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드 오브 워쉽에서 출시된 위치타는 어째서인지 그 모습을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보통 신규 프리미엄쉽이 나오면 궁금해서라도 몰아보는 유저들이 많다. 더군다나 성능까지 받쳐준다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공방을 점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위치타는 파릇파릇한 신병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실패작이 드문 미국 국적에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순양함 카테고리에 껴있음에도 플레이하는 유저가 없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그 원인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데, 실제 성능은 어떨지 직접 플레이를 해봤다.


▲ 신병 받아라~! 올드한 미국 감성이 남아있는 8티어 중순양함 위치타



따끈따끈한 신상이지만 보이지 않는다? - 스펙 살펴보기
볼티모어와 다른게 무엇인가? 위치타 개성 찾아보기

위치타의 출생에 대해 말을 꺼내 보자면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 1939년도에 취역한 중순양함이다.

7티어 뉴올리언스(1933년)와 8티어 볼티모어(1943년) 사이에 제작된 함급으로 실제 무장과 장갑도 두 함선의 특성이 섞여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동형함 없이 위치타 단 한 대만 제작되었다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어떻게 보면 실제 미국 역사에서 보기 드문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제작 과정이야 어떻든 유저들은 성능을 먼저 볼 터인데, 후계기이자 정규트리에 속한 볼티모어와 고스란히 비교당하며 8티어 프리미엄쉽의 위용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볼티모어와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 특히 기동력과 피탐지 부분은 미순양함 내에서는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정확한 실체가 무엇인지 들여다보자.


▲ 컬렉터의 욕구를 자극하는 바로 그 단어! 리미티드 에디션!



■ 화력을 담당하는 주포, 부포

먼저 주포의 성능은 풀업그레이드 상태인 볼티모어와 대동소이하다. 재장전 10초에 포탑 회전 시간은 30초로 똑같다. 차이가 있다면 철갑탄의 탄속과 대미지다.

고폭탄의 경우 차이가 아무것도 없이 동일하지만, 철갑탄은 탄속이 볼티모어가 792 m/s, 위치타가 823 m/s로 소폭 빠른 편이다. 대신 대미지는 5000/4600으로 위치타가 400 떨어진다.

어차피 장거리에서부터 철갑탄을 장전하고 쏴대는 미순양함은 드물고, 근접 무장에 가깝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볼티모어의 주포 성능이 좀 더 낫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 대미지와 탄속 빼고는 별 차이가 없다



부포의 화력 차이도 꽤 있는데, 볼티모어는 6x2 127mm 12문, 위치타는 8x1 127mm 8문의 부포를 지니고 있다. 부포의 사거리나 대미지는 동일하지만, 볼티모어는 연장포이며 위치타는 단장포라는 차이가 있다.

헤드온 시 발사되는 부포는 볼티모어가 6문, 위치타가 3문으로 화력이 2배 차이 난다. 근접전을 펼칠 일이 많은 미국 순양이기에 부포 화력에 있어서도 볼티모어가 좀 더 앞서는 셈이다.


▲ 뉴얼리언스에 달려있는 구식 부포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는 위치타



■ 볼티모어보다 낮은 내구도? - 체력

두 번째로 체력의 차이가 있다. 스톡 상태의 볼티모어보다 딱 1,300 많은데, 볼티모어가 선체를 업그레이드 하면 42,400/37,900으로 급격히 벌어진다.

보통 프리미엄쉽이 정규 트리와 비슷한 위치에 놓여있다면 아타고나 프린츠 오이겐의 사례처럼 체력이 좀 더 많은 상태로 출시되는데, 위치타의 경우 이를 역행한 특이한 케이스인 셈이다.


▲ 보통 프리미엄쉽의 체력이 더 많은 편이다.



■ 뉴올리언스와 볼티모어의 중간 - 장갑 배치

장갑 구조는 뉴올리언스와 볼티모어의 중간쯤 그 어딘가를 연상케 하는 구조를 지녔다. 굳이 따진다면 볼티모어와 비슷한 장갑 구조인데, 일단 전신을 27mm로 도배해서 대부분 구축함의 주포에 저항력을 지니고 있다.

헤드온을 하면 15인치급에 면역을 가진다는 점도 같다. 다만 측장과 상단 부분의 장갑이 문제인데, 위치타의 경우 집중 방호 구역 상단의 경우 57mm라는 종이 장갑으로 급폭기나 위에서 내려꽂히는 탄에 대해 시타델이 터질 확률이 더 높다.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포탑 장갑의 수치도 볼티모어에 비해 옆이 상당히 허전한 38mm 장갑을 두르고 있어 포탑이 고장 날 확률이 좀 더 높다.


▲ 둘 다 굵고 튼튼한 함수부를 자랑하여 15인치에 면역이다



그래도 위치타라고 마냥 볼티모어의 하휘호환 모습만 보이는 건 아니다. 상술한 대로 장갑 수치 자체는 볼티모어보다 낮지만, 시타델의 면적이 상당히 작다는 숨겨진 장점이 있다. 은근히 배 앞뒤에 걸쳐 있는 볼티모어에 비해 배 정중앙에만 시타델이 위치해 있고, 선수부의 시타델은 수면 아래 깊숙한 곳에 위치하여 터질 걱정이 거의 없다.

