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를 포함한 업계 전반에서 개발 업무와 디자인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TA(테크니컬 아티스트)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디자이너, 혹은 개발자로서 활동하다가 TA 업무를 담당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요즘엔 TA가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지 미리 숙지하고, 학창 시절부터 차근차근 기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도 늘어난 추세다.

'세덱 2018'의 둘째 날, 오전 일찍부터 진행된 '신인 TA 육성 방법과 역할에 대한 토론' 세션에는 많은 학생, 업계 종사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참관객들은 TA 직무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부터 기업의 TA 직군 개발자, 그리고 젊은 TA 육성의 노하우를 얻고자 자리한 TA 매니저까지 다양했다.

6명의 현직 TA가 주도하여 마련한 이날 토론 세션은 화이트보드에 미리 모집한 참관객들의 질문을 의제로 삼아 현장에 참여한 모두가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좌부터) 헥사드라이브 곤노 타츠 TA, 스퀘어에닉스 타무라 쇼 TA, 사토 란 TA
캡콤 타나카 히로카즈 TA, 사이게임즈 타케타니 켄 TA, 세가게임즈 시미즈 노부히사 TA



◆ 경험이 부족한 젊은 TA,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자신을 세가게임즈의 모바일 세션 TA 매니저라고 소개한 참관객이 첫 번째 질문을 제시했다. 현재 9명의 베테랑 TA가 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새롭게 채용할 예정인 신인 TA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겠느냐라는 질문이었다.

타무라 쇼 : 신인이라면 기술 부분에 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을 테니, 프로그래밍을 사용하여 무엇이든 직접 툴을 만들고, 거기에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머 출신이거나 디자이너 출신이라면, 다른 쪽 직군의 생각을 먼저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타나카 히로카즈 : 캡콤에서는 현직 아티스트와 같은 장소에 TA를 배치한다. 처음에는 아티스트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것을 만드는지 옆에서 보면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타케타니 켄 : 아티스트로부터 데이터를 받아서 실기에 넣는 일을 바로 담당했었다. 자신이 아티스트의 발목을 잡는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일을 빠르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시미즈 노부히사 : 베테랑 TA가 하루면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안건을 경험 없는 신인 TA에게 배분하는 방식도 있다. 선배 TA는 중요도가 더 높은 안건에 집중할 수 있고, 신인은 선배의 업무를 줄여주면서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달성감도 느낄 수 있다.



◆ 베테랑 TA에게 어떻게 하면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두 번째 질문은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 TA의 고민이다. 그는 TA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너 TA 할 수 있어?'라는 못 미덥다는 듯한 선배의 시선을 받은 경험이 있다며,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방법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타무라 쇼 : 자신이 하는 일을 가장 근본적인 뿌리 부분까지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툴을 만들었다면, 그저 만들었다는 것이 본질이 되면 안 되고 왜 이 툴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필요한지 그 가치를 상대에게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자신이 알아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첫 단계라고 본다.

사토 란 : 그저 의욕이 앞서서 아무거나 무작정 만드는 것보다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곤란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한 다음 그것을 만들어준다면, 금방 신뢰도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타나카 히로카즈 : 처음에는 일단 잘 작동하는 상태의 툴을 많이 만들어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으나,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다. 왜 그러나 문제를 살펴봤더니, 자신의 작업 속에서 보이는 귀찮은 부분들로만 툴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아티스트들은 각자 작업 개성이 다 다르므로, 기존의 방식으로 만든 툴은 자신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었고, 결국 자기 작업만 빨라지게 됐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작업을 자주 보고, 정말로 모두가 곤란해하는 것을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미즈 노부히사 : 실제로 결과물을 만들고, 구체적으로 '이전에는 이랬던 것이 이 툴을 활용하니 이렇게 편해졌습니다!'라고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신뢰를 얻기 쉽다고 생각한다.


