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즐겼던 위닝 일레븐, 피파 콘솔 시리즈 등에서는 항상 패드를 사용했었다. 그만큼 패드도 어느 정도 익숙한 기자였지만 피파온라인은 1~4까지 항상 키보드만 고집했었다. 큰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어느 순간부터 키보드가 더 익숙하고 편했다.

물론, 예전부터 집에 있던 패드를 몇 번 사용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는 손가락을 보며 '나는 역시 키보드 유저지' 라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다지는 계기만 될 뿐이었다.

그렇게 수개월이 지나고 다시 한 번 패드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마침 키보드 플레이가 살짝 질리기도 했었고, 패드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기사로 작성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일석이조라고 합리화하면서 새로운 패드까지 구매하기로 했다.


▲ 그렇게 마음먹고 새로 구입한 XBOX ONE S 패드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2개의 아이디는 항상 챌린지까지는 찍어왔었다. 그러다 보니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유저가 패드를 사용한다면 똑같이 챌린지까지 찍을 수 있을까, 또 그 적응 기간은 과연 얼마나 걸릴까.

사실, 피파온라인4를 즐기고 있는 유저라면 패드에 대한 고민은 한 번쯤 해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도 그 고민이 작게나마 남아있을 것 같기도 하다. 반대로, 패드를 구입했지만 적응에 실패한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유저들에게 이번 적응기 기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과연 패드로 챌린지까지 갈 수 있을까?



패드 적응의 첫 시작 - 커스텀 설정
첫 단추부터 확실하게!

당연히 첫 시작은 패드의 조작법을 먼저 알아두는 것이었다. 물론, 예전에 위닝이나 피파 콘솔 시리즈를 패드로 잠깐이나마 즐겨봤기 때문에 패스나 슛, 질주 등의 기본 버튼 등은 쉽게 익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키 조작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편이었다. 기자는 예전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키 조작법이 그나마 익숙한 편이었는데, 피파온라인4는 슛 버튼(D)과 크로스 버튼(A)이 반대로 설정되어 있었다. 또, 슬라이딩 태클(A)과 협력 수비(Q) 등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설정에 들어가 패드 조작을 새롭게 하기로 했다. 슛 버튼과 크로스 버튼을 서로 바꾸어 주었고, 협력 수비와 밀고 당기기(키보드: SPACE), 공 지키기(키보드: C), 세밀한 슛 컨트롤(키보드:Z) 등도 전부 손에 맞게 바꾸기로 했다.


▲ 각자 자신에 손에 맞게 패드 조작을 다르게 설정하곤 한다 (출처: 프로게이머 원창연 유튜브)


찾아보니 프로게이머를 포함해, 패드를 쓰는 많은 유저들이 패드 조작을 자신의 손에 맞게 변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게이머 원창연도 기자처럼 슛 버튼과 크로스 버튼을 서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었다.

슛 버튼과 크로스 버튼은 쉽게 해결되었지만, 문제는 협력 수비, 커서 변경, 질주, 밀고 당기기, C 수비(공 지키기) 등의 버튼이었다. 키보드와 누르는 손가락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어떻게 바꾸는 것이 최선인지 계속 고민이 되었다.

침투 쓰루 패스(키보드:Z+W)와 드리븐 패스(키보드:Z+S), 그리고 공 지키기 버튼(키보드:C)이 손에 덜 익기는 했지만 다행히 공격 상황에서의 버튼까지는 어느 정도 확립이 되는 듯했다.

문제는 수비 상황이었다. 협력 수비(키보드:Q), 밀고 당기기(키보드:SPACE), 스탠딩 태클(키보드:D), 견제(C 수비, 키보드: C) 등을 모두 사용해야 되는데, 여기에 커서 변경(키보드:S)까지 바로바로 해줘야 하다 보니 손이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키를 여러 번 바꾸면서 그나마 기자에게 맞는 최선의 조작법을 만들 수 있었다.


▲ 기자의 공격시 패드 조작

▲ 기자의 수비시 패드 조작



패드 적응 1주차 - 그럼에도 꼬이는 손가락
패드에 재능이 없는 것이 아닐까..

절망의 연속이었다. 공식 경기에는 감히 도전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짧은 패스를 눌러야 할 상황에서 롱 패스를 누른다거나, 커서 변경을 빨리하고 달려들어서 수비해야 할 상황에서 당황하다가 중거리를 먹힌다거나 하는 것은 일상적이었다.

친선 경기에서 만난 상대 유저들에게 농락을 수십 차례 당했으며, 심지어 리그 경기 상대인 컴퓨터에게도 패배하기도 했다. 키보드가 없으니 샷건을 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로 구입한 패드를 던질 수도 없었다. 무엇 때문에 이런 도전을 하기로 한 것인지 기자 자신을 원망하는 것이 차라리 속이 편했다.




▲ 짧은 패스를 눌러야 할 상황에서 긴 패스를 시전하는 대단한 플레이.gif


▲ 먼 쪽 포스트로 슈팅을 해야하지만 무작정 아무렇게나 때리는 슈팅.gif


▲금방이라도 뺏길까봐 무서워서 패스 버튼을 마구 연타.gif


▲ 근본을 알 수 없는 수비력.gif


■ "처음부터 모든 버튼을 한 번에 정복하려 하지 말아야겠다"

이 같은 플레이들이 반복되면서 패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조작법마저 손에 익혀지지가 않았다. 설상가상의 상황이었다. 놓치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우선, 차분히 더 플레이를 해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아직 패스 버튼도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버튼을 전부 활용하고 또 익히려는 욕심이 있다는 것이었다.

