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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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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넥슨이 심은 배틀로얄의 불씨, '배틀라이트'

원동현 기자 (Wony@inven.co.kr)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논타겟팅 스킬, 끊임없는 전투, 스턴락 스튜디오의 대표작 배틀라이트의 특징이다. 얼핏 보기엔 흔한 MOBA 게임 같지만, 막상 해보면 색다른 매력이 넘쳐흐른다. 그렇기에 성공했고, 그렇기에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지난 5일, 배틀라이트가 한국에 상륙했다. 넥슨이 국내 서비스 소식을 전한지 약 1년 만이다. 그 동안 스팀에 지역 제한이 걸려 배틀라이트를 구매하고 싶어도 쉽사리 구매할 수 없었지만, 드디어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다. 배틀라이트 고유의 재미를 간직한 '아레나'뿐만 아니라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담아낸 '배틀로얄'까지 같이 찾아왔다.

시종일관 치열한 재미를 선사하는 배틀라이트, 한국에 상륙한 '아레나'와 '로얄'의 모습은 과연 어땠을까?


'한타'의 정수만을 담다, '배틀라이트 아레나'


배틀라이트의 가장 큰 묘미는 역시나 긴장감이다. 협소한 공간과 직관적인 조작, 그리고 완성형 챔피언의 3박자가 갖춰져 게임의 시작과 동시에 격렬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초보자 입장에선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조작이 워낙 직관적이라 적응은 금방 이루어진다. 한두 경기만으로도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끝나며, 캐릭터의 특성과 스킬 역시 쉽게 익힐 수 있다. 로드아웃 기능을 통해 캐릭터 스킬을 본인 입맛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다.

이 '쉽고 빠른 이해'는 배틀라이트의 가장 큰 무기다. 모든 캐릭터는 완성된 형태로 등장해 별도의 성장도, 무기도 필요 없다. 맵에 존재하는 기믹 역시 HP 회복, 기력 회복 등으로 단순해 오롯이 전투에 집중할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서든 데스'를 통한 지형의 압박으로 전투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격렬해진다. 가뜩이나 좁은 지형을 성큼 좁혀와 적군과 아군의 캐릭터가 시야 내에 모두 들어오게 되며, 강제적으로 전면전을 펼치게 된다. 이 덕에 배틀라이트 아레나의 평균 플레이 타임은 1 라운드 당 2~3분 내외다. 쉽게 말해 처음부터 끝까지 '한타'가 이루어지는, 기승전결 중 '기'와 '승'의 단계를 생략한 게임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이 탓에 게임 전반의 운영이 불가능하다. 사실상 처음부터 끝까지 '전투'만이 존재하기에 콘트롤의 부족함을 극복할 기타 요소는 없다고 봐야 한다. 맵 상에 존재하는 HP 오브나 기력 오브로 어느 정도 실수를 메꾸거나, 스노우볼링을 추진하는 행위는 가능하지만, 이 역시 '전략'으로 보기엔 힘든 부분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배틀라이트 아레나가 2:2 혹은 3:3으로 이루어지는 팀전이라는 점이다. 팀 전반의 운영 요소가 거의 배제된 채로 순수히 콘트롤 실력만으로 싸우기에 팀원 간의 상호 의존도가 굉장히 크다. 만약 특정 팀원이 실력이 다소 부족한다 한들 그걸 다른 팀원이 메꿔줄 방법이 거의 없어 사실상 팀전이라기 보다는 개인전으로 느껴지기 십상이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게임은 아니지만, 초보자 입장에선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논타겟팅 시스템이다. 이런 탑뷰의 MOBA 장르에서 논타겟팅 스킬은 흔히 볼 수 있었지만, 배틀라이트는 모든 스킬이 논타겟팅이다. 흔한 평타부터 궁극기까지 개인의 조준 실력에 의존하기에 실력차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쉽게 말해 배틀라이트 아레나는 '한타의 정수만을 담은 실력 본위의 탑뷰 대전 게임'이라 설명할 수 있겠다.


보다 넓게, 그리고 보다 치열하게 '배틀라이트 로얄'


▲ 익숙하다면 익숙한 폰트가 유저를 반긴다

지난 9월 추가된 배틀라이트 로얄은 기존과는 사뭇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기존 배틀라이트가 갖추고 있던 재미 요소를 그대로 유지한 채 '배틀로얄' 시스템을 새로이 만들어냈다. 최대 30명의 이용자가 참여하며, 싱글 혹은 듀오로 파티를 구성해 즐길 수 있다. 전체적인 느낌은 배틀라이트와 아레나와 크게 다르지 않아 원작 팬이라면 쉽게 익숙해질 수 있으나, 클래식한 배틀로얄 장르 팬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와닿을 수 있다.

우선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두 마리의 와이번 중 한 마리에 탑승해 맵 상공을 비행하게 된다. 원하는 위치에서 스페이스를 바를 통해 활강을 시작할 수 있으나, 기타 배틀로얄 게임과는 달리 체공 시간과 거리가 짧아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 낙하는 다소 당황스럽다

'아레나'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완성형으로 등장했지만, '로얄'은 다르다. 처음에 2가지의 스킬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후 맵 상에 존재하는 오브 등을 파괴해 스킬을 획득해야 한다. 스킬은 일반, 희귀, 영웅, 전설 등급으로 나눠지며 높은 등급일 수록 강력해진다. 전설의 경우, 별도의 특수 효과가 부가되어 한층 강력한 성능을 뽐낼 수 있다.

