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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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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DEC] 게임으로 공부를? PSVR 캠프, 그리고 '프로그래밍이라는 마법'

윤서호 기자 (Ruudi@inven.co.kr)
▲ SIE 아키야마 켄조 차장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 개발 교육을 할 수 있을까?"

플레이스테이션을 오래도록 즐긴 하드코어 게이머도 얼핏 들으면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간 그들이 즐겨왔던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기기는 게임에 특화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세대가 지나면서 플레이스테이션에서도 인터넷이나 DVD, 영상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게 됐다. 그러나 PC보다 비교적 떨어지는 하드웨어 성능을 게임에 최적화를 집중해서 성능을 이끌어내는 것이 콘솔인 만큼, 그 효율성이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SIE의 글로벌 개발자 테크놀로지 부서의 아키야마 켄조 차장은 2017년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PSVR 캠프를 라이프이즈테크 사와 공동으로 진행해왔다. 이 캠프에서 학생들은 PSVR 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VR 게임을 제작해보고 부모님과 함께 이를 즐길 수 있다.

"다음 세대의 교육은 무엇보다도 재미있어야 합니다"라고 캠프의 취지를 밝힌 아키야마 차장과 라이프이즈테크의 하시모토 요시히사 CTO는 플레이스테이션과 게임을 활용한 IT 교육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노하우를 활용해 아이들이 즐겁게 배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CEDEC 2018 강연에서 아키야마 차장과 하시모토 CTO는 자신들의 경험을 청중과 공유했다.



■ 자신이 직접 만든 세계를 친구와 부모님에게 알리는 즐거움, PSVR 캠프


PSVR은 출시 이후 2018년 7월 15일을 기준으로 300만 대의 판매량을 올렸다. PSVR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네코아츠메VR' 등 간단한 캐주얼 게임에서부터 원피스, 페르소나5,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유명 IP를 바탕으로 한 게임들, '브라보팀' 같은 리얼타임 FPS나 '서머레슨' 같이 가상의 소녀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임까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VR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코어 게이머들을 붙잡을만한 킬러 타이틀이 없고, VR 기계 자체에 대한 매력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아키야마 차장은 다른 관점에서 VR을 조명했다.

물론 게임을 즐긴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VR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조작감, 인터페이스, 플레이타임, 패턴, 세계관 등 다양한 것들이 필요한데, 아직 VR은 이를 다 갖춰가기엔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아키야마 차장은 질문을 던졌다. 단순히 스크린상에 비추는 것보다, 자기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미약하나마 VR의 형태로 뜨는 것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경험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 자기가 직접 VR로 무언가를 만든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PSVR 캠프로 이어졌다

이는 특히나 아이들에게 의미있을 것 같다고 아키야마 차장은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직접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면, 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발상력을 풀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또한 기성세대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아이들이 생각해서 무언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아키야마 차장은 PSVR을 활용해서 아이들이 VR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커리큘럼은 라이프이즈테크 사와 협력했으며, PSVR로 게임을 개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 유니티와 기술협력을 했다.

그렇게 해서 2017년에 처음 진행한 PSVR 캠프는 "너밖에 만들 수 없는 세계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50명 정도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학부모들과 어른들에게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면서 아이들이 열중하게 되고,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서 창의적인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취지로 소개했다. 교육 과정에는 실제로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참관이 가능했으며, PSVR 캠프 중에는 단순히 VR 게임 제작 외에도 시중에 나와있는 VR 게임을 부모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실제로 아키야마 차장은 열중하면서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 엔터테인먼트가 갖고 있는 힘이라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언급했다. 그가 이 업계에서 오래도록 일할 수 있던 것은, 그만큼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재미있었고, 그 일에 열중했을 때 얻는 쾌감이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어서였다.

슬로건을 "너밖에 만들 수 없는 세계에"라고 붙인 것은 아이들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파악하고 저격한 것이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만들고 싶어하고, 그런 것이 있으면 자존감이 느껴진다. 자기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키야마 차장은 PSVR은 그들의 자존감을 채워줄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게임을 만든다는 것, 그것도 VR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정확히 말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을 만드는 것은 아니고, 주어진 에셋들을 활용해서 예제를 응용하는 이른바 블록놀이 같은 체계였다. 마치 블록놀이에 쓰이는 블록을 처음부터 아이들이 만드는 것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였다.

