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이 개발 스튜디오 연합 브랜드였던 '크래프톤'을 사명으로 선정하면서 초점은 '연합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의 의미에 맞춰졌다. 크래프톤은 연합 체계인 만큼 각 스튜디오에 제작리더십을 부여하고, 개발팀의 특색있는 작품들이 개발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크래프톤으로 사명이 변경된 이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첫 타이틀인 '미스트오버'가 개발 스튜디오의 개성을 담고 있다는 점을 통해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미스트오버' 인터뷰를 위해 한동훈 PD와 이우석 PM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반가운 게임의 이름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아이폰3gs가 출시된 후 개발된 '포켓프린세스'와 '포켓원정대'. 개인적으로 따뜻한 그래픽과 난이도 있는 던전, 그리고 스킬 전수에 따라 달라지는 캐릭터 성능 등이 인상 깊었던 게임이었다.

그들이 개발한 신작 '미스트오버'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다. 다키스트 던전과 세계수의 미궁을 떠올리는 아트와 분위기,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관, 자칫 캐릭터가 죽어버릴 수도 있는 로그라이크 장르. 하지만 그런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컬러풀하고 '덕심을 자극하는' 캐릭터 디자인과 설정에서는 '포켓원정대'의 매력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들이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이번 신작의 기획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장르부터 플랫폼까지 크래프톤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미스트오버'의 한동훈 PD와 이우석 PM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미스트오버, '로그라이크답게' 만들고 싶었다"
'처음'에 대한 두려움없이 시작한 '미스트오버' 기획

▲크래프톤 한동훈PD, 이우석PM

이전에 개발했던 '포켓프린세스'와 '포켓원정대'를 정말 좋아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신작을 개발 중인데, 기획단계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했다.

한동훈 : '미스트오버'는 '포켓원정대'의 발랄하고 밝은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지만, 사실 비슷한 콘셉트로 기획했던 게임이다. '포켓원정대'를 만들 때 가장 큰 고민은 로그라이크를 표방했지만, 그 특징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그런 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로그라이크스럽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로그라이크의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는 캐릭터가 죽는다는 거다. 근데 캐릭터가 너무 발랄하게 등장하면 조금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그래픽 톤을 어둡게 바꿔보자고 결정했다. 사실, 이번 캐릭터 디자인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는데, '포켓원정대'의 디자인 코드를 가져와서 작업했다. 팔라딘의 모습이 '포켓원정대'의 성기사나 '포켓프린세스'의 성기사 엔딩의 갑주 모습과 비슷하다던가.


'포켓원정대'부터 로그라이크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고 했는데, 로그라이크 장르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것 같다.

한동훈 : 로그라이크가 재밌어서(웃음) 모바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 트랜드였던, 전투와 성장기반 모바일 RPG와 조합해볼 수 있을 줄 알았다. 결과적으로는 탐험모드가 있는 미드코어 RPG정도로 마무리되어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했다.

사실 '포켓원정대'도 처음 기획 단계에서는 로그라이크답게 캐릭터가 죽을 수도 있게 구상했었는데, 이 요소 자체가 기존의 모바일 RPG와 너무 거리감이 크다는 부분이 계속 걱정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조금씩 바꾸다 보니 다소 어중간한 결과물이 나왔던 것 같다.

▲포켓원정대와 포켓프린세스

블루홀이 크래프톤으로 새롭게 사명을 변경한 이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첫 게임인 것 같은데. 개인적인 소감은 어떤지 궁금하다.

한동훈 : 아, 그랬나(웃음)? 사실 '처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얼리어댑터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새로운 것에 파고들어서 어떻게 하는 거지? 하고 알아가는 걸 좋아한다.


크래프톤은 여러 개발 스튜디오가 모여있는 길드와 같은 형식인데, 개발자 입장에서 본 크래프톤의 개발 환경은 어떤지 물어보고 싶다.

