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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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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학생들이 밝혀낸 PC방 담합의 진실..하지만 가격은 그대로?

이평강 기자 (Issak@inven.co.kr)
대학가는 상권 형성이 비교적 쉬운 곳이다. 각종 요식업체는 기본이고, 노래방, 당구장, 보드게임방, 플스 방 등의 각종 놀이 공간들도 찾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PC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특히 더 큰 편이다. 단순히 친구들과 게임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과제나 수강신청, 그리고 끼니까지 함께 해결할 수 있기 때문.

이런 이유로, 대학생들에게 PC방은 이용하지 않으려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하나의 공간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 주변의 PC방 요금은 대학생들에겐 매우 민감한 부분인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몇몇 대학가 주변 PC방에서 이용 요금을 담합해 올리는 불법 행위가 성행하면서 이를 놓고 학생들과 PC방 업주들 간의 대립이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 초, 국립 한국교통대학교 앞에 위치한 6개의 PC방에서 일괄적으로 PC방 이용 요금이 인상되는 일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학생들이 담합 의혹을 제기했고, 이슈가 확산되면서 학생복지위원회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서게 된 것.

학생복지위원회는 관련 증거들을 수집하며 관련 내용을 시청과 국민신문고,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하는 등 활동을 했고, 지난 11월 26일 대전지방 공정위 조사에 의해 6개 PC방에 대한 담합 위법이 인정되어 업주들에게 경고 조치가 내려지게 되었다.

사실상 인상된 요금의 변경이나 실질적인 처벌이 없었다는 점에서 학생들 입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다. 그렇다면 이 이슈에 직접 관여를 한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인벤에서는 해당 학생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 학생복지위원장 오치성씨(좌), 학생복지부위원장 이유정씨(중앙), 차기 학생복지위원장 공영배씨(우)


Q. 학생복지위원회는 학교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학교 학생들의 전반적인 복지 개선을 위해서 여러 가지를 계획하고 실행한다. 또한, 이번 사건처럼 돌발적인 일들도 처리한다.


Q. 본론으로 들어가서, 학교 앞 PC방들의 요금 인상이 발생한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 궁금하다.
A. 올해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에 학교 앞에 위치한 PC방 한 곳의 이용요금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갑작스레 인상이 되었다. 그리고 뒤이어 나머지 5곳의 이용 요금도 1,400원으로 올랐다. PC방마다 며칠씩의 차이는 있었지만 그래봤자 고작 일주일 내에 발생한 일이었다.


Q. 일주일 내에 학교 앞 모든 PC방의 이용 요금이 인상되면 확실히 학생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A. 학교 앞에 있는 6개의 PC방 모두 가격이 인상되니 학생들은 당연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학교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PC방 업주들끼리 담합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학우들 사이에서 점점 더 확산되기 시작했다.


Q. 그리고 학생복지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조사는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는지 궁금하다.
A. 해당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에게 아는 내용이 없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학생복지위원회 SNS 페이지에 해당 사건에 대한 제보를 받기도 했다. 처음에는 제보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얼마 후 한 익명의 한 제보자가 확실한 증언을 해주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Q. 증언은 어떤 내용이었나?
A. 6개의 PC방 사장들이 카페에 모여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는 제보였다. 해당 제보를 받고는 즉시 카페로 가서 CCTV를 확보했다. 내용은 들을 수 없었지만 PC방 업주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이야기했다는 것만 해도 충분히 큰 증거가 되었다.

해당 증거를 입수하고, 5월 초에 시청과 국민 신문고, 그리고 공정위까지 가능한 모든 곳에 민원 접수를 했다. 그리고 이틀 정도 뒤에 공정위에서 민원이 정상적으로 접수되었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Q. 공정위 민원이 접수된 이후의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A. 민원이 정상적으로 접수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 역시 공정위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면 도와줄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7~8월 즈음에 조사관이 파견됐었다는 연락 한 번 이외에는 따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약 3개월이 지난 지금 조사 결과에 대한 내용을 통보받을 수 있었다.


Q. 조사 결과는 어떤 내용이었는가?
A. PC방 업주 한 명이 담합 사실을 자진 시인하면서 담합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판결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분명히 기쁜 소식이었다. 하지만 '경고'라는 조치 유형을 확인하고는 의아한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해당 사건의 조사관에게 연락을 취해 이유를 물어봤다.


