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시장이 다가오면서 LCK 10개 팀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다년 계약을 제외한 모든 선수는 오는 19일에 계약이 만료된다. 이 때문에 각 팀은 재계약 준비로 분주한 상황이다. 혹은 주요 전력 이탈에 대비해 영입리스트를 작성, 팀과 팀 간의 트레이드 등 다양한 물밑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미 몇몇 팀은 선수 영입을 확정 짓고 발표만 남겨뒀다. 반대로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한 일부 팀은 대대적인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다. SKT T1, 킹존 드래곤X, kt 롤스터, 아프리카 프릭스까지 전부 선수단에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반면, 한화생명e스포츠, 젠지 e스포츠는 최소한의 변화 속에서 확실한 전력 보강을 노리는 중이다.

담원 게이밍, 그리핀 같은 신흥 강호들 또한 기존 선수단에 새로운 전력을 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선수 등을 취재한 결과 모든 팀에 로스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LCK 역사상 가장 치열한 이적시장을 즐길 수 있다.



■ kt 롤스터, '스맵' 송경호 중심... '스코어' 고동빈의 잔류가 관건

먼저 kt 롤스터는 '스맵' 송경호를 중심으로 2019 스플릿을 준비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머지 인원에 대한 재계약 협상은 늦어지고 있다. 특히, '스코어' 고동빈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입대를 연기하더라도 남은 선수 생활이 1년뿐이다. 곧 28세가 되기 때문에 kt 롤스터에 남아 유종의 미를 거둘지 혹은 새로운 도전을 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텀 듀오의 재계약도 불투명하다. kt 롤스터는 2018 스프링 스플릿 3위, 섬머 스플릿 우승을 달성했다. 게다가 롤드컵에 진출해 8강에 올랐다.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더 좋은 성적을 거뒀으므로 선수단이 요구하는 연봉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사람의 몸값을 전부 맞춰주기 힘들거라고 분석하고 있다.

만약 '데프트' 김혁규와 '마타' 조세형이 이적시장에 나온다면 큰 관심을 받게 된다.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데프트'의 경우 벌써부터 중국과 한국 팀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수준급 원거리 딜러 자원이 부족한 탓에 '데프트' 영입전은 올해 이적시장에서 가장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 SKT T1, 대대적인 리빌딩 예고

팀 창단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낸 SKT T1은 대대적인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두 명의 선수가 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새로운 선수를 물색 중이다. 가장 중요한 정글러 영입은 아직 소식이 없다. 기존 선수단에서 세 명 이상은 SKT T1과 결별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SKT T1에서 계약 기간이 남은 세 명은 '운타라' 박의진-'블랭크' 강선구-'에포트' 이상호(이상 2019년 11월 만료)다.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정글이다. 이 때문에 '클리드' 김태민, '무진' 김무진, '피넛' 한왕호 등 소문이 무성하다. 하지만 킹존 드래곤X는 "'피넛'에 관해 문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바 있다.

감감무소식에 팬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으나, 선수 보강에 대해 19일 이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발 빠르게 움직인 SKT T1의 리빌딩은 희망적인 상황이다. 다만, 아직 기존 선수단 정리가 끝나지 않아 이번 주에 주요 선수들의 거취가 정해질 예정이다.



■ 킹존 드래곤X, 핵심 '비디디' 곽보성 지키기에 사활

킹존 드래곤X의 이적시장 전략은 매우 간단하다. 바로 에이스 '비디디' 곽보성 지키기다. 잔류가 확정적인 멤버는 '커즈' 문우찬 한 명뿐이다. '커즈'는 2019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다. 트레이드가 없다면 내년에도 킹존 드래곤X에서 활동한다.

하지만 팀의 몸집이 커지면서 기존 선수단을 그대로 유지하기 쉽지 않다. 우선 킹존 드래곤X는 '비디디'를 최우선으로 재계약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로써는 다른 포지션에 신경 쓰기 어렵다. 그만큼 '비디디'에 대한 다른 팀들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에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반대로 '피넛'을 비롯해 '프레이' 김종인과 '고릴라' 강범현은 이적할 가능성이 크다. 세 사람 모두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존재감이 떨어졌다. 고액 연봉자 세 명이 모두 떠난다면 킹존 드래곤X는 남은 예산으로 '비디디' 중심의 팀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 팀 색깔 변화 꾀하는 젠지 e스포츠, 확실하게 전력 보강 노린다

젠지 e스포츠는 앞선 세 팀에 비해 잠잠하다. 하지만 확실하게 전력 보강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유력한 포지션은 정글이다. 젠지 역시 선수단 규모가 큰 편에 속하므로 '앰비션' 강찬용과 '하루' 강민승의 재계약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미드 라인은 젠지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롤드컵에서 부진을 겪은 '크라운' 이민호의 재계약 여부가 첫 번째 해결과제다. 만약 '크라운'이 팀을 떠나더라도 '플라이' 송용준 1인 체제로 2019 스플릿을 맞이할지 선택해야 한다.

나머지 포지션의 변화 역시 적다. '큐베' 이성진은 잔류할 가능성이 크며, '룰러' 박재혁도 재계약 협상이 순조롭다. 다만, 젠지 e스포츠는 팀 스타일의 변화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어 기존 선수단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다.



■ 변화 예고 아프리카 프릭스, 팀 철학 지킨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합리적으로 이적 시장을 보낼 생각이다. 내년까지 계약이 남아있는 '기인' 김기인의 이탈 가능성은 적다. 대신 나머지 포지션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일찍부터 10인 체제를 구축한 아프리카 프릭스는 선수 육성을 통해 전력 약화에 대비했다. 하지만 임혜성, 이재민 코치는 여러 팀의 관심을 받고 있어 공백 우려가 있다.

자금력에서 밀리지 않지만, 아프리카 프릭스는 팀 철학을 지킬 계획이다. 거액을 쓰는 분위기에 끌려다니지 않고, 필요한 전력만 충원하겠다는 뜻이다.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선수는 '쿠로' 이서행이다. 팀 내 고액 연봉자이며, 롤드컵에서의 부진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아프리카 프릭스도 '쿠로'가 이탈했을 때 대안이 마땅치 않다. 관계자들은 "아프리카 프릭스 입장에서 당장 '쿠로'만한 기량의 미드 라이너를 구하기 어렵다. 물론 '쿠로' 개인 역시 팀을 떠나기 쉽지 않다. 얼마나 많은 제의를 받을지 모르겠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