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라이크 장르는 이제 인디 개발사들을 대표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로그 류라는 의미를 넘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았고 장르를 대표할 수 있는 특징도 갖추면서, 깊이 있는 발전을 하는 과정에 이르렀다. 그리고 장르로서 특징을 가져오는 한편, 자신만의 특색을 내세울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크로노 아크'는 이러한 면에서 자신만의 색을 녹여냈다는 평가를 하기 충분할 것 같다. 게임의 아트웍은 물론이고, 위저드리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전투를 보여줬다. 또한, 꾸준한 블로그 갱신으로 게임의 개발 과정을 세밀하게 공개하고 있는 상태다. 꾸준한 개발과 정보 공유는 이들이 어떤 게임을 지향하는지 알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스타 2018 현장에서 팀 알피네(Al fine)의 이형주 대표를 만나, '크로노 아크'가 나아가고자 하는 지향점과 게임의 세부 사항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 팀 알피네 (Al Fine)의 이형주 대표



Q. 현재 팀의 인원은 몇 명으로 구성되어 있나?

= 그래픽 팀이 두 명,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분이 두 명, 그리고 저까지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래밍과 기획을 제가 하고 있다. 보조 분들의 역할은 기획 이후 실무 작업을 진행하는 분들이다. 시나리오의 전체적인 기획은 제가 하지만, 시나리오를 담당하신 분들이 세부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Q. 완성도가 높은데, 이전에 게임을 개발했던 경험이 있는가.

= 사실, 이전에 '던전라이크'를 개발하고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개발한 것이 '크로노 아크'다. 약 2년 정도를 개발했고, 1년 정도 개발한 상태에서 게임을 리빌딩하기도 했다. 현재 내년 상반기 스팀으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Q. 리빌딩 이전의 게임은 어떤 형태였나.

= 리빌딩 하기 이전에도 장르는 지금과 같은 로그라이크였다. 다만, 반 실시간 전투로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이었고, FTL 같이 2D 평면에서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개발 과정에서 전투 시스템을 손본 이유는, 테스트 과정에서 다른 전투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Q. 로그라이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떤 부분들을 가져오려 했나.

= 영구적인 죽음이 핵심적인 요소라고 봤다. 그리고 매번 달라지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콘텐츠의 다양성을 가져오려고 했다. 게임 오버가 되었다면, 별도의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죽음을 극복하고, 게임 플레이를 반복하더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고자 했다.



■ 크로노 아크(Chrono Ark) 간단 소개

크로노 아크는 로그라이크 RPG를 지향하며, 여러 파티원과 함께 뒤틀린 세계를 탐험하고 전투를 진행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플레이어는 비밀이 숨겨진 세계, '방주'를 탐험하며 세계의 진실을 알아가게 된다. 맵의 구조는 무작위로 생성되며, 필드에는 테마에 맞는 오브젝트와 이벤트들이 배치되어 있다.

전투는 위자드리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됐다. 팀 전체가 AP를 공유하며, 랜덤으로 주어지는 스킬 리스트에서 스킬을 택하여 사용하게 된다. 플레이어는 세계를 탐험하며 주인공 '루시'를 성장시키고, 다양한 동료를 모아 성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200개 이상의 스킬, 150개 이상의 장비와 패시브, 사용 아이템을 제공할 예정이며, 다양한 변수와 상황을 극복하는 재미를 제공하고자 한다. 현재 2019년 상반기에 스팀 얼리 엑세스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Q. 무거운 분위기와는 반대로, 캐릭터 디자인 등은 귀여운 면도 있다.

= 의도적으로 이런 디자인을 한 것은 아니다. 일단은 예뻐야 하니까 선택한 면이 있는데, 아트를 담당한 분의 스타일이 드러나 결과적으로는 지금의 형태가 됐다. 전체적인 스토리도 애니메이션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획하고자 했다.


Q. 스킬 시스템 또한 특징이 아닌가. 구체적인 시스템 설명을 부탁한다.

= 스킬을 모아두는 일종의 덱이 있고, 턴 시작마다 스킬을 뽑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스킬을 사용하면 다시 덱에 집어넣는다. 스킬 카드 수는 캐릭터마다 8개 정도가 있고 레벨업을 할 때마다 스킬을 하나씩 배울 수 있다. 이외에도 상점에서 공용 스킬을 구매할 수 있기도 하다.

▲ 버프, 디디버프, 특수 스킬, 도발 스킬로 변수를 제공하고자 했다.

