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게임쇼를 취재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뭔가요?"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정해져 있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게임을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을까. 게임쇼는 많은 게임이 출품되는 만큼, 다양한 개발자와 게임을 만날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코스믹 아울의 '백상진 대표'를 만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BIC 2018과 같은 행사에서 자신의 게임을 출품하며 꾸준한 활동을 해 온 인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리적인 거리가 있어 생각보다 접촉할 기회가 적다는 점이 항상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구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게임을 본격적으로 다룰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여러 곳에서 주목받은 게임임에도 쉽게 다루지 못한 것은 이러한 이유가 있다. 그렇기에 이번 BIC 2018 부스에서 '코스믹 워즈'를 출품한 것은 개인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기회였다.

자신들이 생각한 재미있는 게임, 독특한 게임을 만들고 인정을 받기까지. 코스믹 아울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구글과 BIC, 여러 부스에서 게임을 내놓은 백상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 코스믹 아울 백상진 대표



Q. 구글 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개인적으로든 게임 면에서든 말이죠.

= PVP 랭킹 시스템도 들어가고, 게임에는 장비 시스템이 신규 추가됐습니다. 유저 분들이 원하는 장비를 만들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됐죠. 이외에 가장 큰 변화는 글로벌 진출입니다. 북미 쪽과 일본, 대만의 퍼블리셔를 만나서 이야기를 진행 중이기도 하고요. 아직은 테스트 단계지만, 퍼블리셔를 찾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코스믹 워즈는 여러모로 아트가 튀는 게임이기도 하잖아요?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매력도 있고요. 국내보다는 해외 쪽에 먹힐 것 같은 느낌인데, 처음부터 북미 시장을 노리고 제작한 건가요?

= 노리고 했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어느 곳에서도 먹힐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했습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원초적인 재미를 전달하고자 노력했고요.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어디서나 먹힐 수 있는 콘텐츠의 연장선에서 북미 시장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제 아트웍이 한국보다는 북미 쪽에서 먹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고요.



Q. 소규모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많은 고생이 있었을 것 같아요. 몇 명으로 게임 개발을 시작하셨나요.

= 원래 처음 시작은 두 명이 함께 시작을 했습니다. 프로그래머 친구 한 명, 그래픽과 기획을 제가 담당해서 시작했고요. 지금은 인원이 네 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를 한 분 더 모시게 됐고, 서버 프로그래머까지 함께 일하게 돼서 지금은 총 네 명입니다.


Q. 아무래도 처음 게임을 개발하신 것 같지는 않아요. 이전에 게임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 사실 제가 게임 디자인 학과를 나왔어요. 분당에 있는 소규모 회사에서 3~4년 정도 있다가, 회의감을 느껴서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어 시작하게 됐습니다. 나가더라도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을 만들어보자. 이런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대학 때부터 직장까지 함께하고 있는 친구와 둘이서 나와 자리를 꾸렸습니다


Q. 사실 이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도전이 아니잖아요.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었나요.

= 사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있었긴 확실히 있었어요. 퇴사할 때, 근본적인 자본이라던가 이런 것이 없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무언가 갖춰진 상태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도 했고요. 얼마 없는 돈으로 창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그런 부분이 힘들었죠. 아무래도 수입도 없다 보니 걱정이 많았습니다.

주위에서 만류를 많이 하기도 하셨어요. 그냥 다른 회사에 들어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이런 이야기들을 듣기도 했습니다. 금전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라서 다른 회사에 갈 생각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에 이런 식으로 가게 되면, 다시는 못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요. 이번에 시도하지 못하면 앞으로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오기로 하게 된 면도 있고요.

▲ 그리하여 탄생한 회사, 코스믹 아울(COSMIC OWL)


Q. 대구에 사무실을 꾸린 이유도 궁금한데요. 원래 대구 분이셨나요?

= 사실 제가 공주 출신이에요. 서울에 있으면 비용이 많이 들잖아요? 주거 비용도 그렇고요. 당시에는 싼 것으로 어디든 상관없으니까 가자는 생각이었어요. 사무실을 위한 자리를 구하던 중에, 대구 쪽에 지원 사업이 잘되어있는 것 같아서 내려가게 됐습니다.


Q. 말 나온 김에 물어보죠. 대구 쪽의 지원 사업은 잘되어있는 편인가요?

= 사무실 정도를 지원해 주는 것이 많은 편이에요. 대구 스마트벤처 캠퍼스에서 지원을 받아 창업하게 된 거거든요. 법인을 설립하고 이런 것들도 했고요. 공고가 나오면 찾아보고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제안서를 보내고 괜찮다 싶으면 채택이 되는 시스템입니다. 다양한 지원이 많은 것 같아요. 개발비 지원 같은 직접적인 것부터 간접적인 것까지 다양한 지원책들이 있는 편입니다.