즉, 상부에서 내리꽂는 타입의 공격을 제외한다면 후술한 기동력과 더불어 좁은 시타델 구역을 이용한 회피 기동 플레이에 있어서는 상당히 장점이 있는 배인 것이다.


▲ 시타델 면적은 위치타가 훨씬 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볼티모어가 낫지만 그래도 미국의 대공을 지닌 위치타 - 대공

최근 핫한 대공 수치는 볼티모어가 더 높다. 다만 위치타 역시 미국에 속한 배이기 때문에 대공이 절대 약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티어에서 최강급이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다.

실제로도 볼티모어와 크게 체감되는 차이는 아니며, 둘 다 대공 방어 사격 소모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함재기에 대한 공격에는 저항력이 강한 편이니 걱정하지 말자.


▲ 대공 능력은 볼티모어보다 낮으나 신뢰할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 위치타의 승부 포인트! - 기동력, 피탐지

화력과 대공, 내구도면에서 줄곧 볼티모어가 앞서왔다. 실제로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위치타를 살 이유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치타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부분은 기동력과 피탐지 부분에서 출발한다.

최고속력은 33.6노트로 평범하지만, 선회 반경이 680m 조타 시간 6.0초라는 엄청난 허리 놀림을 보유하고 있다. 당장 경순양함인 클리블랜드만 하더라도 조타시간이 9.6초에 달하고, 다른 중순양함들은 보통 10초대가 넘어가는데, 위치타는 그 절반밖에 안되는 시간을 자랑한다.

강화 장치에 조타 이큅을 달면 4.8초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정도면 어지간한 고티어 구축함보다 선회가 잘되는 수준이다.


▲ 농담이 아니라 어지간한 고티어 구축함보다 허리가 더 잘 꺾인다!


▲ 중거리 교전에서 상대 탄을 보고 다 피할 수 있는 수준


▲ 사람을 정말 화나게 만드는 13~15km 거리에서 압도적인 미인계를 펼칠 수 있다



피탐지 역시 동티어에서 최강급인 아타고에 비견될만한 9.5km를 보유하고 있다. 레이더 소모품의 범위인 9.0km와 고작 0.5km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며, 실전에서는 피탐 알람이 울린 뒤 2~3초 후에 레이더를 사용하면 상대 구축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수준이다.

볼티모어는 똑같은 레이더 소모품을 사용하지만 본인의 피탐지 거리가 11km에 달하기 때문에 구축함을 잡기 어려운 반면, 위치타는 영순양함이나 미경순양함 못지않은 구축 사냥꾼의 면모를 보일 수 있다.


▲ 피탐이 뜨고 2~3초 후에 레이더를 키면? 넌 이미 죽어있다!



경순양함과 중순양함의 특성이 골고루 섞여 있는 혼종!
구축함과 6인치포 경순양함을 잡는 독특한 포지션!

아마 워게이밍이 위치타에게 부여한 정체성은 단순히 볼티모어와 같은 고티어 미중순양함 맛보기용으로 판매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미중순양함 중 가장 작은 피탐지와 최고의 기동력으로 경순양함과 중순양함의 장점을 합친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구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회피 기동에 특화된 몸놀림으로 적 구축함을 암살하며, 동시에 상대 순양함과의 교전은 회피 기동으로 농락하며, 전함과의 대결에서는 튼튼한 헤드온 플레이로 찍어누를 수 있다.

즉, 순양함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플레이를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장 이상적인 플레이를 펼쳤을 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실제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이론적으로 절대 성능이 떨어지는 '똥배'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전적 통계 사이트를 참고하더라도 플레이 횟수는 적지만 승률이나 평균 경험치, K/DA면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함을 볼 수 있다.


▲ 항모 리워크 전에 출시되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화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저들 사이에서의 평가는 박한 모습인데, 이는 위치타가 미순양함이라는 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기동력과 피탐지가 좋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미중순양함을 기준으로 두고 하는 말이지 정말 독보적인 수준은 아니다. 소모품이라도 아타고나 오이겐처럼 군함 수리반을 넣어 조금 다른 구성을 지녔으면 어떨까 싶지만, 대공 방어 사격과 레이더 단 2개뿐이다.

실제로 특정 상황이 아닌 이상 피탐지가 나아진 볼티모어를 모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비슷한 입장에 프린츠 오이겐이 있지만, 이녀석은 이름값 때문에라도 수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소모품 구성이나 내구도가 아쉽긴 하나 출생의 희소성과 더불어 미순양함에서 중순양함과 경순양함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콜렉터의 재미는 물론 성능을 추구하는 유저에게 충분히 추천할만한 함선이다. 특히 회피 기동을 통한 포격전을 즐기는 유저라면 더더욱 위치타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대신 고전적인 미순양함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본인이 이미 고티어 미순양을 보유하고 있다면 위치타의 구입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이걸로 설명이 될까? 우스터보다 기동력과 피탐지가 좋다!


▲ 장갑 구조와 상성의 유불리함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캐리가 가능한 강력한 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