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컴퓨터를 구매한다고 하면 완제품보단 '조립식 컴퓨터'를 먼저 떠올린다. 사용자가 원하는 성능으로 부품을 조립해 만드는 조립식 컴퓨터는 필요에 따라 가격과 사양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 자유도와 가성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 때문에 조립식 컴퓨터는 '무조건 싸고 좋더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었다. 기자 역시 가성비와 자유도 덕분에 조립식 컴퓨터를 사용하는 만큼 딱히 틀린 생각이라 보진 않는다. 다만, 때에 따라 완제품 데스크톱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브랜드 제품은 조립식 컴퓨터와의 차별성을 위해 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사후 관리 등의 여러 가지 서비스를 준비했다. 특히 급속도로 바뀐 게이밍 시장에서는 하이엔드 조립식 컴퓨터를 겨냥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며, 나름의 제품성도 갖추게 되었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게이밍 완제품 데스크톱 시장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MSI에서 출시한 하이엔드 완제품 데스크톱이다. 현 인텔사 최고의 프로세서인 i9-9900K를 장착하고 있으며, 그래픽카드 역시 현 최강인 엔비디아사의 RTX 2080Ti를 탑재한 MSI 인피니트 X 시리즈(9RK80Ti, 이하 인피니트X)를 한번 살펴보자.

  • 제품 제원
  • 제품분류 : 데스크톱
  • 모델명 : MSI 인피니트 X 9RK80Ti
  • 프로세서 : Intel® Core i9-9900K (3.6GHz, 최대 5.0GHz)
  • 그래픽카드 : MSI GeForce RTX 2080Ti 벤투스 GDDR6 11GB
  • 메인보드 : Z370M 박격포
  • 시스템 메모리 :32GB DDR4 2400MHz (16GB x 2)
  • 저장장치 : 512(2 x 256)GB NVMe M.2 2280 SSD / 2TB HDD
  • 파워 서플라이 : 델타 850w
  • 무게 및 크기 : 15Kg / 210 x 450 x 488 (mm)
  • 가격 : 4,022,000원 (최저가 기준)



  • ■ 제품의 특징

    인피니트X는 MSI에서 출시한 완제품 데스크톱 시리즈 중에서도 최상위에 위치한 제품으로써, 최고 성능의 부품들이 탑재되었다. 먼저 CPU를 살펴보면 인텔의 9세대 프로세서 'i9-9900K'이 장착되었으며,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의 RTX 코어를 사용한 'MSI RTX 2080Ti 벤투스'가 사용되었다.

    ▲ 일체형 수냉식 쿨러가 장착된 i9-9900K

    i9-9900K는 최대 5GHz의 터보 부스트 클록으로 작동하며, 8코어 16스레드로 구성되어 있다. 오버클록을 하지 않았음에도 타 CPU를 압도하는 클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14나노 공정에서 끌어낼 수 있는 한계까지 뽑아낸 프로세서다 보니 출시 전부터 발열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었다. 인텔 역시 그간 하지 않던 숄더링을 적용하며 나름의 발열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말이다.

    인피니트X는 이러한 i9-9900K의 발열을 잡기 위해 1열로 구성된 일체형 수냉식 쿨러를 장착하였다. 사실 처음에는 '1열로 발열을 정상적으로 잡아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발열에 대한 자세한 것은 아래에서 따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 가장 기본에 충실한 MSI RTX2080Ti 벤투스

    다음은 그래픽카드를 살펴보자. 인피니트X에 장착된 것은 MSI RTX 2080Ti 벤투스로써 MSI 그래픽카드 라인업 중 가장 기본성능에 충실한 제품이다. 기본 1350MHz, 부스트 시 1545MHz의 클록으로 작동하며, 4352개의 스트림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다.

    그 외의 부품들을 살펴보면 메인보드는 MSI Z370M 박격포가, M.2 SSD와 램은 삼성 제품, 파워 서플라이는 델타사의 제품이 사용되었다. 메인보드는 시중에 판매 중인 Z370M 박격포와 조금 다른 모습인데, 가장 큰 차이점은 전원부와 I/O포트의 방열판이 제거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크기 제한이 있는 완제품으로 설계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이뤄진 조치로 보인다.

    ▲ 삼성전자의 M.2 SSD 256GB가 두개 장착되어 있다

    ▲ 램 역시 삼성전자의 DDR4 2400MHz가 장착되었다

    위에 언급한 부품들은 조립식 컴퓨터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들로서 인피니트X만의 특징이라고 볼 순 없다. 인티니트X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MSI에서 설계한 완제품만의 안정성과 특수한 케이스, 다양한 소프트웨어 및 편의 기능에 있다.

