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A 그렉 블랙 선임 전투 디자이너

1995년 출시된 이후,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는 RTS 장르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시리즈다. 보병-전차-대전차 유닛 간의 뚜렷한 상성관계, 전략 무기와 스킬을 활용한 다채로운 전술은 이후 다른 RTS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대체역사와 SF를 섞은 매력적인 세계관은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EA는 지난 6월 10일, '커맨드 앤 컨커' IP를 활용한 모바일 전략 게임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을 공개했으며, 7월 브라질을 시작으로 8월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 소프트런칭을 진행했다. 공개한 자리에서 EA 측은 자원 채취와 건물 건설, 전략적 유닛 생산 등 원작 RTS의 요소를 모바일로 담아냈으며, 유닛 카드 수집을 통해 실시간 전략 전투의 긴장감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여러 명작 IP들이 모바일로 재해석되고 있는 가운데, '커맨드 앤 컨커'는 어떤 식으로 모바일로 재해석했을까? EA의 그렉 블랙 선임 전투 디자이너는 이번 지스타 2018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강연을 통해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의 개발 과정, 그리고 원작을 모바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했다.

▲ 강연 시작 전에 그렉 블랙 디자이너가 던진 화두: 왜 RTS를 모바일로 만들고자 했나?

본격적인 강연 시작에 앞서서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왜 RTS인가? 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 질문에 대해서 한국 유저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반문했다. 여러 전략을 활용해서 상대를 압도하고 이기는 재미, 그것이 RTS가 주는 재미라는 것이다.

그런 RTS 본연의 재미를 충분히 살리는 게임이 없다고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진단했으며, 모바일로 RTS를 만들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모바일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그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으며, 전략 게임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간 플랫폼의 한계 때문에 RTS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고 봤으며, 이제 그 한계를 넘어서 전략 게임의 요소를 뽑아내고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생각하는 모바일 RTS의 방향은 PC RTS의 깊이와 스킬 활용을 포기하지 않고, 진짜 전략 게임을 한다고 유저가 인식하도록 하는 방향이었다. 그러면서도 모바일 게임 특유의 느낌을 살리는 방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모바일 게임의 스타일을 우선적으로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의 플레이타임은 2분에서 5분 정도로 보고 있다. 그는 이 관점을 존중하면서도, 좀 더 폭넓고 다양하게 유저가 매칭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하고자 노력했다. 우선 게임플레이의 골자를 확정하는 것에 힘을 기울였다. RTS의 기본인 기지 구축, 병력 양산, 상대 파괴라는 측면을 좀 더 강조하는 것이다.

▲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C&C 라이벌을 만들기 전 모바일 게임에 대해 분석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중간과정에 대한 성찰이 필요했다. 즉 동시다발적인 병력 관리, 효율적인 전략에 대한 결정, 호적수와 박빙의 매칭 등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PC RTS의 요소들을 모바일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이 있었고,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이를 차근차근히 풀어나갔다.

먼저 모바일 RTS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카메라와 컨트롤의 문제였다. 그가 블리자드에서 일했을 때, RTS도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었다. 그렇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할까? 이 부분은 문제였다. PC RTS와 비슷하게 만든 프로토타입에서는 유닛을 그룹짓거나, 한꺼번에 지정할 때 한 점에 너무 뭉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러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그는 대안을 찾아야 했다. 유닛이 원하는 곳에 가도록 하면서, 픽셀 단위로 나뉘는 정확성을 요구하지 않고 한 뭉텅이로 몰려서 상대가 특정 유닛을 클릭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 없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유저가 좀 더 명확히 이해하도록 게임을 만들어가야 했다.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방식은 그리드, 즉 격자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단순히 격자를 사각형으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기존 전략 게임에서 취한 육각혀 셀 방식으로 도입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픽셀 단위가 아닌 셀 단위로 클릭, 지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더 심플하면서도, 어느 정도 전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나 오버래핑되거나 군집화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었고, 카메라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됐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이었다.