그렇게 해서 진행한 PSVR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가장 고무적이었던 것은 플레이스테이션과 게임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이 변화를 보였던 것이다. 다수의 학부모들은 콘솔은 게임을 즐기는 기계고, 게임은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아이들이 가고 싶다고 하니까 보내주기는 하는데 불안해서 같이 따라온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직접 PS4를 활용해서 PSVR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인식이 변해갔다고 아키야마 차장은 회고했다. 영어의 영자도 싫어하던 아이가 영어로 가득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려고 열중하는 모습 등은 학부모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신의 아이가 만든 퀴즈 게임을 직접 해본 뒤,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답변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혹은 게임 개발자들이 이렇게 의미 있는 것들을 만들 수 있는 직업인지 알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 진행한 PSVR은 와세다 대학에서 진행됐으며, 대학교수들도 참관했다. 그래서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직접 교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등 좀 더 진전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다. 이전까지의 캠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아키야마 차장은 엔터테인먼트가 일궈낸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 프로 크리에이터, 즉 다양한 창작용 프로그램이나 툴을 활용할 기회가 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 회사, 사람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과 자산 등 다양한 것을 활용해 IT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흐름은 IT 교육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 자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아키야마 차장은 견해를 밝혔다.

그런 흐름 속에서 엔터테인먼트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키야마 차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했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세계를 만들고 싶다는 것은 모노즈쿠리, 즉 물건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장인정신의 기반이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꿈의 세계를 누군가에게도 즐기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이다.


PSVR 캠프에서는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가면서 열중하는 경험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그러면서 제작 과정에 대해 필요한 스킬 등을 몸으로 체험하고 익히는 것도 값진 경험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아키야마 차장은 강조했다. 사람은 자신이 꿈꾼 것을 남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욕망이 있다. 이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이 엔터테인먼트라고 아키야마 차장은 덧붙였다.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한 교육은 단순히 혼자서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타인과 경험을 공유하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남들과 소통하고자 하며,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값진 교육이 될 것이라고 아키야마 차장은 예견했다.



■ 게임으로 교육하는 이유는? "재미야말로 효율을 높이는 최고의 요소"

▲ 라이프이즈테크 하시모토 요시히사 CTO

2010년 도쿄 미나토구에 설립된 라이프이즈테크는 프로그래밍, IT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는 활동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래밍 스쿨 캠프인 '라이프 이즈 테크! 캠프'이며, 최근에는 SIE와 공동으로 PSVR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

라이프이즈테크의 하시모토 CTO는 PSVR과 콘솔을 활용한 게임 교육은 이미 SIE에서 설명한 만큼, 이번에는 온라인과 게임을 활용한 프로그래밍 교육에 대해서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학습 시스템은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진 지 꽤 됐지만, 라이프이즈테크에서 시도하는 것은 기존의 온라인 학습의 단점을 보완하는 온라인 학습이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게임을 끌어들인 것이 라이프이즈테크 사의 프로그래밍 학습 서비스 'Mozer'라고 하시모토 CTO는 설명했다.

Mozer는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캐릭터와 스토리드리븐 요소를 도입했다. 또한 3초 스텝 바이 스텝이라는 룰을 세웠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학습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짧은데, 라이프이즈테크에서는 그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3초 단위라고 판단하고 청크를 최대한 쪼개는 데 집중한 것이다. 그래서 한 번에 표시되는 문자는 60자 내로 제한하고, 옆에서 캐릭터가 핵심 포인트를 더 짧게 요약해서 표시해주는 식으로 학습을 보조했다.

▲ 라이프이즈테크가 제작한 온라인 프로그래밍 교육 서비스, 'Mozer'

또한 아동 교육을 위해서 레이아웃을 최대한 귀엽고 역동적으로 구성하면서, 아이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구성을 갖췄다. 이는 단순히 캐주얼하고 귀여운 폰트나 캐릭터를 채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화면 레이아웃의 구조 자체를 아이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야 했던 것이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구현한 레이아웃은 좌측에 프리뷰를 놓고 오른쪽 상단에 힌트를, 오른쪽 하단에 에디터창을 두는 방식이었다. 이유는 일반적으로 글씨를 좌측 상단에서부터 읽고, 가장 마지막에 우측 하단을 읽기 때문이었다. 즉 프리뷰를 화면을 먼저 보고 과제를 파악한 뒤, 오른쪽 상단의 힌트를 체크하고 코드를 입력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 작업이 종료되면 프리뷰창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것이 원활하게 되지 않으면 다시 힌트창을 보고 에디터창을 수정하는 작업이 반복된다.


