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이라는 접두사가 가지는 의미는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되어버렸다. 일단 한국형이 붙음으로써 떨어지는 신뢰도는 물론이고, 형언하기는 어려우나 부정적인 결과물을 가져올 것이란 이미지가 있다. 어설픈 결과물을 한국형이라는 접두사로 포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게임이 있다. 지난 7일 구글플레이와 원스토어에 런칭한 '아즈다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즈다란이 눈에 띄는 이유는 단순히 '한국의 신화와 역사를 소재로 사용했다'는 시도뿐만이 아니다. 턴제이면서도 실시간 전투를 추구하는 독특한 시스템은 물론, 쉬이 만날 수 없는 소재들을 게임에 잘 녹여내려고 시도했다.

적어도 허투루 만든 모습이나, 소재의 독특함만을 내세우려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 게임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었다. 발상이 좋았고, 자신들의 슬로건 '새로운 재미를 찾는 개발자'라는 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조이시티에서 '프리스타일'을 개발한 원년 멤버 TT팀이 모여 설립한 회사, '눈보라'의 김재현 이사를 만나, 아즈다란의 개발 과정과 주안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눈보라 김재현 이사




Q. 개발 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 지난 2014년에는 '저승사자 for kakao'를 출시했다. 예상보다 흥행은 됐는데, 계속 유지를 하지는 못했다. 그간 저승사자의 글로벌화를 시도를 했었고, 런게임으로 장르를 변경하는 시도도 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인 '아즈다란'은 게임 자체를 한국 배경의 문화, 컨셉을 선보이고자 노력했다. 개발 기간은 약 2년 정도 걸린 것 같다. 특징 있는 형태를 갖추고자 테스트를 하다 보니, 시간이 걸리게 됐다.


Q. '아즈다란'. 게임 이름을 듣자마자, 특이하다는 생각부터 했다.

= 아즈다란이라는 게임의 제목은 대표님이 지었다. 게임상에서 최대한 국내의 옛날 신화 문화에서 소재를 가져온 것들이 많다. 생소한 네이밍이기는 하지만, 세계관과 한국적인 부분에서 연관성이 있다. 일단, 대표님이 세계관과 관련된 서류를 책 한 권 분량으로 집중하고 있어서, 이름도 아즈다란이라는 것을 선택하게 됐다.


Q. 한국적 신화, 문화에서 소재를 가져오지 않았나. 세계관의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 기본적인 세계관 구성은 대표님의 노력이 많이 들어갔다. 뻔한 과거의 고구려, 삼국시대 이런 것보다는 '한국적인 반지의 제왕'같은 세계관을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 참고자료도 많이 찾았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테레오 타입 등을 피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고증을 갖추면서도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만들 수 있었다. 설정 면에서는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예를 들면, 아즈다란에서 도깨비는 외발로 걷는 캐릭터로 디자인되어있다. 이러한 설정에도 다 이유를 넣었다. 도깨비의 한 다리는 영혼의 세계와 왔다갔다하기 위해서 보이기도 하고 안보이기도 하는 형태다. 이러한 설정은 이후 게임의 성능과 캐릭터 특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느낌의 캐릭터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예로는 웅녀를 들 수 있다. 우리는 웅녀를 탱커 캐릭터로 디자인했다. 곰이 웅녀가 된 신화를 이용하여 가녀린 여자가 적을 만났을 때에는 곰으로 변하는 식이다. 일종의 드루이드로 이를 해석하려 했다.

한국적인 소재를 판타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다. 시장에는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개발자들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오크나 트롤처럼 딱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가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신화를 어떤 형태로 해석하고 표현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활용하려 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


Q. 한국형이라는 것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은 해야 될 것 같다.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형인 게임이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다.

= 유저 분들도 그렇게 말해주시곤 한다. 한국형이라고 소개글을 올렸었는데, 이런 댓글이 달리더라. "아. 한국형이라고 그래서 까려고 왔는데,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형이라는 말을 '특이하다'는 형태로 활용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제대로 된 게임을 한국 캐릭터와 문화를 버무려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아즈다란 간략 소개

아즈다란은 모바일 전략 게임으로, 독특한 세계관과 더불어 턴제와 실시간을 조합한 시스템을 엿볼 수 있는 게임이다. 아즈다란의 경영은 40분당 1턴, 하루 총 36턴이 주어지는 턴을 이용해서 진행한다. 아즈다란의 턴은 그저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쌓인 턴은 한 번에 몰아서 사용할 수 있고, 플레이어는 이를 통해 자신의 생활과 게임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

턴은 모든 유저에게 똑같이 제공된다. 그러므로 같은 턴이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다. 플레이어들은 제한된 턴 안에서 효율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전투 면에서는 실시간 전투를 통해 직접 유닛을 통제할 수 있다. 성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우회로를 노리거나, 적을 유인하는 등 다양한 전략 전술이 사용된다. 여러 개의 도시로 이루어진 한 나라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유인, 우회, 포위 등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

