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레이드'는 현재 로스트아크의 마지막 콘텐츠다. 해당 콘텐츠를 깨고 얻을 수 있는 '새벽 어스름' 장비 세트는 최대 연마 레벨이 555로 다른 어떤 장비보다도 높다. 파격적인 보상을 주는 만큼 주간 레이드의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이 '주간 레이드' 문제로 유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간 레이드의 높은 난이도로 인해 특정 직업이 우대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간 레이드는 515레벨부터 입장할 수 있으며, 20분의 제한된 시간 동안 정해진 가디언을 모두 토벌해야 한다.

적정 아이템 레벨에는 클리어가 어려운 편이고, 높은 레벨의 파티도 클리어를 장담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비주류 직업은 파티를 구할 수 없어 주간 레이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심층분석 1부]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밸런스 불만"

▲ 최대 세 마리의 가디언을 상대하는 '주간 레이드'



■ 타이탈님 제발..주간레이드로 보내주세요! '운'없으면 도전조차 못하는 주간 레이드

주간 레이드 입장 레벨은 515레벨로, 해당 레벨 달성을 위해서는 높은 레벨 장신구 획득이 필수적이다. 고정적인 장신구 교환 처는 500레벨이 최대고, 연마로 올릴 수 있는 '빛의 심판자' 방어구는 520이 최대 레벨이기 때문에 아이템 레벨이 508~9에서 그치게 된다.

문제는 타이탈로스의 전설 장신구의 드랍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언제 장신구가 나올지 알 수 없고, 원하는 부위가 나올 확률도 무작위로 정해진다. 지금까지 아크라시움2를 모으며 장비를 연마해서 남들보다 빠르게 '타이탈로스'에 올라온 유저라 할지라도, 장신구를 제때 획득하지 못하면 오랜 시간을 타이탈로스 토벌에 머물러야 한다.

주간 레이드는 출발지점부터 '운'이 없으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셈이다.


▲ 기자 또한 이 장신구가 없었다면 주간 레이드에 가지 못했다



■ "죄송합니다. 블래스터는 좀..." 비주류 클래스로 515를 달성했다고? 이제 취업해야지?

주간 레이드는 515레벨에 입장할 수 있지만, 실제 515레벨에 도전하는 클래스는 바드를 제외하고 많지 않다. 대부분 최대한 아이템 레벨을 높히고 도전하게 된다. 일단 515를 달성했다면 517~8달성은 어렵지 않다. 전설 등급 비밀지도나 유령선 등에서 장신구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딜러 클래스의 입장 조건 중 하나인 517~518레벨을 달성했다면 다음 문제는 같이 갈 파티원을 구하는 '취업'이다.

● "4명밖에 못가는데... 비주류 직업은 좀 그렇네요"

주간 레이드는 일반 레이드처럼 4명의 파티원이 협동하는 콘텐츠다. 문제는 단 4명의 자리에 12명의 클래스가 '취업'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드' 같은 중요도가 높은 클래스가 한자리를 차지하면, 딜러에게 남은 자리는 3자리다. 지금까지 가디언 레이드에서는 적정 레벨만 넘으면 어떤 직업이 와도 클리어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가디언 레이드는 클리어 시간이나 물약 소모 차이가 있을망정, 대미지가 부족해서 못 깨는 구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간 레이드'는 파티의 대미지가 중요한 레이드다. 데스카운트나 난이도의 어려움은 없지만, 빠듯한 배틀 아이템과 합방 등의 변수로 인해 20분의 시간을 전부 사용하고도 대미지가 부족해 전멸하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 비주류 직업이 딜러 자리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보통 주간 레이드는 서포터, 무력화, 시너지, 퓨어 딜러 등이 파티로 만들어지는데, 당연 여기서도 선호되는 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이 나뉘게 된다. '바드'나 '배틀마스터'등 여러 파티에서 선호되는 직업은 낮은 레벨과 스펙에도 쉽게 '취업'이 되지만 비주류 직업의 경우 파티에 끼기도 쉽지 않다.