Q. 장비 착용은 왜 두 개뿐인가.

= 로그라이크 스타일이다 보니, 부위별로 장비를 구축하기보다, 장비 선택의 자유도를 주고자 했다. 캐릭터별로 장착할 수 있는 장비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장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아무렇게나 착용할 수 있게 설계하려 한다. 다만, 능력치 개념은 있어서 맞는 캐릭터에 장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전투는 위자드리 시리즈가 연상된다. 리빌딩을 거치는 등 많은 시도를 했을 법한데, 이렇게 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 적 캐릭터 일러스트가 나오는데, 이걸 다른 방식으로 만들면 이래저래 개발 코스트가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캐릭터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 스킬 구성도 다르므로 애니메이션을 다 만들어야 한다. 인력이 소규모라서 이와 같은 모든 작업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애니메이션에 들어가는 개발 코스트를 줄여서, 더 다양한 적들과 캐릭터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자 했다.



Q. 게임 내에서 만날 수 있는 파티원은 총 몇 명인가.

= 현재 20명 정도로 기획 중이다. 이후 추가될 수도 있다. 데모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는 현재 6명이고, 언락으로 이용할 수 있는 캐릭터까지 포함하면 8명까지 만나게 된다.

▲ 최종적으론 20명 정도의 영입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


Q. 게임의 볼륨은 어느 정도가 될까.

= 현재 시스템 부분의 진척도는 80% 정도 만들어진 것 같다. 콘텐츠 부분은 약 30% 정도? 플레이 타임은 정식 출시 기준으로 스토리 진행에 다섯 시간 정도면 클리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숙련된 사람 기준으로 판단한 시간이라서, 난이도에 따라서 변동폭이 있을 것 같다.

스토리 이후에 무한정으로 로그라이크를 즐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엔딩 이후에는 게임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방식이며, 더 높은 난이도에서 클리어하는 즐거움을 전하고자 했다.


Q. BIC에 이어서 지스타에도 게임을 출품했다. 소감은 어떤가.

= BIC 이후로 게임이 알려지면서,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행사 자체가 따로 알려지지 않은 게임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인디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BIC에 출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로그라이크 류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편이었다. 처음에 난이도가 있다 보니까, 장시간 잡고 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시연 버전은 난이도가 좀 있는 편이라... 여러 의견을 받았다.

그래서 급하게 난이도를 낮춘 버전을 적용했다. 처음 하시는 분들도 지금은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거서 같다. 첫 레벨업을 할 때, 주력 스킬이 나오게 변경해서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초반에 도움을 주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전 빌드보다는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Q. 최근 텀블벅 펀딩을 시작했다. 사실,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는 프로젝트도 많지 않나.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하고 있는가.

= 지스타를 앞두고 텀블벅 펀딩도 시작했는데, 언급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일단 펀딩 보상으로 얼리 엑세스 출시 전까지 주기적으로 빌드를 배포하는 보상도 가지고 있다. 펀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개발자 감시 방송과 같은 것도 주기적으로 할 예정이다.


Q. 앗, 감시 방송이라면 어떤 형태를 말하는 것인가.

= 공부하는 것을 방송하듯이, 크로노 아크를 작업하는 과정을 방송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 이를 통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고자 한다. 채팅 등으로 게임에 관심을 보여주는 분들과 소통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외에도 개발 일지를 한 달마다 업로드할 예정도 있다.


Q. 데모를 공개하는 결정에 대해 묻고 싶다.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을 공개하는 데 불안감은 없었나.

= 데모 공개는 해외에서는 자주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를 본받아 공개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크로노 아크를 플레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공개한 면도 있다. 크로노 아크의 전투는 플레이어들이 직접 해봐야만 재미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크로노 아크, 데모 버전 다운로드 바로가기

▲ 클래식 RPG의 전투이므로,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Q. 개발 과정에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면?

= 개인적으로는 어려워하는 것도 배워서 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게임의 이펙트를 제가 전부 다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가며 만들어야 했다. 제가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하는 것에 있다.

그래서 기획도 직접 하는 것이고, 프로그래밍도 구현하고 있는 상태다. 관심 있는 것은 스스로 담당해서 하고 있다. 내가 바라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 동시에 배우면서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어려우면서도 좋은 점인 것 같다.


Q. 데모를 플레이하고 나서, 로그라이크를 많이 플레이해본 개발자란 느낌을 받았다.

= 개인적으로 '엔터 더 건전'을 좋아한다. 이미 클리어를 했더라도 시간 날 때 한 판 플레이를 하기가 참 좋은 게임이다. 크로노 아크도 그런 게임으로 풀어나가고 싶다. 모든 콘텐츠를 플레이했더라도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는 게임이 되고 싶다. 로그라이크 헤비 유저이기도 해서, 난이도 있는 플레이를 지향하는 편이다.

하지만 약간 뭐랄까... 난이도 부분에서 조정을 필요할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난이도는 고민 중인 상태다. 이번 참관으로 진입 장벽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난이도를 조금 낮췄다. 추후 나올 때에는 초반에는 플레이하기 쉽지만, 정복은 어려운 그런 지향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Q. 최종적으로 어떤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가.

= 기억에 남는 스토리와, 진득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턴제 게임. 이런 인식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데모도 공개하고 있는 만큼, 많은 분이 플레이해주시고 관심을 둬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11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