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 바스켓'은 참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부분을 가진 게임입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건 이 게임이 모바일의 대세와는 조금 다른, 스포츠 게임이라는 것이죠. 찢고 부수고 패는 것 일색인 최근의 모바일 대세 장르와는 꽤 동떨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다른 시선에서는 꽤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그렇게 게임이 진부하고 재미없어질 것 같을 때, '캐릭터 베이스'라는 특징이 등장합니다. 피버 바스켓의 캐릭터는 게이머의 아바타가 아닌, 모두 각각의 배경과 설정을 가진 가상의 인물들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각각의 캐릭터들이 상성과 시너지를 갖고 있기도 하지요. 이쯤되면 '농구'라는 특정 룰을 따지는 MOBA에 가깝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개발사인 '노리숲'도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꽤 흥미로운 개발사입니다. 인기를 끌었던 PC 온라인 농구 게임인 '프리스타일'의 개발자들이 회사를 차렸고, 산업 전반에서 활약하던 '샤키루'라는 이름의 아티스트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프로그래머도, 아티스트도 다들 한가닥 하는 인물들이 모였지만, 정작 게임인 '피버 바스켓'은 이제야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따끈따끈한 게임입니다.

서비스까지 약 한 달을 남겨둔 지금, 노리숲의 조영석 개발이사와 이태권 PD를 만날수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 가장 바쁘면서도, 긴장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분들입니다. 이미 중국에서는 반년 전부터 서비스를 해왔지만, 친정 무대에 첫 작품을 내놓는 건 또 다른 도전일 테니까요. 두 분과 만나 '피버 바스켓'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 노리숲 이태권 PD(좌), 조영석 개발이사(우)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피버 바스켓'이라는 게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영석 이사: 피버 바스켓은 중국의 '팀배틀스포츠'와 한국의 노리숲이 3년간 합작해서 개발해온 게임입니다. 작년 여름에 넷이즈를 통해 중국에 서비스했고, 좋은 성과를 거두었죠. 게임 자체를 보면 3:3 길거리 농구를 소재로 하며 실시간 대전을 메인 콘텐츠로 삼는 게임이에요.

이태권 PD: 기존에도 길거리 농구 게임을 소재로 한 게임은 꽤 있었는데, 피버 바스켓은 보다 많은 볼거리를 자랑하는 작품이에요. 애니메이션과 최적화에도 힘을 주었고, 플레이 자체에서 '호쾌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죠.

▲ 호-쾌


Q. 중국에서 반 년 가량 먼저 서비스를 진행했는데, 현지 반응은 괜찮았나요?

조영석 이사: 지금도 꽤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쿠로코의 농구'와 콜라보를 진행해 접속자 수가 꽤 늘어나기도 했죠. 종합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엄청난 대박이냐 하면 그렇다곤 말하기 힘들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해요.


Q. 중국과 한국에 동시 서비스를 진행할 수도 있었는데, 어째서 한국은 반 년 가량 늦게 서비스를 하게 된 건가요?

조영석 이사: 뭐... 일단 계약도 새로 진행해야 했고(웃음) 중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다 보니 클라이언트 안정성이나 비즈니스 모델 등에서 문제점이 꽤 드러났어요. 아무래도 친정에는 더 나은 버전으로 서비스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한국 게이머의 테이스트에 맞춘 튜닝도 필요한 상황이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늦어진 것 같아요.

▲ 한국 입맛에 맞춘 튜닝이 가해졌다.


Q. 그럼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빌드는 중국에서 서비스되는 것과는 다른 버전인 건가요?

이태권 PD: 기본적으로 같은 게임이다 보니 완전히 다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즈니스모델을 포함해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어요. 각국의 게이머들은 어느 정도 분리된 취향이 있다 보니 바꾼 부분들이 꽤 있죠.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많이 달라졌고요.

가장 큰 변화는 '팀 컨트롤 모드'의 추가를 꼽을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피버 바스켓은 3:3 대전이 주가 되는 게임인데, 팀 컨트롤 모드에서는 혼자서 세 명의 캐릭터를 다루는 1:1 대전 방식이죠. 기존의 게임성을 유지하면서도 불편함이 없게끔 만들다 보니 시간이 걸렸지만 잘 만들어진것 같아요.

▲ '팀 컨트롤 모드'는 한국 서비스 빌드에만 구현되었다.


Q. 두 분의 약력을 보니 과거 조이시티에서 '프리스타일'을 개발한 경력이 포함되어 있어요. '프리스타일'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은데, 개발 과정에선 어땠나요?

조영석 이사: 개발 과정에서 당시 쌓은 노하우가 힘이 되었다는건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프리스타일하고는 기본적으로 플랫폼부터 다르다 보니 경쟁보다는 차이점을 두어 '다른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죠.

그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이 캐릭터별로 특화된 '피버'라는 능력이고, 이를 통해 진부한 패턴 플레이 외에도 다양한 전략을 만들 수 있도록 기획했어요. 지금의 피버 바스켓은 농구라는 룰을 따르는 캐릭터 베이스의 대전 게임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캐릭터 간에도 상성과 시너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프리스타일과는 많이 다른 게임이에요.