▲ 초안에는 PC RTS처럼 픽셀 단위의 컨트롤을 내세웠지만

▲ 이후 격자를 도입했다. 최종안은 6각형의 셀식 격자로 정해졌다

아울러 기존에 있던 요소였던 만큼, 모바일 게임 유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직관성도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모바일의 작은 인터페이스에서도 어느 정도 컨트롤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 다음으로 그가 본 부분은 RTS 장르의 기본 목표였다. RTS는 우선 상대방의 기지를 부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르다. 그렇지만 기존의 PC RTS 빌드 중에는 선 디펜스-확장-후반을 도모하는 장기전 빌드들이 존재한다. 이런 방식은 모바일 게임과는 맞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의 평균 플레이타임은 5분 가량인데, 그렇게 방어지향적인 플레이를 해서 10분 이상 넘어가는 게임을 하면 유저가 자연히 지치기 때문이었다.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프로토타입에서는 맵의 특정 지점을 점령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그 방식은 장기전을 줄이는 데에는 일부 효과가 있었지만, 전략 게임으로서는 추상적인 목표였다. 기지를 부수는 것이 아니라, 기지와 별개의 장소를 점령한다는 것이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지와의 연관성을 더하기 위해서 포인트에 '미사일'이라는 요소를 도입했다.

▲ 게임 승패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미사일 발사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미사일 발사대는 게임 승패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 그곳을 점령하면 미사일을 장전, 발사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통제권을 가진 유저가 게임을 끝내는 방식으로 설계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이른바 '존버', 즉 수비적인 전략으로 일관하다가 막판에 몰아쳐서 초장기전, 지연전으로 몰고 가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전략 게임의 플레이타임을 줄인다고 해도, 기존의 전략 게임의 플레이타임에서 더 줄이는 방안을 따로 고안을 할 필요가 있었다. PC RTS의 평균 플레이타임은 15분 이상인데, 이를 5분까지 줄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사일이라는 장치를 고안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했다. 그래서 미사일 장전 시간을 줄였지만, 그것만으로는 전략적인 맛이 살아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유리한 사람이 계속해서 유리해지는, 이른바 스노우볼링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미사일 컴백 메카닉'이라는 요소를 접목시켰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자면, 최종적으로 미사일이 발사되기 직전에 포대를 컨트롤한 사람이 미사일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3개의 컨트롤 존에서 최소 2개 이상 장악을 해야 미사일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만, 이 '미사일 컴백 메카닉'에서는 두 개가 중립화되고 하나만 장악해도 그 플레이어가 미사일 발사 권한을 갖는다. 이런 요소를 도입하면서 이기지 못할 것 같은 게임도 최후의 한 순간에 전력을 투입해서 무력화하고, 나머지 한 곳을 장악해서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 막판에 하나라도 확보하면, 승리할 여지가 있다

여기에 기존의 쿨다운 개념을 색다르게 해석하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기존 RTS에서는 유닛 생산 시간, 즉 쿨다운이 일정했다면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서는 기존에 생산된 유닛이 많을수록, 새로 유닛을 생산하는데 시간을 추가적으로 소모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서 열세인 유저가 좀 더 빨리 유닛을 모으고, 우세인 유저와 좀 더 비등하게 싸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한편으로 우위를 점한 유저가 이를 유지하지 못하게만 강제하는 것은 RTS가 지향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우세한 유저가 여러 가지 기존의 요소를 활용해서 유리함을 계속 이끌고 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고려했다. 일반적인 RTS에서는 유닛의 상성 관계, 테크트리의 진행으로 이 부분을 커버하는데, 이 부분은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서도 동일하다. 특히나 유닛의 스페셜 어빌리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유저가 전략적인 우위를 가져갈 수 있도록 사전에 설계를 했다.

여타 PC RTS와 달리, 모바일로 구현한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서는 공격, 이동 외에 다른 컨트롤 버튼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스킬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패시브화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면 저거넛처럼 땅속을 파고 든 다음, 그 자리에서 고정해서 강력한 화력을 퍼붓거나 맘모스 탱크처럼 보병을 짓밟고 갈 수 있다거나, 그런 특색을 각각 유닛에 사전에 부여하는 식이다.