▲ 파티 게시판이 없는 주간 레이드는 파티를 구하기부터 쉽지 않다

▲ 비주류 직업은 파티를 요청해도 거절받기 일쑤다


● "파티가 없어서" 시간과 돈으로 취업 스펙을 쌓고 있는 비주류 직업들

기자 또한 517~ 518레벨을 달성하고 약 일주일 동안 파티를 구직했다. 길드나 지역 채팅 등을 돌아다니면서 주간 레이드 도전 파티 멤버를 구했지만, 좀처럼 파티를 만들기 쉽지 않았다.

많은 비주류 직업들의 선택은 '스펙'을 쌓는 것이었다. 주간 레이드의 빡빡한 대미지 요구량으로 인해 각인이나 룬 작업을 통해 캐릭터의 스펙을 끌어올리면 우대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무기 연마를 통해 아이템 레벨을 올리거나 '기습의 대가' 등 값비싼 각인을 장착해 좀 더 차별화된 스펙으로 직업의 한계를 넘어보자 한 것이다. 실제로 '기습의 대가'를 낀 '데빌헌터'나 '슈퍼차지2'를 착용한 '디스트로이어'는 제법 높은 취업률을 보이기도 했다.

추가 피해룬 작업 또한 대표적인 '취업 스펙' 중 하나다. '계열 증폭'은 기본이고, 면역 룬까지도 교체해 50%가 넘는 추가 피해룬을 작업하기도 한다. 비주류 직업들은 36% 이상 계열추가 피해를 갖춘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였다.


▲ 이력서에 한 줄 더 쓰기 위해... 각인서 작업이 필수적이다

▲ 주간레이드 구직 시 기자의 스펙. 여기에 야수추가피해 42%, 원한ll 등을 착용했다



■ "제발 한번만 깨자" 초행 파티의 비애

높은 '스펙'을 갖추고 우여곡절 끝에 파티를 구했다 하더라도 517~518레벨로 이뤄진 도전 파티로는 주간 레이드 클리어를 장담하기 어렵다. 일단 한 번 클리어에 성공하면 유물 무기 제작을 통해 추후 레이드를 손쉽게 돌파할 수 있지만, 도전 파티로는 첫 클리어 한 번이 매우 어렵다. 대미지 요구량이 높고, 합방 등의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 초행인데 연습도 불가능하다? 한정된 '주간 레이드 입장권'

'입장권 : 주간 레이드' 아이템은 주간 레이드에 입장하기 위해 필요한 아이템이다. '입장권 : 이벤트 카오스 던전'처럼 수급처가 한정되어 있고 나올 확률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생각 없이 주간 레이드에 도전하다 보면 입장권이 떨어져 도전조차 불가능해진다.

주간 레이드는 입장권 시스템으로 인해 연습이나 패턴 숙지, 조합 등을 보기 위해 가볍게 입장하기도 어렵다. 대미지가 낮다는 인식이 쌓인 '비주류 직업'들이 파티를 구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기도 하다.


▲ 도전 기회조차 한정된 '주간 레이드'


● 515레벨로는 도전조차 불가능한 난이도의 주간 레이드

오랜 구직 끝에 구한 517레벨 도전 파티의 결과는 처참했다. '혹한의 재앙들'에 도전해 '혹한의 헬가이아', '빙결의 레기오로스'를 모두 처치하고 마지막 '어둠의 레기오로스'에 도전했지만 제한 시간 20분이 모두 지나도록 어둠의 레기오로스를 처리하지 못했고, 무려 50%의 체력을 남겨버린 것.

좀 더 팀원 간 호흡을 맞추고 재도전을 했지만, 보스 두 마리가 겹치는 합방으로 인해 이번에도 어둠의 레기오로스의 체력이 20%나 남고 말았다. 파티의 결론은 대미지 부족. 아쉬움을 뒤로하고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

주간 레이드는 사실상 520레벨 적정 콘텐츠다. 파티원의 평균 레벨이 높거나, 각인, 시너지 유무 등이 추가된다면 낮은 레벨에도 클리어 가능하나, 기존 레이드처럼 안전하게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파티의 평균 레벨을 최대한 올리고 도전하는 편이 좋다.

