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스퀘어가 개발중인 신작 모바일 게임 ‘기간틱 엑스(Gigantic X)’가 지난 4일, 호주와 싱가폴 2개국의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소프트런칭됐습니다.

‘기간틱 엑스’는 여러모로 액션스퀘어가 지금까지 개발한 게임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타이틀입니다. 우선 장르부터 그렇죠. ‘블레이드’를 비롯해 ‘삼국 블레이드’, ‘블레이드2’가 하나같이 액션 RPG였던데 반해, ‘기간틱 엑스’는 무려 액션 슈팅입니다. 액션스퀘어로서도 처음 시도하는 장르인 셈이죠. 차이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제는 없으면 어색한 자동전투 시스템도 완전히 배제한 게 특징입니다.

장르부터 시스템까지 여러모로 도전적인 면이 엿보이는 ‘기간틱 엑스’입니다. 다만, 그렇기에 걱정도 됩니다. 액션 RPG 외길이었던 액션스퀘어였던 만큼, 혹시나 어설프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차라리 신작이 액션 RPG인데 자동사냥을 배제한 타이틀이었다면 오히려 우려보다는 기대가 컸을 겁니다. 그만큼 액션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을 테니까요.

과연 ‘기간틱 엑스’는 그간 액션스퀘어가 쌓아온 액션의 정수를 제대로 계승했을까요? 국내 정식 출시에 앞서 한발 먼저 체험해봤습니다.


액션스퀘어의 정수가 담긴 ‘기간틱 엑스’
자동전투는 없다. 직접 즐겨라


‘기간틱 엑스’는 탑 다운 뷰 방식의 액션 슈팅 게임으로 여타 모바일 게임과 달리 자동전투가 없어서 유저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게 특징입니다. 모바일 게임에서도 언젠가는 수동전투를 중심으로 한 진짜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만큼, 이러한 ‘기간틱 엑스’의 등장은 반갑기 짝이 없었죠.

하지만 다소 걱정도 됐습니다. 지금까지 액션스퀘어는 액션 RPG를 통해 모바일 게임에서도 수준급의 액션을 선보인바 있습니다. 단순히 고퀄리티 그래픽과 연출의 얘기만이 아닙니다. 반격을 통해 호쾌한 전투를 가능케 했죠. 물론 자동전투를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됐던 게 사실이지만, 수동전투에서도 나름대로 액션의 묘미를 보여준 셈이었습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액션 RPG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간틱 엑스’의 경우 기본적으로 슈팅이었기에 액션의 묘미를 보여주긴 힘들지 않을까 싶었죠. 액션 슈팅이라고 하면 적의 탄막을 피하면서 총을 쏘는 방식이기에 액션이라는 게 녹아들 수 없다고 판단했죠.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기간틱 엑스’는 액션스퀘어가 쌓아온 액션의 정수를 훌륭히 계승했습니다. 단순히 총을 쏘고 적의 공격을 피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무기와 스킬 등을 연계하는 동시에 적의 공격패턴을 파악하도록 설계한 덕분입니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들은 별도의 조작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의 스펙이고 다음으로 탱딜힐의 조합이 중요할 뿐이죠. 이 두 조건만 갖춰지면 어지간히 강한 적이라고 해도 시간이 걸릴 뿐 전투는 수월하게 진행되는 게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기간틱 엑스’는 달랐습니다. 우선 보스의 공격이 터무니없이 강력합니다. 한 대만 맞아도 체력의 10%가 날아갑니다. 여기에 별도의 힐러도 없습니다. 믿을 건 오직 유저 자신뿐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자연스럽게 보스의 공격 패턴을 파악해야 합니다. 액션스퀘어가 액션 슈팅 장르의 재미를 극대화한 게임이라고 자신할 만 모습이었습니다.

▲ 으아아아!! 하늘에서 독액이 빗발친다!!

▲ 패턴을 파악했다면 회피/방어를 통해 반격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수동전투가 마냥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기간틱 엑스’는 기본적으로 메인 미션을 통해 레벨업 및 아이템을 파밍하고 이후 디펜스 모드와 보스전을 즐기는 방식입니다. 분명, 디펜스 모드와 보스전은 재미있죠. 기존의 모바일 게임에선 느껴보지 못한 손맛과 공략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아이템을 파밍한다던가 해야 하기에 반복적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메인 미션은 하면 할수록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게 사실입니다.