이 외에도 오브에서 획득할 수 있는 각종 장비와 도구로 변칙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도구는 단순한 회복 물약부터 가짜 상자, 로켓 부스터 등 다채로운 효과를 지닌 것들이 다수 존재한다. 가짜 상자를 이용해 주변 환경에 녹아들어 위기를 넘기거나, 급습을 가할 수도 있고, 로켓 부스터로 상대방과의 거리를 단숨에 좁히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 불길로 퇴로를 차단하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아레나에도 존재하던 '서든데스' 시스템이 적용되어 게임 내 긴장감을 유지한다. 기타 배틀로얄 게임에 비해 좁혀오는 간격이 다소 빨라 배틀라이트 특유의 속도감이 끊기지 않으며, 지속적인 접전을 유발한다.

이 외에도 배틀라이트 로얄에는 접전을 유발하는 몇 가지 기믹이 존재한다. 우선 특정 플레이어가 사망시, 사망한 위치가 맵 상에 붉은 X 마크로 표시된다. 적극적인 교전을 즐기는 유저는 해당 시스템을 활용해 추가적인 교전을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은둔형 플레이를 즐긴다면 해당 마크를 피해 생존을 꾀할 수도 있다.

또한, 강력한 무기를 제공하는 '보급품'과 '상점' 역시 승리의 핵심이자 교전의 중심이 된다. 주기적으로 생성되는 보급품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강력한 전설 등급의 스킬과 각종 장비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단숨에 전략 상 우위를 점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맵 상에 위치가 그대로 드러나므로 불특정다수에게 노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더군다나 배틀라이트 로얄 맵 곳곳에는 모습을 숨길 수 있는 '부쉬'가 존재해 보급품 근처에서 대기하다 급습을 가하는 유저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새로운 시도, 하지만 눈에 밟히는 어설픈 디테일

▲ 두 종류로 나눠진 클라이언트

배틀라이트 로얄은 즐거운 일탈이다. 아레나에서는 미처 즐길 수 없던 파밍의 재미와 성장 요소 그리고 다양한 전략적인 재미가 부가되어 기존 팬에게도, 신규 유저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모드'다.

다만 이해하기 힘든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별도의 클라이언트로 출시되어 아레나와 연동 자체가 안된다는 점이다. 설치 자체를 두 번 나눠 진행해야 하며, 게임 내에서 아레나와 로얄 간의 전환이 불가능해 항상 양자택일을 해야만 한다. 클라이언트를 종료한 다음 다른 클라이언트로 접속해 즐길 수는 있지만, 이에 따라오는 번거로움이 너무나도 크게 와닿는다.

▲ 너무나도 어색했던 '상자 30초'

또한, 배틀라이트 한국어 버전을 즐기며 가장 크게 느낀 위화감은 다름 아닌 디테일이었다. 우선적으로 '폰트'가 이상할 정도로 성의가 없어 보였으며, 국내 대형 퍼블리셔인 넥슨에서 감수를 맡았다고 하기엔 의아한 부분이다. 아울러 튜토리얼 등에서 등장하는 문장 역시 다소 어색한 점이 존재해 현지화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예를 들어, 배틀라이트 로얄 튜토리얼 도중 '모든 경기는 선택한 챔피언의 기본 기술을 가지고 시작됩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뜻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나, 어딘가 모르게 어색함이 느껴진다. '챔피언은 기본 기술을 갖추고 (경기를) 시작한다'는 간단한 내용이 번역을 거치며 어순이 얽힌 탓이다. 여기에 앞서 말한 몇몇 폰트 문제가 겹쳐 '현지화'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의구심을 품게 된다.

▲ 별도의 밸런싱이 이루어졌지만, 완벽한 밸런스를 기대하긴 힘들다

배틀라이트 로얄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형평성이었다. 캐릭터 기반인 만큼, 고유의 스킬 세팅이 존재하며 별도의 밸런스 패치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역시나 격차가 존재한다. 좁은 지형 탓에 끊임없이 교전이 발생하던 '아레나'와는 달리 '로얄'의 지형이 워낙 넓어 전체적으로 원거리 유닛이 상당히 유리해진다.

물론 깜짝 상자나 기타 도구로 이러한 페널티를 줄일 수 있겠지만, 원거리 캐릭터 역시 해당 도구를 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효율 좋은 이동기를 가진 캐릭터가 지나치게 각광받는 등 전체적인 밸런스가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탓에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각 캐릭터의 등급을 매기는 등 배틀로얄의 가장 기본인 '형평성'에서 애로사항이 꽃피고 있다.


매력덩어리 배틀라이트, 한국에서 성공할까?


배틀라이트는 어느 정도 검증된 '재미'를 갖춘 게임이다. e스포츠로서의 발전 가능성 역시 있다. 더군다나 한국은 이러한 탑뷰의 대전 게임에 친숙한 국가며, 전세계를 열광시킨 '배틀로얄' 장르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한국과 잘 어울리는 게임이라는 걸 부정하긴 어렵다.

그런데, 시기가 애매하다. 탑뷰 대전 게임도, 배틀로얄도 한국에선 열풍이 식어가고 있다. 이 흐름을 뒤집으려면, 배틀라이트가 새로운 불씨를 제공해야 한다. MOBA에서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한타'만을 가져와 응축시킨 '아레나', 그리고 탑뷰로 펼쳐지는 캐릭터 기반 '로얄' 모두 충분히 매력적이기에 철저한 준비만 이루어진다면 가능성은 있다.

소소한 걸 챙겨가며, 디테일을 살려야 한다. 앞서 언급한 '폰트'와 '번역체', 그리고 '클라이언트 분리' 문제는 한국 유저들에게 낯선 인상을 심어주기 마련이다. 어색한 폰트는 준비가 덜 된 게임으로 보이게 만들며, 번역체는 유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클라이언트 분리는 배틀라이트의 매력을 스스로 반감시키는 것과 같다.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매력을 갖춘 배틀라이트, 대한민국 게이머에게 전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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