여기에 육각셀이 더해지면서 책략의 깊이를 더했다. 단순히 육각셀은 어떤 한 지점을 나타내는 좌표일 뿐만 아니라, 어느 한 유닛이 미리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정보도 내포하고 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한 셀 안에 두 유닛이 존재할 수 없다. 이 룰을 잘 이해하면 앞서 언급한 미사일 포대 통제권 쟁탈전도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상대방이 점령하지 못하도록 이른바 '와리가리'로 진로를 방해하고, 그 사이에 한 유닛으로 한 지역만 점령하면 미사일 포대를 점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이크로 컨트롤의 예제가,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을 즐길 유저들이 앞으로 선보일 컨트롤의 일부라고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설명했다.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전략성을 살리기 위한 또 다른 요소로 다양한 맵의 레이아웃을 손꼽았다. 그간 전략 게임의 베이스는, 배경은 조금 다를지라도 레이아웃 구성은 동일했다. 세로형이면 세로형, 레인 수면 레인 수, 그것들이 큰 틀 안에서 동일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서는 다양한 레이아웃을 적용하면서, 맵마다 다른 전략을 짜도록 했다. 맵 레이아웃을 보면 오픈필드가 많은 곳도 있고, 돌이나 절벽 등 장애물이 곳곳에 있는 맵도 있다. 이런 요소들에 따라서 유닛의 이동 경로나 전장의 양상이 달라지는 만큼, 더 다양한 전략적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다양한 맵 레이아웃으로 전략적 다양성을 높였다

전략적 다양성을 높이는 또 다른 요소는 '경제' 분야다. 이는 자원과 유닛의 효율적인 관리로 귀결되는데, 이 부분이 RTS의 주요 요소이자, 플레이어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기본적으로 C&C의 룰을 따른다. 즉 하베스터가 맵 곳곳에 있는 타이베리움을 캔다는 C&C의 원칙이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것이다.

하베스터를 많이 보유할수록 더 많은 자원을 캔다는 원칙 역시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많은 자원을 캐서 후반을 도모하는 양상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베스터의 생산가를 비싸게 책정했다. 그래서 하베스터를 많이 뽑을 때 더 높은 리스크를 짊어지도록 했으며, 하베스터의 비율과 전투 유닛의 비율에 대해서 유저가 좀 더 고민하도록 했다.


다만 기존 C&C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하베스터가 없어도 일정 수준의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유저가 활용해서 하베스터 없이 보병 유닛으로 초반 러시를 갈 것이냐, 아니면 하베스터를 확보하고 테크트리를 올릴 것이냐 선택하도록 했다. 혹은 보병 유닛을 빠르게 모아 적 하베스터를 공격해서 자원 채취를 방해하고, 스노우볼링을 굴릴 수 있도록 했다.

테스트 결과 이런 스노우볼링이 너무 심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이후 하베스터가 파괴되면 무료로 새 하베스터를 1기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하베스터를 뽑고, 다시 자원을 캐는 동안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순전히 이익만은 아니었으며, 적 하베스터를 공격해서 파괴할 때마다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서 밸런스를 맞춰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공방의 요소야말로 RTS의 근본적인 재미이며, 유저가 이 부분을 체감할 수 있도록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을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C&C는 GDI와 NOD의 플레이스타일이 다른데, 이 부분은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서도 동일하다. GDI는 느리면서 중장갑을 착용한 강력한 유닛들, 그리고 전통적인 스타일의 유닛이라면 NOD는 경장갑에 빠르고, 치고 빠지기에 능통한 근미래적인 유닛들이다. 각 세력 간의 스타일의 차이는 PC RTS에서는 다양하게 연구와 분석이 진행되고, 적용된 부분이지만 그간 모바일에서는 미흡했다고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지적했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좀 더 단순하고, 쉬워야만 유저가 좀 더 접근하기 때문이었다.

