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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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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조성민 박사 "게임 중독, '선택 모델'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정재훈,원동현 기자 (desk@inven.co.kr)
8월 16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제72차 한국 심리학회 연차학술대회의 두 번째 날, `게임을 선택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문화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진행되었다. 이장주 박사의 주관하에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마음산책심리상담센터의 조성민 박사와 한국고용정보원 박가열 박사, 건양대학교 심리치료학과 손영미 교수, 플래직 곽용신 팀장의 발표로 이어졌다.

▲ 심포지엄을 주관한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박사

심포지엄은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박사의 인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이장주 박사는 사이버 세계에서의 삶이 점점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와 같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가 생기게 되었다고 말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이장주 박사는 "게임이 `병`이라면, 정상은 무엇인가? 를 논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말하며 심포지엄의 시작을 알렸다.


▲ 마음산책심리상담센터 조성민 박사

심포지엄의 첫 발표는 마음산책심리상담센터의 조성민 박사가 맡았다. 조성민 박사는 `재미를 추구해도 이를 병폐로 취급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지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DSM-5`와 `ICD-11`이 게임을 질병 목록화해 `게임 장애`로 수록하려 하면서 논쟁이 시작되었다며, 단순히 온라인 게임뿐만 아니라 보드 게임과 콘솔 게임마저 행동 중독의 일종으로 편입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조절 능력 상실, 다른 일상생활보다 현저히 우선하게 되는 점, 부정적인 결과들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점 등을 언급하며 이를 질병으로 분류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조성민 박사는 여기서 몇 가지 논쟁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과도하게 게임을 하면 그것은 질병인가?`

조성민 박사는 "무언가를 과도하게 한다 해서 이것을 중독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학술적 근거는 없다"라고 말하며, 게임 중독은 섣불리 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말했다. 중독을 섣불리 정의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서 등록하느냐를 둘러싼 갈등은 `모든 것을 병리학적 관점에서 보려는 측`과 `모든 것을 인간으로서 있을 수 있는 일`로 보고자 하는 두 집단 사이의 관점 차이에서 생겼다는 것이다.


병리학적 관점에서는 게임 중독을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으로서 분류한다. 엄연히 폐해가 있음에도 충동적으로 행동을 반복하며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고, 이는 자발적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흔히 `낙인을 찍는다`라고 하는 `결정론적 관점`이다.

비병리학적 관점에서 보는 게임 중독은 `선택`의 일부일 뿐이다.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용할 수 있는 대안 중 근시안적인 선택을 하는 자발적인 행동의 하나라는 뜻이다. 사람은 때론 근시안적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실재적이고 도덕적인 동기를 통해 이 상황에서 회복을 선택하는 과정도 겪는다. 이렇게 사람의 행동이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 게임을 `질병`으로 보는 관점과 반대되는 `비결정론적 관점`이다.

이는 게임 중독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중독에 대해 충돌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알콜 중독이나 도박 중독에 대해서도 이런 중독이 `질병`인가? 하는 물음에 선택 모델을 지지하는 이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낸다. 그들은 그 근거로 행동 중독들은 정신과적 질병 중 가장 높은 관해율을 보이며, 대부분의 중독자는 전문가의 도움이 없이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대체로 30세 이후에는 이런 행동들을 중단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조성민 박사는 `중독`에 대한 관점, 즉 모델이 사회적, 문화적 특성에 따라 백여 종류 이상으로 나뉘며, 이 중 중요한 모델들만 꼽아도 열 가지 정도는 있다고 말했다.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고자 하는 주장은 이런 중독에 대한 수많은 모델 중 하나라는 뜻이다.

▲ 중독을 정의하는 '모델'은 백 가지가 넘는다.

조성민 박사는 `게임 중독`이라는 점 자체는 행동중독에 대한 근거하에 인정해야 하지만, 게임이 중독 물질이며, 게임 중독이 질병인가에 대해서는 하나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며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점에 따라 중독은 도덕적 해이가 될 수도 있고, 변화를 꾀하기 위한 인간 행동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성민 박사는 현재 중독을 바라보는 가장 합리적인 관점은 `선택` 모델이라고 말하며, 선택 모델이 중독자들의 지속적인 회복 노력에 대해 높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하는 아이에게 "너는 게임 중독자다"라고 말하는 것과 "지금은 게임을 즐기지만 언젠가는 네게 필요한 일을 하리라 믿는다"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게임 중독을 질병이 아닌, 선택의 하나로 보고, 개인의 회복 의지가 있다면, 이를 회복의 과정 안에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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