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의 아제로스 첫 레이드인 울디르 신화 레이스는 보기드문 명장면이 많았습니다. WFK을 노렸던 북미의 Limit, 유럽의 Method, 러시아의 Экзорсус 등 여러 길드의 경쟁이 점입가경이었죠. 특히, 인조 고대신 그훈을 앞둔 Limit와 Method의 경쟁은 화룡점정이었습니다.

당시 Limit와 Method 길드는 첫 주에 그훈을 처치하지 못했습니다. Limit는 아쉽게 1% 전멸을 경험하고 정기점검을 맞이했고, Method도 첫 주에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Limit가 WFK을 가져가는 분위기로 가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Limit는 정기점검 후 '공격대 인스턴스 던전 연장'이라는 초강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WFK 타이틀을 Method에 내주고 말았습니다.

Limit는 많은 길드가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던 악취나는 포식자와 미스락스를 최초로 쓰러뜨리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습니다. 그훈에서의 결과는 아쉽지만, Limit는 이러한 것들 모두 소중한 경험이라며 시즌2 레이드 줄다자르 전투는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다짐했습니다.

▲ 제크보즈, 악취나는 포식자, 미스락스를 세계 최초로 쓰러뜨린 Limit의 울디르 성적표


=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국 유저들에게 간단한 인사와 Limit 길드에 대해 소개 부탁합니다.

Preheat : 반갑습니다. 이렇게 한국 와우 커뮤니티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감사합니다. Limit는 북미의 레이드 중심 길드로 현재 세계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어요. 대부분 미국 유저들로, 몇몇 중국과 유럽 유저도 있습니다. 우리는 PVE 콘텐츠를 하드코어 하게 즐기는데요. 앞으로도 뛰어난 실력을 가진 전 세계의 모든 플레이어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 한국에 잘 알려지고 팬이 많은 Preheat과 운영진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Preheat : 제 소개에 앞서 먼저 길드 운영진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할게요. 길드 운영진에는 길드 마스터인 Maximum, 총괄 관리자인 Azorea, 그리고 임원에 Jeathe, Eric, Tagzz가 있습니다. 저 또한 길드 내 임원 위치에 있고, 메인 마법사로 레이드를 뛰고 있습니다. 길드 운영진의 일부로써 회의를 거쳐 길드 전략과 방향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또한, Limit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도 돕고 있습니다.


= Limit 길드는 Method, Exodus 길드와 함께 한국에 많은 팬들이 응원하고 있는데요. 이 3개의 길드가 WFK 경쟁을 할 때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Preheat : 굉장히 기분 좋은 일입니다. 와우에서 북미 길드는 꽤 오랫동안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어요. 저희 길드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성장한 배경에는 여러 이야기와 사연이 많아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다른 길드에 비해 경쟁에서 뒤져 좋지 못한 평가를 받기도 했거든요. 한국에서 많은 팬들이 응원한다니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기분입니다. 다가오는 레이드에서 여러분들에게 보답하기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ric : 한국의 많은 분들이 WFK 경쟁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저희 길드도 응원해 주셨다니 정말 놀랍고 감사합니다. 북미 레이드 길드가 WFK 경쟁을 다툰 것은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울디르 공략 시 불확실한 부분이 매우 많아 처음에는 다소 힘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난 레이드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다가오는 레이드 경쟁에서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뛰어난 길드인 만큼 가입하기 위한 조건도 까다로울 것 같은데요.

Preheat : 유일한 가입 조건은 뛰어난 실력입니다. 과거에 중국인 플레이어를 영입하기도 했거든요. 실력이 월등하다면 언어 장벽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2개국어를 사용하는 분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대부분의 길드원 모집은 실력이 보증된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저희 온라인 웹사이트(limit.gg)를 통해 신청서를 받기도 해요. 하지만 다수의 신청 인원에 비해 이미 훌륭한 길드원들이 많아 신청서를 통해 길드에 가입하는 분들은 극히 드뭅니다.


= 길드원들의 평소 생활이 궁금합니다. 와우를 하지 않을 땐 무슨 게임을 하고 즐기시나요?

Preheat : 평소 자유시간에 대부분의 다른 길드원들은 다른 게임을 플레이해요. 저는 요 몇 주간 아틀라스라는 게임을 몇몇 길드원들과 같이했어요. 재밌어 보이거나 평소 관심을 가졌던 새로운 MMORPG가 출시되면 함께 플레이하곤 합니다. 하지만 와우 레이드가 시작될 즈음이면 다시 와우에만 집중합니다.