▲ GDI, NOD 각 세력마다 특색을 강조해서 전략적 다양성을 확보했다

그래서 그렉 블랙 디자이너가 취한 방식은, 기본 테크트리 구조는 단순하게 통일하는 것이었다. 예전 C&C의 테크트리를 모바일에 고스란히 적용하면 신규 유저, 혹은 모바일 유저들이 혼란스러워할 여지가 있었다. 그래서 4단계로 단순화했다. 베이스 빌딩을 두고 배럭, 군수공장, 헬리포트, 최첨단 유닛을 뽑는 연구소 네 가지의 추가 테크트리로 획일화한 것이다. 이는 GDI, NOD 공통으로 적용되는 만큼 GDI 유저나 NOD 유저나 각 세력을 바꿔서 플레이해도 적응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도록 했다.

여기에 게임플레이 과정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여섯 개의 유닛을 미리 선정할 수 있는 덱 빌딩 시스템을 도입, 좀 더 간략하게 유닛을 생산하고 조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각각 독특한 능력치를 가진 사령관을 선택 가능하도록 해서, 사령관에 능력에 따라 유저가 전략적인 변수를 창출하도록 했다.

이런 부분뿐만 아니라,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RTS의 전투에 대해서 한층 더 고민을 했다고 고백했다. RTS의 전투를 잘 살펴보면 초반부터 총력전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단계적'이다. 즉 초반에는 저렴한 유닛들의 자잘한 싸움으로 이어지다가, 후반에는 총력전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이런 흐름이 모바일에도 일어나도록, 특히 모바일 환경인 만큼 이런 페이즈 전환이 5분 내로 일어나도록 설계해야했다고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밝혔다.

▲ 시간이 지나면 쿨타임이 점차 줄어들도록 설계했다

이 부분에 대한 그렉 블랙 디자이너의 해답은, 기존의 쿨다운 시스템을 시간이 지나면서 줄여버리는 일이었다. 쉽게 풀자면, 게임 초반에 유닛을 다량 생산했을 때 쿨타임이 후반부에 유닛을 다량 생산했을 때 쿨타임보다 길다는 점이다. 게임 시작 후 1분이 지나면 추가 유닛을 더 많이 생산해도 그보다 30%가량 빠른 시간 내에 유닛들을 추가할 수 있는 만큼, 유저가 더 쉽게 총력전에 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차별적인 요소들을 도입하면서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서는 초반부에는 자잘한 견제만 이어지다가, 후반부에는 유저의 치열한 총력전과 컨트롤 싸움이 이어지도록 유도했다고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설명했다. 지난 6월에 공개했을 때, 팬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호응하면서도 개선점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피드백하고 있으며, 유저들이 공정하고 좀 더 재미있는 전투에 임할 수 있도록 여러 모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필 기능으로 친구나 플레이어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거나, 혹은 자신보다 수준이 높은 상대와 싸울 때 져도 랭크가 안 떨어지고, 이기면 보상이 두 배가 되는 챌린지 배틀을 도입한 것이 그 사례다.

그렉 블랙 디자이너는 마지막으로 e스포츠의 본산지가 한국인 만큼, EA의 경쟁 게임 중 하나로 자리잡을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모바일 환경에 맞춰서 RTS를 새로 정립한 만큼, 경쟁적인 게임을 좋아하는 한국팬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 질의응답


Q. C&C 세 번째 세력으로 에일리언이 자주 언급되는데,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서 적용될 여지가 있나 궁금하다

그렉 블랙: 제 3의 세력을 넣을 생각은 없다. 최대한 GDI, NOD의 양대 구도를 심화해서 유지할 생각이다.


Q. 유닛의 디자인은 극히 현대적인데, 건물은 미래적이다. 이런 불일치함은 의도적을 유도한 것인가? 그리고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이 C&C의 어느 지점의 이야기를 다룬 것인지도 묻고 싶다

그렉 블랙: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이 C&C 세계관의 어느 지점인지 구체적으로 정한 바는 없다. 그저 우리가 생각하는 RTS의 모든 요소, 최고의 요소들을 C&C로부터 추출해서, 이를 구현하고자 한 것이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이라고 하겠다. 미래적이고, 현대적이라는 이런 구분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그냥 여러 가지를 갖고 와서, 최선을 만들어냈다고 봐줬으면 한다.