Q. iOS 버전 출시는 언제로 예상하고 계신가요.

= iOS 버전은 현재 QA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올해 12월이 되면 언제 출시할 것인지 정해질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부상으로 제공된 QA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버전과 iOS 버전을 검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iOS는 현재 QA를 진행 중인 상태.

Q. 해외 쪽 게임쇼를 나갈 생각은 없으신지요.

= 타이페이 게임쇼에서 코스믹 워즈를 선보일까 생각 중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 타이페이 게임쇼는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독특한 게임이라, 퍼블리셔에게서 연락이 많이 왔을 것 같은데요.

= 지스타와 같은 행사에서 퍼블리셔를 만나서는 편입니다. 작년에도 게임이 막 러프한 버전이었을 때, 국내 대형 게임사 분들이 찾아오셔서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일단 지켜보자는 답변을 듣기도 했었고요. 아무래도 게임이 특이한 편이다 보니까, 대규모 큰 회사에서는 퍼블리싱하기 작다는 규모라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고요. 글로벌 원빌드를 서비스하기 원하는데, 저희는 일단 국내 시장에서는 자체적으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 '코스믹 워즈(COSMIC WARS)' 간단 소개

코스믹 아울이 개발한 SF 전략 '코스믹워즈'는 자신만의 함선을 만들어,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과정을 그린다. 플레이어는 우주선의 함장이 되어, 자신만의 함선을 레고처럼 조립하고 성장하게 된다. 다양한 NPC들을 만나 물건을 배달하거나, 현상금 사냥꾼이 되어 전투를 벌이는 등 우주를 배경으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동시에, 모은 자원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우주선을 설계하고 파츠를 붙이는 등 함선을 다양한 형태로 구성할 수 있다. 우주선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요격기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재미도 함께 제공한다. 지난 6월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TOP 3에 선정되었고, 지난 9월에는 BIC 2018에도 게임을 출품하는 등 다양한 행사에서 게임을 선보인 바 있다.


Q. 사업과 개발을 동시에 병행하는 부분에서 어려운 부분이 없었나요.

= 아무래도 대부분 새로운 일들이 많기도 하죠. 게임을 만드는 쪽에서도 그렇고 사업도 그렇고요. 두 곳 모두 다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아서 애를 먹기도 했었어요. 한편으로 어떻게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해야 하기도 했고요.

일적인 면에서 힘들다기보다는 심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미래가 보장되었다면 없었을 텐데, 심적으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면이 힘들었죠. 성공하리란 보장이 있다면, 누구나 다 하겠지만... 부정적으로 말한 분들도 많았고요. 불안감도 있었고... 이런 부분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상태라서, 잘 안되었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부담감이 있었죠.

게임만 만들면 해냈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만들고 나서부터는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운영부터 해외 출시라던가, 모객하는 과정들에서 많은 시도가 있었고 배우는 중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더 잘되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더 많은 사람이 게임을 플레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Q.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과정이 있었을 법합니다. 때로는 타협도 어쩔 수 없이 하는 고민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 저희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어떻게 잘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포기해야 된다는 생각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것 같아요. 제 생각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을 다 신경을 쓰다 출시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계획을 짜고, 내가 원하는 표현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면 됐었던 것 같습니다.



Q. 개인적인 목표나 계획과 같은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 게임 시장은 요즘 양산형이고 획일화된 게임 폼으로 나오곤 하잖아요? 이런 것을 탈피하고 유저분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게임들이 주류가 되서, 획일화된 폼을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초석이 되고자 합니다. 이러한 바람이 있습니다.


Q. 유저분들을 직접 만났는데, 어떤 에너지와 같은 것을 얻기도 하셨나요?

= 유저 분들도 직접 게임을 즐기셔서 좋겠지만, 저희도 한편으로는 큰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된 면도 있기도 하지만, 이러한 유저분들의 반응 덕분에 큰 에너지를 얻는 것 같습니다.


Q. 코스믹 워즈가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나요.

= 질문이 좀 부담스럽기는 한데, 시장성과 작품성 둘 다를 갖춘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작품성이 뛰어나도 사람들이 하지 않으면, 새로운 무언가를 이어서 만들기가 어렵잖아요. 작품성도 시장성도 인정받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로서는 게임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게임 속에서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라던가 게임의 메시지를 어떻게 해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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