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이 국내에 이어 대만 게임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직접 투표해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임스타' 어워드에서 2년 연속 수상했고, '검은사막 모바일'은 현지 사전 예약자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장기 흥행을 예고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대만게임쇼 2019에 마련된 펄어비스 부스는 수많은 팬들로 발디딜 틈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팬들은 검은사막 온라인의 가장 최신 콘텐츠인 '그림자 전장'을 플레이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고, 관련 이벤트 참여에도 매우 열정적이었죠.

펄어비스 대만 지사를 총괄하고 있는 부민 지사장을 만났습니다. 성과를 꾸준히 냈음에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는데요. 그가 생각하는 대만 시장, 그리고 검은사막을 대만 게이머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물었습니다.

▲ 펄어비스 부민 대만 지사장





펄어비스 대만 지사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일반적인 퍼블리셔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마케팅, 운영이 주 업무고요. 운영은 CS와 QA 등으로 나뉘죠.


올해로 3년 연속 대만 게임쇼에 B2C 부스를 냈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2012년에 개인적인 일로 대만 게임쇼에 방문했는데요. 당시엔 '아, 잘못 왔구나' 싶었어요. 규모도 작았고 볼 것도 없었죠. B2B 존은 한 바퀴 도는데 2~3분 정도밖에 안 걸렸고요. 그랬던 게임쇼가 벌써 이렇게 성장했습니다. 2017년에 펄어비스 부스 내면서 참가했을 땐, 저희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흥행했어요. 점점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뭔가 뿌듯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번 펄어비스 B2C 부스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했는지 설명 부탁합니다.

작년까지는 검은사막 온라인이 메인 테마였어요. 올해는 온라인뿐 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도 함께 출품해 '검은사막' IP를 통합해 선보이는 콘셉트입니다. 물론, 검은사막 온라인의 신규 콘텐츠를 주축으로 시연존을 꾸렸기에 반응이 큰 건 사실입니다만, 검은사막 모바일도 그 못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지스타와 비교해 대만 게임쇼만의 대표적인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지스타는 시연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쇼입니다. 한데, 대만 게임쇼는 유저간의 인터렉션을 중요시해요. 게임도 하지만,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이벤트가 더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또, 평소 팬들이 얻을 수 없는 한정판 굿즈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시연보다도 이런 굿즈를 얻기 위해 찾아오는 팬들도 많죠.

▲ 대만게임쇼 B2C 존의 펄어비스 부스


펄어비스가 대만 시장에 검은사막을 출시한 이후, 2년 연속 게임스타 상을 받았습니다. 이게 유저들이 주는 상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처음 펄어비스가 대만 시장에 들어갔을 땐 다들 낯설어했어요. 펄어비스가 뭐 하는 회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죠.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2년 동안 열심히 운영하다보니 어느새 지지층이 많이 두터워졌어요. 말씀처럼 게임스타 상은 순수한 유저 투표로 받는 상입니다. 검은사막 온라인과 모바일 모두 상을 받았는데, 너무 감사하고 또 영광이죠.

참고로 한 판 단위로 끝나는 PvP 기반 게임이 경험자 수가 많은 편이라 투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면이 있어요. 실제 게임스타 유저 투표 결과도 1위가 LOL, 3위가 아바였죠. 저희가 2등이었는데, MMORPG로서는 유일하게 순위권에 들었습니다. 펄어비스 입장에선 아주 큰 의미가 있는 결과죠.


지난해 8월, 검은사막 모바일이 대만 시장에 출시된 이후 구체적인 성과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사전예약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이전에 다른 게임이 사전예약 240만 명 정도였는데, 저희가 279만 명으로 기록을 갱신했죠. 당시 대만 게임 시장에서 큰 화제가 됐고, 지금까지도 인기나 매출 면에서 최상위권에 있습니다. 검은사막이 이런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역시 게임의 퀄리티가 아닐까 싶어요. 탄탄한 콘텐츠는 물론, 뛰어난 그래픽까지 갖췄죠. 대만 시장에 출시된 MMORPG 중 검은사막과 비교할 수 있는 게임은 많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만 게임 시장 및 대만 게이머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게임에 대한 열정은 한국을 포함해 어느 나라에게도 밀리지 않아요. 그리고 호기심이 왕성해서 새로 나오는 게임은 거의 다 해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하던 게임이 조금 질린다 싶으면 별 미련 없이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죠. 신규 유저 모으기는 그 어느 나라보다 쉬워요. 하지만, 그 유저수를 계속 유지하기가 어려운 나라입니다. 대만 게임 시장에서 성공했냐 실패했냐를 나누는 기준이 바로 여기 있다고 봅니다.