◆ 신인 TA가 어떤 모습을 보이면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회를 담당하던 헥사드라이브의 콘노 타츠 TA는 반대로 세션에 참가한 TA 매니저, 그리고 베테랑 개발자들에게 어떤 경우에 신인 TA를 신뢰하게 되는지 물었다.

가장 먼저 질문에 답한 현장의 TA 매니저 출신 참관객은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일을 하면서도 의뢰한 사람에게 직접 찾아가서 세부 사양을 묻는 사람이라면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것이 단순하지만 가장 확실하며, 근면한 모습을 보이는 TA를 선호한다는 개발자들의 답변이 이어졌다. 결국 업무 처리 능력보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TA와 아티스트 사이의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일본 베테랑 개발자들이 신인 TA에게 바라는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현장에 참가한 참관객들도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 신인 TA의 교육은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까?

다음으로 신인 TA를 어엿한 베테랑 TA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 방법이 효과적일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번 질문에는 6명의 TA들이 자신이 겪었던 교육 방법을 소개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타무라 쇼 : 스퀘어에닉스에서는 약 1개월의 시간 안에 특정한 툴을 개발해보라는 형태의 과제를 준다. TA 업무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지식과 계속 필요로 하는 방식을 요구하므로, 과제를 제대로 완성하고 나면 어느새 숙달하게 된다.

사토 란: 특별히 과제가 없더라도 단순히 파이썬이나 3ds 맥스 등 전문서적에 의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책에는 필요한 기술이 잘 정리되어 있고, 별도로 교육 인원이 필요하지도 않다.

타나카 히로카즈 : 디자이너 전공이지만, 평소 취미로 프로그래밍을 해왔다. 주말에는 무조건 혼자서 프로그래밍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사내에서 진행되는 TA 미팅에서 작성되는 의사록을 찾아서 보며 실제 업무 환경을 파악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타케타니 켄 : 신인 TA 스스로 프로그래밍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업무에 활용되는 스크립트 툴에 한정되지 말고, 처음에는 그저 만들고 싶은 것을 자신의 의지로 만들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프로그래밍의 재미를 알면, 다음은 걱정할 필요도 없다.

▲ 타케타니 켄 TA는 프로그래밍의 재미를 아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 TA 업무에 종사하기 위해 학생 때 미리 준비해두면 좋은 것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학창 시절부터 미리 준비할 수 있는, TA 업무에 도움이 되는 사전 지식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제시됐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 바로 TA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힌 한 참관객은 TA 업무를 위해 별도의 교육을 받은 적은 없으며,직접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타무라 쇼 : 준비하고자 한다면 여러 가지를 할 수 있겠지만, 학생 때는 학생 때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게 있다는 것이 지론이다. 매사에 호기심을 갖고, 지금 흥미가 있는 분야에 푹 빠져서 자유롭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토 란 : 문제 해결을 위한 힘을 쌓을 수 있는 일을 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친구가 만든 프로그램을 읽고 버그를 발견한다든지, 문제 해결록을 만들어봤던 것도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됐다.

타나카 히로카즈 : 3ds 맥스나 마야 같은 것을 학생 때 전혀 몰랐지만, 대신 영어는 확실히 준비했다. TA 업무에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정보수집 능력인데, CG와 관련된 정보는 거의 영어로 되어 있는 것들이 많다. 물론 일본어로 번역된 정보도 찾을 수 있지만, 가장 처음에 써진 원어를 읽는 것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저 영어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분야에 맞는 영어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토익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라고 해도 C그래프 페이퍼에 적혀있는 영어를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나 사용법 같은 것을 학생 때부터 미리 익히고 공부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인이 되고 난 뒤에 영어공부를 할 시간을 내기는 정말 힘들다.

타케타니 켄 : TA는 커뮤니티력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니 학생 때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친구를 사귈 필요가 있다고 본다. TA 능력의 최소 3할 이상은 커뮤니티력에서 온다.


8월 22일 개최된 일본 개발자 컨퍼런스 CEDEC 2018의 강연 정보와 뉴스를 현지에 나가 있는 박광석, 윤서호 기자가 생생하게 전달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ha5v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