    MSI에서 독자적으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인피니트X에 적용된 것은 LED를 제어할 수 있는 '미스틱 라이트'와 안전하고 빠른 인터넷 환경을 제공해주는 'MSI 게이밍 랜', 극한의 사운드 플레이를 느껴볼 수 있는 '나히믹 사운드3'와 게임 중에도 화면 분할을 통해 멀티 화면을 제공해주는 '드래곤 아이', 마지막으로 바이오스 화면까지 갈 필요 없이 손쉽게 메인보드를 제어할 수 있는 '커맨드 센터'가 있다.

    각 소프트웨어는 MSI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제품에 기본으로 설치된 소프트웨어도 있다. 사용하는 방식도 간단한 데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컴퓨터 환경에 많은 도움을 주므로 꼭 사용해보는 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 MSI 미스틱 라이트 소프트웨어로 제품에 내장된 LED를 제어할 수 있다



    ■ 디자인

    인피니트X는 전체적으로 검은색 바탕에 각진 모양을 갖추고 있는데 직사각형으로 각진 보통의 케이스와 달리 상판과 전면이 약간 마름모꼴로 되어 있다. 그 덕분인지 뭔가 강인해 보이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추가로 케이스 뒤쪽에 손잡이가 달려있어 한 손으로 들 수 있다. 크게 쓸모 있는 기능은 아니지만 들 때 편리하긴 하다.

    케이스의 전면에는 미래지향적인 패턴이 새겨져 있으며, 여기에 미스틱 라이트가 적용된 RGB LED가 내장되어 화려함을 더해준다. 참고로 내부 상단에도 LED가 달려있다. 제품 구매 시 기본으로 제공되는 강화 유리 커버를 장착한다면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내부를 감상할 수 있다.

    인티니트X의 내부는 일반적인 데스크톱과 달리 상하가 칸막이로 분리되어 있는데 이는 MSI만의 독자적인 냉각 기술 '사일런트 스톰 쿨링3'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일런트 스톰 쿨링3는 CPU와 GPU의 공간을 분리하여 서로가 독자적으로 쿨링되도록 한 설계 방식이다. 공기의 순환이 한 방향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내부에 머물다 빠지게 되는 타 케이스보다 효율적인 냉각이 가능하다.

    ▲ 미들타워 크기의 인피니트X

    ▲ 각진 세모꼴 모양으로 디자인되어있다

    ▲ 모서리 부분에는 손잡이가 있어 한 손으로도 쉽게 들게 되어 있다

    ▲ 전면에는 스위치와 와 MSI에서 제공하는 슈퍼 차지 USB 포트가 달려있다

    ▲ 눈에 띄는 빨강색으로 포인트를 준 전원 스위치

    ▲ 하단에는 MSI의 로고가 있다

    ▲ 측면 커버는 철판, 강화 유리판 2종으로 기본 제공된다

    ▲ USB 2.0 포트 2개와 3.0 포트 4개, 랜 포트와 각종 디바이스 포트를 제공한다

    ▲ 델타사의 파워 서플라이가 내장되어 있다

    ▲ MSI의 독자적인 쿨링 기술인 사일런트 스톰 쿨링 설계로 상부와 하부의 공간이 나뉘어 있다

    ▲ 인피니트X에는 2개의 공랭식 쿨러와 1개의 1열 일체형 수냉식 쿨러가 탑재되었다



    ▲ LED는 전면과 내부에 장착되어 있으며, 전면 LED는 기이학적인 패턴으로 멋스러움을 더했다






    ■ 테스트

    게이밍 특화 제품으로 출시된 만큼 3종의 각기 다른 게임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최근 설원맵인 비켄디 출시로 다시금 인기몰이를 하는 펍지의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와 그래픽 리마스터를 통해 온라인 게임 최고의 성능을 갖춘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하 검사)'. 마지막으로 곧 출시를 앞둔 레전드 리메이크작 캡콤의 '바이오하자드2(이하 바하2)' 등을 선정했다.

    테스트는 FHD 해상도를 기준으로 했으며, 비 오버클록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원래는 오버클록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따로 하진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인피니트X에 탑재된 CPU i9-9900K가 오버클록에 그리 적합한 제품이 아니란 점과 내장된 메인보드가 가성비를 중시한 'Z370M 박격포'란 점 등 때문이다.

