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 위원장에게 지난 3개월은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였다. 뒤늦게 3대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간담회와 국정감사를 치렀다. 산적한 과제들 속에 그의 역할은 더 중요시됐다. 특히 전과 다른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그의 첫 번째 과제였다. 이재홍 위원장은 곧바로 간담회를 열어 위원회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최근 국정감사는 무사히 마쳤다. 3개월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그의 행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으로 지스타에 B2B와 B2C 관을 운영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모습에서 이재홍 위원장이 강조한 소통을 엿볼 수 있었다. 위원회의 주요 업무인 등급 분류를 게임사와 유저에게 알리기 위해 문을 열었고, 전시회 방문객들에게 위원회의 주요 업무인 등급분류 및 사후관리 제도에 대한 이해를 직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규제 기관으로 인식되던 게임위는 자신들의 역할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힘썼다.

바쁜 일정을 보내는 이재홍 위원장을 지스타 현장에서 만나 앞으로의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 게임물관리위원회 이재홍 위원장

Q. 위원장으로서 1년 차가 곧 지난다. 지난 8월에 취임해 기간은 짧지만, 많은 일을 겪었다. 그동안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 너무 바쁘게 지난 거 같다. 취임하자마자 국회에 업무 보고가 있었고, 곧이어 국정감사를 겪었다. 정신없던 3개월이다. 그러고 나서 숨 좀 돌릴까 했더니 지스타가 시작됐다. 2주 뒤에는 미국에서 국제등급분류회의에 참석한다. 짧은 기간 바쁘게 지나다 보니 스스로를 평가하기엔 이른 거 같다.

다만, 위원장이 되고서 바라보니 우리 사회에서 게임산업의 위치와 역할이 생각보다 더 컸다는 걸 실감한다.


Q. 취임 이후 아쉬움을 느낀 게 있나?

= 외적인 일로 너무 바쁘다 보니, 비교적 내부에 신경을 덜 쓴 것 같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직원이 100여 명 있는데, 직원들과 가족적인 분위기를 못 만든 게 아쉽다.


Q. 위원장 취임 후 첫 간담회 때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진척이 있나?

= 진행 중이다. 우선 단체의 수장으로 왔다면 직원과 호흡을 맞추는 게 외적인 성장을 이끄는 것만큼 중요하다. 어느 일이든 직원들의 도움 없이 진행되는 게 없다. 더 나은 일을 위해 직원을 알아가고, 격려도 해야 하는 게 위원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최근 국감을 치렀다. 위원장으로서 국감 소감이 있다면?

=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 예상 질의 때문에 우리 직원들의 고생이 많았다. 그 과정에서 이전보다 많은 지식을 얻게 됐다. 더불어 게임위의 내부 문제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 국정감사에 참여할 당시 이재홍 위원장

Q. 게임물관리위원장으로서 지스타 참여는 처음인데.

= 그 전까지는 게임학회장으로서 4년간 지스타를 지켜봤었다. 예년에 비해서 올해는 다양성 면에서 발전한 거 같다. 최근 모바일이 대세인 만큼, 모바일 게임이 꾸준히 성장했다. VR은 체험 위주에서 인터랙티브한 콘텐츠로 발전했다.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진척이 있다.

특이한 점은 지스타에서 스트리머의 역할이다. 그만큼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점차 가속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Q. 그러고 보니 최근 스트리머 관련 이슈가 점차 생긴다.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으로 홍보 효과가 있다는 것과 저작권 문제가 대립한다.

=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스트리머가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대중에게 알려지는 홍보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공개함으로써 게임사에 손해를 끼치는 경우다.

위원장이 아닌 한 명의 게이머로서 생각을 말하자면, 스트리머는 스스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스트리머는 남의 재산으로 자신이 돈을 번다. 그러니 남의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다. 스트리머가 스스로 고민하고 현명하게 생각해 활동했으면 한다.

만약 스트리밍 이슈가 더 심해지면 기관은 타협점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규제를 들이밀 때가 아니다.