분명 자동전투가 적합한 게임은 아닙니다. 적의 패턴을 파악하고 유저가 그걸 극복하는 데 중점을 둔 게임이니까요. 그러나 단순한 반복 작업이 얼마나 큰 피로감을 주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오래도록 수동전투를 통해 손맛을 느껴볼 수 있는 게임을 원했던 한 명의 유저로서 ‘기간틱 엑스’는 분명 반가운 게임이지만, 이런 단순 파밍을 통해 오는 피로감을 해결할 필요성 역시 있어 보입니다.


3명의 캐릭터, 6개의 무기, 스킬 개성은 무한대?
삼인십색의 캐릭터가 빚어내는 매력

▲ 밸런스형 스카디, 근거리형 타이탄, 원거리형 레아

현재 ‘기간틱 엑스’에는 3명의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어느 게임에나 꼭 있는 밸런스형 캐릭터인 스카디, 근접 공격 위주의 타이탄, 그리고 원거리형인 레아입니다. 처음에는 캐릭터가 너무 적은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유탄발사기나 개틀링 같은 중화기를 쓰는 캐릭터나 혹은 포탑 같은 걸 설치하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도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게임을 좀 하자 이런 바람은 쓸데없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캐릭터는 3명밖에 없지만, 각각 2종류의 무기를 낄 수 있어서 실제로는 6개의 클래스를 즐기는 감각이었기 때문입니다. 스카디의 경우 라이플과 샷건을 낄 수 있는데 철저하게 원거리와 근거리로 나누어지는 만큼, 전혀 다른 플레이 방식을 요구합니다. 라이플이 한방은 약하지만, 적의 공격을 여유롭게 피하면서 지속적인 대미지를 입히는 방식이라면 샷건은 그야말로 일격필살이라는 느낌이죠.

▲ 스카디는 원거리에서 안정적인 공격이 가능한 라이플과

▲ 근거리에서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샷건을 낄 수 있다

이렇게만 보면 그냥 무기가 6개로 나누어지는 게 고작 아닌가 싶을지도 모릅니다. 보조무기가 있는 셈으로 치고 말수도 있는 거죠. 하지만 액션스퀘어는 여기에 각각의 장비마다 전용 스킬을 넣음으로써 장비에 따라 캐릭터들의 개성이 특화되게 하였습니다. 타이탄을 예로 들자면 기본 도끼는 넉백 스킬이 달려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는데 특화됐지만, 메인 미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스노우맨 액스의 경우 적을 얼릴 수 있어서 보다 안정적인 공격이 가능하도록 한 거죠.

이러한 장비에 따른 스킬의 변화는 비단 무기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백팩과 신발에도 스킬이 달려있기에 다양한 장비를 모아서 자신의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된 스킬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공격적인 스킬로 무장하는 한편, 보조 스킬로는 적을 공격할수록 체력이 차는 스킬을 장착해 말 그대로 공격 일변도의 플레이 스타일을 지향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아군의 공격력을 올리는 버프 스킬을 장착할 수도 있습니다.

▲ ‘기간틱 엑스’는 장비에 따라 스킬이 달라집니다

▲ 스킬이 다르기에 전투에서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죠

장비에 따라 스킬이 달라지는 만큼, 아이템을 파밍하는 이유 역시 기존의 게임들과는 다릅니다. PC나 모바일을 떠나 기본적으로 장비를 파밍하는 이유는 그저 강해지기 위해서라는 단순한 이유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경우 기존의 장비는 대부분 버려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기간틱 엑스’는 다릅니다. 새로 얻는 무기라고 전의 무기를 뛰어넘을 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즉, 새로운 장비를 얻는다는 건 단순히 일차원적으로 강해진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새로운 스킬을 얻는다는 의미로, 같은 캐릭터라 할지라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캐릭터는 3명밖에 없지만 무기와 장비에 따라 다양한 스킬 조합이 나올 수 있기에 가능한 일로 ‘기간틱 엑스’의 독특한 스킬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인 셈입니다.