대만 유저들은 자동사냥 시스템에도 관대하다고 들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다만,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에요. 일본 게임 좋아하는 유저가 있는 반면, 한국 게임을 더 좋아하는 유저도 있잖아요. 자동사냥을 싫어하는 유저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한국 게이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중국 게임을 먼저 접했기에 대부분 자동사냥에 익숙해져있다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펄어비스에게 대만 게임 시장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직접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곳입니다. 그전까진 다 현지 퍼블리셔들에게 맡겼으니까요. 그만큼 특별합니다. 회사가 그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 곳이죠.



홍콩, 마카오 지역 서비스도 담당하고 계신데요. 이 곳 게임시장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게임 선호도를 포함한 성향 측면에서 대만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사실상 동일한 문화권이라 보셔도 될 것 같아요. 중국은 자국만의 SNS를 주로 쓰지만, 이곳 시장에선 다른 나라에서 흔히 쓰는 SNS를 사용하기에 소통 경로도 같습니다.


대만에서 펄어비스라는 회사에 대한 인지도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이게 가장 측정하기 어려운 건데요. 검은사막 온라인과 모바일 모두 유저 투표를 통해 상을 받았기에 전 이게 펄어비스의 인지도를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기 전 대만 시장에 먼저 게임을 출시하는 사례가 많은데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만은 한국 게임 시장과 비슷하면서도 동남아 게임 시장의 특성도 보여주는, 아주 독특한 시장입니다. 즉, 한국 게임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기 전, 미리 경험하고 대비할 수 있어요. 이 때문에 대만 시장에 먼저 출시해보고 피드백을 받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 게임사가 대만 게임 시장에 진출할 때 주의해야 할 점, 그리고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대만 전체 인구가 한국의 절반인데, 여기에 일본 게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외국 게임 좋아하는 게이머도 있죠. 제가 보기엔 게임 유저풀이 한국의 1/3 정도입니다. 즉, 중국처럼 계속 신규 유저가 나오는 시장은 아닙니다.

이렇기에 처음 게임을 찾은 대만 유저들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가 중요합니다. 이탈률이 적어야 해요. 초반에 기술적 문제나 사양 문제로 안 좋은 이슈가 생기면, 그 여파가 매우 큽니다. 나중에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드물죠. '일단 출시하고 나중에 해결하자' 이런 생각이 안 통하는 시장입니다. 완벽하게 준비한 뒤 출시하고, 처음 게임을 찾은 유저들을 최대한 지켜야 성공합니다. 아까도 말했듯, 지키는 게 중요한 시장이에요.


한국 펄어비스 본사와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사실 저희는 본사, 지사 이렇게 안 부릅니다. '한국팀', '대만팀'이라고 불러요.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을 뿐, 실제 일하는 건 거의 함께 한다고 보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사내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고, 논의가 요구되면 화상 회의를 진행합니다. 좀 더 깊이있는 이야기가 필요할 땐, 저희가 본사로 가거나 본사에서 오기도 합니다. 펄어비스의 업무는 굉장히 플랫화되어 있는데, 쉽게 말하면 '공유'입니다. 어떤 직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사내 전체에 공유되고, 한 사람의 정보가 회사 전체에 공유되는데요. 이런 구조이기에 업무 진행 속도가 다른 회사와 비교해 매우 빠른 편입니다.


펄어비스 대만 지사의 올해 계획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지금까지 저희 게임을 사랑해준 유저들에게 보답하려고 합니다. 유저들 간 응집력을 강화하고, 이후 출시될 신작 타이틀이 대만 시장에서 연이어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참고로 대만 게이머들은 게임사 손이 닿지 않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합니다. 그렇기에 유저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선 저희가 직접 오프라인 무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작년에도 지방 도시를 돌면서 유저들을 만나고, 함께 게임하면서 놀고, 맛있는 것도 먹었습니다. 올해도 이 부분을 강화하고자 여러 이벤트를 계획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