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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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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결산②] 준우승 차지한 그리핀, 부족한 뒷심은 과제

양동학 기자 (Eti@inven.co.kr)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었던 이번 2019 롤챔스 스프링의 정규 시즌이 종료되었다. 이번 스프링 시즌은 차갑기만 했던 날씨와 달리, 각 팀의 대규모 리빌딩 소식으로 시작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부와 서부로 나뉜 강팀과 약팀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변이 더해지며, 더욱 흥미진진한 시즌이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이번 스프링 시즌. 인벤팀에서는 스프링 시즌 종료를 맞아, 각 팀별로 스프링 시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두 번째로 만나볼 팀은 폭풍 같은 기세로 정규 리그 1위, 롤챔스 준우승을 차지한 그리핀이다.

▲ 폭풍 같은 기세를 보여준 그리핀!


그리핀은 지난 시즌 출전이 적었던 '래더' 신형섭을 플래시 울브즈에 임대 이적한 것 외에는 주전 선수층에 큰 변화는 없었다. 그리핀은 지난 시즌 이미 좋은 결과를 낸 팀인 만큼, 기존 로스터를 유지하면서 전력 누수를 잘 막아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편, 지난 시즌 우승한 kt를 비롯한 LCK 팀 다수가 리빌딩의 진통을 겪었다. 최고의 기량을 뽐냈던 선수들을 그대로 잡은 그리핀은 기량이나 팀워크 면에서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이적 시장이 끝나고 분석가들과 팬들은 그리핀에 최고에 가까운 점수를 매겼다.

▲ 강팀 모습 그대로... 전력 누수 막은 그리핀


롤챔스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케스파 컵. 이번 케스파 컵은 그 어느때보다도 아마추어 팀들의 선전이 돋보인 대회였다. 거기에 롤챔스 팬들에게는 생소했던 '담원-샌드박스' 챌린저스 승격 팀들과 리빌딩을 진행한 롤챔스 팀들의 성과를 미리 볼 수 있는 장이 되어 평소 이상의 주목을 모았다.

여기서도 그리핀은 가장 돋보였다. 2라운드부터 경기를 시작한 그리핀은 결승까지 3경기, 8세트를 모두 전승으로 마무리 지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내용도 훌륭했다. 편집 영상에서나 등장할 법한 플레이가 쏟아져 나왔고, 오래된 팀원들간에 손발도 잘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이번 시즌 그리핀의 돌풍이 다시 불 것을 예고했다.

▲ 오랜 호흡으로 팀워크까지 완벽! 케스파컵 우승을 차지한 그리핀 (한국e스포츠협회 유튜브)


스프링 스플릿 초, 그리핀은 폭발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들은 패배를 몰랐고, 깔끔하고 빠르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1라운드, 총 9번의 경기 동안 단 1패도 허락하지 않은 그리핀은 경기력으로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심지어 1라운드에서 세트 패배조차 단 1패를 기록하며 세트 득실에서도 다른 팀을 크게 앞섰다. 시즌 초, 그리핀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어나더 레벨'이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리핀의 모든 라인의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소드' 최성원, '타잔' 이승용, '쵸비' 정지훈, '바이퍼' 박도현, '리헨즈' 손시우로 구성된 그리핀의 주전 멤버들은 어떤 팀을 만나도 밀리지 않았고, 분담된 역할을 잘 수행했다.

▲ '어나더 레벨'! 전승으로 1라운드 마무리 짓는 그리핀 (LCK 공식 유튜브)


다른 모든 라인도 잘했지만, 이번 시즌 그리핀의 키 플레이어를 꼽으라고 한다면 '쵸비'와 '타잔'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시즌 격이 다른 KDA를 기록한 '쵸비'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했다. 10세트 경기를 치른 '쵸비'는 KDA 100을 넘기며 자신의 상승세를 증명했다. 단순히 KDA가 높은 것뿐만이 아니다. '쵸비'는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조차 극복해내는 슈퍼플레이를 여러차례 선보이면서 팬들을 열광시켰다.

'타잔' 역시 그리핀의 승리에 많은 공헌을 했다. 전반적인 라인 우위를 바탕으로 깔끔한 정글 동선을 보여준 '타잔'은 캐리가 가능한 정글러로 활약했다. '스카너', '구원 올라프' 등 독특한 챔피언은 물론, 그때그때 떠오른 메타 챔피언을 잘 다룬 '타잔'은 이번 시즌 팀 내 MVP 지분을 '쵸비'와 함께 양분했다.

▲ 오타 아니야? 100을 넘는 KDA 수치 (대회 영상 캡쳐)

▲ 2:1 상황에서 역으로 킬을 내는 '쵸비'의 경기력 (네이버스포츠)


이렇게 1라운드 전승을 기록한 그리핀이었지만, '어나더 레벨'이 언제까지고 지속되지는 않았다. 물론 그리핀은 여전히 잘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2라운드에 들어선 젠지와 아프리카, 킹존에 각각 1패를 기록하며 1라운드에서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모습은 다소 퇴색했다.

그리핀이 주춤거린 원인을 메타 변화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시즌 중간중간 패치가 적용되었고, 챔피언 픽도 바뀌었다. '소드' 최성원은 시즌 초반 사용하던 '우르곳-사이온' 대신 '라이즈-제이스'와 같은 챔피언을 사용했지만, 이전만 한 경기력이 나오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반 기세와 비교하면 다소 뒷맛이 씁쓸하긴 하지만, 최종적으로 그리핀은 15승 3패, 정규 시즌 1위의 성적으로 가장 먼저 결승전에 안착했다.

▲ '소드' 최고의 카드 '우르곳'이 빠지면서 아쉬운 상황도 연출됐다


결승전 상대는 어느새 14승 4패 2위로 턱밑까지 추격한 SKT T1(이하 SKT)이였다. 창의적인 픽으로도 유명한 그리핀은 결승전을 오랫동안 준비한만큼, 새로운 카드를 꺼냈다. 챌린저스에서 등장한 바 있는 '탈리야-판테온' 바텀 파괴 조합이었다.

전체적으로 결승 구도는 그리핀이 SKT를 뚫어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로 흘러갔다. 인베이드를 성공시키며 몰아붙인 1세트 초반만 놓고 보자면 그리핀의 전략이 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리핀의 공세를 SKT가 버텨내는 데 성공하면서 모든 것이 무너졌다.

▲ 시작은 좋았으나 아쉬운 픽이 된 '탈리야-판테온'


이와중에 에이스 '쵸비'는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데 실패했다. 2세트 '리산드라'로 다소 아쉬운 이니시에이팅으로 최다 데스를 기록하며 그답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반대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소드'는 결승에서는 '칸'을 상대로 솔로 킬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바이퍼-리헨즈' 바텀 듀오 역시 팀을 바로 세우진 못했다. 특히 1, 3세트 전략의 핵심이었던 '탈리야-판테온' 카드를 운용해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이 뼈 아팠다. '바이퍼'의 경우, 정석 원딜에 대한 증명이 더 필요해 보인다.

충격적인 3:0 패배가 현실이 됐다. 마치 지난 시즌의 악몽이 되살아난 것만 같았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연승 행진을 이어갔지만, 그리핀은 이번에도 화룡점정을 찍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미끄러졌다.

이번 시즌 그리핀의 '어나더 레벨'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이번에도 부족한 뒷심이 과제다. 준우승이 아쉽다고 말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지만, 그리핀은 준우승도 아쉽다고 말할 수 있는 팀이다. 그만큼 잘할 때 그리핀의 경기력은 뛰어났다. 우승을 목표로 그리핀은 지금 발톱을 더 날카롭게 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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