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드레드 소울' 신규 전장, '영웅왕의 사막'

'보는 게임'이 대세가 돼버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하운드13은 '하는 게임' 헌드레드 소울을 선보였다. 갑작스레 자체 서비스로 선회하기도 했지만, 하운드13은 '헌드레드 소울' 출시 초반 구글플레이 매출 20위 이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 유저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출시 이후 '헌드레드 소울' 소식이 잠잠해졌을 무렵, 다시 이 게임 소식을 들은 건 전혀 의외의 분야였다. 지난 4월 4일 강원도에 큰 산불이 일어났을 때 하운드13은 "과금 말고 기부를"이라 외치며 '헌드레드 소울' 유저들과 함께 1,600만 원을 기부했다. 게임업계에서 강원도 산불에 관한 기부는 하운드13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하운드13과 '헌드레드 소울'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알아본 결과, 하운드13은 현재 '헌드레드 소울'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먼저 소개하자면, 하운드13은 다가오는 4월 18일에 새로운 전장 '영웅왕의 사막'과 신규 콘텐츠 '카르마'를 '헌드레드 소울'에 추가한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소식을 하운드13 서승현 매니저와 김태연 게임 리드 디자이너로부터 소개받았다.



▲ (왼쪽부터) 서승현 매니저, 김태연 게임 리드 디자이너

인터뷰에 앞서 지난 강원도 산불 성금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싶다. '과금 말고 기부를'이란 문구도 인상적이었는데, 어떻게 추진하게 된 성금이었나?

= 거창한 일은 아니다. 지난 4월 4일, 강원도 산불이 워낙 크게 났고 매스컴에서도 많이 다뤘다. 다음날 금요일 오전부터 많은 회사나 연예인들이 기부 인증을 하더라. 근데 막상, 연예사업보다 많은 돈을 번다는 게임사의 기부 소식은 없었다. 그래서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기부하자"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러다 "그럴거면 유저랑 같이 기부를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당일 밤 12시 즈음이다. 외국처럼 기부 챌린지 이벤트를 열어 유저와 함께 하자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기부액에 따라 미션을 정하고, 그 액수가 달성되면 보상을 주는 형식이다. 이 의견에 박정식 대표도 흔퀘히 허락해 바로 공식카페에 공지를 올렸다.

유저 참여와 무관하게 회사 차원에서 1,000만 원을 기부하기로 결정될 때였다. 호응이 부족하면 머쓱하기도 했을텐데... 다행히 많은 유저가 참여했다. 기부 내내 인증 릴레이가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1,6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

이번 성금으로 게임사, 게이머도 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알리고싶었다. 요즘 '게임장애'와 관련해 말이 많은데... 게임사가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기부와 같은 일에 많이 참여했으면 했다. 저희 기대보다 유저분들이 잘 따르고 많이 참여해주셔서 뜻깊은 이벤트가 된 거 같다.


큰 업데이트에 앞서 최적화 문제를 한번 짚고 싶었다. 출시 때부터 최적화와 관련한 발열 문제가 왕왕 제기됐다.

= 최적화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다. 다만, 이번 업데이트는 콘텐츠 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새로운 기능이 많이 생기다보니, 업데이트 이후에 다시 최적화 작업을 이어가려고 한다. 우선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뒤에 최적화 작업에 집중하겠다. 언제나 최적화는 장기적 과제로 본다.


매출 순위가 아쉽다. 공격적인 BM이 없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회사 운영 면에서 보면 나름의 개선책도 필요해 보인다.

= 다른 게임에 비해 BM이 가혹하지 않은 탓인 거 같다. 이걸 '탓'이라고 보기도 애매하지만... 사고 싶은 상품이 있어야 유저분들이 사줄 텐데... 그런 면이 부족한 거 같다. 또, 콘텐츠 추가가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말 그대로 유저의 니즈를 파고들지 못했다. 충성도 높은 유저분들 입장에서는 '사주고 싶어도 살 게 없다'가 되어버렸고. 이번 큰 업데이트로 새로운 성장과 콘텐츠가 추가된다면, 매출 순위도 긍정적으로 나오리라 기대한다.


큰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기존 유저에게는 희소식이겠지만, 신규 유저는 격차가 커지는 문제도 있을 텐데.

= 그렇다고 '점핑' 이벤트는 없다. 우리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저에게 주고 싶은 경험이 짜여있다. 만약 점핑 이벤트로 70레벨 캐릭터를 드리거나, 엄청난 부스팅 이벤트를 진행하면 그 경험을 하지 못한다. 그런 건 우리가 유저에게 주고 싶은 경험이 아니다.

