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IGC 2018 현장에서는 강연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 컨퍼런스답게, 현장에는 게임을 직접 즐겨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지요. 메인강연장인 '국제회의장'이 있는 지하 1층 시연장에서는 여러 게임을 직접 즐겨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신작들도 있습니다.

오늘 말할 게임인 '데드오어얼라이브6(DOA6)'도 그중 하나입니다. 아마 아시는 분도, 모르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모두가 알 정도로 막 아는 타이틀이라고 하기엔 좀 그래요. 영화 시리즈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약간은 비운의 비하인드가 있는 타이틀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한때는 3D 격투게임의 3대천왕으로 불렸던 타이틀입니다. 그리고 4의 경우 WCG 정식 종목에 채택될 정도로 게임성을 인정받은 시리즈기도 했지요. 아쉬운 점은 격투 게임의 방향과는 조금 다른 방향에 너무 편중된 나머지 좋은 점들이 가려졌었다는 겁니다. 무빙 한 번마다 요동치는 특정 부위(...)로 인해 관상용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쌓여 버린 거죠.

이런 네티즌의 인식을 의식해서인지, 개발팀은 6편에서 다시 웰메이드 격투 게임으로의 회귀를 노리고 있다고 천명하며, 2019년 2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중입니다. 아직 출시가 네 달이나 남은 시점이니만큼 미리 해볼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

▲ IGC 2018에서 체험 가능합니다.


⊙ 여전한 비주얼, 제대로 살린 '스테이지 기믹'

잠깐 시간이 비는 동료 기자와 자리를 잡고 패드를 손에 잡았습니다. 첫 인상은 '깔끔'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막 화려한 비주얼은 아니지만, '필요한 만큼'은 확실히 챙겼습니다. 당연한 겁니다. 격투 게임같이 프레임 하나하나가 민감하고, 직관성이 필요한 게임들은 깔끔한 비주얼로 그래픽 연산 장치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 비주얼은 깔끔합니다.

배경과 등장 인물의 비중을 보면 배경에 비해 등장인물이 약간 작은 편입니다. 너무 작지는 않지만, 화면에 캐릭터가 꽉 들어차는 '철권' 시리즈에 비하면 확실히 배경이 더 넓게 보입니다. 달리 말하면, 캐릭터의 움직임만큼 배경의 움직임도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개발진이 강조한 '스테이지 기믹'도 더 잘 살펴볼 수 있지요.

스테이지 기믹은 말 그대로 각 스테이지가 가지는 특성입니다. 전기 펜스가 장착된 링부터, 벽에 부딪히면 뜬금없이 문어한테 한대 더 얻어맞는 스테이지까지 다양한 배경이 존재하지요. 상황에 따라서는 바닥이 깨지거나, 벽이 무너지는 등 제한적이지만 다른 게임들보단 훨씬 풍부한 배경 바리에이션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 '스테이지 기믹'에는 일단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데드오어얼라이브'라는 시리즈의 특징은 아주 잘 살아 있습니다. 펀치를 해도 출렁, 킥을 해도 흔들. 가만 보면 아예 무게추처럼 사용해서 무술을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굉장한 바운스를 보여줍니다. 아마 개발팀에게는 고민의 상징이었을 겁니다. 과도한 섹스어필이라는 의견 때문에 비난 여론이 쌓이긴 했지만, 이 바스트 모핑은 무려 시리즈 1편부터 도입된 시리즈의 정체성이기도 하거든요. 뭐... 어쨌든 아주 잘 살아 있습니다.

▲ 무려 '전통'의 바운스...


⊙ '숙달'은 쉽지만 '승리'는 어렵다

격투 게임에서 게이머가 성장하는데는 어느정도 공식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게임이 거의 그렇지만 격투 게임은 그 구분이 보다 확실하지요. 처음엔 '기술'을 익힙니다. 버튼의 용도부터 기본적인 콤보, 방어법 등 싸움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술들을 머릿속에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심리전'의 단계입니다. 이 때부터는 사실 답이 없습니다. 끝없이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죠.

'기술'의 단계와 '심리전'의 단계에 있는 게이머들의 실력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납니다. 기술을 익히고 있는 게이머가 산전수전 다 겪은 심리전의 고수들을 이기는건 불가능에 가깝죠. 사실 격투 게임이 '고인물' 게임으로 취급당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게임의 기본 디자인 때문이기도 합니다.

DOA6는 시스템을 통해 이와 같이 플레이어가 계급으로 분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한 것이 어느 정도 보입니다. 일단, 기술이 어렵지 않습니다. DOA 시리즈는 공격, 방어, 잡기 버튼이 따로 존재하고, 복잡한 커맨드를 보기 힘듭니다. 몇 판만 해도 해당 캐릭터의 핵심 기술을 파악할 수 있죠. 물론 완전히 마스터하는 것은 조금 다른 레벨이지만요.

▲ 이거 진짜로 게임 중에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숙달된다고, 쉬운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DOA6에는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여러 시스템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게이지를 소모하는 반격기인 '브레이크 홀드'와 일격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브레이크 블로우'를 통해 일발 역전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이게 말이 쉽지 실전에서 되나 싶은데, 써보니까 실제로 되더군요.

정리해보면, DOA6는 자신들이 만든 '섹스어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인정할건 해야지요. 달리 말하면, 그 점이 취향이었던 분들에게 여전히 치명적인 게임입니다. 하지만, 격투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확실히 잡았습니다. 쉬운 콤보 시스템, 그리고 '조작'보다는 '심리'가 우선되는 격투 시스템 덕분에 초보자와 고수를 가릴 것 없이 좋은 게임을 즐길 수 있지요.

글로만 들어서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은 지금 기회를 노리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10월 18일 목요일 오후 5시까지는, IGC 2018 현장에서 DOA6를 직접 시연할 수 있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