하시모토 CTO는 Mozer를 도입하기 전인 2015년 캠프와 Mozer를 도입한 뒤 진행된 2018년 캠프를 비교한 결과, 커리큘럼의 질이 상당히 바뀌었다고 회고했다. 이전에는 PDF 교재를 활용해서 약 20시간 가량 교육을 한 뒤에 자유제작에 들어갔지만, Mozer를 활용한 뒤에는 교육 시간이 4시간으로 압축됐기 때문이었다. PDF로 교육할 때는 아이들이 일반 교재를 쓰는 것과 같다고 여겨서 집중을 잘하지 않았지만, Mozer를 사용하면서 아이들의 집중력이 높아지고, 교육 시간이 단축됐다고 하시모토 CTO는 설명했다.


라이프이즈테크는 현재 Mozer에서 한층 더 진화한 프로그래밍 교육 프로그램, '프로그래밍이라는 마법'을 디즈니와 함께 제작, 출시했다. '프로그래밍이라는 마법'은 알라딘, 인어공주 등 고전 디즈니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겨울왕국', '릴로와 스티치', '주먹왕 랄프' 등 최근에 선보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까지 총출동한 교육 프로그램이자 게임이다.

▲ 디즈니와 협력 하에 제작한 교육 프로그램, '프로그래밍이라는 마법'

이야기는 유저가 우연히 '마도서'를 열게 되면서 시작된다. 온라인과 현실을 이어주는 불가사의한 아이템인 마도서는 유저를 미완성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인도했고, 유저가 그 세계를 프로그래밍으로 완성 시킬 때마다 특별한 보상을 주고 다음 세계로 넘어간다는 것이 '프로그래밍이라는 마법'의 주요 골자다.

이를 통해서 유저들은 게임을 만들면서, 게임을 즐기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하시모토 CTO는 설명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입력하면서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기가 만든 게임을 직접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최종적으로 자신이 만든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이라는 마법'을 기획하면서 가장 중시한 것은 게임 내 캐릭터의 성장이 유저 자신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하나의 월드를 클리어할 때마다, 그 월드에서 집어넣은 교육 내용을 유저가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학습 테마를 선정하고 해당 월드에서 가르칠 기술에 대한 플랜을 짰다.

'프로그래밍이라는 마법'의 학습 주제는 자바스크립트와 HTML, 종속형 시트, 프로세싱/쉐이더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이를 각 월드별로 어떤 걸 가르치고, 어떤 순서로 가르칠지를 구성하는 단계를 거쳤다. 예를 들면 첫 번째 월드인 '라푼젤'에서는 변수와 if문, 배열, for문을 가르친다면 그 다음에 등장하는 '주먹왕 랄프' 월드에서는 스프라이트의 제어, 화면의 레이아웃, 오브젝트 생성, 애니메이션 등을 가르치는 식이다.


각 월드별로 가르칠 테마까지 정해진 뒤에는 콘텐츠 설계와 파이널 코드를 작성하고 분석했으며, 대화와 힌트를 작성하고 해설 슬라이드와 퀴즈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대화는 앞서 Mozer에서 사례를 들었던 것처럼 한 화면에 60자 이상 넘지 않도록 했으며, 하나의 월드 클리어 시간은 100에서 200시간 정도 걸리도록 설계를 했다.

이와 같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하시모토 CTO는 게임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는 많다고 조언했다. 하시모토 CTO가 보는 게임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에 그치지 않고, 그 원리를 얼마든지 다른 곳에 적용할 수 있는 원천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Mozer와 '프로그래밍이라는 마법'이고, SIE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PSVR 캠프' 역시도 게임 개발자들이 만든 것이 다양하게 활용되는 예이기도 하다.

하시모토 CTO는 라이프이즈테크의 전문 분야가 프로그래밍이었던 만큼 현재는 프로그래밍이나 게임 개발에 한정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게임 개발 과정을 응용한 재미난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리고 IT와 게임 개발 교육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해질 것인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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