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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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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랑그릿사 모바일, 콘솔 신작보다 더 기대된다고?

박광석 기자 (Robiin@inven.co.kr)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오랫동안 회자하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어떤 장르를 처음으로 개척했거나, 다른 게임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매력으로 유저들의 뇌리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작품들, 우리는 이러한 게임들을 '명작'이라 부릅니다.

90년대 초반, 일본의 비디오게임 개발사 메사이어에서 제작한 SRPG '랑그릿사' 시리즈는 병종 간의 상성을 고려한 전투, 용병을 고용하여 싸우는 용병 시스템, 지휘관이 서있는 장소가 방어력과 이동 범위에 영향을 주는 지형 효과 등 다양한 전략 시스템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비주얼씬 연출과 유저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분기와 멀티 엔딩 시스템으로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인기는 국내에까지 이어졌고, 이에 힘입어 첫 작품부터 3편까지는 한국어로 정식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비록 5편 이후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던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시리즈를 떠나면서 IP 전체가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랑그릿사는 독특한 매력의 SRPG로써 유저들에게 쉽게 잊혀지지 않는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 '랑그릿사'는 유저들의 기억 속에 확실히 남았다

이번에 인벤 게임타임즈에서 살펴볼 작품은 '랑그릿사 모바일(중문 번역명 '몽환모의전')'로, 중국의 게임 개발사 ZlongGames가 랑그릿사 시리즈의 IP로 만든 모바일 게임입니다.

과거 물량으로만 승부했던 수많은 중국산 짝퉁 게임들에 한 번쯤 데여 본 유저라면, 그리고 디아블로4의 출시를 그 누구보다도 더 고대했던 유저라면, 중국과 모바일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들은 순간 먼저 '거른다'는 선택지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이 게임도 처음에는 '유명 IP만 가져다 붙인 그저 그런 게임일 것'이라는 싸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 북미 서버에서 랑그릿사 모바일을 직접 접해본 유저들의 반응을 달랐습니다. '랑그릿사 시리즈의 팬이라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수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심지어 '중국산 모바일 게임의 정식 출시를 기다리는 날이 올지는 몰랐다'라며 기대감을 표하는 유저들까지 나타났습니다.

중국산과 모바일 게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저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벌써 20년도 더된 원작 게임을 추억하는 오랜 팬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랑그릿사 모바일'의 매력은 무엇인지,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들을 토대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일러스트가 없다고? "그래도 좋다"

랑그릿사 모바일에는 원작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했던 '우루시하라 사토시' 애니메이터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자연히 원작 특유의 독특한 일러스트 대신, 새롭게 만들어진 일러스트가 사용됐죠. 당연히 원작 시리즈의 팬이라면 '원작의 아이덴티티가 없는 랑그릿사를 과연 랑그릿사라 부를 수 있는가'라며 아쉬워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랑그릿사 모바일의 일러스트는 생각보다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호평을 받고 있는 쪽에 가깝죠. 이러한 여론이 생기게 된 배경을 이해하려면, 우선 랑그릿사 모바일과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랑그릿사 1 & 2'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랑그릿사 1 & 2'

'랑그릿사 1 & 2'는 랑그릿사1와 랑그릿사2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리메이크 합본 팩입니다. 일본 개발사가 작업했고, PS4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통해 오는 4월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초회 특전으로는 원작의 일러스트와 BGM이 그대로 적용된 '클래식 모드'가 제공되며, 한정판을 구매하면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신규 일러스트가 그려진 패키지와 설정집도 받을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구성만 보면 중국산 '랑그릿사 모바일'과는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막강한 라인업으로 보입니다. 일본 게임 원작을 일본의 개발사가 리메이크했고, 모바일이 아닌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것은 물론,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일러스트도 함께 즐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랑그릿사 1 & 2'의 가장 큰 문제는 리메이크 과정에서 새롭게 제작된 캐릭터 일러스트에서 불거졌습니다. 랑그릿사 시리즈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원작과는 다른 느낌이 되어버렸거든요.

▲ 좋은 일러스트지만, 무언가 잘못됐다

반대로 '랑그릿사 모바일'은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원작 느낌이 꽤 잘 살아있는 캐릭터 디자인을 구현해냈습니다. 원작의 팬들에게도 캐릭터의 머릿결과 피부에 적용된 광원, 체형, 외모, 포즈 등에서 중요한 특징은 잘 살리고, 이제는 낡아 보이는 몇몇 부분들은 새로운 느낌으로 개선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죠.

또한, SSR등급부터 R등급까지의 모든 캐릭터에 라이브 2D 기술이 적용되어 캐릭터가 대사와 함께 눈을 깜박이거나, 입을 움직이고, 포즈를 취합니다. 멋진 캐릭터 일러스트에 유명 성우들의 연기, 여기에 라이브 2D 연출까지 더해져 더욱 생생하게 '랑그릿사'의 스토리를 만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콘솔로 출시되는 '랑그릿사 1 & 2'와 '랑그릿사 모바일'은 서로 다른 강점과 아쉬운 점을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기서 유저들의 기대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는 이러한 디테일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생각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으니, '랑그릿사 모바일'의 일러스트를 통해 직접 그 차이를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 '랑그릿사 모바일'의 주요 캐릭터 이미지


원작을 몰라도 걱정 없다! 완전히 새로운 모험

사실 '우루시하라 사토시' 디자이너의 화풍을 얼마나 잘 살렸는가라든지, 원작의 여러 가지 개성을 잘 이어받았다든지 하는 것들은 이전에 랑그릿사 시리즈를 접해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매력입니다. 위에서도 캐릭터 일러스트를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강조했지만, 랑그릿사라는 이름조차 생소할 10대~20대의 젊은 유저에게 어필하기에는 다소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라이브 2D 기술이나 성우 연기, 그리고 노출도 높은 의상의 캐릭터로 시선을 끄는 게임은 랑그릿사 모바일 이외에도 수없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외형적인 부분의 재현에만 그쳤다면, 랑그릿사 모바일은 그저 원작을 추억하고자 하는 팬들만 환호하는 '추억팔이' 게임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랑그릿사 모바일은 원작을 전혀 모르는 신규 유저들도 SRPG 자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완벽히 새로운 스토리까지 갖췄습니다.

