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의 두 팀 MVP와 bbq 올리버스가 제대로 자존심을 구겼다. 두 팀은 각각 배틀코믹스와 담원 게이밍에 패하면서 패자전으로 내려앉았다. 세트 스코어 0:2 완패, 더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21일 강남 넥슨아레나에서 펼쳐질 2019 LCK 스프링 스플릿 승강전에 모든 게 걸렸다.

두 팀 모두 앞선 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이었다. 결과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지만, MVP는 현재 전력상 카이사를 온전히 키우기 어렵다. 그런데 지난 배틀코믹스전에 여러 조건이 받쳐줘야 하는 카이사를 택했다. 심지어 2세트는 갱플랭크를 더했다. 갱플랭크든 카이사든 무너지는 쪽은 경기를 풀어가기 어렵다.

bbq 올리버스도 마찬가지다. 냉정하게 '고스트' 장용준과 '아리스' 이채환 모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원거리 딜러들이다. 그런데 지난 경기에 '아리스'가 선발로 출전했다. 당시 사용한 조합은 자야-라칸이다. 라인전이 강하면서 호흡이 중요한 조합이다. 경험이 거의 없는 '아리스'의 기용은 도박에 가까웠다.

생존하기 위해서 두 팀 모두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선 MVP는 단점인 기본기를 보완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캐리력을 보유한 곳은 탑과 바텀이다. '애드' 강건모는 위기관리 능력이 가장 큰 약점이다. 단순 1:1 라인전은 준수한 편에 속한다. 결과적으로 '파일럿' 나우형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파일럿'은 MVP가 연패를 거듭할 때도 최소한의 데스를 기록할 정도로 기본기를 갖췄다. 2018 LCK 섬머 스플릿 기준 10세트에서 노데스를 기록했고, 킬 관여율도 원거리 딜러 중에 높은 편이다. 50% 이하의 경기가 10세트(총 34세트)뿐이다. 팀이 9위라는 걸 고려하면 개인 기록은 나쁘지 않다. 다만, 중요 순간에 생존률이 떨어지는데, 이는 팀의 케어와 연결돼 있다. 혹은 성장 격차가 이미 벌어졌기 때문에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았다.

이 때문에 MVP는 조금 더 '파일럿'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루시안이나 비원거리 딜러를 제외하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꽤 많다. 바루스가 주도권을 잡기 가장 수월하며, 애쉬도 조합에 따라 괜찮다. 만약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면 카이사로 라인전을 버티는 것보다 가장 많이 사용한 이즈리얼(14세트)을 고려해봐도 좋다. 무엇이든 '파일럿'이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MVP가 생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상대적으로 라인전이 강한 bbq 올리버스는 팀 화합을 다지는 데 실패했다. 면면을 따지면 10위라는 순위가 의문이다. 그만큼 팀플레이에 많은 약점을 노출했기 때문에 최하위를 기록했다. '고스트'는 스플릿 내내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안정성도 떨어졌다. 그런데 bbq 올리버스는 끝까지 이를 케어하지 못했다. '아리스'가 그 해법이 되기란 더욱 어렵다. 신예가 팀에 녹아들기에는 무척 짧은 시간이었다.

bbq 올리버스가 MVP보다 우위에 있는 곳은 상체다. 큰 사고만 없다면 탑-정글-미드 전부 확실하게 앞설 수 있다. 그런데 상대 전적에서는 MVP한테 크게 밀린다. 세트 기준 6승 20패이며, 이번 스플릿에는 1승 4패다. '아리스'-'보노'-'트릭'-'고스트'를 전부 사용했음에도 1승에 그쳤다.

미드-정글 주도권을 잡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상대 미드 라이너 '이안' 안준형은 매우 기복이 크다. 잘 풀렸을 때 맹활약을 펼치는데, 미드-정글 주도권을 잡으면 '이안'을 저지하면서도 다른 라인에 영향을 끼치기 좋다. 그리고 상대 에이스 '파일럿'을 묶을 수 있다. 아니면 '애드'를 먼저 집중 공략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애드'가 갱킹에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두 팀의 승리 포인트는 다르다. MVP는 바텀 라인을 키우는 게 좋으며, bbq 올리버스는 강점인 상체 라인의 활약을 기대해야 한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만큼, 허를 찌르는 전략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남은 기회는 딱 한 번뿐이다. 양 팀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승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승격강등전 패자전 일정

MVP vs bbq 올리버스 - 오후 5시(강남 넥슨아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