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대만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생각하는 '글로벌 진출'이라는 키워드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금일(15일) 지스타 현장에 마련된 구글 부스에서는 한국과 대만의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 측 패널로는 지난 6월 진행된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세 명의 개발자가 자리했다.

국내에서는 MazM 시리즈를 만든 자라나는 씨앗의 김효택 대표, 트릭 아트 던전으로 이름을 알린 '한상빈 대표', 코스믹 워즈를 개발한 코스믹 아울의 '백상진 대표가 참석하여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했다. 대만 측 패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리듬게임 '라노타'를 만든 녹시 게임즈의 줄리아 윤(Julia Yun) 공동 창업자와 독특한 게임을 선보이는 포디자이어의 타코 첸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Q. 어렵게 다섯 분을 모셨는데, 네 분이 인디 개발자다. 그렇기에 의미 있는 행사가 아닐까. 글로벌 성과에 대해서 묻고 싶다.

타코 첸 =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것은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지화는 물론이고, 콘텐츠도 중요하다. 포디자이어는 일본에서건 대만에서건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면서도, 각자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한국은 한국, 홍콩은 홍콩의 문화적 콘텐츠를 게임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지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지의 문화와 결합하는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효택 =MazM은 고전 명작 소설을 게임화한 작품이다. 이런 작품들은 잘 알려져 있어, 글로벌화 하는데 유리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7월 글로벌 출시를 했고, 3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많은 해외 분들이 좋아해 줘서 기뻤다. 이후 유럽 쪽에서도 번역 요청이 들어왔다. 그래서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유럽 5개 국어를 추가로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글로벌 출시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Q. 글로벌 100만 다운로드는 놀라운 성과인 것 같다. 인디 개발사로서 핵심적으로 성공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면?

김효택 = 게임에는 다양한 장르와 플레이 방식, 혁신적인 방식이 들어간다. 내가 만드는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이 글로벌에 있다는 것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와 같은 방법적인 면도 중요한 것 중 하나다. 나라마다 이용하는 SNS도 다르지 않나. 트위터나 채널 등을 현지화와 관련해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Q.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기회와 도전은 어떤 것들이었나.

줄리아 윤 = 라노타를 개발한 지 약 3년 정도 됐다. 그간 대만에서 여러 행사에 참여한 바 있다. 많은 행사에 참여하며 동종 업계 종사자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효과적인 소통이 좋았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유저에게 좋은 체험을 선사할 수 있다면, 생존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만 시장은 다양한 게임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주의력이 분산되곤 한다. 그래서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크다. 다양한 시장과 만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본다.

▲ 타코 첸 프로듀서 (좌측), 줄리아 윤 녹시 게임즈 공동창립자 (우측)

한상빈 = 인디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좋은 인식이 있는데, 이게 기회였다고 본다. 단점은 아무래도 혼자 만들 수 있는데 한계가 있어, 한계를 느꼈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팀원을 모아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백상진 = 적은 인원으로 많은 양의 작업을 하는 것이 어려웠고, 이런 작업들이 새로운 것이 많아 하나하나 배워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다. 회사도 대구에 있어서 팀 빌딩에 어려움도 있었다.


Q. 다른 시장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개발자에게 조언을 하자면?

타코 첸 = 우리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다. 이런 게임을 만들 때는 기존 제품을 카피하는 것보다, 특장점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을 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유저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다. 기존에는 느끼지 못한 감각을 원한다. 새로운 디바이스도 나오고 있으므로, 기능을 테스트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게임의 수요가 다양해졌다. 그러므로 인디 게임사의 장점인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을 활용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Q. 자라나는 씨앗에 질문이 있다.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변화가 없었나

김효택 = 처음에 만들 때는 다섯 명으로 시작했다. 그 사이에 변화가 있었던 것은 한 명의 아티스트를 추가한 것이다. 글로벌 출시를 하게 되면서 다른 니즈에 대응을 해야 하므로, 기획 역할을 하던 인력을 유저를 대응하고 고민하는 역할로 변경했다. 기획에서 사업의 영역으로 바뀐 셈이다. 글로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유저의 니즈를 파악하고 현지화를 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디 게임이다 보니, 대기업처럼 하면 어려움이 있는 일들이 많긴 하다.