디펜스 모드부터 보스전까지
’기간틱 엑스’, 함께하면 더 즐겁다


이번 소프트런칭 기간 동안 체험해 볼 수 있었던 콘텐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디펜스 모드와 보스전이죠. 좀 더 세부적으로 파고들어 간다면 정해진 캐릭터로 보스를 잡는 일종의 타임어택 모드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보스전의 형태인 건 변함 없었습니다.


■ 몰려오는 적들을 막아라 디펜스 모드


디펜스 모드는 몰려드는 적들로부터 중앙의 커맨드 센터를 지키는 모드입니다. 한 판당 3번의 웨이브가 있으며 동서남북 네 방향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상대해야 하죠. 사실 크게 어려운 모드는 아닙니다. 우선 적들이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알려줄뿐더러 포탑이 배치돼 있어서 어느 정도 시간을 벌어주거든요. 여기에 파티로 한다면 부담감은 훨씬 줄어듭니다.

그나마 조심해야 할 거라곤 웨이브가 진행될수록 점점 강한 적이 나온다는 점일까요. 마지막에 이르러선 포탑도 부숴버리는 적이 나오는 만큼,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사방에서 몰려드는 적들을 상대로 파티가 합을 맞춰서 버텨내는 걸 상상했기 때문인지 예상외로 너무 쉬운 방식이기에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 파악했다! 너의 공격 패턴!보스전


보스전은 ‘기간틱 엑스’의 핵심인 모드랄 수 있습니다. 디펜스 모드라 그냥 커피라면 보스전은 TOP인 셈이죠. 메인 미션에서 만날 수 있는 보스보다 체력도 많고 패턴 역시 더 추가된 게 특징입니다.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메가 아르마의 경우 꼬리를 이용한 광역 공격과 돌진, 그리고 가시를 날리는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기본적인 보스답게 공격들이 하나같이 정직한 게 특징입니다. 어쩌다 한두 대 맞는다거나 근거리에서 날아오는 가시에 연타로 맞지 않는 한 죽을 걱정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보스들을 상대로 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스킬은 물론 회피도 쓸 수 없게 만드는 장판을 까는 보스부터 자폭하는 부하를 소환하는 라이노 킹, 벽에 맞으면 튕기는 탄을 쏘는 엑스 슬레이어 등 다양한 보스가 존재해 유저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합니다. 이처럼 보스전은 단순히 장비가 좋다고 깰 수 있는 게 아닌,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동전투의 재미를 극대화한 ‘기간틱 엑스’의 핵심 콘텐츠인 셈입니다.

▲ 튕겨내는 탄을 쏠 줄은 예상 못 했습니다


수동전투의 재미는 입증했다
남은 건 콘텐츠의 질과 전체적인 완성도뿐


직접 체험해본 ‘기간틱 엑스’는 꽤나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손맛을 느껴볼 수 있었달까요. 자동전투를 배제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유저가 전부 조작하게 한 덕분입니다.

다만, 기대가 커서 그랬을까요. 다소 아쉬움도 있었던 소프트런칭이었습니다. 밥상에 비유하자면 수동전투라는 메인 메뉴는 정말 훌륭합니다. 앞서 줄곧 언급한 것처럼 모바일 게임에서 오랜만에 손맛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메인 메뉴 하나로만 밥을 먹긴 좀 그렇죠. 그래서 뭔가 다른 먹을만한 반찬이 없나 찾아보면 좀 부족해요. 허기를 채울만한 콘텐츠의 부재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프트런칭 시점의 이야기일 따름입니다. 게임의 퀄리티는 더 끌어올리면 되고 부족한 콘텐츠는 더 보충하면 됩니다. 그런 점에서 적어도 ‘기간틱 엑스’의 핵심인 수동전투의 재미를 잡았다는 것만큼은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고퀄리티를 자랑하고 수많은 콘텐츠가 있어도 정작 재미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니까요.

얼마 만에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집중했었나 다시금 생각이 들게 하는 ‘기간틱 엑스’입니다. 이번 소프트런칭을 통해 수동전투의 재미를 입증했으니 다음에 만났을 땐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