대신 복귀 유저 이벤트로 '전설의 일주일'을 계획 중이다. 매일 접속한다면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았던 전설 장비와 함께, 최종 7일째 되는 날은 전설장비 선택권을 드리려고 한다. 아마 전설장비 선택권이 가장 큰 보상이 될듯싶다.

아, 모든 유저에게 혜택이 적용된다. 이벤트는 4월 18일부터 5월 초까지 진행된다.

▲ "기부 미션 호응이 적었다면, 머쓱할뻔..."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우선 새로운 전장이 기대된다.

= 말 그대로 8전장이 추가된다. 기존 1~7 전장이 스물스물 난이도가 상승하는 느낌이었다면, 8전장은 난이도 체감이 확 된다. 아무래도 콘텐츠가 정체된 다음에 새롭게 추가되는 거니 난도 조절이 필요했다.

그리고 신규 콘텐츠 '카르마'가 추가된다. 카르마는 이미 7전장을 클리어한 '고인 유저'나 신규 유저 모두 똑같이 시작하는 성장 시스템이다. 8전장과 같은 시나리오 추가와 함께 앞으로 평행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콘텐츠다.

유저분들은 '카르마' 성장에 핵과금이 필요한 거 아니야? 라고 먼저 궁금해할 수 있다. 그보다는 모든 유저가 다 같이 처음부터 성장하는 콘텐츠다. 기본적으로 다 제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만렙 개방이 기존 70에서 80으로 제한이 풀린다. 아이템의 경우 6티어에서 7티어로 바뀐다. 카르마를 위한 던전으로는 '붉은날개 하피', '얼음골렘' 등 4개가 추가된다. 속성과 상태 이상에 특화된 던전이어서 이에 맞는 전략과 조합이 필요하다.

▲ 새로운 무대로 등장할 '영웅왕의 사막' 원화

▲ 최종 보스로 등장할 예정인 '스콜피온 킹' 원화

카르마에 대해 더 자세히 소개한다면?

= '헌드레드 소울'에서 부관은 고대 영웅을 육체까지 현재로 데려와 동료로 삼는 개념이다. 반면, 카르마는 육제가 소멸한 영웅의 장비를 유저가 사용해 키운다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게임 내에서 세이비어는 카르마를 해방시키고 장착해, 아이템에 담긴 옛 영웅의 힘을 쓸 수 있다.

카르마가 중요한 것은 특정 능력치를 극단적으로 높이면서도 페널티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예로 초반에 가질 수 있는 카르마 '가시왕의 투구'는 공격력과 생명력을 높여주지만, 백어택 공격 시 주는 피해가 줄어든다. '광전사의 강화 숄더'는 생명력과 치명 피해 감소로 방어력에 특화됐지만, 브레이크 공격 시 주는 피해가 감소한다.

그 때문에 유저마다 스타일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테면, 백어택 공격에 자신 있는 유저는 페널티 중에 백어택 공격 데미지 감소 카르마를 제외하고 나에게 맞는 아이템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장비 트리라고 해서 조건을 갖출 때마다 더 강한 능력치가 해금된다. 캐릭터를 키우는 것 외에 새로운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 주요 콘텐츠가될 '카르마' 원화

새로운 성장 시스템은 반갑지만, 귀찮은 숙제가 더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

= 물론 카르마를 성장시켜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성장에 필요한 재료 모으기와 같은 스트레스는 없다. 일단, 카르마는 재료가 아닌 경험치로 성장한다. 다른 장비를 파밍하거나 재료를 모으는 것과는 무관하게 경험치 성장이어서 재료에 관한 스트레스는 없다. 다만, 강화 및 각성 재료는 전승의 대지라는 새로운 지역에서만 습득할 수 있다.


기존 콘텐츠 중에서 '강림'을 아쉬워하는 유저 반응을 봤다. 매일 나온다면 강림의 매력이 떨어지겠지만, 일정 기간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상시화는 생각해볼 법 한데.

= 다시 볼 수 없다는 점이 강림의 특징 중 하나였다. 하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몬스터를 다시 한 번 만나 싸우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점이 아쉽게 작용한 거 같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강림의 상시화는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이다.


이번 업데이트 너머의 2019년 로드맵 계획도 들려줄 수 있을까?

= 대장간에 해당하는 '비앙카의 공방'과 함께 많은 유저가 원한 '길드경쟁전'을 준비하고 있다.

