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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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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블록체인, 정말 게임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원동현 기자 (Wony@inven.co.kr)

오늘날 우리는 블록체인의 홍수를 맞이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블록체인은 이제 전 세계의 모르는 이가 거의 없는 대중적인 개념으로 와닿았다. 4차 산업 혁명, 제4의 물결 등 다양한 별명을 내세우며 일찌감치 존재를 알렸지만 그저 그런 하나의 가십으로 여기고 지나간 이가 태반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블록체인이 그리는 미래는 너무나도 허황되보였다. 모든 이가 주체가 되는 탈중앙 경제 체제라니.

사실 블록체인의 개념 자체는 간단하다. 누구도 위변조할 수 없는 강력한 보안성을 지닌 분산 컴퓨팅 기술을 일컫는다. 얼핏 듣기에 경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이 '투명성'과 '보안성'이 어느 순간 각광을 받았다. 더할 나위 없이 안전할뿐더러 동 네트워크상에서 자유롭게 오가며 거래할 수 있어 남다른 확장성 역시 갖추고 있었다. 블록체인은 그야말로 미래 경제의 근간처럼 보였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이 오늘날 게임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게임 내의 재화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P2P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게임 간 아이템의 자유로운 이동, 토큰을 기반으로 하는 안정성 등 기존 게임과는 사뭇 다른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더 나은 그래픽도, 한차원 높은 게임 디자인도 아니다. 한결같이 거래에 관한 이야기만이 언급된다.

그 속에 숨어있는 저의는 무엇인가? 블록체인은 정말 게임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 블록체인과 토큰, 그리고 게임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블록체인의 개념과 최근 사용되고 있는 토큰의 종류를 살펴보자. 블록체인은 '블록'이라고 불리는 단위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으로 연결, 수많은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중앙 집중형 서버에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직접 거래 내역을 보내주며, 거래 때마다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나 변조를 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특징은 토큰의 종류에 따라 보다 세부적으로 나눠진다. ICO(Initial Coin Offering)에 흔히 쓰이는 ERC-20은 고유값을 지니지 않아 매 토큰이 대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쉽게 말해 누가 어떤 코인을 갖고 있든 가치는 동일하다. 가장 흔하고 편하게 쓰이나 높은 가치를 창출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이와 반대로 ERC-721은 매 토큰이 대체가 불가능하다. 각자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사용자의 추적이 용이하며,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데 용이하다. '크립토키티'가 ERC-721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이러한 토큰의 종류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경제 시스템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앞서 예를 든 '크립토키티'는 ERC-721을 고양이의 유전자에 빗대어 활용했다. ERC-721 특유의 고유성을 유전자로 삼아 외형 등을 구성했고, 이에 따른 교배 시스템까지 만들어 그럴듯한 생태계를 구성했다.

실제로 크립토키티는 출시 이후 1만 달러 이상의 고양이가 100마리 이상 거래됐고, 전체적인 거래 규모가 4천만 달러에 달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몇몇 이용자들은 10만 달러 이상의 고양이를 거래하기도 하는 등 그 잠재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크립토키티의 성공 이후 수많은 블록체인 게임이 시장에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캐릭터, 무기, 의상 등 다양한 오브젝트에 토큰을 적용했다. 토큰의 가치에 따라 캐릭터의 성능과 화려함이 결정되며, 이는 장르를 불문하고 일괄적으로 통용되는 현상이다. 여기에 '교배' 혹은 '합성' 등의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토큰을 창출해내고, 더욱 귀하고 값비싼 '것'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고 플레이 해야 한다. 이러한 플레이 형태는 대다수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에서 보이는 장르적 특성으로 자리잡았다.

단순히 보다 강하고 화려한 가상의 캐릭터나 아이템을 욕심내는 것은 결코 잘못된 행태가 아니다. 성장과 수집이라는 요소는 오늘날 게임의 가장 큰 동력원 중 하나다. 문제는 현실과의 접점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은 주요 오브젝트에 토큰을 적용시킨다. 이는 후에 거래소를 통해 게임 내 토큰을 암호화폐로 바꿀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쉽게 말해 잠재적인 환급성을 지닌다.