▲ 사건의 판결 내용, 업주들의 담합 사실이 인정되었음에도 업주들은 '경고'만을 받았다.


Q. '경고' 조치의 이유가 뭐라고 했나?
A. 우선, 충주시가 광역시 이상 급에 규모를 가진 도시가 아니고, 해당 업체들의 사업장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 이에 대한 파급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이 이유가 된다고 했다.


Q. 그렇다면 별도의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혹은 일정 기간의 특별 감시를 받는 별도의 행정 처분은 전혀 없는 것인가?
A. 전혀 없다고 들었다. 그저, 다음에도 담합을 하면 그때는 처벌을 받겠다는 구두의 약속만 받았다고 조사관에게 들었다.


Q.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을 것 같다.
A. 그렇다. 약 9개월을 달려왔지만 크게 보면 달라진 것이 없는 결과였다. 지금도 해당 PC방들은 담합으로 인상되었던 이용 요금 1,400원을 그대로 받고 있다.


▲ 이번 사건 경고 조치의 이유. TV뉴스에서도 이번 사건이 보도되기도 했었다
(출처: MBC충북 뉴스)


Q. 이 같은 결과라면 담합이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을 것 같은데?
A. 그 부분이 아무래도 걱정된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여러 방면에서 더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 또, 내년부터는 최저임금이 올라 PC방 요금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해서 더 걱정이 된다.


Q. 혹시 해당 PC방 업주들을 따로 만나 이야기를 해봤는지 궁금하다.
A. 한 업주분을 만나 학생회와 같이 진행하는 쿠폰 이벤트나 10,000원에 9시간인 정액제를 10,000원에 10시간으로 해줄 수는 없는지 대화를 해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담합이 밝혀지기 얼마 전 다른 업주가 먼저 10,000원에 10시간으로 정액제를 변경하면서 이 이야기는 보류되었다.

또, 다른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인들을 통해 업주들을 더 만나보려 했지만 해당 업주들은 우리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Q. 학교 측에서는 별도의 도움을 주진 않았나?
A. 학교 측에서는 아무래도 교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고 교외에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개입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Q. 해당 결과가 학생들에게 전해지면서 '보이콧'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
A. 여러 학생회 임원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엄연한 불법행위가 이루어졌었고, 그에 따른 조치가 미흡하다고 느꼈다. 우리라도 모션을 취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경각심도 심어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한 것이 '보이콧'이었다.


Q. 보이콧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A. 학우들의 서명을 직접 받는 형태 등을 고려하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대학교 앞 PC방들은 특수 상권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지방 쪽 대학교들은 이런 구조가 더 심하다. 그렇기에 영구적인 보이콧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정 기간 동안이라도 보이콧을 진행하여 업주들에게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주목적이다.



학생들은 상인들의 경제적인 고충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주변 동일 업체들과의 경쟁 속에서 가격 인상/인하의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또 점점 오르는 최저 임금으로 인한 인건비와 고사양 게임들로 인한 PC 업그레이드까지.

하지만 경제적으로 힘든 것은 학생들도 마찬가지이고, '담합'은 엄연한 불법행위이기에 학생들의 입장에서 절대 안일한 태도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학교 앞 상권의 소비자층인 학생들이 자칫 '을'의 입장이 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학생복지위원장 오치성씨와 부위원장 이유정씨는 이제 임기가 끝나고 곧 졸업을 하지만 그럼에도 이 사건에서 눈을 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선례가 이후의 입학할 학생들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을 선배의 입장에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먼저 움직이면서 담합은 사실로 밝혀질 수 있었다. 긴 시간 펼쳐진 노력이었다. 하지만, 업주들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구두의 약속만을 하고 여전히 담합으로 인상된 가격 그대로 장사를 속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보이콧 등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이 사건의 결과가 100% 완전하지 못했다는 것을 대변해주고 있다. 불법행위를 밝혀낸 학생들과 불법행위가 적발된 상인들. 분명히 결과는 나왔고 수사도 종결되었다. 그런데, 그 끝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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