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아크의 대표적인 리듬 게임 디모, 감성적인 스토리와 캐릭터 그리고 다채로운 수록곡 덕에 많은 게이머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죠. 레이아크라는 개발사를 세상에 알리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레이아크에게도, 게이머에게도 특별하게 와닿을 수밖에 없는 작품일텐데요. 오늘(26일) 타이베이 게임쇼 현장에서는 디모 -Reborn-(이하 디모 리본)의 VR 버전을 시연해볼 수 있었습니다.

디모 리본의 첫인상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당황한 듯 울고있는 소녀, 그리고 먹을 칠한 듯이 검은 디모, 그 둘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와 중심에 놓인 피아노, 이 모든 것들이 VR을 통해 생생히 전달됐습니다. 2D로 접해왔던 인물과 풍경을 VR로 새로 접한다는 것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소녀와 디모,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찰박거리는 물, 원작의 팬이라면 잠깐이나마 감상에 젖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녀가 피아노에 다가가면 본격적인 게임 플레이가 시작됩니다.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Dream을 골라 플레이해봤죠. 화면은 은하수가 일렁이는 듯한 이펙트 덕에 아름답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시선 아래에서 스틱의 움직임에 따라 건반을 누르는 모션이 이루어지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노트의 가시성은 나쁘지 않았고, 스틱을 휘두르는 것에 대한 반응성 역시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물리적인 피드백이 전무한 만큼 소위 ‘타격감’이 없어 상대적으로 심심한 느낌을 받은 게 사실입니다. 또한, 고난이도 곡으로 갈 수록 스틱의 애매한 판정과 반응성이 발목을 붙잡았죠. 특히 결과창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적절한 박자에 스틱을 휘둘렀음에도 적중률은 60%가량으로 집계됐습니다. 저보다 앞서 체험한 유저는 곁에서 보기에 적절하게 노트를 처리했음에도 39%가량의 적중률을 보였죠.

이는 VR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판정의 난이도를 원작에 가깝게 구현한 탓인 걸로 추측됩니다. 확실한 물리적 반발감을 제공하는 아날로그 패드 혹은 키보드와는 달리 스틱형 콘트롤러를 통한 모션 인식은 정확도에 대한 한계가 있습니다. 모션 인식과 노트 처리의 판정에 대한 수정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디모를 즐겁게 한 팬들이라면, 디모 리본은 하나의 선물로 와 닿을 타이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상현실로 즐기는 디모의 감성,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