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오후 3시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대망의 결승전이 열린다. 문호준과 유영혁의 아프리카 플레임과 박인수, 유창현의 세이비어스의 대결이다.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양 팀의 결승전 매치업인 만큼 현장 티켓 예매가 1분여 만에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처럼 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카트라이더 리그. 2019년 들어 카트라이더의 인기가 다시 상승하면서 카트라이더 리그 역시 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과거 전성기를 달렸던 모습 그대로를 재현해놓은 듯한 광경이다. 그때와 비교하면 카트라이더 리그는 진화를 겪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럼 어떤 노력들이 이번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속에 녹아들었을까.

진화 이어간 포맷
대회 방식 정립화 및 카레이싱 팀 참여


카트라이더는 게임의 역사만큼 대회도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2004년에 카트라이더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듬해인 2005년부터 OGN을 통해 카트라이더 1차 리그가 개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잠시 진행되지 않았던 대회가 스포티비게임즈 중계로 바뀌면서 다시 역사를 이어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공식 대회가 진행 중이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카트라이더 대회는 그 방식을 끊임없이 바꾸며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했다. 1차 리그부터 17차 리그까지는 여러 가지 방식을 바꿔가며 채택해 안정적인 모습에 대한 실험을 이어갔다. 라운드 예선이나 쿼터 파이널 등 직관성이 부족했던 방식은 과감히 버리는 등 무게감을 덜기도 했다. 아예 라운드제에서 벗어나 더블 엘리미네이션 제도를 선택, 다른 e스포츠 종목과의 괴리감을 없애는 과정도 있었다. 개인전 방식에서 2:2:2:2 방식을 선보이는 등 팀전에 대한 가능성도 알렸다.

2014년 들어서는 'n차 리그'라는 기존 대회명 표기에서 완전히 탈피, '시즌 제로'라는 이름과 함께 좀 더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했다. 스피드전만 진행됐던 것과는 달리 공식 대회 경기에 아이템전을 추가하는 강수를 뒀다. 또한, 기존 2명이 한 팀인 팀 구도를 좀 더 확장시켜 정식 팀을 구성하게 만들고 스피드전 3:3, 아이템전 4:4 대결이라는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후, 배틀 로얄과 에볼루션에서는 이러한 팀전 양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팀전 구도를 확립했던 카트라이더 대회는 듀얼 레이스에 접어들어 '듀얼'이라는 이름 그대로 팀전과 개인전을 따로 진행해 과거 팬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개인전이 기존 방식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되기도 했다. 선수들의 진정한 개인 기량을 볼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 개인전은 듀얼 레이스의 시즌이 지나면서 점차 그 방식도 정립되었다. 이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진화했던 대회 방식은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에 제대로 녹아들었다.

2013년에 진행됐던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 제로에는 또 하나의 파격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스포티비게임즈와 함께 당시 신축됐던 넥슨 아레나로 무대를 옮긴 것 뿐만 아니라 실제 레이싱 팀 관계자들이 카트라이더 대회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것.


각 팀에는 카레이서 한 명과 레이싱 모델이 팀장과 매니저로 참여했다. 이들은 팀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실제 카레이싱과 카트라이더를 접목해 주행 시간을 단축시키는 주행 기술을 선수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또한, 아이템전의 첫 세트는 카레이서인 팀장과 레이싱 모델인 매니저가 2:2 대결을 벌여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들의 2:2 대결 결과 역시 각 팀의 라운드 승리와 패배에 합산됐다. 이는 카레이싱 관계자들의 대회 참여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실제 대회 경기의 일부로 중요성을 공유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각종 콘텐츠 확장
경기 내외적인 영상 콘텐츠의 '긍정적' 범람


게임이 많은 유저 수를 보유하고 대회를 뛸 선수들도 이미 다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게임이 e스포츠로 팬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려면 갖춰야 할 다음 요소는 다양한 경로를 통한 대회 홍보다. 해당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직접 경기장을 찾아 관람을 하려면 홍보만큼 중요한 게 또 없다.

카트라이더 리그는 여타 대회가 그러하듯 경기 내용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개해왔다. 한 주 간 열린 경기에서 명장면에 속하는 것들을 모아 하나의 영상으로 제작하기도 했고 스타 플레이어 혹은 유망주로 평가받는 선수들의 하이라이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 카트 인 더 캐슬 (출처 : Loud G 유튜브 채널)

여기서 카트라이더 리그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몇 년 전부터 카트라이더 리그와 관련된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이 공개됐는데 여기에는 경기 내용과 관련된 것 말고도 다양한 재미를 지는 콘텐츠들이 제작됐다. 최근 팬들 사이에서 가장 '핫'했던 건 스포티비게임즈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Loud G'에서 공개한 '카트 인 더 캐슬'이었다. 이는 얼마 전에 유행했던 'SKY 캐슬'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패러디, 중계진과 리포터, 프로게이머를 등장시켜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그 외에도 카트라이더 리그에 출전하는 프로게이머들의 경기 외적인 내용들과 관련된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이 각 시즌마다 팬들에게 공개된 바 있다. 이 영상들은 현장 관람객들이 경기가 진행되지 않는 휴식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줬다.

▲ 김효진의 고것이 알고 싶다(출처 : eSportsTV 공식 유튜브 채널)

LoL로 진행되는 LCK와 같은 리그에는 프로게이머들이 경기 전후로 주고받은 대화를 팬들에게 직접 공개하는 콘텐츠들도 많다. 카트라이더 리그도 예외는 아니었다. '카트 인 더 박스'라는 제목의 영상은 프로게이머들이 경기장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그대로 담아 팬들이 프로게이머에게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든 스포츠 종목에는 경기 직후에 직접 뛴 선수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곤 한다. 대부분의 e스포츠 종목에서도 이러한 현장 인터뷰가 있고 카트라이더 리그에도 이와 같은 인터뷰가 존재한다. '안경 누나'로 유명한 김수현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카트걸' 김효진 리포터가 그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은 승리한 팀 소속 프로게이머와 경기 직후에 다양한 내용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역시 카트라이더 리그를 즐기고 프로게이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카트라이더 리그는 1차 리그부터 진화를 거듭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팬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좀 더 유저 친화적인 리그가 되고자 노력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결과, 카트라이더 리그는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는 리그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