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를 보곤 시큰둥하게 생각했다. 그렇잖은가. 온갖 화려한 게임들이 난무하는 도쿄게임쇼(이하 TGS) 현장이다. 스위치 게임이라지만 2D 도트 그래픽인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는 구식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게임을 하면서 조금씩 사라졌다.

분명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의 그래픽은 빈말로도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그게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는 더더욱 아니었다. 시큰둥하게 생각했던 것과는 별개로 게임의 시스템과 더없이 잘 어울렸다. 어설픈 3D보다 잘 만든 2D가 났다는 걸 다시금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는 얼핏 플랫포머 게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메트로베니아에 가깝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연타와 강력한 한방, 그리고 중거리 공격까지 가능해 팔방미인이랄 수 있는 엠프리스, 강력한 공격력을 지녔으며 바위를 부술 수 있는 워리어, 가장 자유롭고 조작의 난이도가 적은 닌자, 그리고 강력한 마법을 쓰기 위해선 특별한 커맨드가 마녀 4종류로 각자 섞이지 않는 나름의 개성으로 무장한 게 특징이다.


TGS 현장에서는 엠프리스와 닌자를 시연해 볼 수 있었다. 약 5분 정도 길이의 짧은 스테이지로 같은 스테이지였지만 각자의 캐릭터에 따라 다른 방식, 방향으로 진행하며 그 끝에 위치한 보스를 처치하는 식으로 시연은 진행됐다. 엠프리스의 경우 와이어 액션과 유사한 방식을 통해 닫힌 문을 열 수 있었으며, 닌자의 경우 몸을 띄워 바람을 타거나 공중 대쉬를 이용해 함정을 넘어가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렇듯 저마다 다른 개성은 보스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첫 보스인 '에퀴스'의 경우 돌진과 얼음 날리기, 그리고 얼음 소환 패턴을 쓰는데 엠프리스의 경우 점프 범위가 아슬아슬하며 근접 공격을 해야 하기에 에퀴스의 얼음 날리기에 맞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닌자는 대쉬 공격과 더불어 표창 던지기, 이중 점프를 쓸 수 있어서 공격력은 엠프리스보다 약하지만, 더 수월하게 보스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엠프리스와 닌자로 각각 게임을 끝마치자 인티 크리에이츠가 어떤 식으로 게임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저마다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을 통해 똑같은 스테이지임에도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너무 짧은 시연이었고 보스만 상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게임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 레벨이 존재하는 만큼, 레벨업을 비롯한 성장 시스템이 존재할 텐데 그런 부분은 이번 시연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로컬 및 온라인 코옵 플레이를 할 수 없었던 것 역시 아쉬움을 부채질했다. 처음부터 최대 4인까지 로컬, 온라인 코옵 플레이를 의도했던 만큼, 각각의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혼자서는 넘을 수 없는 장애물을 넘거나 강력한 보스를 상대하는 등의 요소들을 보여줬다면 좀 더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가 추구하는 코옵 시스템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는 그 반대다.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기대 이상으로 다가왔다. 비아냥 거리는 게 아니라 정말 그랬다.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 역시 기대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큰 단점으로 여겨지지 않았을 정도다.

다만, 게임을 시연해 본 지금에 와서는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이거, 잘만 만들면 친구들끼리 즐기기에 아주 그만인 게임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된다. 12월 13일 정식 출시하는 '드래곤 마크드 포 데스'다. 과연, 그저 그런 2D 게임으로 남을지 아니면 록맨 제로에 이어 다시 한번 명작의 반열에 들 게임이 될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 다음에는 이렇게 코옵으로 즐겨보고 싶다


9월 20일 개최되는 도쿄게임쇼(TGS2018) 최신 소식은 일본 현지에 나가 있는 TGS 특별 취재팀이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