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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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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 희망, 모든 걸 걸었다! 2018년 e스포츠 대표할 종목별 명장면은?

장민영 기자 (Irro@inven.co.kr)

새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많은 이들이 새로운 기대와 함께 2019년을 맞이하고 있다. e스포츠 역시 2018년에 많은 일들이 있었던 만큼 2019년에 대한 기대도 생기기 마련이다. 올해는 어떤 시대를 대표할 만한 명장면이 나올 것인가. 이젠 잊혀가는 2018년의 명장면을 돌아보고 새로운 기대를 할 법하다.

그래서 그냥 잊기 아쉬울 만한 e스포츠 종목별 명장면을 모아봤다. 짧은 시간에 일어난 놀라운 장면이기에 놓질 법한 장면이기도 하다. 경기를 중계하는 옵저버들도 당황할 정도로 예측불가한 상황들이었다. 확실한 건 보는 이들이 열광하게 할 만한 플레이가 나왔다는 것. 1초, 1%를 다투는 초 싸움부터 역사를 바꾼 명경기까지. 프로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플레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장르와 종목에서만 나올 수 있는 색깔이 잘 묻어나는 경기들이 2018년에 많은 팬에게 즐거운 순간을 선물했다.



오버워치 - 역전에 재역전, 숨막히는 추가 시간! 한국 vs 핀란드


▲ 오버워치 월드컵 한국 vs 핀란드 (출처 : 오버워치 e스포츠)

오버워치 거점 점령전은 승리하기에 앞서 추가 시간이 있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저항할 수 있다면, 게임이 끝나지 않는다. 얼마나 거점 안에서 버티는지에 따라 짧은 추가 시간이 주어질 수도, 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기에 많은 변수들이 생기곤 한다.

프로게이머들의 경기에서 추가 시간을 두고 벌이는 초싸움은 더욱 치열하다. 위 영상은 2018 오버워치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과 핀란드가 마지막 5세트 대결을 펼치고 있다. 예선 1-2위로 통과한 두 나라이기에 사실상 순위 결정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중요한 대결이었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두 팀은 마지막 세트, 마지막 3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영상의 시작은 한국이 유리하게 승리를 굳히는가 싶더니 핀란드가 다시 거점을 점령하며 팽팽한 상황을 맞이한다. 핀란드가 거점 점유율을 99%까지 끌어올린 상황까지 이르렀다.

위기의 한국은 남은 1%를 사수해야 했다. 이를 위해 '카르페' 이재혁의 솔져 76가 거점에 한 발을 내딛기 위해 총알 밭을 뚫고 들어간다. 이어 '리베로' 김해성이 트레이서로 다른 팀원들이 합류할 시간을 벌었다. 두 딜러의 희생으로 힘겹게 기회를 얻은 한국팀은 추가 시간 내에 역전에 재역전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팀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상대를 끊는데 집중하는 딜러들이지만, 팀 상황에 맞게 희생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팀원 모두가 모든 걸 내던져 얻어낸 값진 승리 장면이었다.



배틀그라운드 - 2018년을 휩쓴 '에스카', '핵' 같은 '인싸' 에임


▲ PGI 2018 하이라이트 (출처 : 젠지 공식 유튜브)

FPS 장르 게임의 명장면에는 귀신같이 상대의 머리를 겨냥하는 놀라운 프로들의 에임이 절대 빠지지 않는다. 핵 프로그램을 쓰는 듯한 정교한 조준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다. 배틀 그라운드 경기에서는 수많은 프로들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서로를 노린다. 그중 올해 가장 빛나는 에임을 뽐낸 선수로 '에스카' 김인재를 뽑을 수 있다.

