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이라는 게임이 탄생한 지도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LCK도 그만큼 많은 선수가 거쳐갔죠. 아직도 리그 초창기부터 활동하던 선수들이 현역으로 뛰고 있지만, 선수들의 세대교체는 천천히 그리고 피할 수 없게 일어났습니다.

LCK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캡틴잭' 강형우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선수로서의 생활이 게이머 생활의 '제1막' 이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개인방송과 게임 관련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제2막'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분명 선수로써 누릴 수 있었던 많은 부분을 지금은 누릴 수 없게 됐지만, 지금의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즐거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팬들은 선수 시절에 볼 수 없었던 둘의 즐거운 케미스트리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스트리머의 자격으로 올스타에 출전한 '매드라이프'와 '캡틴잭'. 올스타 일정의 마지막 날인 3일 차 경기가 시작되기 전 근처 카페에서 그들과 유쾌한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제2막'을 써내려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Q.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개인방송을 통해 꾸준히 소통하고 계시지만, 방송을 보지 않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근황을 전해주세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저부터 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프로게이머 은퇴 후에 트위치에서 개인방송 중인 '매드라이프' 홍민기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방송과 여러 가지 행사로 여러분을 찾아뵙고 있습니다.

'캡틴잭' 강형우 : 안녕하세요. 저는 '캡틴잭' 강형우입니다. 저도 은퇴 후에 현재 트위치에서 개인방송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뭐...더 있을까?

'매드라이프' 홍민기 : ‘유튜브 구독해주세요. 깔깔깔.’ 이런거?

'캡틴잭' 강형우 : 하하...그건 좀...네, 뭐 어쨌든 게임 관련 방송에서 일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 중입니다.


Q. '매드라이프' 님은 워낙 올스타 경험이 많으시고, '캡틴잭' 님도 식스맨으로 올스타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요. 이번 올스타는 어떻게 즐기고 계신가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선수가 아닌 스트리머의 입장에서 참가하게 되어서 색다르네요. 선수 때는 아무리 즐기면서 하려고 해도 결국에는 이겨야 재미있어서 약간의 스트레스가 없지 않아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선수들, 국내외 스트리머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좋습니다.

'캡틴잭' 강형우 : 재작년쯤에 아마 식스맨으로 참여했고, 이번에는 스트리머 자격으로 참여하게 됐네요. 선수 시절에는 기회가 없었는데 스트리머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이번 올스타전은 라이엇에서 작정하고 즐기자는 분위기로 컨셉을 잡은 것 같고, 선수들도 부담감 없이 함께 즐기고 있어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정말로 연습공간도 없어요.

'캡틴잭' 강형우 : 연습하는 선수가 아예 없고, 함께 교류하는 쪽에 포커스가 많이 되어있죠.




Q. 확실히 이번에는 축제의 분위기가 더 강한 것 같아요. 라스베가스는 어떤가요? 두 분 모두 즐기고 계시는지...

'매드라이프' 홍민기 : 저보다는 이 분이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라스베가스를 정말 즐기고 있거든요.

'캡틴잭' 강형우 : 사실 저는 라스베가스가 두 번째에요. 첫방문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어요. 그 때봤던 호텔 앞에 있는 커다란 분수가 아직도 있더라고요. 그게 신기했어요.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를 말하는 것 같다...

이제 성인이 되어 오니 카지노를 구경할 수 있어서 색다르긴 했죠. 도박은 참 나쁜 것이다. 딱 즐기는 수준으로만 하자...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매드라이프' 홍민기 : 저는 도박을 안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이 카지노 즐기러 갈 때 저는 그냥 숙소에서 쉬거나 그런 식으로 지냈어요. 그 외에는 보통 밥 먹으러 가면서 쇼핑몰을 이곳저곳 많이 들렸거든요. 그런데 갈 때마다 카지노가 밑에 있는 거에요. 와...여기는 대체 어떻게 된 곳인가...모든 사람들이 다 도박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 점이 많이 신기했어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잖아요.


Q. 두 사람 모두 국제대회에서 경기하는 것은 꽤 오랜만이죠? '캡틴잭' 님은 이미 경기를 마쳤고, '매드라이프'님은 이제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어떠신가요? (*인터뷰는 현지 여건 상 경기 시작 전에 진행됐습니다.)

'캡틴잭' 강형우 :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번 올스타는 순수하게 즐기기 위한 축제로 기획됐고, 실제로 연습 장소도 없어서 오자마자 메이크업 받고 바로 투입되는 구조였어요. 그래서 정말 모든 선수가 연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매드라이프' 홍민기 : 아니 근데, 저는 중압감이 좀 심한 경기더라고요 (웃음). 저도 머리로는 즐기고 싶었지만, 본능은 아니게 됐습니다. 그래서 어제 따로 스트리밍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게임을 두 시간 정도 했어요. 그게 제가 준비한 모든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좀 요리가 된 상태로 서빙이 들어가야 하는데...거의 날 것이어서 걱정되긴 하네요. 그래도 재미있게 해보겠습니다.