건물을 공격하고 파괴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예측과 대응이 주가 되는 게임 플레이를 지향한다. 유저의 취향에 따라 지형을 배치하는 것으로 적의 이동 경로를 어느 정도 한정하는 플레이도 이루어진다. 공격 측은 방어자의 의도를 예상해야 하며, 방어자는 공격자의 선택지를 줄이고 자신의 병력을 미리 설정하여 적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Q. 턴제임에도 구성이 조금 특이하지 않나. 시간이 아니라 턴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게임의 최초 컨셉은 모바일 전략 게임에서 이제는 기본 틀이 되어버린 것을 탈피하는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전투를 하고, 건물을 완성하고, 침략하고 복수하는 등 일상생활을 소모하는 것을 벗어나고자 했다. 이미 이러한 게임들이 시장에 많이 나와 있기도 했고. 그래서 시간이 아니라 턴제를 택했다.

요즘은 게임에 묶이는 느낌이 많다. 일상생활을 게임이 주도하는 모습이다. 그런 것을 벗어나고자 했다. 게임이 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게임을 부담 없이 플레이하고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했다. 그렇기에 아즈다란은 남에게 침략을 당하더라도 모아놓은 재화를 잃지 않도록 설계했다.

대신 미래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물이 조금 줄어드는 형식이 된다. 적이 농경지에 불을 지르고 후퇴해,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 같은 개념이다. 줄어든 생산량은 특정 턴을 소모하면 다시 복구되므로, 턴을 몰아서 쓸 수 있는 아즈다란의 특징과 맞물려 플레이어의 부담도 함께 줄어들게 된다. 전반적으로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고 싶었다.

▲ 턴은 몰아서도 사용할 수 있다. 유닛 생산도 바로바로 이루어진다.

Q. 하루 전체의 턴 수를 40분당 1턴, 36턴으로 제한한 이유는 무엇인가.

=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많이 했다. 더 짧게도, 길게도 해보고 결정한 수치다. 게임 오픈 후에도 그렇다. 처음에는 몰입해서 게임을 즐기면서, 한 턴에 40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는 의견을 낸다. 하지만 게임의 초반부를 벗어나면 한 턴의 가치가 올라간다.

초반에 업그레이드를 하나 걸어놓고 턴을 마무리하는 것과, 이후 한 턴에 다섯 개의 업그레이드를 걸어놓고 턴을 마무리하는 것은 다르지 않나.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많은 턴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으로 턴을 사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래서 테스트에서 결정한 수치가 40분에 1턴, 하루 전체로는 최대 누적 36턴이 되는 것이 적당한 수치라고 본다.


Q. 반면 전투는 실시간이다. 턴제보다 부담이 있는 방식이 아닌가 싶은데, 이렇게 구성한 이유는?

= 전투는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다. 플레이어의 직접 조작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 공격과 방어 모든 면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기에 이루어질 수 있는 전략들이 존재한다. 방어 측에서는 적 병력이 갈 수 있는 방향을 미리 설정할 수 있고, 지점을 탈환하거나 방어하는 명령어를 통해 적의 공격을 예측해야 한다.

공격 측은 상대의 방어 전략을 예상하고, 어디서 본진을 구성할 것인지. 병력을 우회로로 보낼 것인지. 아니면 모든 병력을 한 곳으로 집중할 것인지를 고려할 수 있다. 아즈다란의 전투는 건물과 유닛의 전투가 아니다. 유닛과 유닛이 만나서 벌어지는 전투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실시간으로 공방이 이루어지면서, 생각할 수 없었던 장면이 나오곤 한다. 전략적으로 설정을 잘해둔다면, 적 병력의 이동로를 앞뒤로 포위한다거나, 긴 대열의 허리를 잘라 포위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렇듯 전반적으로 전투를 보여주는 데에는 턴제가 아니라 실시간 전투가 맞다고 생각했다. 전황을 보고 이기고 지는 것을 바로바로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 좋은 것으로 판단했다.


▲ 예측과 대응이 실시간 전투의 중점이다.


Q. 전장에서 이루어지는 전술보다는, 전장 이전에 준비를 해두는 전략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

= 그 말이 맞을 것 같다. 방어 측에서는 전략적인 측면이 많이 들어간다. 공격 측은 정찰을 통해 어디에 요충지가 있는지 힌트를 알 수 있고, 공격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방어 측은 적을 유인하는 함정을 판다던지, 공격/탈환 설정으로 공격하는 적을 막아낼 수 있다. 함정이나 폭탄 이런 것으로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유닛을 어떤 시점에 보내서 방어할 것인지를 설정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구조물을 공격하기 까다롭게 배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의 공격로를 미리 설정하고 이에 맞는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공격 측은 시야에서 방어 병력의 움직임을 보고, 이에 대응하는 긴장감 있는 전투도 경험하는 장점도 있다. 실시간 전투는 이런 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생소한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이를 플레이어에게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Q. 플레이어 간의 경쟁은 그럼 어떻게 이루어지나. 예를 들면 매칭이라던가?