영상에서는 수많은 FPS 게임 경험을 통해 갈고 닦은 '에스카'의 에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절묘한 위치에 매복해 있던 '에스카'는 숨죽이며 기회를 기다렸다. 자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 침착하게 킬을 쓸어담아 젠지 골드의 PGI 2018 3인칭 모드 우승을 이끌었다. 스페셜 포스-블랙스쿼드-오버워치에 이어 배틀그라운드까지 이어지는 FPS 경력에서 나오는 최고의 플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스타1 - '신의 영역'에 있던 이영호, 올해 처음 끌어내린 장윤철


▲ 장윤철, ASL 3연속 우승자 이영호를? (출처 : 아프리카 공식 유튜브)

2018년은 스타크래프트가 리마스터와 함께 부활한 해였다. 동시에 이 시기를 전후로 스타1의 '신'과 같았던 이영호가 ASL 3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상대가 바뀌고, 시대가 달라져도 이영호의 우승은 영원할 것 같았다. 메이저 대회가 열릴 때마다 우승을 휩쓸었고, 스타일을 바꿔도 그저 완벽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2018년 5월 1일부터 이영호가 ASL 8강에서 떨어지면서 몇 년간 이어져 오던 이런 말들이 무너졌다. 상대는 철저한 준비로 무장한 프로토스 장윤철이었다. 게임 시작부터 프로브로 공격적인 견제를 선보이더니 게이트웨이 유닛, 리버 드랍, 마지막으로 캐리어 리콜까지 동원해 이영호를 밀어붙였다. 단단하고 빈틈 없기로 소문났던 이영호가 공격하려하자, 장윤철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확실한 승리를 위해 이영호의 본진을 아비터 '리콜'로 장악한 것이다. 맵과 밸런스 모든 걸 떠나 승리하던 이영호가 장윤철의 허를 찌르는 공격에 더 큰 기록을 세우지 못하고 좌절해야 했다. 이영호는 프로토스 5전제에서 11년 만에 무너졌고, ASL 4연속 우승에 도전할 수 없게 됐다.

장윤철의 경기 이후 스타크래프트 판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영호 역시 결승에 다시 한번 올랐지만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손목 부상으로 다음 시즌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밝힌 만큼 2019년에는 어떤 선수가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이 장면을 보면서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다.



스타2 - 테란과 프로토스 기술 '끝장 대결', 전투순양함 vs 폭풍함


▲ 2018 GSL 슈퍼토너먼트 8강 장현우 vs 전태양 (출처 : 아프리카 유튜브)

스타1부터 해왔던 유저들이라면, 인구수 200 가까이 채운 배틀크루저(전투순양함)로 상대를 압도하는 '로망'을 꿈꿨던 유저들이 있을 것이다. 유저들이 꿈꿔왔던 명장면이 스타2에서 나올 수 있다. 스타2에는 스타1보다 더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프로 무대에서도 해당 장면이 나오고 말았다. 0:2로 밀리고 있던 전태양이 한 세트 승리를 위해 목숨을 건 배틀크루저 운영을 시작했다. 상대인 장현우 역시 프로토스 최종 유닛인 폭풍함으로 맞서며 두 종족 기술 대결의 끝을 선보였다.

영상에서 전투순양함과 폭풍함의 대결은 쉽사리 끝나지 않았다. 1시간 15분부터 시작한 두 유닛의 대결은 1시간 40분까지 이어진다. 전투순양함이 '전술 차원 도약'으로 순간 이동해 급습하면, 폭풍함은 '대규모 귀환'으로 이를 흘려보낸다. 언제 어디서 전투순양함이 등장할지 모르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 공간을 넘나들며 전투를 벌이는 두 유닛의 대결은 스타2에서만 볼 수 있는 명장면이다.