한동훈 : 다양한 개발 조직이 모여있는 형태다 보니 우리 팀의 문화가 크래프톤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인데. 우리팀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다양한 장르와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되어있다. 개발 조직은 모두 자신만의 제작리더십이 부여되어있고, 책임지고 프로덕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창의성이나 개성을 묻어나는 프로젝트를 시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있다.


'미스트오버'의 개발은 총 몇 명이 진행하고 있나?

한동훈 : 총인원은 전부 16명으로, 그중 코딩이나 디자인 등 실제 개발을 진행하는 인력은 14명, 사업 담당 두 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언어 지원에서 음성은 일본어만 지원한다고 나와 있더라.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한동훈 : 처음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일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캐릭터 설정도 일본 시장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그 느낌을 잘 표현할 방법을 찾다 보니 일본 성우 녹음을 진행하게 됐다. 다른 언어의 음성 지원 부분은 얼리액세스 이후 업데이트로 추가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우석 : 일본 시장을 주목하게 된 이유는 한국에 비해 일본은 콘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시장이고,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나라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파이널판타지의 새로운 이슈가 생기면 공중파 방송에 자연스럽게 보도되기도 한다. 만약 우리의 개발력이, 게임이 그런 시장에서 받아들여진다면 그 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가 스스로 도전하고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한다면 바라봐야 할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PAX EAST와 니코니코 초회의에 참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특별히 이 두 행사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한동훈 : 시기적으로 맞는다는 이유도 있지만, 대규모로 진행되는 전시회보다는 유저 중심의, 플레이 위주의 행사를 찾다 보니 선택하게 됐다. 유저들에게 직접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고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만큼 개발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3월에는 PAX EAST, 4월에는 니코니코 초회의를 계획하게 됐다. 5월에는 한국에서도 시연이벤트를 진행해보려 한다.


개발과 함께 전시회를 준비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한동훈 : 시연 빌드는 물론 굿즈, 동선 등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는데, 사실 전시회 준비는 한 명이 알아서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일반 사업 업무도 동반해야 하고. PAX는 좀 더 체험과 정보전달에 초점을 맞췄다면 니코니코 초회의는 놀자!라는 콘셉트로 준비하고 있다.

이우석 : 아무래도 해외 이벤트는 문화권이 다르다 보니 새롭게 접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 부분을 신경 쓰면서 준비해야하는데, 유저분들이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생겨서 더 바쁜 것 같다(웃음). 니코니코 초회의에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제발!

▲"유저분들이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혹시 플레이엑스포를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동훈 : 모든 전시회를 찾아가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인원에 한계가 있다 보니… 한국에서도 조금 다른 형태로 시연 행사를 진행하게 될 것 같다. 사옥에서 진행될 수도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난이도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
'미스트오버'는 어떤 게임인가


이제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미스트오버'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한동훈 : '미스트오버'는 던전 RPG로, 로그라이크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시작부터 세계는 멸망 직전의 상황에 놓여있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세계가 멸망해버리는 엔딩을 볼 수도 있다. '미스트오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감'이라고 할 수 있다. 던전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모든 선택은 '그냥 하면 되겠지'가 아니라 '정말 멸망해버리면 어떡하지?'라는 긴장감 속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긴장감만 지속되면 피로할 수 있으니까, 감성적인 요소와 추가 장치를 통해서 재밌게 즐길 수 있게끔 구상했다.

이우석 : 초기 단계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장르적인 특징을 살리는 것과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미스트오버'는 다른 RPG와 조금 다른 시각에서 시작됐다. 처음이자 끝인 '던전', 그리고 던전을 가기 위한 준비, 그리고 중요한 선택까지. 유저는 끊임없이 무엇을 할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긴장감과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난이도'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구상했다.


처음 봤을 때는 '다키스트 던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는데. 영향을 받은 레퍼런스가 있다면?

