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틀라이트 로얄럼블 실제 플레이 영상(7분)

'배틀라이트'가 오는 12월 5일 정식 출시됩니다. 스웨덴 소재 스턴락 스튜디오가 개발한 '배틀라이트'는 간결한 PVP가 특징인데요. 스턴락 스튜디오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2'를 즐기던 개발자들이 자신들만의 MOBA를 만들고자 설립된 게임사입니다. 그 결과, 보다 쉽고 빠른 전투와 스타일리시한 아트풍의 MOBA '배틀라이트'가 탄생했죠. 이후 '배틀라이트'는 2016년 9월 스팀 유료 테스트 버전만으로도 90만 장을 판매할 만큼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배틀라이트'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베타 테스트를 거치는 동안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괜찮은 게임이기는 한데, '굳이' 할만한 매력이 부족했었죠. 이에 스턴락 스튜디오가 꺼내 든 카드는 '배틀로얄'이었습니다. 기본적인 룰은 요즘 유행하는 배틀로얄 장르와 유사합니다. 그런데, MOBA와 배틀로얄의 궁합이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개성 있는 챔피언이 한데 모여 싸우니, 기존 배틀로얄 게임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국내 정식 서비스를 앞둔 '배틀라이트'의 자세한 이야기를 넥슨 배틀라이트팀 박재현 팀장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배틀로얄 모드에 대한 설명은 물론이고요. '넥슨의 배틀라이트 서비스'에 대한 유저 분들의 걱정도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넥슨 배틀라이트팀 박재현 팀장

Q. 이번 인터뷰로 '배틀라이트'를 처음 알게 되는 유저 분들도 있을 텐데요. 간략히 소개 부탁드려요.

= 개발은 스웨덴 소재 '스턴락 스튜디오'에서 하고, 넥슨이 국내 서비스하는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네요. 이전까지는 '액션 MOBA'라고 표현했었는데요. 이제 '로얄럼블' 모드가 나오면서 한 단어로 정의하기가 모호해졌습니다. 그래서 스턴락 스튜디오에서 예전부터 강조했던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팀 대전 위주로는 MOBA와 같은 '아레나'가 있고, 배틀로얄 장르인 '로얄럼블'이 있는 게임입니다.


Q. 특이하게도 MOBA 스타일의 배틀로얄 모드를 추가했더라고요. '로얄럼블'은 어떤 모드인가요?

= 아마 PC 온라인 게임 중에서 MOBA와 배틀로얄을 접목한 최초의 게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틀라이트' 안에 있는 하나의 모드이지만, 충분히 독립해 선보일 만큼 완성도가 높아요. 실제로 스팀 글로벌 서비스에서는 따로 선보이기도 했고요. 국내 버전은 '배틀라이트' 안에 포함되어 선보입니다.

MOBA를 되짚어 보면, 챔피언 캐릭터 하나를 가지고 노는 놀이에요. 이것을 미국 프로 레슬링을 즐겨 보신 분들은 익숙할 만한 '로얄럼블'과 합친 거죠. 다만, 미 프로레슬링의 로얄 럼블은 한 명씩 등장하고, '배틀라이트'의 모드는 한꺼번에 등장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요.

런칭 스펙으로는 30명이 한 맵에서 생존을 두고 경쟁하죠. 플레이 타임은 1위를 기준으로 약 10분 정도로 짧아요. 최종적으로 최대 40인 배틀로얄 모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Q. 다른 배틀로얄 장르, '배틀그라운드'나 '포트나이트'의 경우 시작할 때는 모두 같은 상태에서 시작하죠. 진행하면서 무기 밸런스가 생기고요. 그런데 챔피언으로 배틀로얄을 하면 밸런스 차이가 시작부터 생기지 않을까요?