▲ 기본적으로 '캐릭터' 하나하나가 중요한 게임


Q. 피버 바스켓의 가장 메인이 되는 콘텐츠는 어떤 것인가요?

조영석 이사: 가장 핵심은 3:3 랭킹전이에요. 내부적으로는 2주를 한 시즌으로 생각하고 있고, 시즌이 끝날 때마다 등급이 정해지는 형태죠. 하지만 3:3 대전이 전부는 아니에요. 팀 단위 게임은 고질적으로 적보다 무서운 아군이라는 스트레스 요인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팀 컨트롤 모드를 도입하기로 했죠.


Q. PVP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 유저를 위한 PVE 콘텐츠도 마련되어 있나요?

이태권 PD: 물론 준비되어 있어요. 캐릭터별로 만들어지는 스토리 콘텐츠나 퀘스트, 그리고 혼자 연습할 수 있는 트레이닝존도 마련되어 있죠. 그럼에도 가장 메인이 되는 콘텐츠는 역시 경쟁전이에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비슷한 실력의 유저들을 만나게 하는 매치메이킹 시스템인데, 중국에서 검증한 결과 매우 잘 돌아가고 있어요.


Q. 노리숲이 만들어진 한국에 서비스하는 첫 타이틀이 피버 바스켓인데, 두 분은 피버 바스켓의 성적이 어느 정도가 나오길 기대하고 계신가요?

조영석 이사: 솔직히 말씀드리면 순위에서 몇 위를 차지했고, 매출이 얼마가 나오고 이런 건 크게 바라지 않아요. 저희가 바라는건 피버 바스켓이 기존의 길거리 농구 게임들과 차별화된 다른 게임이란 것을 게이머층에게 인정받는 것이고, 이를 통해 피버 바스켓의 팬층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태권 PD: 맞아요. 농구 게임 애호가들 뿐만 아니라 '대전' 자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를 바라고, 이들로부터 잘 만든 게임이라는걸 인정받는 것이 목적이에요.

조영석 이사: 노리숲이 가장 잘 만드는 게임이 스포츠 게임이에요. 시장에서 저희가 인정받는 것이 첫 게임의 목표죠.

▲ 게이머층의 인정을 받는 것이 목표다.


Q. 그럼 서비스 이후 업데이트 주기와 계획은 정해져 있는 건가요?

이태권 PD: 중국에서 서비스하면서 누적된 콘텐츠가 꽤 많아요. 하지만 그걸 한번에 풀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고 게이머층의 적응도를 측정해가면서 하나씩 풀게 될 것 같아요. 말씀드렸다시피 피버 바스켓은 캐릭터 베이스의 게임이니 콘텐츠는 대부분 신규 캐릭터를 위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에요. 주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꽤 빠른 주기로 예정되어 있죠.

아시다시피 대전 게임에서는 하나의 캐릭터만 추가되어도 게임 양상이 꽤 달라져요. 추가된 캐릭터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냐에 따라 승률이 요동치곤 하죠. 중국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이런 과정을 살펴보는건 꽤 재미있는 일이었어요. 저희가 생각했던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식으로 캐릭터를 활용하는데, 이게 게임을 더 복잡하고 흥미롭게 만들죠. 하지만 이 때문에 더더욱 한번에 많은 캐릭터를 업데이트하는건 무리라고 생각해요. 게임이 갑자그럽게 너무 달라지게 되니까요.


▲ 각 캐릭터만의 고유한 '피버 스킬'


Q. 아무래도 한국에 모바일 스포츠 게임이 많은 편은 아니잖아요. 실시간은 더욱 그렇고요. 걱정되는 부분은 없나요?

조영석 이사: 걱정된다기보단 그래서 더 마음이 놓여요. 저희가 액션 RPG를 만들었으면 전전긍긍하겠지만, 지금 상황은 스포츠 게임에게는 블루오션이나 다름없잖아요? 저흰 스포츠 게임 팬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피버 바스켓은 단순히 스포츠 게임 팬 뿐만 아니라 PVP 자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도 충분히 소화 가능한 게임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이태권 PD: 조금 어쩔수 없는 것도 이는게, 저희가 가장 잘 만드는게 스포츠 게임이에요. 그러니 스포츠 게임이 나오는건 당연한 일이죠. 스포츠 게임이 만들기 쉽지 않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성과만 거둘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봐요.


Q. 그럼 이제 중국과 한국, 2개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는 건데, 차후 다른 국가에서도 서비스를 진행할 의사가 있는 건가요?

조영석 이사: 지금은 아직 한국 서비스 준비에 집중하고 있지만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시장은 아마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 외 국가들은 더 많은 검토가 진행되어야겠죠. 개인적으로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도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3월 중 서비스를 생각중이시니 이제 한 달이 남았습니다. 피버 바스켓을 궁금해하는 게이머 분들에게 남길 말이 있을까요?

이태권 PD: 피버 바스켓은 저희가 정말 많은 공을 들인 게임이고,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은 부분은 전부 빠짐없이 갈고 닦은 게임입니다. 저희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게임이니 꼭 한번쯤은 플레이해보시길 바라고 있어요. 제 말이지만 진짜 재미있거든요(웃음). 저희도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고,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아마 한 번만 플레이해보시면 바로 알게 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