■ 재미를 위한 놀이인가? 아니면 투자를 위한 수단인가?


▲ 디센트럴랜드 에스테반 오르다노 CTO가 설명한 '전통적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의 차별점

오늘날 게이머들은 게임의 사행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과거 패키지 게임 위주로 시장이 돌아갈 적에는 볼 수 없었던 각종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비판이 주요하다. 노력으로 얻을 수 없는 보상, 실력을 넘어서는 돈, 게임성보다는 상업성이 위주가 된 온라인/모바일 게임 환경에 대한 탄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주요 게임들은 공식적인 현금화 수단을 제공하지 않기에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제3자를 통한 게임머니 및 아이템의 현금화는 게임사에게 발각될 경우 처벌을 피할 수 없을뿐더러, 그 과정 역시 번거로워 대다수의 유저는 게임 내의 환경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록체인 게임은 이와 정반대의 길을 추구한다. 이들은 애초부터 게임 내 재화의 보안성과 투명성 그리고 거래의 자유로움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P2P 네트워크를 통한 타인과의 자유로운 거래, 토큰의 고유성을 이용한 타 게임 간의 거래 등 이들은 게임을 아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분명 순기능은 있다. 게임 아이템과 결제수단을 하나의 암호화폐 단위로 통합하면 게임 내 아이템의 교환이 가능해져 소위 '고인물 현상'이 완화될 수 있고, 자산 회수 측면에서도 이점을 챙길 수 있다. 아울러 거래 수수료 및 마케팅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고 아이템 거래 추적이 용이해져 경제 밸런싱이 상대적으로 간단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가 게임의 재미와 직결되는지는 의문이 든다. 우선, 거래의 용이함을 게임의 특장점으로 내세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게임의 재미를 쉽게 정의하는 것은 어렵지만, 현 블록체인 게임의 주소는 적어도 오늘날 '좋은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 순수한 창의력, 공감대를 형성하는 내러티브, 그래픽과 사운드를 통해 선사하는 진보된 기술력 등 우리가 '게임'에 원하는 것들과는 다르다. 이는 애초에 성질이 다른 무언가다.

블록체인 게임의 최우선 과제는 재미를 입증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게임장르에 접목됐을 때,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지 게이머에게 명백하게 선보여야 한다. P2P 거래, 아이템의 가치 등은 그 뒷전의 일이다.

가뜩이나 오늘날 게임업계는 흔들리고 있다. 중독 물질로 다뤄지기도 하고, 슬롯 머신과 같은 놀이가 아닌 노름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예술로서의 가능성까지 품었던 게임인데, 슬픈 현실을 맞이했다. 지금이라도 발을 바꿔 나아가야 할 참인데, 블록체인 게임이 잠재적 환급성이라는 시한폭탄을 들고 나왔다. 게임 속에서 토큰을 벌고, 그 토큰을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로 전환한 뒤 현금으로 출금하는 행위. 우리는 이와 비슷한 모습을 이미 10여 년 전에 목격했다. 그때의 악몽은 다시 재현되어서는 안된다.

한편 게임물관리위원회 측은 인벤과의 통화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금융위에 자문을 구하는 등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 암호화폐와 게임의 결합, 법적 문제는 없는가?



암호화폐를 게임에 적용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암호화폐가 법적으로 상당히 애매한 성질을 갖고 있는 탓이다. '상품'으로 봐야 할지, '물건'으로 봐야 할지 명확히 규정된 것이 없어 어떤 법률을 적용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암호화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자본시장통합법’ 등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법 제98조에 따르면,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 하지만, 게임 아이템은 가상공간 내에 존재하기에 '유체물'이 아니며, 관리 가능한 자연물 역시 아니다. 또한, 암호화폐는 '전자지급수단'으로도 인정받지 못한다. 전자금융거래법 제2조 제11호에 따르면 ‘전자지급수단’이라함은 전자자금이체, 직불전자지급수단, 선불전자지급수단, 전자화폐, 신용카드 등을 말한다. 공통적으로 발행인 측정과 가치 고정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암호화폐는 불가능하다.