한동훈 : 수많은 로그라이크를 플레이해보고 테스트해봤다. 던전 RPG로는 가장 기본적으로 '디아블로', 그리고 턴베이스로는 '다키스트 던전', '세계수의 미궁' 등. 플레이도 많이 해보고 왜 이렇게 만들었을지 고민도 많이 했다. 분위기에서 비슷한 부분이 묻어날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전혀 다른 게임이구나, 하고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난이도가 하나의 콘텐츠라고 설명했는데, 다른 게임과 비교해봤을 때 얼마나 어렵게 다가올지 궁금하다.

한동훈 : 난이도 자체를 비교하자면 '다키스트 던전'과 비슷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르다. '다키스트 던전'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랜덤함'에 있다. '미스트오버'는 어찌 됐던 선택에 따른 결과가 주어지고 랜덤요소가 비교적 적다.

이우석 : 어느 쪽이 옳다는 것은 아니고,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다고 보면 된다.

한동훈 : PD로서 테스트도 많이 했기 때문에 사내에서 내가 제일 '미스트오버'를 잘한다고 볼수 있다. 근데 어제까지 PAX를 위한 체험빌드를 만들고 있었는데, 결과물 테스트 단계에서 결국 못 깼다(웃음). 조금 조정할 예정인데… 이 정도 난이도라고 보시면 된다.


예전에 난이도에 대해서 들었던 기준이 있다. 사내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아슬아슬하게 못 깰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더라.

한동훈 : 일본에서 FGT를 진행했는데, 대부분 우리가 의도했던 만큼 진행하지 못하더라. 그때는 2시간 분량의 테스트 빌드였는데도. 그래도 도전의식에 불타서 플레이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우석 : 난이도가 하나의 콘텐츠라고 말씀드렸는데, 사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작용하는지 내부 테스트로는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고, 납득될만한 난이도인가는 유저들이 판단하는 거니까. FGT를 진행했을 때 다행히도 도전을 재밌어하시더라. 물론 클리어하신 분은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히 고무되는 순간이었다.


꿈도 희망도 없어 보이는 세계관도 인상 깊었다.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한동훈 : 기본적으로 '포켓원정대'의 세계관에서 확장됐다고 보면 된다. 신이 존재하고 차원이 나뉘는 멀티버스의 세계관. '포켓원정대'에서는 마왕성이 있었다면, '미스트오버'에는 절망의 기둥이 차원의 소용돌이 역할을 한다. 어느 날 절망의 기둥이 생겨났고 그 속에서 환수들이 나타나 인류를 공격하게 된다. 인류가 멸망 직전의 상황까지 몰렸을 때 환수가 갑자기 사라졌고,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환수에 대비해 차원의 소용돌이를 조사하는 원정대를 파견하게 된다는 스토리다.

절망의 기둥 속은 안개로 자욱한 세계다. 안개에 닿으면 저주를 받거나 음식이 오염되기도 하며, 저주받은 무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라이트플라워다. 이 꽃 주변은 안개가 다가가지 못하는데, 사람의 피를 통해 피어나는 꽃이다. 이 꽃을 이용해 모험을 해나가는 것이 '미스트오버'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우석 : 이 모든 스토리는 12세 이용가에 맞춰 작성됐다(웃음)…


전체적으로 어두운 세계관인데, 전작의 유쾌한 개그나 발랄한 개그의 캐릭터 같은 요소도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동훈 : 기본적으로는 무겁지만, 중간마다 개그 캐릭터는 있을 예정이다. '덕심을 자극하는' 요소도 만나볼 수 있고. 사실 '미스트오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어두움의 최대 단계다(웃음).

이우석 : 캐릭터 스토리는 특히 신경을 많이 썼던 부분이다. 캐릭터를 그리기 전에 스토리를 전부 다 짜놓고 설정에 맞는 디자인으로 작업하는 순서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캐릭터 특징이 스토리와 잘 연결되어있다. 개인적으로 캐릭터 성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웃음).


그만큼 애착 가는 캐릭터가 죽으면 상실감이 클 것 같다. 이와 관련된 추가 장치는 없을까?

