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들의 화려한 부스가 가득한 지스타 현장에는 작은 게임사들이 옹기종기 모인 창업진흥원 부스, 스타트업 스타디움이 있다. 이곳에 모인 게임사는 총 40여 개로, 모두 창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지스타에 진출한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 스타디움에선 대표와 개발자가 직접 유저와 만나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신이 만든 게임을 유저에게 상세히 설명하는 개발자와 솔직한 소감을 전하는 유저, 다시 그 의견에 귀 기울이는 대표의 모습은 대형 게임사 부스에선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창업진흥원은 정부가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전문 기관이다. 일부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게임성보다 상업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트렌드에 따라 모바일 MMORPG만 바라거나, VR/AR 콘텐츠를 우선 지원하는 식이다. 반면, 창업진흥원은 게임성을 우선시한다. 타겟층이 좁은 여성향 게임이더라도, 재미만 있더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창업진흥원의 지원에 관한 이야기를 지스타 2018 현장에서 주동훈 주임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 게임성을 보고 지원하는 '창업진흥원' - 예산 투자부터 지스타 출품까지 다방면

▲ 창업진흥원 주동훈 주임

Q. 창업진흥원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 중앙부처인 중소기업벤처부 산하에는 여러 기관이 있는데, 창업진흥원 역시 그중 하나다. 우리 창업진흥원은 스타트업 지원에 특화된 부서다. 법률상의 스타트업은 7년 미만의 회사를 일컫는데, 중소기업과는 다소 다르다. 요즘에는 게임을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우수한 스타트업이 많아 별도로 지원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이번 지스타 참가도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다.


Q. 스타트업 중 게임을 갖고서 창업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 창업진흥원은 게임을 IT 업종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따로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다. IT 업종의 경우 약 신청한 스타트업 중 약 40% 정도로 파악한다. 예전과 비교하면 IT 업계 참여 비율이 높아진 편이다. 과거 버블닷컴이 터지기 이전에 정점을 찍은 뒤, 다시 참여율이 올랐다.


Q. 최근 IT 업종 스타트업의 특징이 있다면?

= 기술 수준이 매우 높다. 이전에는 대기업이 기술과 트렌드를 주도했는데, 그에 못지않다. 대기업 출신이 창업한 경우와, 기술을 공부한 뒤 인문학을 접목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아웃소싱 없이 모두 자체 개발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좋다. 또한, 최근 추세에 맞게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많은 모습을 보인다. VR과 AR을 물론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도 많다. 모두 어려운 분야이지만, 직접 다 한다.


Q. 스타트업의 평균 규모는 어떤가?

= 지스타 참가 기업 중 가장 많은 곳이 20명이다. 대체로 10명 정도이고, 1인 창업자도 있다. 모두 공통적인 점은 일당백이 많다는 거다. 대표가 기획과 개발, 마케팅 모두 하는 경우가 많다.


Q. 앞서 언급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궁금하다.

= 3년 이상 7년 미만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업 자금 1.5억 원을 완전히 지급한다. 이 금액은 문제없이 쓴다면, 갚지 않아도 되는 지원금이다. 국내 유통망과 글로벌 서비스 진출까지 돕고, 사업 고도화를 위해 대기업과의 연계도 주선한다. 물론, 오늘과 같이 지스타 B2C 부스 참가도 지원한다. 최근 들어서는 구글이나 화웨이와 같은 글로벌 거대 기업과의 연계도 계획 중이다.

또한, 스타트업을 위해 제대로 된 QA 서비스를 주선한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중간 점검과 피드백을 받는 것은 좋은 결과를 위해 꼭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높은 QA 비용에 부담을 느껴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 창업진흥원은 이러한 스타트업의 고민을 풀고자 QA 사와 협업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처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다방면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됐다.

▲ 스타트업 종류에 따른 다양한 지원이 준비됐다


Q. 창업진흥원을 통해 지스타에 참가한 스타트업은 몇 개 업체인가?

= 40개 업체다. 창업진흥원 내부 평가를 통해 1위부터 40위를 선정해 지원했다. 게임 장르나 플랫폼에 따라 배분하지는 않았다. 시장 경쟁력과 게임의 완성도 등을 보고 지스타에 참가할만한 게임인지를 가린다. B2B 지원도 이어나가는데, 해외에 진출했을 때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를 본다. 이번 지스타에는 모바일 28개, PC 2개, VR/AR 10개 업체가 지스타에 참가했다.


Q. 40개 스타트업 중에 눈에 띄는 게임사가 있다면?

= 오리진 스튜디오다. 여성향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인데, 창업진흥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예다. 여성향 게임의 경우 대중적이지 않고 타겟이 분명하다. 이러면 일반적으로 퍼블리셔가 선뜻 투자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크다. 창업진흥원은 상업적인 성공이 아니라 게임성을 본다. 그리고 콘텐츠의 경쟁력과 대표의 의지 등. 물론, 실제로 해본 오리진 스튜디오의 작품은 재미도 있었다. 여성향의 특이함과 게임성을 모두 잡은 개발사다.


Q. 예산은 어느 정도인가?

= 창업진흥원의 전체 예산은 5천억 원쯤이다. 물론 게임만을 위한 예산은 아니지만, IT 업종 지원에 높은 금액이 책정되어 있다. 정말 유망한 스타트업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1개 업체에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한다. 잘 나가는 기업 더 잘되라는 사업과 보완하는 사업 등 다양하다.


Q. 창업 지원을 받고 싶은 게임사가 있다면,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 창업진흥원은 연초에 대국민 공고를 시행한다. 이때 'K-스타트업'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다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정확한 공고일이 언제 나올지 확인하기 힘들다.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이 매일같이 모니터링해야하는 상황이 있다.

추천하는 방법은 자신에게 해당하는 부서에 공고일이 언제쯤 나오는지 물어보는 거다. 의외로 전화 문의가 별로 없다. 정부 사업인 만큼 정확한 일자는 말씀드리기 힘들 수도 있지만, 대강의 날짜는 알려드릴 수 있다. "이때쯤 공고일이 나올 거 같으니 참고하세요" 정도까지는 괜찮다. 창업진흥원은 스타트업을 도와드려야 하니 언제든 전화해달라.


■ 스타트업의 도전 - 창업진흥원 현장 모습

▲ 대형 게임사들 사이에 자리잡은 창업진흥원 부스

▲ 입구에는 스타트업 대표들의 얼굴과 이력이 소개됐다

▲ 플랫폼마다 구역이 나뉘어 원하는 게임을 찾아갈 수 있다

▲ 많은 게이머들이 스타트업 부스를 찾았다

▲ 어쩐지 타이틀만으로도 이색적이었던 '이세계 PC방' 부스

▲ 독특함을 갖춘 퍼즐 게임도 볼 수 있었다


▲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 스타트업의 도전은 지스타에서 일요일(18일)까지 볼 수 있다


11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