설령 암호화폐가 게임 내에서 지급이 되더라도, 그 활용 방식에는 여전히 법률적 문제가 남아있다. 게임산업진흥 제 28조 '게임물 관련 사업자는 게임물을 이용하여 도박, 그 밖의 사행 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하도록 내버려 두면 안된다'고 명시되어있다. 즉, 게임 내에 암호화페를 연동해 지급하는 행위 역시 사행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이는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탄생한 엄격한 조항 중 하나다.

아울러 '게임의 결과물로서 지급되는 토큰이 추후 거래소에 상장되어 교환가치가 부여될 경우'는 '경품 등을 제공하여 사행성을 조장한 경우(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3호)'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 법률/특허 전문가와의 일문일답


▲ 한맥국제특허법률사무소 박진호 변리사

Q1. ERC-721 등의 대체불가능 토큰은 대상 오브젝트 혹은 캐릭터의 디자인 역시 고유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매 토큰에 대응하는 오브젝트 혹은 캐릭터의 디자인이 제각각이라는 뜻입니다. 성질값 역시 다를뿐더러, 탈중앙화의 원리에 따라 해당 아이템의 주체는 게임사(발행자)가 아닌 게이머(수급자)로 귀결됩니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디지털 자산의 저작권 개념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을지? 혹은 이와 관련된 특허법 제정 움직임이 별도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하여, 디지털 자산의 저작권 개념이 크게 변동될 가능성은 낮다고 사료됩니다. 해당 블록 값에 대응되는 특정한 대상 오브젝트 혹은 캐릭터 디자인을 크립토키티 개발사가 개발한 것이라면, 이후 게이머가 (해당 게임사가 업로드 한) 고양이 상품을 구입하거나 혹은 구입한 고양이를 이용하여 교배하여 새로운 고양이를 만들어내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특정한 블록 값에 대응되는 대상 오브젝트 또는 캐릭터 디자인은 이미 준비된 것(ready-made)인 것입니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A'는 '털색이 갈색이 나도록 함'
'BB'는 '눈 색깔이 파란색이 나도록 함'
'CC'는 '앉아있는 자세가 되게끔 함'
'DD'는 '네 발로 서 있되, 옆모습을 보이게끔 함'

각각의 블록 값 일부에 위와 같이 대응되는 대상 오브젝트 또는 캐릭터 디자인을 게임사가 개발해두고, 이를 올리면, 구입자가 이를 각각 조합하여 이른바 대체불가능한 토큰을 사용하여 신규한 고양이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AABBCC'로 된 대체불가능한 토큰이 생성되면, '털색이 갈색이고, 눈 색깔이 파란색이며, 앉아있는 고양이'가 되는 것입니다.

▲ 변수 속에서 규칙이 보이는 형태

만약 'AA', 'BB', 'CC', 'DD'에 게임사의 저작권이 인정된다는 전제 하에 게이머가 이를 조합하여 만드는 캐릭터 자체는 (1) 동 블록 값을 조합하여 나올 수 있는 완성된 캐릭터를 게임사에서 이미 만들어둔 것이라면 이는 게임사에게 저작권이 귀속되는 반면, 2) 동 블록 값을 조합하여 나올 수 있는 완성된 캐릭터를 게임사에서 만들어둔 것과 실질적으로 유사성이 없는 독립된 것이라면 이는 게이머에게 저작권이 귀속될 것입니다.

