어 최악의 소식은 첫 경기부터 젠지와 만난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전력을 따져봤을 때 승리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본인들이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낸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다면 패배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2018 HGC 페이즈2 이스턴 클래시 일정

17일(금) - 1라운드, 3판 2선승제
1경기 SPT vs Blossom (오전 10시)
2경기 CE vs Tempest
3경기 BTG vs Gen.G
4경기 TheOne vs Ballistix
패자조 1경기
패자조 2경기

18일(토) - 2라운드, 5판 3선승제
승자조 1경기 (오전 10시)
승자조 2경기
패자조 3경기
패자조 4경기

19일(일) - 3라운드, 5판 3선승제
결승진출전 (오전 10시)
패자부활전
최종진출전
결승전 (7판 4선승제, 결승진출전 승리팀 1세트 어드밴티지 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