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스타 2018' 당시 오거돈 부산시장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해 지스타에서 "1,000억 원을 들여 센텀 1지구에 게임 융복합 타운을 건설하겠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어 오 시장은 센텀 2지구에 게임특화 단지, 80억 원 규모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조사 단계에서 '수탁가능기관'이 타당한 이유 없이 바뀌면서 시작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앞서 부산시는 '게임문화콘텐츠 융복합타운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에 따라 사업의 필요성 및 적정성, 사업추진 방식, 사업계획 등의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의 수행기관은 (재)한국경제정책연구원이며 용역 기간은 2018년 12월 27일부터 2019년 5월 25일까지 5개월이다. 이 조사에는 용역비 5,654만 원이 책정됐다.

처음 수탁가능기관은 '캠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맡았다. 부산시의 일을 한국경제정책연구원이 맡아 캠코가 일을 수행하는 구조다. 캠코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조사에 착수했고, 1월 용역 실무자 회의 및 2월 과업실행 계획과 기본 현황자료 수집, 분석을 진행했다.

이후 부산시는 최근 수탁가능기관을 캠코에서 'BMC 부산도시공사'로 변경했다. "BMC가 의지를 보였다"라는 게 부산시 관계자가 설명한 이유다. 이어 시 관계자는 "BMC가 사업 다각화를 하기 위해 위탁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의지가 분명해 변경을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캠코 관계자 역시 "초반 단순 용역만 맡았다가 수탁가능기관이 도시공사로 변경됐다"라고 답했다.

문제는 중간에 일을 맡게된 도시공사의 용역 기간이 짧아졌다는 데에 있다. 이미 캠코가 3개월간 용역을 수행했기 때문에 BMC는 남은 2개월 동안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 현재 부산시는 BMC의 위탁개발 전담조직 구성을 위해 과업을 중지한 상태다. 중지한 동안은 용역 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완료 시점도 늦춰진다.

캠코 관계자는 "3개월간 용역에 대해서는 따로 비용을 받지 않았다"라고도 전했다. BMC가 남은 2개월 가량 연구 용역을 마치고 결과물을 내면, 5개월치 업무수행비를 받는 셈이다. 용역비는 부산시가 한국경제정책연구원에 1차로 전한 뒤 BMC가 받는다.

부산시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대로된 결과가 나와야 용역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헛돈이 나갈 일은 없다"는 게 부산시 관계자의 답이다. 중간에 수탁가능기관이 바뀌어도 문제가 없는가에 대해서는 "수행기관인 한국경제정책연구원이 계속 일을 맡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BMC가 남은 2개월 동안 5개월치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부산시 관계자는 말을 아꼈다.

이번 부산시의 '게임문화콘텐츠 융복합타운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은 앞으로 1,000억 원이 투자되는 사업의 근간이 된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수탁기관이 바뀐다는 점에서 아쉽다. 또한, 5개월로 정해진 사전 조사가 2개월로 단축됐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지도 의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