판결 사례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저작권침해금지]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무단히 복제하게 되면 복제권의 침해가 되는 것이고 이 경우 저작물을 원형 그대로 복제하지 아니하고 다소의 수정·증감이나 변경이 가하여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창작성을 더하지 아니한 정도이면 복제로 보아야 할 것이며(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다카12824 판결 참조), 한편 저작권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2차적저작물로 보호받기 위하여는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 대법원 2002. 1. 25. 선고 99도863 판결,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다18736 판결 등 참조), 어떤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다소 이용하였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독립적인 신 저작물이 되었다면, 이는 창작으로서 기존의 저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므로, 복제권 또는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46259 판결,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다18736 판결 등 참조).

이처럼, '크립토키티'와 같은 대체불가능한 토큰인 ERC-721을 사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디지털 자산에 대해서 현행 저작권법으로 어느정도 보호가 가능하므로 변동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사료됩니다.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이 탈중앙화되고 모든 거래내역이 누구에게나 공개되는 바, 저작권 침해 방지 기술에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이를 테면, 원본 유출의 경우 누가 유출했는지, 어떻게 유출되는지를 추적하는 방법).

한편, 특허법상으로도 현재 가상화폐(블록체인)과 관련하여서는 법(法)상 제/개정 등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Q2. 블록체인 플랫폼 상에서는 게임 간 토큰의 이동이 자유롭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 A의 아이템(ERC-721 기반)을 게임B로 옮기게 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가치의 아이템 혹은 별개의 오브젝트로 재성성됩니다. 매 토큰의 가치가 게임이 아닌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일률적으로 변동하기에 가능한 현상인데, 이럴 경우 각 게임별 저작권이 성립 가능할까요?

말씀하신 예를 좀 더 쉽게 들어보면, 'AAAAA'라는 특정한 블록 값을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마린'을 나타내는 값이었으나, 이를 '워크래프트'로 옮길 경우 '헌트리스'로 재생성된다라고 이해됩니다. 이 경우에도 해당 저작권은 게임사에게 있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셀 수 없이 다양한 블록 값에 대하여 하나 하나 개별적인 대상 오브젝트 또는 캐릭터 이미지를 갖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즉, 게임사에서 구현할 수 있는 유닛 수 또는 크립토키티에서와 같이 각 부분별로 조합할 수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제한이 있으면, 다양한 블록 값의 수가 동 유닛 수 또는 조합할 수 있는 한계에 비해 더 많습니다. 이 경우, 어느 하나의 유닛 또는 특정 캐릭터에 대하여 여러 개의 블록 값이 중복되어 지정되어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중복되어 지정되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해당 블록 값 내에 특정한 코드를 인식하여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마린'으로, 워크래프트에서는 '헌트리스'로 재생성되는 것입니다.

위 예를 다시 보면서, 만약 甲이 'AAAAABCDEFGHI'라는 블록 값의 토큰을 갖고 있을시,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는 'BCDEFGHI'는 무시하고, 앞의 'AAAAA'를 통해 "이 블록 값은 '마린'을 구현하는 것이구나"라고 인식하고 '마린'을 구현하게 되고, 워크래프트에서는 'AAAAA'가 '헌트리스'를 구현하는 블록 값으로 인식하게 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특정한 블록 값에, 특정 오브젝트 또는 캐릭터를 대응시키고 그러한 이미지가 뜨게끔 하는 것은 이미 게임사에서 마련한 것이고, 동 오브젝트 또는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은 게임사에 귀속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법무법인 신원 김진욱 변호사

Q1. 최근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활용한 게임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내 모바일 플랫폼에도 몇몇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문제가 없더라도 게임 내 토큰을 거래소에 상장하는 순간 위법행위로 간주되는 걸까요?

