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K는 금일(8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프롬소프트 신작 '세키로'의 시연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연은 최신 버전으로 진행됐으며, 현장에는 프롬소프트의 야스히로 키타오 마케팅 매니저가 참석해 출시를 앞둔 '세키로'에 대한 자세한 소개 및 질의응답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모로 전작들과는 다른 특징으로 무장한 '세키로'다. 호평받은 멀티플레이를 배제한 대신 싱글플레이에만 집중한 것부터 두 번의 기회를 주는 회생술, 공격 일변도로 보이는 전투 시스템, 점프와 와이어가 추가돼 맵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점 등 차이점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소울라이크의 원조인 프롬소프트의 신작임을 감안해도 이쯤 되면 상당히 도전적인 변화가 아니랄 수 없다.

작년 TGS에서 미야자키 히데타카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차례 의문점들이 해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궁금한 것투성이인 '세키로'다. 이날 현장에서 남은 궁금증에 대한 대답을 야스히로 키타오 마케팅 매니저에게 들어볼 수 있었다.


■ 세키로 프레젠테이션

▲ 프롬소프트 야스히로 키타오 마케팅 매니저

야스히로 키타오 마케팅 매니저는 우선 '세키로'의 콘셉트에 대한 설명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세키로'는 전작들과 달리 전국시대라는 실제 시대를 바탕으로 하지만 여기에 프롬소프트의 각색이 들어간 게 특징이다.

물론, 프롬소프트 특유의 어두운 세계관이란 점에서 전작들과의 유사성이 있긴 하다. 실제로 '세키로'는 게임의 색체 자체가 어두운 건 아니지만, 전란으로 인해 지친 일본의 쓸쓸함과 어딘지 멸망으로 치닫고 있는 분위기를 내포하고 있다.

전작들과 다른 '세키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명확한 주인공의 존재와 싱글플레이만 존재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프롬소프트의 게임들은 스토리의 포커스가 주인공 개인이 아닌 세계 그 자체에 맞춰져 있었다. 그렇다 보니 명확히 어떤 스토리인지 알 수 없던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세키로'는 다르다. 주인공인 늑대에게 포커스를 맞춘 만큼, 상대적으로 직관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야스히로 키타오 마케팅 매니저는 설명했다.

다만, 그렇다고 멋들어진 무비를 통해 직접 보여주는 방식은 아니다. 스토리텔링 자체는 프롬소프트의 전작들과 유사하게 진행된다.



■ 액션

프롬소프트의 전작들과 다른 '세키로'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바로 전투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전작들과 달리 '세키로'는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게 아닌 튕겨내 체간(일종의 그로기 게이지)을 깎는 전투를 요구한다. 닌자지만 사무라이에게도 밀리지 않는 검의 달인이라는 설정과 그런 닌자가 펼치는 처절한 혈투를 그리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다.

한편, 체간은 적의 공격을 튕기지 않고 단순히 공격하는 것만으로도 깎을 수 있지만 치고 빠지는 식이어선 금세 체간이 회복될 위험이 있다. 그렇기에 적의 공격을 튕겨내고 밀어붙이는 등 전투의 흐름을 끊기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물론 직접 맞붙는 것 외에 잠입 요소 역시 존재한다. 잠입을 통해 적과의 전투를 회피하는 건 물론이고 공략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 왼팔의 닌자 의수

'세키로'의 전투 시스템을 소개할 때 왼팔의 닌자 의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닌자 의수는 도끼나 수리검, 창 등을 장착할 수 있으며, 직접 공격하는 것 외에도 폭죽을 장착해 빛이나 소리로 적의 눈과 귀를 멀게 할 수도 있다. 어떤 장비를 장착하느냐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달라지는 셈이다.

의수는 전투 외에의 방식으로도 이용된다. 바로 갈고리다. '세키로'의 맵은 입체적으로 구성돼 있어서 와이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전작들에선 앞으로 나아가면서 어떤 적을 만날지 긴장감을 즐기는 방식이었다면 '세키로'에선 적에게 발각되지 않는 높은 곳에서 어떻게 공략할지 고민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회생

회생 또한 '세키로'만의 고유한 특성이다. 주인공 늑대는 죽더라도 회생 게이지만 있다면 한 번 부활할 수 있다. 부활 타이밍은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적이 안심하고 뒤돌아가는 상황에서 회생에 인살로 적의 체력을 대폭 깎고 시작할 수도 있다. 이 회생은 자신의 죽음마저도 전투에 이용한다는, 프롬소프트만의 독자적인 닌자상이다.


■ 강화 시스템

'세키로'의 강화 시스템은 크게 장비 강화와 스킬 강화 시스템으로 나누어진다. 스킬 강화는 적을 쓰러뜨리고 얻을 수 있는 스킬 포인트를 이용한 방식으로 스킬 트리에서 액션(기술)이 해금되는 식이다.

