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8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부산 벡스코에서는 '웹보드게임산업의 글로벌 현황 및 규제개선 방향'를 주제로한 학술 대회가 진행됐다. 게임에 대한 규제완화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업격하게 규제를 받아온 웹보드게임 또한 하나의 이슈로 떠오른 만큼, 합리적인 규제개선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한국벤처창업학회가 주최한 이날 학술 대회에는 고인곤 학회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고려대학교 문정빈 교수, 국민대학교 박종현 교수, 그리고 수원대학교 김태경 교수의 발표가 이루어졌다. 글로벌 게임 산업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고, 도박성에 대한 논의와 이에 대한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규제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한국벤처창업학회 고인곤 학회장

이날 고인곤 학회장은 환영사에서 게임 산업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가 많이 오가는 자리인 만큼 많은 분들의 토론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학계, 업계, 정부 등 여러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올바른 게임문화 정착, 합리적인 규제개선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이번 학술 대회의 의의를 전했다.



게임 산업, 성장력·영향력·사회 혁신에서 큰 가능성 가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문정빈 교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문정빈 교수는 게임 산업의 성장과 파급 효과에 대하여 발표했다. “게임 산업은 마땅히 받아야 할 대접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연을 시작한 문정빈 교수는 게임산업의 중요성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의의에 대하여 설명했다.

글로벌 게임 산업은 2007년 매출 350억 달러 규모 시장에서 2018년 연평균 성장률 13.3%를 보이며 매출 1,380억을 달성했다. 이는 우리나라 총 GDP의 약 9%의 규모이며, 헝가리의 GDP 총액과 비슷할 정도의 규모이다. 문정빈 교수는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게임 시장은 아시아적인 특성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플랫폼으로 나눠봤을 때,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분야는 스마트폰, 태블렛과같은 모바일 기기 쪽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미국, 일본이 상당히 큰 규모로, 그 뒤를 대한민국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 규모에 비해 게임산업에서는 우리나라의 규모가 작지 않다. 또한, TOP16 중에 BRIC,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까지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들이 포함되어있는 것을 보면 게임 산업이 경제 성장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문정빈 교수는 연쇄효과·고용효과·부가가치유발효과·경상수지효과를 통해 게임 산업이 미치는 영향력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봤을 때도 의미 있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부가가치 유발 효과에서는 국가 기여도가 큰 산업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질적으로는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까? 먼저 문정빈 교수는 게임이 콘텐츠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짚으며, 종합예술로서 모든 요소들이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게임화, 게이미피케이션이 교육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게임에 익숙한 젊은 세대인 만큼 게임으로 풀어낼수록 쉽게 접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게임은 하드웨어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전문 개발 인력 양성, 신기술 발전의 시험장으로서의 의의가 있다.

거시 경제에서 게임산업은 언어장벽이 낮아 한글을 쓰는 우리나라에게는 좋은 수출 방안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중화권이 많은 부분 수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국제 정세나 이슈에 크게 영향을 받는 산업이기도 하다. 문정빈 교수는 이와함께 대한민국의 산업 규모는 4위를 차지한 것에 비해 글로벌 게임 업계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국내 게임 산업이 직면한 도전과제로 꼽았다.


사회 혁신의 관점으로 봤을 때에도 게임은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을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모아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들어낸다.

문정빈 교수는 소셜 벤처 프로그램 ‘트리 플래닛(Tree Planet)’에 대하여 설명했다. 사람들은 모두 나무를 심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귀찮기 때문에 선뜻 심지는 못한다. 환경단체는 나무를 심고 가꿀 노하우는 있으나 자금이 없다. 기업은 돈은 있으나, 투자할 이유가 없다. 이 과정을 연결해주는 것이 게임이다. 유저는 가상 나무를 심고, 기업은 친환경 이미지와 함께 플랫폼을 사용한다. 여기서 나온 펀드로 환경단체가 일할 수 있게 된다.

문정빈 교수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게임은 성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산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설명하며 정부가 불필요한 규제와 간섭을 할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게임 산업 종사자도 정부와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산업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게임 머니는 현실적 가치가 있나? - 빅 피쉬 판례를 중심으로

▲국민대학교 법과대학의 박종현 부교수

두 번째 순서를 맡은 국민대학교 법과대학의 박종현 부교수는 본격적으로 웹보드 게임에 대한 미국의 법 동향을 Churchill Downs의 가상 카지노 게임 플랫폼 ’빅 피쉬 카지노(Big Fish Casino)’의 판례를 들어 소개했다. 빅 피쉬 카지노를 플레이한 유저가 게임이 불법 도박이라고 주장하며 피해보상을 요구한 사례다.