아울러 위의 행위가 위법이라면, 저촉되는 법규는 무엇이며 대략적인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되는지, 이에 관한 구체적인 판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게임사가 이용자들에게 온라인 게임을 통해 그 우연적 결과에 따라 교환가치가 부여된 토큰을 지급하는 행위는 게임의 결과에 따라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자, ‘게임머니’를 환전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므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상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하여 게임사에게 형법상 도박장개장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으며, 설령, 위와 같은 게임이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게임사의 행위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2호 내지 제3호를 위반할 소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게임에 대하여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 거부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2항). 실제로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인 ‘픽시코인’을 게임 내 컨텐츠로 추가한 ‘유나의 옷장’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 사후관리심의회에서 등급재분류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게임의 결과로 지급하는 토큰에 우연성의 요소를 없앤 경우라면, 즉, 이용자가 게임을 일정시간 이용한 대가로 금전적 가치가 있는 토큰을 정량제공 하는 경우 등에는 형법상 도박장개장죄 또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2호 내지 제3호를 위반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Q2. 현행법상 개인 이용자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임의 내부 토큰을 통해 현금화할 수 있는 허점이 있는지? 있다면, 보완해야 할 규정은 무엇인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8조는 ‘사업자’에게 사행행위 조장 금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사행행위 금지 의무 등을 부과하고 있지 않습니다.

즉, 게임사와 유저 간 이용약관에 의하여 게임 내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현행법 상 유저가 다른 유저에게 게임 내 아이템을 현금을 받고 매도하더라도 이를 금지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직업적 또는 상습적으로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 등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제7호, 제44조 제1항 제2호).

게임 내부 토큰의 경우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는 등 그 교환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게임 내 아이템과 다를 바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행법상 개인 이용자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임의 내부 토큰을 현금화 하더라도, 이를 업으로 삼거나 상습적으로 환전하지 않는 경우라면, 현행법상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명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온라인 게임 서비스 공급자들은 관행적으로 게임산업진흥법 제28조를 위반하지 않기 위하여(대법원 2012.6.28. 2011두11815) 이용자들간에 게임 아이템에 대한 현금거래를 금지하는 약관을 두고 있으므로, 게임사에 의하여 이용약관에 따른 서비스중단 등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한편, 개인 이용자가 게임 내 아이템을 현금거래하는 경우까지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것으로 보이므로 별도로 보완규정을 마련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Q3. 대다수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토큰 성질값에 의해 캐릭터나 오브젝트의 외형이 고유하게 정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울러 성질값을 무시할 수 없다는 특성 탓에 장르적 제한, 방식의 몰개성화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게임의 저작권과 트레이드 드레스 개념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작권의 대상이 되는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의미합니다(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설령 토큰 성질 값에 의해 캐릭터나 오브젝트의 외형이 고유하게 정해진다고 하더라도 원 캐릭터나 오브젝트에 저작권이 인정된다면 이에 변형ㆍ각색을 가한 캐릭터나 오브젝트는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할 여지도 존재합니다(저작권법 제5조 제1항).

물론, 토큰의 성질 값에 기반한 캐릭터나 오브젝트를 다소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 방식이나 구성에 있어서 원작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신 저작물이 되는 경우 새로운 창작으로서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참조).

한편, 트레이드 드레스는 상품의 외관, 디자인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영업 등 거래에 사용되는 이미지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미국 연방상표법 제43조 (a)에 의하여 인정되는 개념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다목에 의하여 인정될 수 있는 개념입니다.

게임의 장르 및 제공 방식에도 트레이드 드레스 법리가 적용되는지에 관하여는 '펍지 vs 넷이즈' 사건에서와 같이 논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토큰 성질값에 의하여 게임의 요소가 고유하게 정해지더라도 고유한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개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음악가의 경우 한정된 음계를 조합하여 무궁무진한 창작물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악곡과 가사를 결합하여 독창적인 창작물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특히, 울펜슈타인ㆍ둠 시리즈 이후로 FPS 게임이 정립되고, 워크래프트ㆍ스타크래프트를 통해 RTS 장르가 정립되었으며, DOTAㆍLOL 등을 통해 AOS장르가 정형화 된 것과 같이, 현재 게임산업의 경우에도 장르적으로 제한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게임 업계에서는 새로운 요소의 조합, 변형 등을 통해 기존 장르의 한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게임들을 많이 개발하여 왔습니다.

즉, 표준화된 토큰 베이스를 통해 게임을 얼마나 개성있게 표현할 지가 문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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