한동훈 : 고민이 됐던 부분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소모품처럼 사용하면서 게임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파티를 맞춰놓고 플레이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긴장감의 끈을 놓치는 순간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언제든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 그에 대한 추가 장치로 캐릭터가 죽으면 '유품'을 남기도록 했다. 유품이라도 함께 할 수 있도록(웃음). 안개 속에서 사망했을 때 캐릭터는 저주받은 장비를 남기고 캐릭터의 감정은 그 무기에 남게 된다. 그 남겨진 무기를 가지고 다른 캐릭터가 다시 도전한다는 식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어두운 분위기지만 개성넘치고 발랄한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

게임 소개에서는 플레이타임이 약 40시간 정도라고 나와 있는데. 엔딩까지의 플레이타임인가?

한동훈 : 일반 엔딩까지가 대략 20~25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죽지 않고 플레이했을 때 기준이다. 진엔딩이나 추가적인 루트도 준비되어있는데, 이 모든 콘텐츠를 플레이했을 때 약 40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4시간 분량 빌드로 테스트했을 때 훨씬 오래 걸렸던 것을 생각해보면 실제 플레이타임은 훨씬 길 것이라고 예상한다.


로그라이크는 마니악한 장르이기도 하지만, 최근 '양산형 로그라이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게임이 출시된 장르이기도 하다. '미스트오버'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한동훈 : 다키스트 던전, 아이작의 번제 등의 게임들이 흥행하면서 로그라이크 게임들이 쏟아져나왔다. 그중 턴베이스의 로그라이크 게임은 '게임 오버'라는 개념이 모호한 게임이 많았다.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강제로 게임이 끝나는. '미스트오버'는 세상의 멸망이라는 확실한 게임 오버의 개념이 있다. 오락실에서 게임 오버 됐을 때 느끼는 감정을 다시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랐다.

이런 요소를 부각하기 위해 '인류 멸망 시계'라는 요소를 추가했다. 이 시계를 기준으로 자정이 되면 인류는 멸망하게 되는데,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시간을 최대한 늦추면서 인류의 멸망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게임 스크린샷에서 'Stop Time' 이라는 스킬이 보였는데 이와 연관된 건가?

한동훈 : 그건 아니다. 아마 위치 캐릭터의 스킬을 보신 것 같은데. '미스트오버'는 전체적으로 탐험하고 전투하고 마을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탐험 단계에서는 이동과 관련해 여러 가지 스킬을 쓸 수 있다. 몬스터가 쫓아올 때 먼 거리를 한 번에 이동한다든지, 벽을 부순다든지. 그중 다크 버전 변신 마법 소녀 콘셉트의 캐릭터인 '위치'는 잠시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스킬을 사용하면 화면이 회색으로 변하면서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멈춘다. 이를 통해 도망갈 시간을 벌 수 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며칠 뒤에 게임 정보 업데이트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타임 스탑과 같은 스킬은 탐험에서 사용된다

전투보다 탐험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동훈 : '미스트오버'의 핵심은 탐험이다. 얼마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우석 : 이 맵 안에서 얼마나 학살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빠르게 탈출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 탈출구는 찾았는데 저 멀리 보이는 상자가 보이는 상황… 계속해서 변화하는 던전에서 유저들에게 고민되는 상황을 던져보고 싶었고, 그 선택이 작게는 조사대원의 죽음에서 크게는 스토리에 영향을 주도록 했다.

던전의 안개도 단순한 그래픽 요소가 아니라 캐릭터 상태, 몬스터와 재화, 그리고 유저의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 던전에서 고민하고 선택하고 공략하는 것이 로그라이크의 키 포인트라고 생각했고, 이를 충실히 구현하고자 했다. 인류 멸망 시계도 간단한 버튼 하나로 미뤄지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선택이 맞물리면서 이루어진다.

▲위험한 상황, 상자를 포기해야하는가!

안개가 확실히 중요한 요소 같다. 안개와 라이트플라워는 게임플레이에서 어떤 영향을 줄까?