= 별로 걱정하지는 않아요. 배틀라이트가 다른 MOBA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것은 '손 싸움'이 중요시되는 점입니다. 물론, 다른 MOBA 게임도 컨트롤을 중요시하죠. 그런데 '배틀라이트'는 그와 좀 다릅니다. 일단 모든 챔피언의 스킬이 논 타겟팅이에요. 하물며 기본 공격까지도요. 비교하자면 '철권'과 비슷합니다. 캐릭터마다 기술과 성능이 다르지만, 결국 플레이어의 컨트롤이 중요시되죠. '배틀라이트'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챔피언 밸런스는 베타 때부터 고려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로얄럼블 모드에 맞게끔 재조정도 거치고요. 출시 시점의 배틀로얄 모드에는 아직 모든 캐릭터가 참전하지는 않아요. 현재 공개된 27개의 챔피언 중 22개만 로얄럼블 모드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 로얄럼블의 기본 개념은 기존 배틀로얄 장르와 비슷하다

Q. 로얄럼블과 아레나의 플레이 차이가 있을까요?

= 챔피언의 스킬 메커니즘이 약간 달라요. '벽'의 개념도 다릅니다. 아레나보다 로얄에서는 벽의 개념이 더 중요해졌어요. 벽을 넘을 수 있는 스킬이 현재 쿨타임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생존에 직결되거든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챔피언 스킬 디자인을 살짝 바꿨죠.


Q. MOBA 장르에는 이미 선점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특히 '롤'은 압도적이고요.

= 네... 뭐... 저희가 생각하기에도 '롤'은 너무 압도적이에요. 그래서 '롤'을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무엇이 다른가를 유저분들에게 보여드릴까 고민하고 있어요. 저희가 생각한 '배틀라이트'의 특징은 플레이 타임이 짧고, 접근성이 높은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데 필요한 학습 과정, 허들 구간이 꽤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PVP 게임을 찾는 유저들에게 좋은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요.

당장은 '롤' 매칭 기다리는 동안 즐기는 게임이더라도 괜찮아요. 빠르고 짧게 PVP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배틀라이트'의 특징이니까요. 선점한 자리를 뺏는다기보다...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자신감은 있으니까요.


Q. 넥슨이 '배틀라이트' e스포츠를 꾸준히 열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자체의 인기보다는 넥슨 덕에 경기가 유지되는 거 같아요.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e스포츠를 진행하는 이유가 있나요?

= '배틀라이트'는 스턴락 스튜디오가 게임을 기획할 때부터 '보는 재미'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어요. 넥슨 역시 '배틀라이트'의 e스포츠 가능성을 충분히 봤고, 미래를 위해 꾸준히 대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얻은 것도 많아요. 오프라인에서 유저분들과 실제로 뒤섞이지 않으면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거든요. 경기를 보는 유저들의 반응과 대회 규정에 관한 의견들 같은 거죠. 예컨대 대회 룰은 원래 토너먼트 제도였는데, 유저 의견을 듣고서 더블 엘리미네이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대회를 치르면서 발견한 버그와 밸런스 문제도 있고요. 개발사에서 찾지 못한 것들을 대회를 통해 발견한 거죠.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식 출시 이후 바로 e스포츠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 스웨덴에서 개최된 '드림핵 서머'

Q. 스턴락 스튜디오와는 어떻게 일하시나요?

= 스턴락 스튜디오가 개발하는 데 있어서 넥슨은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아요. "이런 게 있으면 어떨까?" 정도의 제안만 할 뿐이죠. 예를 들면, 게임 안에서 의사소통이 쉽게 핑 시스템을 추가해보자, 동양권에서는 이런 문화가 있는데 게임에 넣어보면 어떨까? 하는 식이죠. 스턴락 스튜디오도 문화적인 차이는 있지만, 우리의 말을 잘 이해하려고 굉장히 노력해줘요.

특히, '배틀라이트'는 글로벌 원빌드, 동시 서비스가 원칙입니다. 그래서 넥슨이 한국 서비스만의 뭔가를 할 수가 없어요. 글로벌 스팀 버전이든, 국내 넥슨 버전이든 같이 내용으로 함께 플레이가 됩니다.


Q. 직접 스턴락 스튜디오에 다녀온 걸로 아는데요. 그곳의 문화는 어떤가요?

= 스턴락 스튜디오는 스웨덴 작은 마을 어딘가에 있습니다. 대학교 옆에 붙어있었죠. 우리나라로 치면 카이스트 옆에 있는 산학협력관 정도의 느낌일까요. 그곳에 게임학과 출신이 모여 시작한 게 스턴락 스튜디오입니다.

시차가 7시간 나다 보니 어려운 게 있어요. 저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영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웨덴도 모국어가 있지만, 국민들 대부분이 영어를 굉장히 잘해요.