▲ 좌측 두 번째부터, 김효택 대표, 한상빈 대표, 백상진 대표


Q. 대만은 국가 차원에서 인디 게임에 제공되는 지원책이 있나. 그리고 이런 지원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타코 첸 = 대만 정부에서는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문화 관련된 부문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소규모 인디 게임사가 받을 수 있는 보조금 등 정책적인 지원도 이루어진다. 페이퍼 워크를 해야 나오는 지원, 금융 쪽에서 이루어진 지원 등이 있다.

하지만 보다 효과적인 것은 개발자들 간의 모임, 포럼 등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소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커뮤니티들이 대만 인디 개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책적인 지원도 물론 중요한 것이지만, 이런 커뮤니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보다는 시간이나 인력적인 부분이다. 개발사들이 교류하며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대만 시장은 중국 자본 유입이 많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이 종속되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타코 첸 = 중국 투자 같은 경우는 대만에서만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퍼블리셔가 중국 자본에 노출되어 있지 않나. 하지만 이게 일종의 비즈니스 트렌드가 아닐까. 한편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개발자로서는 대만 개발자들이 경쟁력이 있고 뛰어난 게임들로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 면에서 대만에서 개발자들을 일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더 좋은 인재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대만은 이런 면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 문화를 흡수하는 것을 통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Q.포디자이어에 질문한다. 게임을 통해서 생활 중에 있는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 어떤 이념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궁금하다.

타코 첸 = 생활과 밀접한 게임을 만들었고,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많은 게임을 출시했다. 이 중 미국에서 다운로드 받는 비율이 40% 정도 된다. 우리의 이념은 간단하다. 첫 작품에서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게임을 출시했는데, 이는 물을 마시는 것을 리마인드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게임을 통해 이러한 관심과 행동들에 모티베이션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개발했다. 사람들은 도중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으면 하던 행동을 멈춘다. 이를 게임으로 방지하고, 목적을 주고, 습관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와 같은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Q. 라노타는. 처음에 플레이 시스템을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구상한 것인지 궁금하다.

줄리아 윤 = 우리의 설립 이후 최초의 목적은 음악 게임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만족스러운 리듬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이런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플레이 방법을 구상하고 어드벤처의 스토리를 담고자 했다. 이런 전략적인 요소를 생각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있었다.


Q. 글로벌 진출은 개발 과정에서 생각을 한 것인가. 아니면 게임이 흥행하여 진출한 것인가. 각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줄리아 윤 = 우리는 음악 게임 유저로서 처음부터 음악 게임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과 한국 시장에 많은 유저들이 있다고 생각했고, 처음에는 동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언젠가는 글로벌 시장에 가겠다는 생각으로 언어 지원 부분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타코 첸 = 우리는 처음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그리고 영어와 중문 번체, 간체,등 다섯 가지 언어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만, 언어보다는 문화가 더 중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게임의 콘텐츠가 현지 문화와 맞는지. 이게 고려할 문제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테크니컬한 부분들은 테스트를 통해 현지화를 진행했다 개발자가 계속해서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김효택 - 고전 명작을 만들고자 한 결정한 순간,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작품을 하자고자 했다 .그래서 결정한 기준이 있다. 소설도 유명해야 하지만, 그 작품이 영화나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란 기준이다. 유명한 작품을 해야 접근성을 해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문화적인 부분은 중요하다고 본다. 한 경험을 예로 들자면, 게임 내에 십자가가 벽난로 위에 배치되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유럽 쪽 유저들이 "십자가는 벽난로 위에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이를 수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문화적으로 알 수 없는 부분은 중요하다. 그리고 미리 알지 못해도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상빈 = 처음에는 내가 재밌을 것 같은 게임을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이 데모 버전을 만들어 해외에서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다. 거기서 자신감을 얻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게 됐다. 이후 데모 버전의 그래픽이나 스토리를 다듬어 나가게 되면서 현재까지 이르렀다.

백상진 = 모든 게임 개발자 분들이 이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하지 않을까 싶다. 버튼 몇 번만 누르면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올릴 수 있는데 포기하는 것은 낭비가 아닌가. 코스믹 워즈는 그래픽 등에 있어서 북미 쪽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 같은 소규모 개발사는 로컬라이즈 부분에서 애로사항이 있다. 따라서 무언가를 만드는 원초적인 재미에 초점을 맞추자고 게임을 설계했다. 출시 이후 오히려 해외 퍼블리셔들이 관심을 보내주는 것도 있었고, 한국 유저분들은 '한국 개발사인데, 한국 게임처럼 보이지 않는다'와 같은 생각을 했다고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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