Eric : 전반적으로 본업에 종사하거나 학교에 가야 하는 등 바쁜 길드원들이 많습니다. 와우를 하지 않을 땐 리그오브레전드나, 오버워치, 패스 오브 엑자일 등 다양한 다른 게임을 합니다.


= Limit 길드의 연령층이 어떻게 되나요?

Preheat : 20대 후반이 대부분이고, 그보다 어려 아직 학생인 친구들도 많습니다. 가장 최근에 길드원의 평균 나이를 확인해봤을 때는 26살 정도였던 것 같아요.

▲ 길드 운영진으로 Limit를 이끌어나가는 Preheat - 출처 : Preheat TwitchTV


= 울디르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1주 차에서 많은 발목을 잡았던 악취나는 포식자와 미스락스를 세계 최초로 쓰러뜨렸는데요. 공략의 핵심 전략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Eric : 악취나는 포식자 첫 트라이 후 지금 이대로는 쓰러뜨리기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여러 번 시도한 결과, 킬각이 전혀 잡히지도 않는 네임드에 헤딩하며 시간을 버리는 것보다 신화 쐐기 던전을 돌며 장비 파밍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기로 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포식자는 핫픽스 됐고, 계속된 도전 끝에 혈구가 소환된 타이밍에 쿨기나 블러드 등을 몰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습니다. 이후 스킬 쿨을 계산해 최적의 쿨기 배분과 블러드 타이밍을 알게 됐고 엄청난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 최초로 포식자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미스락스에서는 생존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한참 동안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하던 중, 잘자익스의 생명력이 50% 이하로 떨어져 사라지기 직전에 도트를 걸어두면 타겟 지정이 불가능한 동안에도 계속 틱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이를 활용해 잘자익스의 생명력이 항상 90-92%로 떨어진 상태로 소환되도록 만들었습니다. 해당 전략을 잘 활용한 것이 미스락스를 빠르게 공략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미스락스를 처치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Limit 길드의 WFK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공격대 내부에도 기대하고 있었나요?

Eric : 안토러스 때 격전의 아제로스의 레이드에서는 세계 최초킬을 노려보자고 길드원들끼리 다짐했습니다. 울디르 출시 약 2주 전부터 새로운 공격대가 나온 첫 주에는 매일 레이드를 가기로 결정했어요. 다소 시간을 많이 투자하더라도 레이드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WFK을 향한 여정이 어떻게 될지 그저 궁금하기도 했어요. 미스락스를 처치하고 WFK에 거의 근접했다고 생각했을 때 정말 흥분되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다시는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했고 다음 WFK 레이스에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 Method와의 그훈 WFK 경쟁은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1%에서 전멸했을 때는 많은 한국 팬들이 Limit 길드가 WFK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요. 당시 분위기나 상황이 궁금합니다.

Eric :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됐고, 한편으론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됐어요. 준비한 대로 택틱을 잘 수행하고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훈은 정말 어려웠고, 자비 없는 네임드였어요. 아주 미세한 실수 하나가 공대 전멸로 이어질 정도였으니까요. 1%도 남기지 않고 몇 번을 전멸했지만, 결국 WFK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 길드 마스터 max의 트위터에 올라온 그훈 1% 전멸


= 정기 점검 이후 공격대 귀속 연장을 선택한 이유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Eric : 정기 점검을 앞둔 화요일 아침, 투표를 진행했고 다수의 공대원들이 인스 연장을 선택했습니다. 이 선택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희가 조금 더 집중하고 더 나은 플레이를 보였다면 이날 그훈을 쓰러뜨리고 WFK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겠죠. 하지만 자정을 넘어 다음날 새벽까지 그훈 킬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수요일에는 많은 길드원들이 본업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무리한 진행이 불가능했어요. 결국 원래 계획된 목요일에 다시 모이기로 했고 약속했던 목요일, 시작한 지 45분 만에 그훈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이미 Method가 그훈을 처치한 뒤였죠. 화요일에 더 집중해 그훈을 잡았어야 했다는 후회와 수요일에 어떻게든 시간을 내 도전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어요.


= 구성의 문제 때문에 한국에서는 울디르 구인 단계에서부터 많은 에로사항을 겪습니다. 다수의 근딜을 기피하거나 그훈은 4명의 흑마법사를 강요하는 등과 같은 현상 말이죠.

Eric : 공격대 던전에서 직업 구성은 항상 중요한 문제에요. 각 직업만의 장점이 있고, 만일 어떤 네임드와의 전투에서 특정 직업이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한다면 가능한 한 많이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이나 전문화와 관련해 저희 레이드 팀은 항상 철저하게 대비해 플레이할 수 있는 후보 캐릭터를 여럿 마련해 둡니다. 이게 저희 길드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 울디르 레이스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해 줄 수 있나요?