그리고 상상하던 복지 국가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실제로 비슷했습니다. 스웨덴에는 FIKA(피카)라고, 커피를 마시며 쉬는 시간이 있어요. 아, 단순히 쉬는 걸 넘어서 문화적으로 정착된 휴식 개념 정도일까요? 두 시간마다 모든 직원이 나와서 피카를 가집니다. 7월이 되면 스웨덴 국민 대부분이 휴가를 떠나기도 하고요. 거의 국가 단위로 쉬는 거 같았어요. 제 입장에서는 다소 충격적일 정도로요.


Q. 베타 버전일 때 '배틀라이트'는 폰트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출시 때는 개선될 수 있을까요?

= 아마 종종 보이는 나눔스퀘어폰트나 맑은고딕 등을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요. 정식 출시 이후에 개선될 예정입니다. 아쉽게도 폰트조차 넥슨이 직접 관여할 수는 없어요. 스턴락 스튜디오 측에 의견은 전달했습니다. 다만, 개발사가 아직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폰트 개선은 우선순위가 다소 낮습니다. 또, 폰트 때문에 런칭 일정을 늦출 수는 없고요. 디테일은 꾸준히 잡아가도록 하겠습니다.


Q. 그럼 넥슨이 BM에도 관여를 못 해요?

= 네, 전혀요. 말씀드렸다시피,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이기 때문에 한국 전용의 무언가를 할 수가 없어요. 우리나라에만 출시하면, 해외 유저가 불만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나마 "이거 너무 비싼 거 같은데, 할인하면 안 될까?" 정도만 스턴락 스튜디오에 얘기해볼 수 있습니다.


Q. 챔피언이 핵심 콘텐츠인 게임에서, 27명은 아직 적습니다. 빠른 챔피언 추가를 기대해도 될까요?

=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보통 '배틀라이트'와 같은 컨트롤 게임은 챔피언 추가가 콘텐츠 수명 주기라고 할 수 있어요. 크지 않은 개발사가 런칭 준비로 바쁘다 보니 챔피언 추가는 다소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이제 정식 출시 이후에는 빠른 챔피언 추가를 기대하셔도 좋아요.

▲ 다소 부족한 챔피언 수는 정식 서비스 이후 빠르게 늘어날 예정이다

Q. '배틀라이트'가 끌어드리고 싶은 유저 층이 있나요?

= '롤'을 즐기는 유저나 '오버워치'를 즐기는 유저 모두 PVP에서 오는 짜릿함을 좋아한다고 봐요. 두 게임의 공통점이 있다면, 스킬을 활용한 팀대전이라는 거죠. 게이머들 중에 '내가 컨트롤 좀 한다'라고 자부하는 분들이 있다면, '배틀라이트'가 좋은 게임이 될 겁니다.

마케팅은 'PC방에서 15분 남았을 때 즐기기 좋은 게임'도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이 시간으로도 배틀라이트는 충분히 한 판을 즐길 수 있거든요. 한국 게임 시장은 선점한 작품들의 점유율이 워낙 건고하기도 하니까... 괜찮은 유저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Q. 어떤 유저 이벤트죠?

= 신규 게임은 첫 주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아무 이벤트나 열면 선량한 유저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요. 예컨대 5판 해보기와 같은 이벤트는 잠수 유저를 만들기도 하죠. 저희는 이를 방지하고자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뒀습니다. 로얄럼블에서 5위 안에 들 경우 넥슨 캐시를 100% 지급하다거나, 친구와 파티를 맺어 1승 하기 등이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게임의 퀄리티는 망가뜨리지 않는 선에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 "우리나라가 세계 대회에서 선전하길 기대"

Q. 앞으로 '배틀라이트'가 어떤 게임이 되길 바라시나요?

= 다른 것보다, 글로벌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배틀라이트' 글로벌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약체에요. 정식 출시 이후 실력을 키워 설욕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Q. 끝으로, '배틀라이트'를 넥슨이 가져가서 걱정한 유저분들께 한마디 하신다면요.

= 다른 게임에 비해 걱정해주시는 유저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한 일입니다. 유저분들이 왜 걱정하셨는지 이유는 알고 있어요. 넥슨이 앞으로 노력하며 고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배틀라이트'는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미 매니아층이 생긴 게임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도 '배틀라이트'는 PVP 게임입니다. PVP의 재미를 해치는 서비스는 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저나 경영진 모두가 같아요. 많은 유저가 우려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