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서비스된 이 작품은 당시 다른 어떤 게임도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캐치프레이즈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애들은 가라!". 영상물심의등급위원회에 성인물 등급을 요청하며 던진 과감한 출사표였습니다.

어쨌거나 시도는 성공했고, A3 온라인은 꽤 오랜 기간동안 서비스를 이어왔습니다. 12년 간 이어진 서비스가 종료되고 5년이 지난 지금은 'A3: STILL ALIVE'라는 이름의 모바일 게임으로 다시 찾아왔죠.

'A3: STILL ALIVE'는 예전과 같이 과감한 시도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모바일 액션 MMORPG입니다만, 여기에 장안의 화제라는 '배틀로얄'을 끼얹은 것이죠. 솔직히 시연 전에는 시큰둥했습니다. 개발 시장이 유행에 민감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고,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도 드물지 않게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유행은 마치 양날의 검과 같아서 잘 만들면 메인스트림에 끼는 거지만 섣부른 접근으로 못 만들면 엄청난 경쟁자들에게 치여 망하기 딱 좋습니다.

그렇게 보면 'A3: STILL ALIVE'는 누구보다 유행에 민감한 게임입니다. 모바일 시장의 유행인 액션 MMORPG와 PC, 온라인 게임의 유행인 배틀로얄을 묶어놓은 모양새니까요. 흥미로운 사실은 겉으로 보기엔 그저 짬뽕죽으로 보이는 이 게임을 모바일 분야의 절대 강자인 넷마블이 메인 타이틀중 하나로 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넷마블은 안 뜰 게임은 아예 내놓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니까요.



⊙개발사: 이데아 게임즈 ⊙장르: 배틀로얄 MMORPG ⊙플랫폼: 모바일 ⊙출시: 미정



◆ 기대 이상 이상하게 재밌는 배틀로얄.

액기스만 갑시다. 이 작품이 다른 게임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배틀로얄 모드'에 집중해 보죠. 일단 최대 30인의 게이머가 철저하게 공평한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A3: STILL ALIVE'에는 광전사, 수호기사, 법사, 암살자, 궁수의 다섯 직업이 있지만, 배틀로얄 모드에서는 이 직업이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캐릭터의 외형에만 영향을 줄 뿐, 게임 시작 전 게이머가 어떤 무기를 고르냐가 진짜로 중요하지요.

▲ 배틀로얄에서 직업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 무기들은 각각 일곱가지 스킬을 가지고 있고, 레벨업에 따라 새 스킬을 배우거나 기존 스킬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스킬을 네가지 배우게 되면 그때부터는 새로운 스킬을 배우는 것이 막힙니다. 선택한 네가지 스킬로만 전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죠. 무기는 광전사의 상징같은 양날 도끼부터 마법 지팡이, 대낫이나 활까지 다양합니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직업은 영향이 없습니다. 배틀로얄 모드에서는 양손 도끼를 휘두르는 마법사나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는 광전사를 숱하게 볼수 있습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간단한 몹들을 사냥하며 아이템과 경험치를 얻고, 맵의 중심으로 나아갑니다. 맵은 총 네 가지 섹터로 구분되어 시간이 지날때마다 외부 섹터가 하나씩 폐쇄되는 구조를 띄고 있지요. 중간에 만나는 다른 플레이어는 싸울 수도, 피할수도 있습니다. 본인의 선택일 뿐이죠. 다만 레벨이 밀리는 순간 승률도 내려가기 때문에 게임 내내 쉴 시간따윈 없습니다. 1초도 허비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몬스터를 잡고, 많은 아이템을 모아야 하죠.

▲ 빠른 성장과 파밍만이 답입니다.

소비용품은 두 가지만 휴대할수 있는데, 전투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모든 디버프를 없애는 주문서부터 전투 이탈이 가능한 투명 망토, 냉기 폭탄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소비 아이템이 있고, 실질적으로 싸움은 이 소비 아이템을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갈립니다. 'A3: STILL ALIVE'의 전투는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마이크로 컨트롤보다는 상황 판단력에 더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4섹터까지 이르면 이제 게이머들은 피할수 없는 싸움을 시작합니다. 워낙 좁아서 안싸우고 숨을 수가 없어요. 죽던 살던 싸워야 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두어판 배틀로얄 모드를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은 이게 생각 이상으로 '굉장히 재미있다'는 점입니다. 'A3: STILL ALIVE'는 요즘의 모바일 게임과 사뭇 다르게 이펙트도 굉장히 정제되어 있고, 화려한 느낌도 덜합니다만, 그만큼의 직관성과 공평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느낌을 글로 옮기기는 꽤 까다롭지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게임을 꽤 오래 하신 분이라면 과거 인기를 끌었던 웨스트우드의 '녹스' 멀티플레이를 생각하시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 전투 템포도 나쁘지 않습니다.


◆ 의외의 기대주, 현장 반응이 기대된다.

정리하자면 'A3: STILL ALIVE'는 놀라운 게임입니다. 기대주가 넘쳐나고 대형 IP 게임들이 범람하는 와중에 확실한 인상을 심는데 성공했거든요. 지스타 현장을 방문했지만 시간이 없어 모든 게임을 플레이하기 힘들다면 꼭 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모바일 특유의 손 피로는 어쩔수 없기 때문에 두 게임 이상 플레이하면 손이 아프긴 합니다.

▲ 모바일 치고는 합격점인 조작감

이쯤에서 의문인건 굳이 A3라는 IP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것입니다. A3가 12년이나 서비스된 장수 온라인 게임인건 사실이지만, 대형 IP라고 부르기엔 미묘하거든요. 게다가 시연 버전에서 딱히 A3라는 느낌을 받을수 있는 구석도 찾기 힘들었습니다. A3는 2002년에 걸맞는 정통 판타지 게임이었지 엄청나게 특색있는 세계관을 가진 게임은 아니었거든요.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순수히 궁금해서입니다. 'A3: STILL ALIVE'는 비록 그래픽이나 디테일이 뛰어난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으로서의 틀을 잘 갖추고 재미요소도 확실한 게임입니다. 굳이 IP에 기대지 않아도 모습을 보여줄수 있는 게임이라는 뜻이죠. 달리 말하면, 'A3로 뭘 만든 걸까?'라는 궁금증이 '굳이 A3가 필요했을까?'라는 의문으로 바뀔 정도로 좋은 게임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조금은 궁금합니다. 제가 느낀 이 재미를 여러분도 느낄수 있을지 궁금하거든요. 부담없지만 재미있고, 슈팅이 버겁지만 배틀로얄은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A3: STILL ALIVE'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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