▲ 모바일을 위한 오리지널 캐릭터와 스토리가 준비됐습니다

RPG에서 스토리는 게임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원작 기반의 콘텐츠가 아무리 많이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신규 유저에게 사전지식을 요구하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가 있다면 전작의 플레이 경험 유무를 떠나서 모두가 새로운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랑그릿사 모바일에는 오직 모바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오리지널 랑그릿사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매튜, 아이메다, 그레니어의 주인공 3인방은 전부 오리지널 캐릭터로, 이들 또한 랑그릿사 기존 시리즈의 주인공들 못지않은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원작의 주인공들은 시공의 틈에서 등장한 도우미 캐릭터 정도의 가벼운 비중만 가지게 됩니다.

이는 원작 팬들이 보면 다소 서운하게 느낄 수 있을만한 설정이지만,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토리에서는 비중이 작더라도, 전투에서는 오리지널 캐릭터들에 뒤지지 않는 화려한 스킬 연출과 성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원작의 주요 영웅들이 한 화면에 표시되는 별도의 콜렉션 페이지까지 마련되어 있으므로, 랑그릿사 시리즈의 오랜 팬들도 추억을 수집한다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 원작 IP에 기대지 않아도, 그 자체로 매력적입니다



같으면서도 다른, 모바일에 최적화된 게임 플레이


'랑그릿사 모바일'의 매력은 새롭게 재해석된 캐릭터 디자인과 스토리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원작과는 차별화되는 전투 시스템과 기타 콘텐츠도 함께 가지고 있죠.

먼저 '랑그릿사 모바일'에서는 각각의 주요 캐릭터가 지휘관이 되는 것이 아닌, 유저 자신이 지휘관이 되어 부대를 통솔해야 합니다. 지휘관 캐릭터 하나당 최대 6기의 용병을 따로 조작해야 했던 전작과 달리 캐릭터와 용병 부대를 하나로 묶어놨으므로, 유저는 각 영웅 캐릭터의 이동과 공격, 스킬 사용, 대기 등의 행동만 지정해주면 됩니다.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에 맞춰 불필요한 조작을 없애고, 유저가 느낄 수 있는 피로감을 줄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병종 간의 물고 물리는 상성 시스템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합니다. 예를 들어 원거리 공격을 사용하는 궁병은 비행 타입인 비병에게는 강하지만, 근접 병종들과의 대결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식이죠. 유저는 보병, 기병, 창병, 궁병, 비병, 마물, 승병, 마법사, 암살자 등으로 나뉜 병종의 특징과 상성을 고려하여 전략을 세우고, 매 스테이지마다 보다 효과적인 유닛 배치를 고민해야 합니다.

▲ 병종 간의 상성 관계를 꿰고 있다면, 전투가 더 편해집니다

마법의 종류와 부가 효과는 전작보다 더 다양해졌습니다. 화염 계열 마법은 보병에게, 전격 계열 마법은 기병에게, 냉기 계열 마법은 창병에게, 바람 계열 마법은 비병에게 추가 피해를 줍니다. 대신 '쿨타임' 개념이 적용되면서 마나만 충분하다면 강력한 마법을 계속 난사할 수 있었던 기존의 플레이 스타일은 제한됐습니다. 전작에서 '치트'처럼 사용했던 전투 방식 대신 각자의 캐릭터가 가진 고유의 스킬을 활용하거나 다른 영웅들과의 연계를 고려하는 등, 보다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토록 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랑그릿사 모바일에서는 적이나 NPC로만 등장했던 캐릭터들을 직접 조작해볼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시리즈 원작의 시나리오를 모바일로 재현한 '시공의 틈' 모드, 특히 애정 하는 영웅 캐릭터를 더 강하게 키울 수 있는 '친밀도 시스템' 등, 원작을 추억하는 팬들이 기뻐할 만한 여러 가지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랑그릿사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요소들이 마련됐고, 이제 국내 유저들의 검증만 남기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산 모바일' 편견 깨버리는 또 하나의 작품 될까?

얼마 전 대만에서 개최된 타이페이 게임쇼에서는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랑그릿사 전용 푸드트럭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게임을 즐기거나, PC방에서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랑그릿사 모바일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가 개시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음에도 꾸준한 매출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랑그릿사 모바일의 인기를 직접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중국과 대만, 북미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인 랑그릿사 모바일의 과금 시스템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정 캐릭터를 선택하여 뽑을 수 있는 뽑기부터, 이미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이벤트도 상시 진행되고 있죠.

하지만 조각을 모아 캐릭터를 뽑고, 또 장비를 뽑아서 강화해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보니 실제로 미리 게임을 접한 유저들이 아무리 극찬을 해도 '중국산 모바일 게임'이라는 키워드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몇몇 유저에게는 랑그릿사 모바일 또한 여타 모바일 게임들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또 하나의 '중국산 모바일 게임'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아쉬운 부분도 많이 남아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원작을 추억하는 팬들에게 있어서 '랑그릿사 모바일'은 20년 전의 추억을 다시 회상하게 해줄 반가운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랑그릿사 모바일'의 국내 서비스는 소녀전선, 붕괴 3rd, 벽람항로, 제5인격 등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퍼블리싱 중인 X.D. Global과 개발사 ZlongGames가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현재 현지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올해 봄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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