Q. 재미있는 경기 기대하겠습니다. 이제 일상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평소 개인방송에서 두 분이 호흡을 자주 맞추고 계세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저 있어요. 같이하게 되면 말이 많아지니까 그런 점이 좋아서 항상 듀오를 했거든요. 그렇게 같이 게임을 하다가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따로 편집해서 ‘핫 클립’ 을 만들어요. 그 중 하나 기억나는 게 뭐냐면, 이 친구가 케이틀린할 때 체력이 엄청나게 낮은 상태로 궁극기를 쓰는 거에요. 그런데 상대편 드레이븐 궁극기가 코앞까지 왔다가 돌아갔어요. 막 비명 지르고 난리가 났죠. 엄청 재미있었어요.


출처 : 캡틴잭 트위치 방송 채널


'캡틴잭' 강형우 : 저도 그 장면 기억나네요. 그리고 뭐 매드라이프의 ‘솔방울탄 자이라’ 라던가...

'매드라이프' 홍민기 : (푸흡)

'캡틴잭' 강형우 : 멋진 장면도 많이 나왔어요. 브라움으로 이즈리얼 Q 막아주는 장면도 기억이 납니다.


Q. 다음 시즌에도 '매드라이프'-'캡틴잭' 듀오는 계속 볼 수 있는건가요?

'캡틴잭' 강형우 : 시즌이 시작되면 하지 않을까요? 작년에도 한창같이 했던 이유가 시즌 초기화되고 같이 올리자고 해서 마스터 200점까지는 같이 올라갔었어요. 물론 시즌 초기에 잠깐 반짝하고 계속 떨어졌지만...어쨋든 이번 시즌에도 듀오 컨텐츠를 계속하지 않을까 싶어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저희의 한계를 그때 알게 됐어요(웃음). 아! 그리고 어제 라이엇 쪽에서 계정을 지원해주셔서 솔로 랭크를 해봤는데 첫 판하고 나니까 갑자기 ‘아이언4’가 나오는 거에요. 제발 차기 시즌에 듀오를 하게 되면 아이언4는 피하길 빌고 있습니다.


Q. 혹시 시즌 초반에 반짝했다가 떨어진 이유가 '그 게임' 때문인지...

'매드라이프' 홍민기 : 풉!

'캡틴잭' 강형우 : 그 게임이요? 그 게임이 뭘 말하는 거죠...

'매드라이프' 홍민기 : ‘킹우’…

'캡틴잭' 강형우 : 아! 하하하.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요? 물론 '와우'를 할 시간에 솔로 랭크를 했으면 조금 더 올라갈 수 있었겠죠?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항상 같은 게임만 할 수는 없잖아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그리고 사실 '와우'를 안 했어도 다른 게임을 했을거야.

'캡틴잭' 강형우 : 맞아요. 아마 다른 게임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그 부분에 관해서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와우'는 저의 티어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자기 실력이라는 거네.


Q. 말이 나왔으니 드리는 질문인데요. '캡틴잭'님 방송에서 '와우'만 시작하면 시청자들이 우르르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하잖아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푸하하!

'캡틴잭' 강형우 : 맞아요. ‘이제 2부 게임으로 와우하겠습니다~’ 이러면 시청자분들이 ‘캡빠(캡틴잭 빠이)’, ‘아 캡틴잭님 방종 하시는구나. 안녕히 가세요~’ 이런 식으로 장난을 많이 치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시작은 롤 프로게이머로 시작하긴 했지만, 스트리머 생활을 계속 해야 하는 입장에서 롤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여러 가지 게임들을 즐겨봐야 할 것 같고...그러기 위해선 플레이하는 게임의 스펙트럼을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와우'도 꾸준히 방송하다 보면 '와우' 팬층이 저한테 붙지 않을까...

'매드라이프' 홍민기 : 올스타 인터뷰에서 무슨 짓이야.

'캡틴잭' 강형우 : 아니 그래도...종합 게임 스트리머도 나중에 노려볼 수 있잖아요? 그쵸? 매라님도 같은 생각이죠?

'매드라이프' 홍민기 : 저는 롤만 평생 하겠습니다.

'캡틴잭' 강형우 : 이거 가식입니다!



Q. 알겠습니다. 종합 게임 스트리머 캡틴잭님.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커뮤니티나 SNS에서 두 분의 ‘인싸컷’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어요. 그 당시를 회상해보자면...

'매드라이프' 홍민기 : 회상이요?

'캡틴잭' 강형우 : 그날의 악몽...?

'매드라이프' 홍민기 : 인게임 컨텐츠를 탈피하고 게임 외적으로 요즘 핫한 컨텐츠를 만들어보자. 이런 식으로 기획된 방송이었어요. 좋은 취지의 방송이잖아요. 흔쾌히 수락했고 머리 깎는 것도 동의했죠.

'캡틴잭' 강형우 : 첫회에 임팩트가 남아야 한다고 하셔서 머리를 자르러 갔죠.

