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어른보다 잘하는데?"

세계에는 참 다양한 천재들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수학자 '가우스'는 비범한 능력으로 학창시절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들었고, 거장 '피카소'는 너무나 어린 나이에 그림을 통달한 나머지 기존의 개념을 허무는 큐비즘을 창시하기에 이르렀죠. 이러한 천재들의 공통점은 다름 아닌 그 재능을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다는 점일 겁니다.

최근 1, 2년 사이 한국과 일본의 커뮤니티는 한 소녀의 레이싱 영상으로 떠들썩했습니다. 아담한 키에 앙증맞은 발, 얼핏 보기에 6살 남짓한 소녀가 완벽한 실력으로 레이싱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이었죠. 그 나이에 레이싱 게임을 즐긴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데, 이 소녀가 보인 실력은 웬만한 '어른들'보다도 한 수 위였습니다.

과연 그 소녀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호기심이 동한 기자는 그 소녀가 참가한 오프라인 레이싱 대회 주최 측에 연락을 해봤습니다. 이윽고 주최 측의 도움 덕에 그 소녀의 아버지와 연락이 닿았죠. 알고 보니 이 소녀, 일본에서는 이미 유명인사였습니다.

레이싱 천재 소녀 '마쨩', 그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 아버지 야스히로와 딸 '마쨩'

원동현
안녕하세요! 우선 아버지와 우리 '마쨩' 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시마즈 야스히로(島津 靖博, 이하 야스히로)
안녕하세요. 저는 자동차와 레이싱을 좋아하는 평범한 회사원 야스히로 시마즈라고 합니다. 저는 게임도 레이스 게임을 하고 취미로 카트 레이스를 할 정도였기 때문에 자식에게는 본격적으로 레이스를 시키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레이스게임으로 연습시키고, 우선은 카트의 레이스로 챔피언을 거머쥐게 하고 싶습니다.

시마즈 마히로(島津 舞央, 이하 마쨩)
저는 2012년 2월 11일에 태어나 올해로 8살(일본 기준 7세)이 된 마쨩이라고 합니다. 레이스와 자동차를 좋아해요. 영화 CARS도 사랑해요. 일본에서는 마쨩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어요.

원동현
유명인사였군요! 기르고 계시는 고양이들도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슈퍼스타라고 들었습니다. 역시나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야스히로
튜나(9세, 소말리), 피어(1세, 래그돌), 토요(1세, 메인쿤), 라이(1세, 메인쿤) 총 4마리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습니다. 덩치가 굉장히 크고, 어린아이와 함께 오붓하게 지내는 모습으로 트위터 등지에서 유명해졌습니다. 이후 몇 번이나 TV에도 출연하고 있습니다.

▲ 소말리 튜나

▲ 메인쿤 토요

▲ 메인쿤 라이

▲ 래그돌 피어, 심하게 귀엽다

원동현
마쨩은 한국에서도 정말 유명합니다. 비범한 레이싱 실력을 지닌 천재 소녀로 인터넷 등지에 알려져 있어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야스히로
아뇨, 몰랐습니다. 굉장히 놀랐어요.

원동현
이 짤막한 영상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혹시 언제 찍은 건지 기억하고 계시나요?

야스히로
하하, 그럼요. 2018년 1월 4일에 찍은 영상입니다.

▲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영상

원동현
마쨩, 레이싱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요?

마쨩
부모님이 자동차를 굉장히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F1 같은 레이스를 보기 위해 서킷에 갔었어요.

야스히로
1살 때부터 서킷에 꾸준히 데려갔습니다. 매년 일본 F1 그랑프리에서는 스즈카 서킷의 패독에서 미디어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F1 드라이버와 팀의 트위터 및 인스타그램에 마쨩이 종종 등장하고 있어요.

마쨩
그란 투리스모는 4살 때부터 하고 있어요. 저는 제가 레이스를 하고 싶다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해요.

▲ 4살때의 모습, 떡잎부터 달랐다

마쨩
진짜 카트는 4살 때 처음 탔어요. 레이스는 6살부터 나오고 있고요.

야스히로
마쨩이 처음 박수를 친 건 F1의 표창식을 볼 때였어요. 숫자도 자동차 번호로 외웠죠. 심지어 레이싱 중계 화면을 보면서 글자도 익혔습니다.

원동현
정말 대단하네요. 혹시 아버지가 레이싱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계시는 건가요?

마쨩
아빠는 레이싱 일을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가 카트 레이싱에 출전할 때 아빠가 메카닉을 맡아주고 있어요.

▲ 언제 어디서나 아빠와 함께하는 마쨩

원동현
마쨩, 레이싱 게임을 할 때 무섭다거나 어렵다거나 하진 않았나요? 혹시 어떤 기분이 드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요?

마쨩
실제 카트 레이싱에서도 충돌한 적이 있어요. 게임은 전혀 무섭지 않아요. 어렸을 때는 포스 피드백이 있는 스티어링이 너무 무거웠는데, 이젠 많이 익숙해졌어요. 게임도 카트도 추월을 할 때 정말 즐거워요.

▲ 레이싱 도중 충돌, 하지만 마쨩은 무섭지 않다고...

원동현
아버지께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마쨩이 레이싱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야스히로
음, 일단 어려서부터 서킷에 데려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웃음). 그리고 어릴 때부터 레이싱의 재미를 맛볼 수 있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원동현
아버지와 딸이 사이좋게 게임을 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게 와닿았습니다. 혹시 게임 회사에서 연락을 받으신 적은 없으신가요?

마쨩
도쿄 오토살롱이라는 자동차 행사에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아빠가 인터넷에 올린 '마쨩이 그란 투리스모를 플레이하는 영상'을 본 소니 직원이 저를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거기서 새로운 그란 투리스모 게임을 선물 받았어요.

원동현
역시나, 가장 좋아하는 레이싱 게임은 그란 투리스모인가요?

마쨩
네, 그란 투리스모에요.

원동현
좋아하는 차종은 어떤 건가요?

마쨩
도요타86하고 NSX를 제일 좋아해요. 아버지가 타고 다니는 도요타 MR-S(해외명 MR2 Spyder)도 좋아해요. 외국 자동차 중에서는 맥라렌하고 페라리가 마음에 들어요.

▲ 야스히로씨가 타고 다니는 MR2 Spyder

원동현
많은 사람들의 마쨩의 레이싱 실력에 감탄했는데, 가장 자신있는 테크닉은 무엇인가요?

마쨩
인코스에서 벗어날 때 크로스 라인으로 재추월하는 걸 잘해요.

▲ 마쨩의 특기, 크로스 라인 추월

원동현
오프라인 레이싱 대회에도 계속 출전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마쨩
일본의 카트 레이싱 대회에는 계속 출전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비와코 스포츠 랜드에서 개최된 레이스에서 1등을 차지했어요.

원동현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직업을 이야기해줘도 좋고, 그냥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줘도 좋아요.

마쨩
우선 카트 챔피언이 되어 유명한 레이서가 되고 싶어요. F1에도 출전하고 싶고,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도 달려보고 싶어요.

원동현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보고 있을 한국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마쨩
레이싱의 세계에서 성공해 유명한 선수가 되면, 꼭 한국에서도 레이싱을 해보고 싶습니다.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