문제는 주간 레이드를 깨지 않고서는 520레벨을 달성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100여 개의 아크라시움2가 필요한 '빛의 심판자' 무기를 최대 연마까지 올리거나, 기약 없는 장신구 파밍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데... 순전히 운에 달린 보스들의 '합방'도 문제다

▲ 공략이 실패하는 이유 대부분은 대미지 부족이다

▲ 클리어에 성공하더라도 시간이 촉박한 편이다


● 주간 클리어 성공? 깨고도 문제...'운'으로 정해지는 무기 제작 여부

많은 유저들이 주간 레이드 초회 클리어에 목메는 이유는 바로 주간 레이드 보상인 '슬레이어의 증표'로 제작할 수 있는 '유물' 등급 무기 때문이다. 주간 레이드 유물 세트인 '새벽 어스름' 세트는 530레벨 장비 세트다. 기존에 어떤 무기를 장비하고 있건 간에 유물 무기의 레벨과 공격력이 더 높은 편이다.

즉, 주간 레이드를 깨고 유물 무기를 제작하는 데만 성공한다면, 대미지 부족으로 실패하던 주간 레이드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유물 무기의 제작 여부가 '운'으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유물 무기 제작에는 '슬레이어의 증표'가 5개 필요하다. 주간 레이드 클리어 시 '슬레이어의 증표'는 3개에서 4개까지 드랍된다. 여기에 확정 보상인 장신구 '시련의 관찰자'를 분해한다면 대성공 여부에 따라 1~2개의 '슬레이어의 증표'를 획득할 수 있다.

만약 주간 레이드를 클리어했지만, 3개의 증표와 장신구 분해 대성공에 실패하게 된다면 슬레이어의 증표 4개만 남기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아이템 레벨이 전혀 오르지 않는다. 골드와 입장권을 부어가며 클리어했는데, 달라진 점이 없는 셈이다.


▲ 일단 제작만하면 주간 레이드 난이도를 크게 내려주는 '유물 무기'

▲ 기껏 초회 클리어에 성공해도 증표 3개+장신구 0연마가 나온다면...



■ "아드로핀 하나에 1,000원?" '배틀 아이템' 문제

주간 레이드 공략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배틀 아이템'이다. 기존 가디언 레이드에서도 배틀 아이템이 중요한 경우는 많았다. '나크라세나'의 꼬리를 '절단 표창'으로 절단하거나 '레바노스'의 갑옷을 '파괴 폭탄'으로 부수는 식이다.

하지만, 주간 레이드의 배틀 아이템 활용은 조금 다르다. 주간 레이드에서는 부족한 파티의 대미지를 보충하기 위해서 배틀 아이템을 사용한다. 기존에도 고난이도 레이드에서 곧잘 사용되던 '화염병', 화염병의 대미지를 늘려 줄 수 있는 '아드로핀 물약', '강화 치명 물약' 등 2~3개의 배틀 아이템을 동시에 사용해, 대미지를 극대화하는 식이다.


▲ 주간 레이드 공략의 필수 요소인 배틀 아이템 활용


● '시너지 직업'과 '비주류 직업'이 생긴 이유..."화염병"

만약, 파티원에게 공격력이나 치명타 버프를 부여하는 '시너지' 스킬이 있다면, 화염병의 대미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를 이용해 주간 레이드에서는 보스를 무력화시켜 행동불능 상태로 만든 뒤, 아드로핀+화염병+강화 치명 물약+바드의 3버블 세레나데를 사용하는 식으로 극딜 타이밍을 잡는 공략이 정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파티에 시너지 스킬을 가진 직업이 여럿 있다면 '화염병에 버프를 부여해' 대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화염병 대미지 증가는 곧 클리어 시간 단축으로 이어진다. 입장권으로 인해 기회가 한정된 주간 레이드에서 '시너지'가 환영받는 이유다. 반대로 '시너지' 스킬이 없는 직업이라면, 높은 스펙을 가지고서도 '취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 어느 주간 레이드를 살펴봐도 '화염병'과 '아드로핀 물약'은 선호도 순위가 높다


● 폭등하는 배틀 아이템 가격... 무너진 로스트아크의 경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틀아이템 가격이 상승하게 되었다. 영웅 등급 배틀아이템은 생활 유저도 한 번에 많은 양을 제작하기 힘들다. 생활 유저들의 공급양은 적은데, 주간 레이드 도전 유저들의 수요는 높으니 자연스럽게 배틀 아이템 가격이 폭등할 수밖에 없다.