비앙카의 공방은 유저가 원하는 아이템이 있을 경우 재료를 모아 확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신규 콘텐츠다. 기존 강림 장비를 상회하는 아이템도 만날 수 있다. 강림 아이템의 경우 유저들이 전설 급에 준하는 장비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실제론 희귀보다 좀 나아진 아이템에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다. 추가되는 공방에서는 전설에 가까운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

대장간 이용은 7전장 입장 때로 계획하고 있다. 비앙카의 공방에서 제작하는 아이템들로 신규 유저가 허들 구간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길드경쟁전은 특히 유저들이 반길 거 같다.

= 지금 있는 팀 대전 PVP도 많은 유저가 즐기고 있다. 아직 실시간 대전이 아님에도 많은 재미가 있는 듯하다. 이후 추가될 길드경쟁전은 규모가 커지기에 더 기대할 만하다. 승리한 길드에는 전용 부관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지금 고민하고 있다. 아직 명확하게 길드경쟁전 규칙을 만든 게 아니어서 다양한 내용을 발표하기엔 이르다.

최종적으론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길드경쟁전을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선 서버 처리 기술과 같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빠른 시일 내에 해내고 싶다.

▲ 향후 등장할 '길드경쟁전'의 무대

▲ 길드경쟁전 전용 보상으로 주어질 부관 '발레인'

앞으로의 하운드13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갑자기' 자체 서비스를 맡게 됐는데, 결과적으로 잘됐나?

= 장단점이 있는 거 같다. 최근 많은 게임사가 자체 서비스로 전환하는 추세로 안다. 아무래도 자체 서비스이니만큼 의사결정을 우리가 직접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형 회사의 인프라를 이용하지 못 하는 건 아쉽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만족한다. 자체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과도기 단계로 넘어가는 거 같다. 게임사 베스파와 같은 성공적인 롤모델도 있으니까.

아마 전문 퍼블리셔를 뒀으면, 매출 20위 이내에 들어야 개발사 수익이 남는다. 상대적으로 우리 매출 순위가 낮고 지금 비수기 시즌임에도 여유로운 거는 자체 서비스 덕인 거 같다.


요즘 모바일 게임 시장은 '보는 게임'이 트렌드다. 그럼에도 헌드레드 소울은 '하는 게임'을 내세웠다.

= 재밌는 게임, 과금이 심하지 않은 게임, 갓 게임... 이런 게 유저에게 중요했겠지만, 우리에게는 '오래가는 게임'이 더 필요했다. 하운드13에게 헌드레드 소울은 오래 서비스하고 싶은 게임이다. 앞서 얘기했듯 자체 서비스로 바뀐 덕분에 조바심을 내지 않고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유저에게 선보일 수 있는 거 같다. 아무래도 퍼블리셔가 있으면 매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유저 입장에서 "이제 할 거 다 했고...그만 할래"하면 어쩔 수는 없다. 그래도 우리는 유저에게 오래 게임을 제공하고,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과금으로 쥐어짜지 않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미흡한 인프라는 아쉽지만, 더 좋아지리라 기대한다.

▲ "조바심 내지 않고, 오래가는 게임을 만들겠다"

글로벌 서비스에 관한 좋은 소식은 없을까?

= 해외 진출에 관해서는 여러 좋은 회사와 논의 단계다. 지금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지역은 일본과 대만이다. 일본의 경우 현지의 좋은 퍼블리셔와 만나 준비가 일찍 됐다. 그 외 지역도 한국 성과가 안정적으로 나오다 보니 좋은 조건으로 연락이 오고 있다.


차기작은 아직인가? 하운드13의 다음 게임이 기대된다.

= 회사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헌드레드 소울'을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뒤, 해외 성과를 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 성과까지 잘 나온다면, 그때 차기작이 더 구체화될 듯하다.


끝으로, '헌드레드 소울'을 어떤 게임으로 완성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 게임을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개발자의 원대한 꿈은 큰 의미가 없다. 좋은 서비스라는 건 유저와의 호흡이다. 내가 만든 게 유저가 좋아하면 잘 되는 거고, 유저가 재미없어하면 개발자의 희망이라도 무조건 밀 수는 없다. 바라는 건 소박하다. 그냥 꾸준히 오래가는 게임이다. 물론, 대표 마음속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외적으로는 우리나라 게임사도 '이런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트렌드를 역행하는 게임, 유명 IP가 재탕하지 않는 게임, 자동 사냥이 없는 게임... 요즘에는 마케팅 효과가 떨어지면 다음 게임을 데려와서 매출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향후 중소개발사든 대형개발사든 전체 게임 시장 성장을 위해 '헌드레드 소울'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유저에게 지속적인 즐거움과 고통스러운 몬스터를 깨는 재미를 선사하고 싶다.

▲ '영웅왕의 사막'을 개발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