한동훈 : 기본적으로 던전에 들고가는 모든 유기물은 안개에 오염될 수 있다. 식량이 오염될 수 있고, 이 식량을 먹으면 상태 이상에 걸리게 된다. 들고갔던 장비도 오염될 수 있다.

이우석 : 라이트플라워는 안개로부터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맵 중간마다 심어져 있는데, 피어있는 꽃도 있지만 피어있지 않은 꽃은 피로 피워내야 한다. 또한, 라이트플라워 씨앗은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직접 심어서 피울 수도 있다. 임시 거점 형태라고 보면 되는데, 시야를 확보해나가면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탐험을 진행하면서 신경 써야 하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나.

한동훈 : 가장 큰 요소는 시야와 라이트플라워 게이지가 있고, 식량 게이지도 있다. 무엇보다 출구를 찾아서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 던전에서는 언제든 탈출할 수 있지만, 탈출구를 통해 탈출해야지만 모든 아이템을 들고 귀환할 수 있다.


조사대원은 어떻게 영입할 수 있나?

한동훈 : 헤드쿼터가 있어서 조사대원들이 찾아오면 채용할 수 있다. '포켓원정대'의 스킬 전수 시스템과 비슷한 시스템이 있는데, 전수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대원에게 스킬을 가르쳐 줄 수 있다. 또한, 특정 조사대원들은 시너지가 좋아 일정 포메이션에 위치하면 새로운 스킬을 발동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고용이 단순히 빈칸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킬이나 시너지를 고려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여는 것이 목표"
크래프톤이 선보이는 개척 정신, '미스트오버'


닌텐도 스위치로의 출시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어떤 가능성을 보았는지 궁금하다.

한동훈 :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관심이 많이 간다. '포켓프린세스'를 개발했을 때도 아이폰 3gs가 출시됐을 때였고. 닌텐도 스위치도 출시되자마자 사 와서 해봤는데,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신규 플랫폼이라는 부분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잘 맞아떨어져서 진행해볼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모바일 타이틀을 개발해왔던 만큼 궁금했는데. 모바일 버전은 고려하고 있나.

한동훈 : 아직 준비하고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되도록 많은 분들이 플레이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그리고 시리즈를 계속 키워나가고 싶어서 플랫폼 확장은 되도록 계속해나가고 싶다.

이우석 : 가능성이 닫혀있는 것은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미스트오버'를 통해서 그동안 많이 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능성을 열어보자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플레이해보시고 피드백을 주셨으면 좋겠고, 그 연장선상에서 플랫폼 확장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한동훈 : 하지만 아무래도 개발팀이 규모가 크지는 않다 보니, 준비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이우석 : 지금도 힘들다(웃음)!


좀 더 나아가 IP로의 성장, 시리즈로 확대해나갈 생각도 있는지 들어보고 싶다.

한동훈 : 사실 처음 프로젝트를 제안했을 때 시리즈로 구상했었다. 일단은 이번 '미스트오버'를 제대로 선보이는 것이 먼저다. 물론 개발자로서는 IP로 키워나가고 싶다.

이우석 : 첫 작품이 잘됐으니까 다음 작품을 만들자! 이렇게 룰에 맞춰 진행하는 것보다는 계속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무언가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출시는 언제쯤으로 예정되어있나.

한동훈 : 내부적으로는 계획이 잡혀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미스트오버'가 어떤 게임으로 기억에 남기를 바라는지 궁금하다.

한동훈 : 플레이하면서 키보드나 패드가 흥건히 땀이 젖는, 긴장감과 선택이 연속되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너무 스트레스는 받지 않고(웃음). 그런 긴장감 있는 경험을 가져가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우석 : 스트레스, 한번 받아보시죠! 하는 것은 아니고(웃음).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전달하고 싶었던 긴장감을 즐겨주시면 좋겠다. 플랫폼을 통해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고, 충실히 담기 위해 노력했으니까. 그런 부분들이 전달된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