비교적 공급량이 많은 '화염병'을 제외하고 '강화 치명 물약', '정령의 가호', '아드로핀 물약' 등 주간 레이드 주요 배틀 아이템 가격이 일주일 사이에 큰 폭으로 올라갔다. 현시점에서는 주간 레이드 도전 한 번에 적게는 1,000골드에서 많게는 2,000골드까지의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이다.

주간 레이드 한 판에 1만 원에 가까운 비용이 발생하니 주간 레이드에 도전하는 유저나 이미 주간 레이드 세트를 맞춘 유저들이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배틀 아이템을 아끼자니 대미지가 부족하다. 530레벨이 넘은 안정적인 파티라면 배틀 아이템을 아낄 수 있지만, 520레벨대 파티는 유물 세트를 가지고도 확정 클리어를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니 유저들은 배틀 아이템을 아끼기 위해서 '시너지' 직업을 가려 받거나, 각인, 추가 피해 룬 등 필요 이상의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실정이다.


▲ 서버별로 가격은 다르지만 고가에 판매고 있는 주간 레이드 배틀아이템



■ '주간 레이드' 어떻게 변해야 할까? 최종 콘텐츠에 맞는 어려움과 재미 있어야

현재의 주간 레이드가 바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점은 꽤 분명하다. ① 먼저, 더 많은 유저들에게 도전 기회를 주어야 한다. 현재의 주간 레이드는 타이탈로스 구간에서 '운이 좋은' 일부 유저들만이 도전할 수 있는 구조다. 타이탈로스 구간의 장신구 획득 수단이 추가된다면 더 많은 유저들이 공평하게 도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여기에는 도전 횟수를 제한하는 ② '주간 레이드 입장권' 문제도 있다. 레이드에 여러 차례 도전할 수 있다면 확실한 클리어가 보일 때만 비싼 배틀아이템을 들고 도전해볼 수 있고, 더 다양한 직업과의 조합을 실험해 볼 수도 있다. 현재는 입장권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안전하게 클리어할 수 있는 시너지 직업과 배틀아이템 연계가 인기를 끌고 있다.

③ 또, 가디언들의 높은 체력으로 맞춘 난이도를 조정해야 한다. 주간 레이드에서 데스카운트가 전부 소모 되어 전멸하는 경우는 적다. 그만큼 난이도보다 가디언들의 높은 체력으로 인한 대미지 컷이 문제인 셈이다. 가디언들의 패턴 강화등 다른 방식으로 난이도를 올린다면 대미지를 위해 아드로핀+화염병이 강요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④ 끝으로, 파티 버프 스킬, '시너지' 문제가 있다. 너프 전 칼벤투스, 용암 크로마니움 등 어려운 보스마다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화염병'은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만 각종 버프에 의해 지나치게 대미지가 높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주간 레이드에서는 화염병을 사용하지 않는 파티가 없을 정도다. 각종 파티 버프 스킬의 밸런스를 조정한다면, 보다 많은 직업들이 파티에 참여할 수 있다.

'주간 레이드'는 로스트아크의 마지막 콘텐츠인만큼 높은 난이도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입장부터 운적인 부분이 적용되는 것과 한 번을 클리어하기 위해 1000골 이상의 배틀아이템의 소모되는 부분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또, 클래스 밸런스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현재 많은 유저들의 불만이 계속해서 되고 있는만큼 개발사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익숙한 재탕 가디언에 '화염병'을 던지는 게 현재의 최종 콘텐츠다

▲ 하향 전 '칼벤투스'가 최종 보스였다면 이런 불만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