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쉽에서 영국 소속의 네임드쉽인 뱅가드가 상점에 출시됐다. 뱅가드는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인 1946년에 취역한 배로 장 바르에 앞서 건조된 최후의 영국 전함이다.

특징이라면 동티어에 있는 모나크와 마찬가지로 15인치 주포(381mm)를 쓰고 있고, 화재율이 영국답지 않게 34%로 평범한(?) 수준이라는 것과 반대로 철갑 역시 영국제가 아닌 일반 철갑탄을 쓰고 있다. 즉, 영국배면서 영국 전함의 특징이 거의 없는 별종이라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8티어 최고 수준의 내구도를 자랑하는데다, 대공 역시 후줄근한 킹조지나 모나크에 비하면 눈부신 화력을 펼칠 수 있다. 기동력 역시 선회반경이 850m로 짧고 조타 시간이 9초밖에 안걸리는 특징이 있다.

전혀 영국전함스럽진 않으나 그동안 영국에 부족했던 퍼포먼스를 끌어올렸다는 평가인데, 실전에서는 어떤 성능을 갖추고 있을지 직접 몰아봤다.


▲ 영국 특유의 못생긴 캐슬형 함교가 있는걸 보니 영국배가 맞긴 한데...



이게 진짜 철갑탄이지! 영국 전함의 이단아 뱅가드
나사빠진 철갑은 잊어라! 고기동력과 무한 체력 보유

■ 생존

보통 영국 전함에 대한 이미지는 허약하지만 엄청난 수리반을 통해 부족한 내구도를 보충하는 식이다. 하지만 뱅가드는 자체 내구도가 71,700으로 8티어 최고의 체력을 가지고 있을뿐만 아니라 영국 특유의 강화 수리반도 그대로 들고 있기에 남다른 탱킹력을 자랑한다.

9티어들과 비교해도 체력은 든든한 편으로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하는 피탐지와 기동력을 보유했기에 생존력 하나는 확실히 좋다.

물론 장갑 구성은 터틀백도 아니거니와 정직한 시타델 구조를 가지고 있어 18인치에 직격당하면 그대로 용궁행이니 측장을 내보내는 플레이는 자제해야 한다.


▲ 시타델은 정직하기 짝이 없는 구조니 체력이 높다고 맞을거 다 맞으면 황천간다



■ 주포&부포

주포는 381mm의 15인치 4X2 도합 8문을 자랑한다. 8티어에서 15인치를 쓰는 국가라면 독일의 비스마르크와 이탈리아의 로마, 프랑스 리슐리외, 같은 영국의 모나크 등 꽤 많이 있으나, 그 중 가장 평가가 나쁜것은 영국이다.

영국 종특인 철갑탄의 지연신관 발동 시간이 짧은탓에 대부분 고폭탄을 주력으로 사용하기 마련인데, 뱅가드만큼은 다른 국가와 동일한 철갑탄 성능을 가지고 있다.

구경이 15인치라는 문제는 있으나, 신관이 터지는 시간이 일반적인 0.033으로 옆구리를 훤히 내보내고 다니는 상대를 응징해주기엔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굳이 아쉬운점을 꼽으라면 포가 8문밖에 안된다는 점과 다소 답답할 수 있는 20km의 사거리, 그리고 포각도라 할 수 있다.

사거리야 어차피 피탐지가 뛰어난 편이므로 그다지 패널티로 느껴지지 않으나, 선체를 거의 옆으로 눕혀야 일제사를 쏠 수 있다는 것은 눈에 띄는 단점이다. 부포 역시 그리 기대할게 안되는 구성으로 재장전 속도도 사거리도 모두 빈약하다.


▲ 덜컥 멈춰버린 포탑, 헤드온이나 후퇴시 4문만 활용할 수 있다는 건 큰 단점이다


▲ 일제사를 쏘려면 이정도로 배 옆구리를 보여줘야 한다




■ 대공

대공은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딱 8티어 전함급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부포와 같이 쓰이는 134mm 양용포 8문이 장거리 방공을 담당하고, 그 외 보포스 대공포들이 3.5km의 근중거리 방공망을 펼친다.