Preheat : 그훈을 거의 처치할 뻔한 적이 약 10번 정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부 잡지 못했어요. :)


= 첫 레이드 던전으로서 울디르 신화 난이도를 어떻게 평가하나요?

Eric : 레이드 첫날 불가능한 벽처럼 느껴졌던 포식자를 제외하고 다른 네임드의 난이도는 꽤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미스락스부터는 급격하게 어렵게 느껴졌고, 그훈은 정말 지독할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 신규 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다자알로 전투 준비 상황을 알고 싶습니다.

Dossou : 모든 길드원들이 전역 퀘스트나 군도 탐험을 통해 유물력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주 영웅/신화 난이도의 레이드를 돌고 계속해서 장비 파밍을 합니다. 거래를 통해 특정 인원에게 아제라이트 방어구를 몰아주어 티탄 잔재를 모으기도 해요. 이렇게 해서 모은 티탄 잔재가 1500개 이상으로 시즌2에서 무작위 415 아제라이트 방어구를 구입할 수 있는 수준과 비슷합니다. PTR에서 레이드를 미리 체험해 보며 전략을 짜고, 레이드 구성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게임 내 준비와는 별개로 신화 레이드를 매일 진행하기 위해 직장에 휴가를 내거나 학교를 다니는 일부 길드원들은 휴학을 하기도 했어요. 미리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요리해 둔다거나, 에너지 드링크를 잔뜩 사둔 분들도 있습니다. 다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자알로 전투를 준비하고 있어요.



= 혈기 죽음의기사의 다음 레이드 입지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방어 전사의 사용 가능성도 궁금합니다.

Max : 혈기 죽음의기사는 이전과 동일한 이유로 계속 사용될 거에요. 상당한 마법피해가 동반되는 곳에서 그 어떤 탱커보다 뛰어난 생존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방어 전사는 특정 상황에서는 매우 강력하다고 생각해요. 일부 상향이 있었기 때문에 사용할 수도 있을겁니다. 아직 다자알로 전투 레이스 전이기 때문에 더 자세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 한국에서는 특정 직업/전문화의 상향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것을 비트코인처럼 표현하기도 합니다. 복술코인, 암사코인이 대표적이죠. 다음 레이드에서 입지가 크게 증가할 것 같은 직업/전문화가 있을까요?

Dossou : 어떤 직업이나 전문화가 버프를 받을지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너프나 버프는 보통 신화 레이드 출시 1~2일 전에 미리 발표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비주류로 평가되는 직업이 신화 레이드 시작 전에 버프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 Limit 길드가 예상하는 다자알로 전투 최적의 20인 조합이 궁금합니다.

Preheat :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선택지를 고를 수 있도록 여러 직업을 준비해 두는 것이 저희의 주요 전략입니다. 네임드에 대한 수정이나 직업에 대한 변경 사항과 같이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언제든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런 변수와 상관없이 레이드에서 유리한 특정 직업 몇 가지도 있습니다. 때문에 해당 직업들은 반드시 준비해두어야 하죠. 어떤 직업인지까지 세세하게 밝히진 않겠지만, 다음 레이드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일부 직업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이드 출시 이후 저희가 사용하는 직업을 기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다자알로 전투에서 특별히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Preheat : 와우에서 강력한 네임드와의 대결은 항상 기대됩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쓰러뜨리지 못한 우두머리를 최초로 공략에 성공하는 공격대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다가오는 레이드에서도 이 감정을 느낄 기회가 주어졌다는 게 정말 기대됩니다. 이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공대원들이 옆에 있어 자랑스럽고 제 길드에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 팬과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Preheat : 한국에서까지 저희 Limit 길드를 응원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셔 정말 감사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다음 레이드에서는 더욱 향상된 실력과 멋진 모습을 보여주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자알로 전투에서 한국 AFK R 길드의 선전도 기대할게요. (웃음)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다음 레이드 많이 기대해 주세요!


■ Limit 길드의 울디르 신화 레이스 영상

- Limit 길드원의 라이브 스트리밍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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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11월 말, Limit 길드 Preheat과의 대화로 시작되어 1월이 지나서야 질문에 대한 모든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비주류 전문화에 대한 패치가 진행되기 전, 인벤은 "언젠가 암흑 사제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라고 우스갯소리로 물었고 이에 Preheat는 "에메랄드 악몽에서처럼 암흑 사제가 강해질 일은 다시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때가 암흑 사제가 가장 강했던 시절이었거든요. 하지만 다음 레이드에서는 더 많은 모습을 보일거라 생각합니다"고 대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