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시즌 도장깨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와 섬머 스플릿 돌풍의 핵 그리핀이 맞붙는다.

오는 18일 상암 OGN e스타디움에서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섬머 스플릿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가 진행된다.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이번 경기에서는 아프리카 프릭스와 그리핀이 대결한다. 쉽사리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줄 명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핀은 1라운드의 엄청난 성적(8승 1패)에 힘입어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먼저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 들어 다소 힘이 빠지는 듯한 모습도 보여주긴 했지만, 상위권의 포스는 유지해왔다. 갓 승격한 팀이라곤 믿기 힘든 날카로움과 단단함을 자랑하는 그리핀은 결승 진출은 물론, '2018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직행까지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정규 시즌을 5위로 마감한 아프리카 프릭스는 와일드 카드전에서 젠지 e스포츠를,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킹존 드래곤X를 차례로 꺾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안착했다. 안정감은 물론이고, 개개인의 경기력까지 정규 시즌보다 한결 좋아진 모습이었다. 특히, 천적이라 불리던 킹존 드래곤X를 제압한 것은 모두의 예상을 빗나간 결과였다.


섬머 정규 시즌 1:1, 팽팽한 상대 전적
하지만, 최근 기세는 아프리카가 우위?

그리핀과 아프리카 프릭스의 상대 전적은 1:1로,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서 한 번씩 승패를 주고받았다. 세트 스코어를 기준으로 놓고 봐도 2:2로 역시 매우 팽팽하다.

먼저, 1라운드에서는 그리핀이 아프리카 프릭스를 2:0으로 완파했다. 1세트는 그리핀의 초반 정글 장악이 빛을 발했다. '타잔' 이승용과 '리헨즈' 손시우가 함께 움직이며 초반부터 '스피릿' 이다윤의 발을 꽁꽁 묶었고, 중후반 한타에서도 5명 모두 모두 고른 활약을 보이면서 손쉬운 승리를 가져왔다. 다소 치열하게 펼쳐진 2세트에선 아프리카 프릭스의 포킹 조합을 퇴색시키며 승리했다.


두 번의 세트 승리 동안 전 라인이 제 역할을 충분히 잘해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빛이 났던 건 '바이퍼' 박도현이었다. 블라디미르를 선택한 '바이퍼'는 비원거리 챔피언을 가장 잘 다루는 원거리 딜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매 한타 완벽한 스킬 활용과 대미지 딜링을 보여줬다.

2라운드는 아프리카 프릭스의 완벽한 복수전이었다. 킬과 타워를 하나도 내주지 않은 채 퍼펙트 승리로 첫 세트를 가져간 아프리카 프릭스는 2세트마저도 거듭된 교전 속에서 단 2킬만을 허용하며 압승을 거뒀다. 그리핀이 뚝심 있게 꺼내든 루시안 밀어주기 조합을 빠른 템포와 빈틈없는 운영으로 연달아 파괴했다.

아무래도 최근 승리를 맛본 아프리카 프릭스가 흐름과 기세면에서는 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아프리카 프릭스는 포스트 시즌서 2연승을 내리 달리며 고삐를 단단히 쥔 상태다. 반면, 그리핀은 롤챔스에서 처음 맞는 포스트 시즌이자 5판 3선승의 다전제를 맞이했다. 제아무리 데뷔하자마자 롤챔스를 뒤흔든 그리핀이라 할지라도 긴장감과 부담감은 피할 수 없다. 약 열흘간의 연습 기간 동안 그것을 얼마나 다잡았느냐가 주요 포인트가 되겠다.


키 플레이어(Key Player)는 누구?
'기인' 혹은 '타잔'을 막아라

이번 대결에서 가장 주목해서 봐야 할 구도는 단연 상체 싸움이다. 두 팀에서 에이스를 꼽자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이자 최상위 탑 라이너로 평가받는 '기인' 김기인과 데뷔하자마자 영리한 운영과 피지컬로 호평을 받은 정글러 '타잔'을 들 수 있다. 때문에 아프리카 프릭스와 그리핀 모두 상대 에이스의 발을 묶기 위한 대비책을 반드시 준비했을 것이다.


'기인'은 떡잎부터 다르다는 표현이 딱 알맞은 선수다. 데뷔 시즌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던 그는 아프리카 프릭스 입단 후에 말 그대로 만개했다. 챔피언 풀은 물론이고 라인전과 한타, 운영 능력까지 뛰어나다. 게임 이해도 역시 발군으로, 숙여야 할 때와 몰아쳐야 할 때를 정확히 파악해 팀의 승리에 큰 공헌을 하기도 한다. 와일드 카드전에서 선보인 퀸의 활용력은 모두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그리핀이 롤챔스 첫 시즌에서 보여준 말도 안되는 경기력의 중심에는 '타잔'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그리핀 특유의 공격성은 '타잔'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잦았다. 그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플레이나 영리한 운영으로 초반부터 상대를 흔들었고, 그것이 승리의 서막이 되곤 했다. MVP 포인트 700점(전제 8위, 정글러 중 2위)이 이를 방증한다.

이 둘을 막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맞상대하는 라이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드' 최성원은 라인전과 스플릿 싸움과 같은 1:1 구도에서 '기인'이 마음 편히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하고, '스피릿'은 kt 롤스터의 정글러 '스코어' 고동빈이 정규 시즌서 보여줬던 것처럼 경험과 분석을 바탕으로 '타잔'의 공격성을 완벽히 되받아치는 플레이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전략적 밴픽이나 팀적 운영을 더한다면 상대 에이스의 활약을 억제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번 롤챔스 섬머 스플릿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는 결승 진출권뿐만이 아니라 단 하나 남은 롤드컵 직행 티켓의 향방도 함께 걸려있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우 승리하기만 한다면 선발전 없이 롤드컵으로 향할 수 있고, 그리핀은 직행을 위해선 반드시 아프리카 프릭스를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거머쥐어야 한다. 많은 것이 걸린 경기인 만큼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되든 간에 길이 회자되는 명승부가 나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