    또한, 인피니트X를 구매하는 사용자의 목적은 비교적 정확하다. 가격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이미 완성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 구매 이후에도 확실한 서비스를 받는 것 등 말이다. 오버클록이 목적이라면 완제품 데스크톱을 구매하진 않을 것이다.

    아무튼 테스트는 위 게임 3종으로 진행했으며, 배그와 검사는 2~3시간 동안 플레이하였고 바하2는 시간제한이 있는 데모 버전이었기에 30분 동안 플레이하였다. 테스트 중 주의 깊게 살펴본 부분은 프레임과 온도, 소음이었다.

  • 테스트에 사용된 프로그램
  • Fraps: 게임 플레이 중 실시간으로 프레임을 확인하고 기록하는데 사용
  • hwmonitor: 컴퓨터 부품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데 사용

  • *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테스트 결과는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 인피니티X의 세부 성능 (클릭시 확대됩니다)



    ⊙ 배틀그라운드


    ▲ 모든 옵션은 울트라로 설정하였다

    ▲ 신맵 '비켄디'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 플레이 중 최소 70, 최대 200, 평균 160 사이의 프레임을 보여줬다 (클릭시 확대됩니다)



    ⊙ 검은사막


    ▲ 울트라 모드에서 플레이를 하였다






    ▲ 플레이 중 최소 55, 최대 130, 평균 80 사이의 프레임을 보여줬다 (클릭시 확대됩니다)



    ⊙ 바이오하자드2


    ▲ 모든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설정하였다






    ▲ 플레이 중 최소 200, 최대 240, 평균 230 사이의 프레임을 보여줬다 (클릭시 확대됩니다)



    ⊙ 온도


    ▲ 각 게임별 최저, 최고 온도 (클릭시 확대됩니다)

    ⊙ 바이오하자드2 - 'CPU 71도', 'VGA 69도'
    ⊙ 배틀그라운드 - 'CPU 72도', 'VGA 69도'
    ⊙ 검은사막 - 'CPU 68도', 'VGA 69도'

    각 게임을 플레이 한 뒤의 온도를 측정하여 최고 온도만 확인해봤다. 그래픽카드 온도는 최대 70도를 넘지 않는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며, CPU의 경우 최대 72도까지 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난방기를 틀어두더라도 비교적 쌀쌀한 실내 공기를 생각한다면 여름철에는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단, i9-9900K의 한계 온도는 100도까지 버티게 되어 있으며, 특정 온도까지 오를 경우 강제적으로 클록과 전압을 낮추는 안정 장치도 있어 크게 걱정할 요소는 아니라 판단된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이를 식히기 위해 팬의 소음이 커지는 편인데 테스트 중에 팬 소음이 거슬릴 만큼 크게 들리지 않았다.



    ■ 총평

    게임 좀 한다는 사람이면 조립식 컴퓨터가 거의 필수인 시절이 있었다. 대기업을 믿고 비싼 돈을 주고 구매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펜티엄에 내장 그래픽이었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브랜드가 커질수록 컴퓨터 사양이 내려간다는 불신의 시작.

    당시에는 그럴만도 한게, 브랜드 컴퓨터는 조립식과 달리 사양을 마음대로 정할 수도 없고, 업그레이드에도 제약이 많았다. 서비스라는 이름 아래 부품값 이상의 비싼 돈을 지불했으나, 당시에는 게이머를 위한 서비스 역시 별다른게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게임의 중요도가 올라가자 덩달아 유명 브랜드에서 게임만을 위한 완제품 데스크톱을 개발하였고 게임을 위한 편의 기능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MSI의 인피니트X는 400만 원의 고가의 제품인 만큼 일체형 수냉식 쿨러를 장착하거나 효율적인 설계를 위해 라이저카드로 그래픽카드를 세우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였고 MSI만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살짝 아쉬운 부분은 있다. 메인 부품의 사양이야 차고 넘친다지만, 하드웨어 덕후(?)의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 이를테면 전원 페이즈가 더 많은 상위 메인보드를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같은 부분 말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최고를 추구하려는 욕심일 뿐, 제품 자체는 매우 안정적이고 훌륭하다.

    구매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조립식으로 갈지 완제품으로 갈지 선택권이 주어졌다는 부분에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MSI의 하이엔드 완제품 데스크톱. 인피니트X의 리뷰를 마친다.


    ※ 무한이란 그 이름 그대로! '최강의 데스크톱' MSI, '인피니트X'기사 댓글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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