카탈로그만 봐도 알겠지만 함대를 지키는 방공망은 펼칠 수 없고, 자함 방공이나 겨우겨우 해낼 수준이니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도 동티어 영국 전함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라는 점을 위안으로 삼자.


▲ 성능이 나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굴 지켜줄 수준도 아니라는것이 학계의 정설



■ 기동력

뱅가드를 논할때 가장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기동력일 것이다. 최고 속도 30노트에 선회 반경 850m 조타 시간 9.7초로 순양전함다운 민첩함을 선보인다.

조타의 경우 강화 이큅에서 조타 강화장치를 착용하면 7.2초대까지 줄일 수 있어 순양함스러운 회피기동도 볼 수 있다. 다만 순양함과 달리 전함답게 덩치가 큰지라 막상 상대의 탄을 보고 허리를 꺾어도 완전히 회피하기란 어려운 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함치고 굉장히 민첩한 편이기 때문에 빠른 주포 회전속도와 맞물려 장거리에서 상대 전함과 일방적인 딜교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뱅가드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최고 속도에서의 기동성은 좋지만 반대로 가감속이 영국답게 매우 답답하다. 헤드온 상태로 가감속을 이용한 딜을 하겠다면 그만두도록 하자.


▲ 이정도 기동력이면 거의 순양함에 가깝다 볼 수 있다


▲ 내구도가 꽤 튼튼한 편이지만 기동력이 좋은 만큼 회피를 시도해보자



■ 피탐지

영국산 전함답게 피탐지가 좋은 편이다. 기본 피탐지 거리는 14.76km 이며, 은신 세팅을 끝마칠 경우 12km까지 줄일 수 있다.

준 순양함에 들어갈만한 피탐지 거리이며, 이를 통해 짧은 사거리지만 크게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싸울 수 있다.


■ 소모품

소모품은 이것저것 달린거 없이 강화 수리반 하나뿐이다. 덕분에 소나나 수상 정찰기 등의 소모품이 있는 함선들에 비해서는 다소 모는 재미가 떨어지는 편이긴 하다.


▲ 소모품 구성은 상당히 조촐한 편이다.



영국 국기 단 일본 전함?
노잼과 성능 사이 그 어딘가에 있는 뱅가드

솔직히 기자의 경우 1년 이상 플레이 한 모든 유저에게 주는 30% 할인 쿠폰을 통해 프리미엄 계정과 뱅가드 중 무엇을 살지 고심하다가 결국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라 생각되어 뱅가드를 구입했다.

그리고 몇 판 타면서 가장 처음 느끼게 된 점은 마치 일본 전함 7~8티어를 모는듯한 착각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뭔가 나쁘지는 않은데, 몇판 타면 질리는 그런 느낌 말이다.

처음 기대한 것은 영국 특유의 고폭 플레이에 추가로 경쾌한 기동력을 이용한 회피 기동이 가능한 전함 플레이였으나, 몰다보면 그냥 나가토나 아마기를 타고 다니는듯한 묘한 기분이다. 성능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개성이 없다는 의미다. 함장스킬이나 이큅 선택에 있어서도 전함의 정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 함장 스킬이나 강화 장치도 딱히 특색있게 세팅할게 없다



그나마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4번째 슬롯의 피해 복구 강화 장치를 달 것인지 조타 강화 장치를 달아 선회력을 높일 것인지인데, 실상 기본 선회력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 피해 복구 강화장치를 권장하는 편이다.

실제 기자의 경우 뱅가드 구입 후, 조타 강화 장치를 먼저 달아 시험 항해에 나섰으나, 조타 시간이 2초 정도 줄어든 것만큼 극적인 선회력을 기대하긴 힘들었다.

결론적으로 분명 영국다운 플레이를 기대하며 구입했다면 실망할 확률이 높다. 그래도 동티어 모나크에 비하면 훨씬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며, 크레딧 팩터 또한 높기 때문에 돈벌기에는 안성맞춤인 전함이다. 전체적인 평을 해본다면 성능상 아쉬운 부분은 없지만 좀 더 개성적인 배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 허리를 흔들며 회피하는 맛은 있지만 영국 전함에 그걸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