Q. 유저에게 어떤 목표를 설정해서 계속 전투를 벌이도록 동기부여를 한다고 언급했었다. 그 오브젝트가 미사일 외에도 다른 것들을 생각하고 있나 묻고 싶다

그렉 블랙: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저가 유닛을 모아서 적진을 바로 박살낼 수도 있다. 그 비율을 100 중에서 10~15 정도로 보고 있긴 하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숙달된 스킬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까지는 미사일 외 다른 오브젝트를 추가할 계획은 없다.


Q. 유닛에게 패시브 형식으로 특수 능력을 부여한 것은 모바일 환경을 고려해서 적용한 것인가?

그렉 블랙: 유닛의 비주얼, 플레이 디자인을 할 때 어떤 것이 모바일로 구현하기 좋은지, 또 단순하고 명확하고 어느 누구나 해석하기 쉬운지 고려하면서 작업했다. 스페셜 어빌리티는 유닛의 특수 능력이면서, 어찌 보면 한계점이다. 이를 유저가 파악하면서, 극복해나가고 전략을 짜도록 했다.


Q 모바일 게임의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할 때도 있고, 때로는 접속이 끊기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이 있나?

그렉 블랙: 지금까지 테스트한 바를 보면, 네트워크 환경이 느려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다만 누가 네트워크 오류로 나가졌을 때, 이를 탐지하고 보상할 방안은 아직까지는 없다.


Q AI에 대해서 크게 언급이 없는데,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기능을 활용하고 있나 묻고 싶다

그렉 블랙: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한다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유닛 차원에서 어떻게 자체적으로 행동할까 설정하는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싱글플레이에서 적수로 만났을 때, AI가 어떤 식으로 유닛을 뽑고 테크를 올리나 하는 문제다.

후자의 경우는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에서는 튜토리얼 부분에서만 적용됐다. PVP 위주로 게임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전자를 보자면, 유닛이 최대한 예측 가능하게 움직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AI의 개입을 최소화했다. 즉 유저의 명령에 AI가 간섭하지 않고 바로 따르도록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똑똑한 AI가 무언가를 다 하는 건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PVP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서 이런 방안을 채택했다.


Q. 발표 중에 타 RTS 게임을 많이 예시로 들었는데, 다른 RTS 게임의 영향을 받은 건가? 또 그 중에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게임이 있다면?

그렉 블랙: 2001년부터 여러 RTS를 만들었고, 또 블리자드에서 작업한 적도 있다. 여기에 난 C&C 시리즈도 좋아하고, 그 외 다른 RTS도 좋아한다. 문명 같은 시뮬레이션도 좋아하고, 고전적인 게임들도 좋아한다. 그 모든 것에서 영향을 받았고, 내 나름대로 해석했다고 하겠다.


Q. 일부 C&C 팬들은 모바일로 신작을 만든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표하기도 했다. 기존 C&C 팬들이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을 다시 보도록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그렉 블랙: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은 기존 C&C 시리즈의 생동감을 담아내고, 그 느낌을 담고자 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라는 한계 속에서 이를 구현하고자 노력 중이다. 사실 그 분들에게 감히 한 말씀드리자면, 일단 한 번 플레이해보셨으면 한다. 사실 무료인 만큼, 언제고 플레이가 가능하지 않나. 실제로 강연 전에도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화를 낸 분을 만났다. 그래서 그 분에게도 '출시되면 한 번 해봐달라'고 했다. 일단 한 번 해보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Q. 기존 RTS 게임과 다르게 덱빌딩 시스템을 활용하는데, 덱 차이로 인해서 게임 시작부터 승패가 갈리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그렉 블랙: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렇지만 여섯 개 유닛을 고르는데, 그 유닛 타입이 세 개밖에 없지 않나. 물론 덱을 잘못 가져오면 아무 것도 못하고 지겠지만, 그 확률이 높지 않다고 본다. 또 유닛 타입 수나, 유닛 종류가 적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대처할 수 있는 유닛 하나 정도는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막판에 미사일 포대 점령으로 역전하는 등, 다양한 전략이 있다. 이를 충분히 활용하면 언제든 역전이 가능하다. 이 부분을 앞으로 출시되고, 플레이하면서 느끼게 될 것이라고 본다.


11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