'매드라이프' 홍민기 : 그때 ‘바버샵’ 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가위, 바위, 보를 제가 이겨서 '캡틴잭'이 먼저 머리를 잘랐죠. 그런데 생각보다 잘 나왔길래 ‘오, 뭐야? 괜찮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 차례에...

▲그날의 아픈 기억...(출처 : OGN 방송화면)

'캡틴잭' 강형우 : 푸하하하하하...

'매드라이프' 홍민기 : 막 제 미래의 모습이 보이는 거에요. 그때 깨달았죠. 아, 이게 예능이구나...이런거구나...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캡틴잭' 강형우 : 하지만 2화는 없습니다...


Q. '캡틴잭' 님은 머리가 맘에 드셨나봐요?

'캡틴잭' 강형우 : 저는 '엄청 맘에 든다.'는 아니고 그래도 조금 머리가 자라면 괜찮겠다? 이 정도였어요. 사실 저는 별다른 반응도 없었어요. '매드라이프' 쪽의 임팩트가 워낙 강해서...

'매드라이프' 홍민기 : 그래도 이젠 많이 자랐어요.

'캡틴잭' 강형우 : 아직 잔재가 남아있죠.

'매드라이프' 홍민기 : 그래서 그때 ‘마미손 마스크’ 쓰고 방송하고 그랬습니다.


Q. 이제 개인 방송을 시작한 지도 꽤 시간이 지났어요. 아무래도 팀에서 관리받던 시절보다 독립된 생활을 하려니 힘든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캡틴잭' 강형우 : 선수 때 방송하던 것과 비교해서, 전문 스트리머는 확실히 프로페셔널하게 방송을 기획해야겠다. 이런 걸 느꼈어요. 프로 시절에도 방송을 해봤지만, 당시에는 솔로 랭크를 하면서 시간을 채우는 것만으로도 괜찮았어요. 팬들과 소통하며 나름의 재미도 챙겼다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이제 전문 스트리머로 방송을 시작하니까 단순히 솔로 랭크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죠.

아무리 개인방송이라도 하나의 컨텐츠이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기획적인 부분에서 ‘뭘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요. 행동력에 대한 부족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매드라이프' 홍민기 : 나는 게으르다?

'캡틴잭' 강형우 : 하하하. 크흠. 뭐 어쨌든, 그런건 이제 점점 적응하면서 배워나가야겠죠.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직은 순탄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매드라이프' 홍민기 : 저도 선수 시절에는 솔로 랭크만 하면 됐었죠. 하지만 지금은 시청자분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저의 가치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식으로 연구를 하다 보니 프로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추가로 선수 시절에는 감독님이나 코치님에게 의존하며 모든 걸 해결하곤 했는데 이제는 제가 주도적으로 돈 관리, 컨텐츠 관리, 몸 관리 이런 부분을 해야 해요. 이 모든 게 결국 ‘체력’ 이더라고요. 결국, 운동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캡틴잭' 강형우 : 말만 하지 마시고 좀 하세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그래도 나 여기서 골프도 쳤어.

'캡틴잭' 강형우 : 그 몇 번 친 거 말고! 한국 가서 하시라고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웃음).


Q. 자, 그럼 이제 가장 중요한 시간이 왔습니다. 각자 개인방송 자랑 좀 해주세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안녕하세요. 트위치 스트리머 ‘매드라이프’ 이고요. 저는 실력방송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 재미있는 장면들이 편집과 함께 업로드 되고 있습니다. 검색하면 바로 나와요. (자신의 방송은 다른 스트리머의 방송과 이런 점이 차별화되어있다, 이런게 있나요?)전 매드라이프 입니다.

'캡틴잭' 강형우 : 푸흡!

'매드라이프' 홍민기 : 여러분이 상상하는 모든 그랩 플레이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캡틴잭' 강형우 : 저는 즐기자는 마인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 시절의 제 모습을 상상하시고 시청하시면 저의 달라진 모습에 충격을 받으실 수도 있어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똑같지 않아요?

'캡틴잭' 강형우 :네?! 아니에요. 어쨌든, 항상 유쾌하고 즐거운 방송 보고 싶으시다면 제 방송 찾아와주시고요. 추가로 이번 올스타전 썰풀이 방송. 예를 들면 ‘페이커’의 알리스타가 얼마나 트롤인가, 이런 디테일한 부분...제가 얼마든지 알려 드릴 테니 많이 보러 와주세요.


Q. 어느덧 경기 시작이 다가오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응원을 보내고 있을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매드라이프' 홍민기 : 지금 한국은 장난 아니게 춥다고 하는데,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요. 주머니에 손 넣고 다니시다가 넘어지면 위험하니까 꼭 장갑 착용하고 다니세요. 감사합니다.

'캡틴잭' 강형우 : 이번 올스타 참가하게 됐는데, ‘알리스타 사건’을 추억하며 플레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응원 정말 감사드리고 항상 저희를 보며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마음, 행복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