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를 스포츠로 볼 수 있는가?' e스포츠의 태동기였던 2000년대 초반부터 토론의 단골로 등장한 주제다. 이에 대한 찬반 측의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엔 e스포츠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많은 선진국이 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보이는 뜨거운 주제로 자리 잡았다.

16일,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사업총괄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G-CON 2018에서 자신 있는 목소리로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멀지 않은 미래엔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 것이라고. 또한, 라이엇 게임즈는 e스포츠를 일반 스포츠의 개념을 넘어선 '우리의 스포츠(Our Sports)'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오 팀장은 자사의 대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을 통해 e스포츠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농구의 마이클 조던, 골프의 타이거 우즈처럼 LoL에는 '페이커' 이상혁이라는 슈퍼스타가 있어 한때 침체기에 빠졌던 e스포츠의 큰 성장을 견인했는데, 최근엔 보수적으로 알려진 스포츠 회사 나이키에서 '우지' 지안 즈 하오에게 먼저 스폰서십 제의를 했을 정도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자료를 소개했다. 골드만삭스는 오랫동안 e스포츠를 산업으로 인정하지 않았는데, 최근 한 산업보고서를 통해 'e스포츠는 이제 빅리그에 진입했다'고 밝히며 수집한 통계를 공개했다. 해당 통계에는 현재 1.67억 명의 e스포츠 시청자는 2022년에 약 2.76억 명까지 늘어날 것이며, 작년 미국서 열린 각 스포츠 대회 결승에서 e스포츠보다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 것은 '슈퍼볼'이 유일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오 팀장은 e스포츠와 관련한 몇 가지 주제를 통해 강연의 핵심을 전했다. 먼저 '신체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적은 e스포츠를 스포츠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비보잉과 UFC, 프로레슬링 등의 운동이 스포츠로 인정받지 않았음을 예로 들며 스포츠의 개념과 신체 움직임은 전혀 상관이 없음을 알렸다. 이어 과거 e스포츠는 스포츠로서의 요소가 다소 부족했으나, 최근 크게 성장한 e스포츠는 스포츠로 해석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난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과 이를 열정적으로 중계하는 중계진들, 현장에서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팬들의 영상을 소개하며 "지금은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계속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시선이 바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국내 e스포츠 제반 환경에 대한 우수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과 우수한 PC방 시스템이 우수한 e스포츠 선수 자원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LoL 리그 LCK는 축구의 프리미어 리그와 같이 전 세계의 프로팀과 선수들이 참가하고 싶어 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를 지향하며, LCK 전체 시청자 중 한국인은 12%에 불과하다는 통계 자료를 통해 주장을 뒷받침했다.


오 팀장은 주제를 전환해 e스포츠의 성공을 위한 조건과 더 높은 차원의 e스포츠 산업을 만들기 위한 라이엇 게임즈의 운영 방향을 소개했다. 특정 게임이 e스포츠로 성공하기 위해선 '게임의 흥행'과 '보는 재미'가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하는데, 이와 함께 특별함이 더해진 고품질 컨텐츠가 있어야 비로소 e스포츠로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엇 게임즈가 마련한 고품질 컨텐츠는 시청자들에게 e스포츠 컨텐츠를 소비해야 될 흥미로운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선수들의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주거나 승부 예측, 데이터 제공, 스타 플레이어 메이킹 등 e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스토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리프트 라이벌즈 등의 지역 대결을 개최하거나 프로팀의 지역 연고제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자생 가능한 e스포츠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광안리 10만 관중'의 신화를 썼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를 사례로 설명을 이어갔다.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매년 수백억 원의 재원이 소모됨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지 못해 e스포츠에 대한 퍼블리셔의 투자가 줄어들며 '롱 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지금까지의 e스포츠가 퍼블리셔와 오가나이저가 제작한 대회를 팬들에게 선보이는 일방향 구조로 진행됐다면, 라이엇 게임즈는 그보다 한 차원 높은 구조의 e스포츠를 지향한다고 전했다. 스폰서의 후원을 받은 퍼블리셔가 대회 제작부터 운영, 팀 지원 등에 적극 관여하고, 플랫폼과 팬의 반응을 최대로 끌어내 더 많은 스폰서를 유치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완공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던 'LoL 파크'를 자생 가능한 LoL e스포츠의 시작으로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오 팀장은 "현재 LoL e스포츠는 전 세계 450만 명의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아직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리그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컨텐츠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며 "시청자들이 단순히 e스포츠를 지켜보는 것을 넘어 e스포츠와 함께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다"라는 향후 계획을 전하며 강연을 마쳤다.




11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