우선 밀고 당기기 버튼과 공 지키기 버튼은 버리기로 했다. 다른 조작법부터 먼저 익히고 넘어가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당연히 플레이는 키보드로 할 때보다 좋을 수는 없었지만, 나머지 버튼들에는 조금씩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패스 플레이까지는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다만, 여전히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드리블 느낌은 좋았다..근데
엄지손가락이 너무 아팠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패드의 방향키 스틱으로 360도 어느 방향이든 조작할 수 있다보니 드리블이 비교적 쉽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키보드와 엄청난 차이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비교적 탈압박을 쉽게 할 수 있었고, 패널티 박스 안에서의 드리블 심리전 등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웠던 것은...엄지손가락이 너무 아팠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기자는 패드를 사용할 때 세게 '꾹꾹' 누르는 버릇이 있다. 그러다 보니 방향 키를 누르는 엄지손가락에 물집이 생길 듯 아팠다. 아직 패드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 같긴 하다.



▲ 드리블이 조금 더 수월하다는 느낌은 있었다. 물론, 아직 친선 경기라는 것을 감안해야한다!



패드 적응 자체 평가 - 1주차
다음주부터는 공식 경기로!

※ issak의 패드 적응기 자체 평가 - 1주차 (플레이 판수: 21판)

1. 공격 상황
*긴 패스와 짧은 패스는 물론, 드리븐 패스와 2대1 패스, 로빙 스루 패스 등을 원하는 타이밍에 자유자재로 사용했는가?
- 패스 버튼을 자주 헷갈려 했다. 특히 드리븐 패스가 가장 어려웠다. 다만, 패드의 방향키 스틱이 원하는 곳으로 패스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마음에 들었다.

*골키퍼와의 1:1 상황에서 여유 있게 골로 처리하였는가
- 1:1 찬스는 대부분 골로 연결은 하였지만 여유있지는 못했다. 막히는 상황도 꽤 있었다.

*감아차기(Z+D)와 중거리 슛을 원하는 방향으로 슈팅하였는가
- 처음에는 방향키 스틱에 익숙하지 않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슈팅이 꽤 많았다. 이 부분을 특히 더 신경 쓰기로 했고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키보드만큼의 드리블링이 가능해졌는가
- 아직 키보드만큼 여유롭게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패드만의 드리블 체감에 만족하고 있다. 다만, 10판 정도 하면 엄지손가락이 아파서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게임을 하고 있다.

*크로스를 원하는 곳으로 제대로 올렸는가
- 일반적인 A크로스를 올리는 것은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패널티 박스 안에서 45도 컷백 상황 Z+S나 Z+A, AAA 패스를 주는 것은 거의 해내지 못했다.


2. 수비 상황
*수비를 하면서 커서 변경까지 확실히 할 수 있었는가
-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수비까지 모두 하면서 커서 변경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놓치는 선수도 많았고, 실수도 가장 많았다.

*수비 지원(키보드:Q)을 다른 수비 버튼과 적절히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었는가
- 수비 지원 버튼은 LT로 설정해두었는데 누르기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다른 수비 버튼과 함께 사용할 때는 자주 놓치곤 했다.

*견제(C수비)를 제대로 활용했는가
- 견제 버튼은 가장 활용하기가 어려웠다. 아직 다른 버튼들이 손에 익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다른 수비 조작법들을 먼저 손에 익히기로 했다. 그 이후에 견제 버튼까지 연습할 계획이다.

*세트 피스 처리 능력은 좋았는가
- 상대의 코너킥에 특히 버벅대는 상황이 많았다. 때문에 골을 주는 경우도 상당했다.


3. 개인기
*드래그백을 손에 익혔는가
- 아직 키보드만큼은 아니지만 드래그백은 어느 정도 손에 익혔다.

*턴스핀을 손에 익혔는가
- 아직 턴스핀을 실전에서 사용하진 않았다. 라커룸에선 사용했다.

*사이드 스텝(볼 굴리기)를 손에 익혔는가
- 볼 굴리기는 키보드보다 발동되는 타이밍 등이 더 수월했다. 다만, 아직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손이 자주 꼬였다.

*힐플릭을 손에 익혔는가
- 패드로 힐플릭을 사용하면 레인보우(사포)나 마르세유 턴이 종종 나가곤 했다. 개인기 중에서 가장 타이밍을 못 잡고 있는 느낌.

*EC 드리블을 손에 익혔는가
- 처음에는 RT와 RB를 함께 누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직 키보드만큼은 아니지만 마음먹고 사용하면 활용은 가능했다.

*패스 훼이크, 스쿱턴(A+S)을 손에 익혔는가
- A+S은 X+A로 키보드보다도 쉽게 할 수 있었다. 다른 개인기와의 조합은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식 경기 등급은?
- 아마추어 3부, 아예 새로운 아이디로 처음부터 도전해보려고 한다. 아직 공식 경기를 플레이하진 않았다.

※ 종합 점수: D-
아직 패드를 사용한 지 3~4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공식 경기에는 도전하지 못했다. 다음에는 각종 개인기와 수비, 그리고 아마추어부터 시작해서 공식 경기까지 도전해보려고 한다.



※ 키보드 유저 이삭의 패드 도전기 '패드로 챌린지 찍을때까지!'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