= 서버 하나에서 다양한 유저들이 전투를 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전투 메뉴에 들어가면 어떤 유저들을 공격할 수 있는지가 보인다. NPC에게 전투를 걸 수도 있고, 내 전투력에 맞춘 유저들을 공격할 수 있도록 이를 선별해서 맵에 표시한다. 플레이어는 이를 보고 어떤 유저를 공격할 것인지를 선택하고, 공격하게 된다.

실시간 대응은 아직 없다. 침략했을 때 알려주기는 하는데, 실시간으로 유저들의 전투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아직은 비동기화 전투로 게임이 구성된 상태다.



Q. 지스타 관람객들의 현장 반응은 어땠나.

= 내정 화면만 있으면 화면 몇 번 눌러보다 가시는 분들도 있고... 컨셉이 중국 게임인지 물어보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장시간 해본 분들에게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시스템이 복잡하기는 해서, 설명해 드릴 때 "내정은 문명 같은 형식이고요. 전투는 자동이 아니라 공격지를 선택할 수 있어요"라고 하니 편하기도 했다.

전투는 시연하면 꽤 오래 하는 편이었다. 한 번 하면 다시 기다리는 분들도 있었고. 아직은 보완할 것들이 좀 있지만, 진입 장벽이 해결되면 확실히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봤다. 갑작스럽게 나오기는 했는데, 자리가 괜찮아서 많은 분이 오시기도 한다.


Q. iOS 출시는 언제로 예상하고 있나.

= iOS 버전은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기는 했다. 하지만 출시를 준비하면서, 일단은 잠깐 멈추기로 한 상태다. 지표나 이런 기능들을 넣느라, 동시에 진행할 여력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현장에서 많은 분이 iOS 버전 여부를 물어오시더라. 그래서 열심히 준비 중인 상태다. 좀 더 잘 만들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


Q. 설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설명을 다 읽으면 보상을 주기도 하고. 이런 설정들로 다른 게임을 만들어도 될 것 같다.

= 직원들이 농담 삼아 이야기한다. "그 설정을 가지고 책을 팔고 웹툰을 만들어서 돈을 벌어오라"고. 물론, 우리도 이런 세계관 등을 IP화 하여 만들어 나가고 싶다. 실제로 일본 쪽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독특하다는 반응들을 긍정적으로 보고, 돌파구 삼고자 한다.

더 세밀한 설정은 아직 별도의 공지를 하지 않은 상태다. 출시 초라 정신이 없긴 하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올리고자 한다. 사실, 게임 내에서 이런 설정들을 보여주는 요소가 있었는데. 출시 버전에서는 제외됐다. 조금 더 다듬어서 퀘스트나 세계관 같은 요소를 게임에 추가하고자 한다.

▲ 설정을 다 읽으면 보상을 준다. 어필하고 싶은 부분은 확실히 어필한다.


Q. 게임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개발됐나. 지향점은 무엇인가?

= 시장에 없었던 게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자 했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자 했다. 눈보라 자체가 기존 방식을 비틀고 바꾸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해야지만, 개발자로서 지킬 수 있는 가치를 지키게 된다. 어떻게 보면 자존심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이 즐거운 것이다. 힘들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로 가질 수 있는 가치가 생기는 것 같다.

아즈다란은 이와 같은 면에서는 성공적이라 평가하고 싶다. 고생도 많이 했고, 이번 지스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해외 퍼블리셔들이 그래픽과 아트를 좋아하기도 했고, 연락도 많이 받았다. 사실, 출시 이후에 걱정이 많았었는데, 내부적인 지표는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음에도 좋게 나오고 있는 상태다.

재미있게 게임을 즐겨주시는 분들도 많다. 다른 게임과 비교해서 수치도 나쁘지 않다. 수치를 말하면 '그 정도면 괜찮은 건데요?'하고 놀랄 정도다. 우리도 기대가 많다. 부족한 부문은 앞으로 추가하고 보완할 생각이다.

시장 전반적으로 팔러오는 사람은 있는데 사러오는 사람은 줄어드는 느낌이 강해졌다. 최근에는 개발력이 있는 중간 규모의 회사들이 줄어드는 느낌도 있고. 작은 게임들은 오히려 설 자리가 없어지는 느낌이 있다. 그럴수록 어떻게든 우리의 가치를 보여주려 한다.

우리는 남들과 다른 게임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더더욱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는 생각이다. 이제 게임이 입소문으로 뜨고 성공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더 버티면서 홍보하고, 게임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시간이 쌓였으면 좋겠다. 게임 자체로 승부하면서 기호와 같은 것을 찾고 있다. 앞으로 아즈다란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11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