LoL - 누구도 알 수 없었던 결말, KT와 '스맵'의 빛나는 판단



AOS 장르의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상대의 최종 건물(LoL 넥서스)을 파괴하는 것이다. 5:5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고 손쉽게 상대 넥서스까지 도달할 수 있고, 의외의 허를 찌르는 '백도어' 전략으로 전투 결과와 상관없이 넥서스를 파괴하고 승리하는 방법도 있다. 프로게이머들은 한타로 승리할 것인지, 홀로 우회해 넥서스를 파괴할 것인지 게임 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막상 게임 내에서 그 선택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

이를 잘 보여준 경기가 바로 KT와 중국 iG의 2018 롤드컵 8강 대결이다. 첫 세트부터 iG가 매섭게 몰아치기 시작해 KT를 끝까지 몰아넣은 순간이었다. 3세트 역시 '더샤이' 강승록이 피오라로 사이드 라인을 지배하며 시원하게 봇 라인을 밀어넣은 상황. 이런 흐름으로 간다면 iG의 3:0 압승이 예상될 정도였다. 이에 KT는 과감한 판단을 내렸다. '스맵' 송경호를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이 정면을 압박하고, 피오라에 밀리던 '스맵'의 이렐리아가 힘겨운 수비를 담당했다.

끝을 알 수 없었던 치열한 승부는 찰나의 순간에 갈리고 말았다. '스맵' 송경호가 피오라에게 끊기고 수호천사 아이템으로 살아나면서 본대에 합류했다. 피오라를 막기 위해 다시 싸우다가 전사하는 상황 대신 순간이동을 활용한 합류를 선택한 것이다. 당시 옵저버는 iG의 승리를 예상해 KT 넥서스를 화면에 잡았다. 그리고 옵저버도 예측 못한 장면을 KT가 이뤄냈다. 넥서스를 한 대라도 더 치기 위한 '스맵'과 KT의 선택이 피오라의 힘을 넘어선 순간이었다. 이 3세트의 극적인 승리로 KT와 iG 대결의 열기는 대단했다. 경기 결과는 KT의 아쉬운 패배였지만, 3세트의 마지막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끝나지 않았다는 희망과 긴장감을 안겨준 짜릿한 순간이었다.


히어로즈 - 몸이 안되면 분신까지? 혼을 담은 젠지의 마지막 한 합!


▲ 미드 시즌 난투 젠지 vs 디그니타스 (출처 : 히어로즈 e스포츠 유튜브)

▲ 체력 1% 디그니타스 핵을 노려보는 겐지의 분신

이제 더는 볼 수 없는 히어로즈 오브 스톰의 마지막 2018 명장면을 소개하겠다. 올 한 해 굵직한 세계 대회는 모두 휩쓴 히어로즈 젠지팀이지만, 대기록을 달성하기까지 쉽지만 않았던 순간이 있었다. 젠지는 미드 시즌 난투라는 대회에서 서구권 최강으로 불리던 디그니타스를 결승에서 만나 풀 세트 접전을 벌였다. 승부를 가릴 마지막 한타에서 오브젝트(우두머리)를 빼앗기고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승부사인 젠지는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순간에 빛났다. 바로 상대 핵으로 진격해 목숨을 건 싸움을 시작한 것. 디그니타스가 젠지의 모든 영웅이 끊고 승리를 향해 적진으로 돌격하려는 순간, '질풍참'이 끊긴 '리치' 이재원의 겐지가 특성인 '분신참'으로 1% 남은 핵을 파괴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적은 체력으로 힘겹게 다가왔던 겐지는 쓰러졌지만, 마지막 분신의 한 합으로 역사를 바꿀 수 있었다.

프로게이머들의 마지막 순간 판단과 오더는 날카로웠다. 단 한 번도 우승해보지 못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의 갈림길에 섰다. 짧은 순간에 내린 그들의 결정이 더욱 빛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보는 사람들의 판단을 넘어선 프로게이머만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이었다. 1%까지 계산하고 시도했을 리는 없다. 우연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적같은 장면에 앞서 팀의 결정을 확실히 믿고 따를 수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수없이 노력했고 겪어봤기에 나올 수 있었던, 2018년에 최선을 다한 프로게이머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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