미국에서는 소셜 카지노 규제를 주별로 규제하도록 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미국의 도박개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서 빅 피쉬 카지노의 판례는 소셜 카지노 산업에 대해서 재고해야 할 이슈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빅 피쉬 카지노는 게임 이용약관에 칩의 금전적 가치를 부정하고 있으며, 다른 유형의 자산으로 교환 및 거래를 금지해놨다.

박종현 교수는 먼저 도박개념을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도박성, 운, 상금 세 가지를 갖춰야 도박으로 분류하고 있다. 가치 있는 것을 걸고 우연 또는 기회에 따라 가치 있는 것을 받는 것에 합의하거나 이해하는 것이 도박의 정의다. 이번 판례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가치 있는 것’에 대한 워싱턴 주 법의 특이한 정의에서부터 시작됐다.

워싱턴 주는 현실에서 가치 있는 것을 금전적인 가치를 지닌 것뿐만 아니라, 게임을 할 권리를 연장하는데 관련된 신용을 함께 정의하고 있다.


1심 판결에서 워싱턴 주 연방지방법원은 일반적인 법적 해석을 도입해 빅 피쉬 카지노가 불법 도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을 내렸다. 현실에서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금전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론이다. 가상칩 자체가 환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금전적으로 다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에 금전적 가치를 획득한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도박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올해 3월 항소심에서 뒤집어진다. 박종현 교수는 항소심을 맡은 제9항소법원은 미국 서부의 주요 주, 워싱턴, 오레곤, 캘리포니아, 하와이 등 첨단 기업 밀집 구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판결은 전 세계 IT 산업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제9항소법원은 전통적 해석론과는 다르게 가상칩을 현실에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환전할 수 없더라도, 게임 속에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 만큼 가치가 있는 것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 해석론에 따르면 빅 피쉬 카지노는 불법 도박으로 분류되게 된다.


박종현 교수는 도박의 개념과 관련해 가상 화폐를 현실에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볼 것인가에 대하여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항소심 판례가 앞으로의 판결에 영향을 줄 것인가는 회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환전이 안 되면 가치가 없다’라고 단순하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하여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게임 규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수원대학교 경영학과 김태경 교수

마지막 파트를 맡은 수원대학교의 경영학과 김태경 교수는 게임 산업의 정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데이터와 근거를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게임 산업은 크다고 하기에는 작고, 작다고 하기에는 큰, 성장 기점에 놓여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웹보드 게임은 다른 온라인, 콘솔게임에 비해 접근성이 좋고, 전통적인 카드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유저 저변이 넓다는 특징이 있다.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유인 동기만 주어진다면 쉽게 들어올 산업이라는 것이다.

현재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정 법률이 있다. 게임 진흥에 관한 법에서는 게임에 대하여 월 한도 50만 원 이상을 환전을 금지하고 있으며, 한번에 1/10 이상을 지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내 10만 원 이상을 잃게 되면 해당 게임사의 모든 게임에 접속이 제한된다.


김태경 교수는 해당 규제를 ‘3단 잠금장치’ 같다고 설명하며, 해당 시행령을 통해 실제로 유저들의 지출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럼 규제가 효과가 있었던 걸까? 그는 중요한 것은 목적을 이뤘는지에 대한 효과적 측면, 이를 이루는 데 있어서 효율적이었는지에 대하여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행령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적, 목적함수는 ‘과몰입 규제’다. 사람들이 게임과 생활 간의 건전한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김태경 교수는 공공 정책은 데이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좋은 것은 데이터를 축적해서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것이지만, 게임의 경우 일부러 과몰입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에 기반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 시행령의 각 규제는 얼마나 효과적이었을까? 먼저, 지출의 총량을 50만 원으로 규제한 부분은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다른 시행령의 경우 오히려 강화시켰을 때 게임에 대한 과몰입 현상이 일어났다. 하루에 10만 원 밖에 사용할 수 없다면 유저는 이를 탕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를 탕진하면 더이상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저들은 조금씩 나눠서 플레이하기 시작했고, 오히려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앞서 총량 규제가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다른 두 시행령이 사실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전체적으로는 효과가 좋다고 간과하고 넘어간 것이다.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는데 있어 정부는 데이터 기반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데이터는 게임사에게 있으니까. 김태경 교수는 양측이 함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게임의 규모가 커지면서 불법 환전은 더이상 게임내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제3의 매체를 사용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김태경 교수는 이러한 불법 환전의 경우 한 주체가 나서서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하며, 게임사에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들고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11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