장비 강화는 전작들의 경우 단순히 능력치가 상승하던 것과 달리 의수를 강화해 다양한 전투 스타일이 해금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수리검의 경우 처음에는 한 발씩만 던지던 게 강화하면 연발로 던지거나 적을 관통할 수 있게 된다.



■ 거점

'세키로'에서의 거점은 성 아랫마을에 있는 황폐한 절이다. 전작들과 유사하게 이곳에는 다양한 인물군상이 모여있다. 분노에 찬 표정의 불상을 하염없이 깎는 이상한 승려부터 수상해 보이는 비밀이 많은 약사, 그리고 전작들을 즐긴 유저들이라면 어딘지 익숙한 죽을 곳을 찾아 헤매는 불사의 사무라이 등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스토리에도 관여하는 인물들로 이들을 통해 의수나 회복 아이템을 강화하거나 전투 튜토리얼을 할 수 있다.


■ 데스 패널티

전작들에선 죽어서 소울이나 피의 유지를 떨어뜨려도 한 번은 소울을 회수할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세키로'는 회생 시스템을 도입했기에 반대로 데스 패널티를 엄격하게 적용했다. 회생한 후 다시 죽게 되면 경험치와 돈의 절반을 영원히 잃게 만든 거다. 이를 통해 회생이 있지만, 죽음을 결코 가볍지 않도록 설계했다.

대신 '명존'이라는 요소가 있는데, 명존이 발동하면 신불의 도움을 받아 드물게 경험치와 돈을 잃지 않는다.



■ 질의응답

Q. 전작들과는 플레이하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다.

전작들에선 다양한 직업과 무기가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플레이 경험이 옆으로 넓게 확장된 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세키로'는 명확한 주인공이 존재하고 전투 방식 역시 기본적으론 고정돼 있다. 하지만 스킬을 해금하거나 장비를 강화하는 방식을 통해 플레이할수록 깊이감 있는 전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캐릭터가 한 명으로 고정된 덕분으로, 워낙 플레이 스타일이 다양해서 전작들에 비해서 볼륨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으리라 본다.

한편, 기본적으로는 체간을 깎는 식으로 전투가 이어지지만, 그 방식은 오롯이 플레이어의 재량껏 선택할 수 있다. 공격을 튕겨내는 게 힘든 플레이어라면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전투를 치러도 된다. 적의 HP가 떨어지면 체간 회복 속도가 떨어지는 만큼, 그조차도 체간을 깎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투가 어렵다면 인살 위주로 플레이할 수도 있다.



Q. 소울 시리즈의 난이도를 10이라고 했을 때 '세키로'의 난이도는 몇이라고 보나?

기본적으로 전작보다 쉽게 만들자, 어렵게 만들자 이런 생각을 하고 만들지는 않는다. 실제로도 개인적으로는 전작들보다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세키로'를 더 어려워하는 것 같긴 하다. 일본을 비롯해 각국의 미디어 이벤트를 하면 소울 시리즈를 잘하던 기자들도 많이 죽더라. 근데 그건 개발팀도 그랬다. 아마 전작들과는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 것 같다. 그렇기에 '세키로'의 전투 방식을 연구하고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울 시리즈 역시 처음 접할 때는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싸우는 법도 몰라서 막막했을 거다. 그런데 3편에 이르러선 대부분 익숙해졌다. '세키로' 역시 처음에는 그런 막막함이 있을 테지만 신선하게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


Q. 외팔의 닌자라는 점에서 얼핏 도로로가 떠오르는데 캐릭터 콘셉트를 따온 작품이 있나?

왜 주인공인 늑대가 닌자인지부터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 디렉터인 미야자키 대표가 '다크소울'을 만들 때 입체적으로 맵을 만들었는데, '세키로'를 만들면서 이걸 입체적으로 이동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맵을 입체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캐릭터는 뭘까 싶었다. 소울 시리즈의 무거운 갑옷을 입은 캐릭터가 와이어 액션을 하면 어색할 테니까. 그런 고민 끝에 닌자를 주인공으로 하게 됐다.

물론, 늑대라는 캐릭터를 만드는 데 있어선 다양한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특정 작품에서 따온 건 아니다. 닌자가 주인공인 무한의 주인, 인법첩 등 다양한 작품에서 발상의 힌트를 얻었다고 봐주길 바란다.


Q. 전작들에는 숨겨진 요소가 굉장히 많았는데, '세키로' 역시 이런 요소가 있다고 들었다. 스토리와 연관이 있나?

비밀이다(웃음). 농담이고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엔딩과는 상관없는 여러 요소가 존재한다. 맵도 여러 계층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이런 요소들을 찾는 재미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소울 시리즈나 블러드본의 경우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덕분에 수백, 수천 시간도 즐기는 유저가 더러 있었다. 하지만 세키로는 싱글플레이만 있는 게임이다. 다회차 유저를 위한 별도의 콘텐츠가 있는지 궁금하다.

본작에도 회차 플레이가 존재하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회차를 진행할수록 적들이 강해져 이전 회차와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멀티 엔딩이 존재해 다회차 유저라면 더욱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