Q. 게임위가 지스타에 참가해 유저들에게 알리고 싶은 게 있다면?

= 그동안 게임위가 너무 얌전하게 지냈다. 그러다보니 일부 오해를 사는 일도 있다. 게임위가 완전히 규제 기관으로만 인식되는 경우다. 게임위의 본질은 등급을 분류하는 것과 불법 게임물 관리 감독, 사후관리다. 더 나은 게임 문화를 위해서다. 그러나 밖에서 보면 규제 기관으로만 보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는 걸 유저들에게 알리기 위해 지스타에 참가했다.

등급 분류는 게임위의 중요한 일 중 하나다. 그러나 일반 유저는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B2B에 참가한 이유도 게임사가 미리 등급 분류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개발 때 등급 분류를 고려하지 않고 진행하면, 이후에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 있다. 기획 단계에서 등급 분류를 알고 진행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원장이 된 이후 소통을 강조했다. 간담회 때는 언론과의 소통을 말했는데, 일반 유저와의 소통도 중요하다. 지스타 참가는 소통의 한 방법이다.


Q. 유저를 대상으로 여는 행사가 있다고 하는데.

= 유저가 직접 등급 분류의 필요를 느낄 수 있도록 픽토그램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게임에 필요한 표시를 그려보는 거다. 유저가 직접 그린 것 중에는 '정치질 금지'라던가 '부모님 안부 금지' 등 독창적인 게 많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게임 등급이 부정적이지 않고, '하지 마라'가 아니라 좀 더 게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Q. 지스타 기간 동안에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출범했다. 그런데 대형 게임사가 이사로 참여한다. 일부 의견으로 '고양이가 제 목에 방울을 걸 수 있나'라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자율규제란 말 그대로 업계 스스로 자정한다는 의미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이미 자율규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마땅히 우리나라도 그 길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사가 이사로 참여하지만, 학계와 각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모두가 참여해 좋은 방향으로 간다는 취지로 봐야 할 거 같다.


Q. B2B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 해외 게임사가 우리나라에 진출하고 싶은데 등급 분류를 어떻게 받아 야하는지 관심이 많았다. 국내 게임사는 VR 게임 등급 분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가 많았다.


Q. VR은 등급 분류 기준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 문제점을 인식하고 현재 법을 개정 중이다. 연말에 개정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까지 VR은 아케이드나 온라인 게임에 맞춰 분류해야 하는 미비함이 있었다. 그러나 게임위는 법이 근거가 돼야 제대로된 활동을 할 수 있다. 하루빨리 개선해나가겠다.


Q. 앞으로 게임위가 진흥과 규제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

= 일반적으로 콘텐츠진흥원이 '진흥'을 이끌고,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규제'를 담당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게임 산업이 잘 돼야 우리도 할 일이 있다. 대한민국에 게임이 없다면 우린 존재 이유가 없다. 오히려 게임 생태계가 좋아져야 우리 역시 관리가 가능하다. 그렇기에 게임위는 규제와 관리를 서로 잘 해야 한다. 그 사이의 밸런스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올바른 게임 생태계를 위해 게임위는 중간자 입장에서 역할을 다하겠다. 단, 청소년 보호에 있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다. 산업은 살리면서 보호할 것은 명확하게 해 진흥과 규제의 밸런스를 맞추겠다.


Q. 게임위의 2019년 계획은?

= 앞서 말한 대로 소통을 더 하겠다. 게임사와 업계, 유저와의 소통 범위를 넓히겠다. 그리고 글로벌 시대인만큼 국제적으로 큰 포럼을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게임 산업에서 게임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나가겠다.

■ 게임위 in 지스타 -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게임물관리위원회

▲ 지스타 B2C 중심에 자리 잡은 게임위 부스

▲ 오전 일찍부터 게이머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 "게임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그려주세요"


▲ 공감 1,000%

▲ 부스 한 쪽에선 등급 분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 참여를 마친 게이머들에게 주어지던 뱃지


11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